제 오버이어 헤드폰 이야기

이어서 오버이어 헤드폰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 동안 죽 거쳐온 얘기들은 생략하고

밀폐형은 AKG K551

오픈형은 소니 MDR MA900이 있습니다.

(물론 다른 것도 있지만 거의 듣지 않으니...)

K551의 측정치를 보면 매우 중립적입니다. 밀폐형이지만 저음 부스트도 없구요. 처음 들었을 때는 음선이 너무 얇은 것이 아닌가, 드럼소리를 이렇게 못살리나 싶어 재미없는 소리구나 했습니다. 그럼에도 18만원대라는 세일가에 구했는데다 모양이 이뻐서 그대로 소장하기로 했었죠. 그런데 점점 들을 수록 매력에 빠져듭니다. 일단 이 커다란 원형 이어컵을 밀착되게 착용하는 노하우도 생기고, 이어컵의 패드 자체도 제 두상에 맞춰졌는지 나름 깊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역대도 깊이 있고, 고역대도 맑은 소리를 내줍니다. 넓지만 쿠션패드는 얇은 금속제의 헤드밴드도 처음엔 정수리를 압박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젠 장시간 착용에도 별로 불편함을 못느낍니다. 측정치도 그렇고  실내용 밀폐형 오버이어로 매우 훌륭합니다. 책상 위 앰프와 연결하려면 연장선이 필요합니다. 줄길이가 모바일용으로 짧거든요.

두번째는 제가 최고의 실내용 헤드폰으로 꼽는 오픈형 오버이어 소니의 MA900입니다. 다들 아시죠? 특이하게 이어컵의 뒷쪽이 정말 오픈 되어 있습니다. 소리도 극저역과 극고역이 빠진다고 합니다만 나름 70mm 크기의 드라이버 덕인지 뒤가 뻥 뚫린 오픈형임에도 저역이 모자르단 느낌은 못받았습니다. 자연스러운 부담없는 소리입니다. 게다가 스피커만큼은 아니지만 머리 앞쪽으로 음상이 맺히는 느낌도 있죠.

그러나 소리는 차치하고 제가 이 헤드폰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그 착용감입니다. 가볍고 장력이 세지 않은데다 뒤까지 뚫려 있으니 몇 시간을 착용하고 있어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릴 정도로 편하고 덜 덥습니다. 이건 정말 큰 장점입니다. 그 어떤 헤드폰도 갖지 못한.. 소니는 Z1R 같은 것보다 MA900이나 다시 내줬으면 해요. 추가로 구해보려해도 중고 아니면 해외에서도 구하기 어렵네요.

오버이어 헤드폰 이야기도 끝. (핸드폰으로 쓰려니 힘들어요. 더 못쓰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