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fa city를 받고 가볍게 써보는 디자인 이야기...

 Vifa의 City제품을 좋은 기회로 얻게 되어 사용기를 적어볼까 했는데, 제가 이런 종류의 스피커를 자주 접해보지 않아 음향에 관한 이야기 보다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실제로 Vifa의 제품들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음질 뿐 아니라 디자인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들어냅니다. 'Red dot'을 포함해 여러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이력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Vifa의 디자인을 설명할 때 붙이는 단어가 ‘북유럽 디자인’입니다. 음향 쪽 뿐만 아니라 가구, 가전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북유럽 디자인’이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는 단어로 마케팅을 하는데, 막상 북유럽 디자인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우선 북유럽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하자면 명확하게 어디까지가 북유럽인지 명시화 되진 않지만 보통 스칸디나비아 반도 주변의 5개국(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핀란드)을 이야기 합니다. 여름에는 해가 길어 백야가 일어나기도 하고,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수와 숲이 많은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산림 광물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자인 이야기를 한다면서 갑자기 자연환경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슨 짓인가 싶으시겠지만, 지금 이야기 했던 자연환경은 북유럽 디자인의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풍부한 자원과 외부 활동이 적은 환경(낮이 짧은 시간대)은 직조나 공예품 같은 가내 수공업을 발달하게 되었고 이는 같은 시대의 바우하우스의 디자인과는 다른 북유럽 디자인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만들어 냅니다. 

 위의 의자 사진을 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북유럽 디자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의외로 멀지 않은 1920년대 후반 쯤 부터입니다. 이 시기에 디자인은 모더니즘이라 불리는 사조로, 독일의 바우하우스의 영향 아래 굉장히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됩니다. (사족이지만, 모더니즘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는 계속 발전하며 ‘디터 람스’(전 브라운 수석디자이너)와 같은 걸출한 디자이너에게 이어지고 이후 ‘스티브 잡스’와 ‘조나단 아이브’(스티브 잡스 시절 애플의 수석 디자이너)에게 큰 영향을 주며 애플의 디자인으로 이어집니다.) 오른쪽의 B33은 당시 바우하우스의 교수로 제직 중이던 마르셀 브로이어가 디자인한 의자로 이러한 디자인 사조를 잘 나타낸 의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와 대비되는 왼쪽의 의자는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핀란드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의자로 같은 캔틸레버 구조의 의자임에도 더 부드럽고 따뜻하며 손맛(?)이 느껴지는 디자인입니다.  
  

 이 당시의 북유럽 디자인 제품들은 모더니즘의 기능성과 합리성을 충족하되 기계만으로 완성할 수 없는 독특하고 유기적인 디테일들(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기계생산이 가능합니다.), 따뜻한 색감과 같은 북유럽의 아름다운 자연의 영향을 받은 감성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북유럽 디자인을 기존의 모더니즘과 구분해서 ‘스칸디나비아 모던’ 또는 ‘Organic modern’이라 부르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모더니즘의 중심지였던 독일과 ‘Organic modern’이 발생한 북유럽의 음향업체들이 각 지역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아직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로 B&O의 헤드폰과 Sennheiser의 헤드폰의 디자인만 비교해 보아도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Vifa의 스피커들 또한 북유럽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하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따뜻한 색감의 페브릭과 간결하지만 곡선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디자인은 어느 공간에서든 과하지 않고 예쁘게 어울릴 수 있을 듯합니다.

 따뜻한 스칸디나비아 풍의 인테리어에 어울릴 소품인데 소리도 좋은(개인적으론 만족스러웠습니다.) 스피커를 찾으신다면, Vifa의 제품들을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