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리스 유랑기, 취향 커밍아웃...

우선 유선 이어폰으로 소니 E888과 웨스톤 W4에 길들여져 있고, 스피커는 쭉 모니터스피커를 써 왔다는 점을 참고 부탁 드립니다ㅎㅎ 
 

거두절미하고, 아마 저는 영디비에서 비주류 혹은 변태가 이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우선 현재까지 들어본 코드리스중 소리가 가장 맘에드는 기기는 소니 SP900 입니다. 프로듀서DK 님이 극찬을 하셔서 반신반의하며 사 봤는데 취저... 
그리고 또 하나는 보스의 사운드스포츠프리... (두 기기 모두 소리만 봤을 때 기준 입니다.)  
 

그럼 사용해온, 청음해본 코드리스들의 느낌을 간략이 요약 해 보겠습니다.

 
 
-에어팟 1세대 :
과한듯 하면서도 역하지 않게 세팅된 저음이 참 오묘 했습니다. 
하지만 마스킹 된듯한 고역대, 심지어 살짝 기계음같이 들려오는 하이햇이 참 아쉬웠네요.

오픈형인 만큼 제대로 밀착 되었을때 진짜 소리가 나는것 같습니다.
저주받은 귀구녕과 안면근육 과다발달로 인한 수십번의 추락으로 유지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콘X 2018 :
모난데 없이 참 무난했습니다. 일상적으로 쓰기 너무 편한 소리에 경쟁기기들에 비해서 가격도 착했구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갤럭시 노트로 음감시 기준 이었습니다.
aac 미지원으로 인한 아이폰과의 상성이 최악 수준... 지지직 노이즈가 상상 이상으로 들려와서 보냈습니다 ㅠㅜ

 
 
-B&O E8 1세대 :
일단 디자인부터 맘에 들었습니다. 해상력이 그간 들었던 녀석들 보다 확실히 0.5단계 위에 있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고음이 쏘는... 심지어 에어팟 처럼 다소 기계적인 느낌의 하이햇 소리가 귀를 떄리니 참 아쉬웠습니다...
컴플라이폼팁 빨로 좀 버티다가, 이돈주고 산 기기를 버틴다는 느낌으로 쓰는게 좀 이상하지 않나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쉬워서 가끔 쓰려고 쟁여 뒀는데,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여친 손아귀에 들어가 있습니다.

 
 
-모멘텀 TWS :
극찬일색 이었지만, 저에겐 E8에서 세팅 바꾼 버전 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상력을 높이려 노력 했지만, 그 결과가 다소 날카롭고 기계적인 느낌이 되어버린것 같았습니다.
E8에 이어서 이 녀석에게도 아쉬음을 느끼며, 스스로 이러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DD를 채용 코드리스 고급기는 나랑 안 맞는다...'

 
 
-보스 사운드스포츠프리 :
문득 오픈형이 그리워져 청음을 했는데 너무 좋아서 바로 샀습니다. 친구가 요다하고 놀리는데, 거울만 안보면 된다는 심정으로 ㅎㅎ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굉장히 자연스러우면서 따스했습니다. 밝지 않지만, 어둡지도 않았네요. 

이걸로 종결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이폰에서 유튭 싱크가 미친듯이 밀리는겁니다. 안드에선 괜찮은데...
국내엔 자료가 너무 없고, 해외 포럼을 검색하니 같은 이슈로 고통받은 사람들이 꽤 많았네요... 
결국 30일을 버티지 못하고 반품 했습니다... 음감 전용으로 하나 들이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하네요.

 
 
-SP900 :
개인적으로 소니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BA를 쓴 녀석인데, 현 시대의 소니 제품들 중 유일하게 제 귀에 맞는 내츄럴 사은드 였습니다. 거진 1년 가까이 사용을 했으니, 저에겐 최장수 코드리스 이어폰 입니다.
 
튀지 않으면서도 고르게 들려오는 사운드에 E888 시절의 향수가 느껴졌네요. 888대비 청량함은 많이 떨어지지만...
EQ메뉴의 클리어 베이스를 높히면 소니 CDP 시절에 베이스를 올려 들었던때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뭔가 쓰고보니 추억보정빨 같네요?...)

다만 큰 케이스와 창용감 등, 휴대성에 큰 약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단점들이 아쉬운 찰라에 리퍼를 받게되었는데, 리세일 밸류가 올라갔다는 사실이 뇌리에 꽂히며, 습관적으로 방출을 했습니다. 모한거지...

 
 
-WF1000XM3 :
E8과 모멘텀과 같이, 해상력에 신경쓴 상급기 사운드 였습니다. 그 와중에 고음이 날카로움이 기존의 두 기기 보다 좋아서 꽤 괜찮았구요. 다만, 역시 코드리스에서 이러한 결을 가진 사운드는 저에게 맞지 않았습니다. 변태 일까요...
노캔도 참 좋았지만, "컴플라이폼팁 끼운 밀폐형에서 굳이 노캔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폼팁은 착용이 불편해 지고 고정비가 들지만요...
그리하여 영입을 하지않고, 그냥 SP900으로 킵 하기로 했네요. 

 
 
-에어팟 프로 :
에어팟의 무난함과 편의성이 그리워서, 늘 주위 사람들에게 "에어팟이 커널형으로 나오면 바로 산다!" 라고 공언을 했는데 이게 진짜 나오네요... 예약까지 해서 출시 다다음날쯤? 바로 받았습니다. 
(당시 타 커뮤니티에 썼던 사용기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4232242) 
 

소리는 기존 에어팟에서 밸런스를 잘 잡은 느낌 이었습니다. 다만 이점이 저에겐 단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에어팟은 디지럴틱 하지만 적절하게 강조된 저음으로 즐거운 음감이 가능했는데, 프로에는 베이스가 쏙 빠지면서 즐거움 마저도 달아나게 되었습니다. 
 
아쉬웠지만 아웃도어용 이니 편의성이 중요하고, 심지어 귀에서 안빠져... 이건가? 하며 고민을 했지만... SP900이 있었고, 추가로 30만원 넘게 들여 살 기기는 아니라 생각하고, 그렇게 반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며칠전 방출한 SP900에 웃돈을 얹어 다시 예약 하였습니다. 역시 코드리스 음감은 음질보단 편의성이죠! (간사하다...)
언젠간 애플이 무선에도 BA를 한번 써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와... 글을 써 놓고 보니까 징그럽게 기네요... 죄송합니다... 
 

에어팟 프로가 3월중순 배송 예정이라 코드리스가 없어서, 임시로 소니의 오래된 블투 수신기 SBH20에, 3천엔짜리 중화 이어폰 r8 이라는 놈을 물려 든는데... 그 어떤 코드리스 보다도 소리면에선 만족도가 높네요...
역시나 음질은 유선, 코드리스는 음질 외 기능요소, 편의성이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됩니다. 
(근데 생각해 보면 SBH20도 무선이네... -.-)

 
 
대부분의 분들과 엇갈리는 관계로 혼날까봐 함부로 이런 글을 못 적었는데, 용기내서 한번 올려봅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