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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오디오기기 바꿈질 역사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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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마무리를 앞에 두고 지금까지 경험했던 오디오기기들에 대한 짧은 소감을 남겨봅니다. 바꿈질 열정이 식은지도 벌써 몇년 되가가니 앞으로 더 기기들이 많이 늘어날거 같지도 않고 더 늦기 전에 정리를 한 번 해봤습니다. 대부분 오래 전에 들었던 제품들이라 자세하게는 말할게 없고 짧은 인상만 남았네요. 샵청음, 소모임, 대여 등등 귀동냥으로 접했던 것들 중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 기기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억이 온전하지 않아 제외하고 잠시라도 제 소유물로 자리잡았던 제품들만 포함시켜봅니다. 경어체를 생략하오니 이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품의 평가는 주관적인 절대평가입니다. 소리가 별로면 아무리 싸게 샀어도 돈 아깝거든요.

물론 제품들마다 시간 간격이 커서 평가기준이 많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이어폰



sony_e868.jpg

소니 MDR-E868

(사진:구글)

고등학생 시절 상급기인 E888은 감히 엄두도 못내는 형편에서 그나마 콘텐츠를 좀 또렷하게 들으려고 용돈 모으는 족족 구매. 그러나 모두 점점 소리가 흐려짐. 하급기인 E838보다 또렷한 소리를 내주는 시간은 정말 짧았는데, 긴 세월이 지나 되돌아보니 다름아닌 E838이 대안이었다.




소니 MDR-EX70

(사진:구글)

거칠고 찌걱대는 소리에 귀가 괴롭지만 대중교통 차음성 때문에 음질의 아쉬움을 참고 사용. 이것도 대안이 없어 2번 이상 구매.




코스 더플러그

(사진:구글)

다른 이어폰들은 음질이 아쉬워도 참고 쓰겠는데, 이 이어폰의 음질은 그냥 음악을 안 듣게 만드는 음질이었다.




젠하이저 MX400

(사진:구글)

명성과는 다르게 플라스틱 깡통소리. 짭이겠거니 싶어서 진품 구하려고 3번 시도했는데 전부 똑같은 소리. 전부 짭이었다면 그게 제일 큰 문제인듯




삼성 EP-1

(사진:구글)

앵앵거리는 협대역 소리에 일주일을 못 참고 내무실 동기에게 반액대매출. 




이름 모를 파나소닉번들

(사진:구글, 검색어 CT-810)

쓸 때는 그저 그랬지만 지나고 보니 나름 괜찮았던거 같다.





크레신 E700

(사진:구글)

카랑카랑한 쇳소리. 흐릿해진 E868과 E700 둘 중에서 하나 택하라고 하면 고민 좀 될듯.





슈어 E4C

(사진:구글)

여태 몇만원짜리 쓰다가 군제대 후 이십몇만원짜리로 퀀텀점프. 커널형의 차음성을 제공하면서 정상적인 밸런스를 들려주는 이어폰. 아쉬운 점은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고 지저분하게 부스러지는 듯한 질감표현과 디테일 부족. 당시 헤드폰과 스피커도 병행하고 있었는데, 이어폰으로 이 정도 소리 듣는게 이렇게 비싼건가싶었음.




슈어 SE530

(사진:구글)

이어폰에서 더 많은 디테일을 듣고 싶어서 오십만원짜리로 한번 더 퀀텀점프. E4C보다 좀 더 풍부한 소리인데 가격에서 기대했던 디테일 향상은 전혀 없어서 허탈. 부스러지는 질감도 그대로. 



웨스톤 W4R

(사진:구글)

부스러지는 질감이 삐약삐약 찌걱찌걱대는 질감으로 대체되고 디테일은 한참 더 모자람. 어휴…




하이디션 NT6 커스텀

(커스텀이니까 사진생략)

모든 음악에 잘 대응하는 밸런스, 헤드폰 수준에 거의 근접하는 디테일 묘사. 와~ 드디어! 그런데 이정도 소리가 이렇게 비싼건가싶음(2). 발구름소리, 숨소리, 심장소리 등 신체잡음이 증폭되어서 현실적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질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은듯… "얼음" 상태에서 들을 때에만 고성능.




에어팟 프로

(요즘 물건이니까 사진생략)

적당한 디테일과 황금밸런스를 언제 어디서나 조용한 배경에서 편안하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어서 대만족. NT6 이전에 경험한 다른 이어폰들이 이정도만 됐어도...




헤드폰


소니 MDR-CD580

(사진:구글)

디테일은 이어폰들보다 한차원 뛰어나지만 리듬감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부실. 빈말로라도 "이정도면 음악 듣기에 충분하죠"라고 하기에는 다소 모자랐던 헤드폰. 풀사이즈 헤드폰이 이거보다 싸면 예외 없이 플라스틱 깡통이 되니까 나름 입문기로서 의의는 있었던거 같다. 당시 앰프가 없었는데 앰프가 있었으면 좋았을지도 모름.




필립스 HP910

(사진:구글)

양감과 민첩함을 둘 다 갖추고 적당히 신나게 들릴거 다 들려주는 헤드폰. "이정도면 음악 듣기에 충분하죠"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장난감같은 약간 유치한 디자인이 호불호 좀 갈리는데, 그래도 어렸을때 잘사는 친구네 집에서 본 외제 장난감 같은 고급스러움이 있었음. 지금 알았는데 드라이버를 전방으로 비스듬하게 배치한 시대를 뛰어넘은 설계!




AKG K501

(사진:구글)

뛰어난 디테일, 더 넓은 공간감, 차분하면서 단단한 소리. 뭔가 "고급 오디오"다운 느낌. 그러나 좋게 들리는 음반만 계속 들어야 하는 밸런스.




베이어다이나믹 DT880 (2003)

(사진:구글)

팽팽하게 쪼여진 탄력 넘치는 소리. 칼뵘의 현대악기 연주도 마치 트레버 피녹의 원전연주처럼, 데카의 녹음도 BIS의 녹음처럼 재생함. 당시 좋아하는 소리가 아니라서 금방 방출해버리고 지금까지도 후회중




젠하이저 HD600

(유명한 물건이니까 사진생략)

디테일, 공간감, 밸런스를 다 갖춤. 헤드폰 음색이 아닌 각 클래식 레이블 고유의 음색을 즐길 수 있게 됨. 신품구매한 헤드폰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는데 제품 자체의 음색도 이 냄새랑 비슷한 이미지로 느껴짐. 단종됐다면 DT880(2003)처럼 방출한걸 후회했을텐데 다행히도(?) 언제라도 살 수 있는 헤드폰이라서 안 사고 있음. 단종뉴스 뜨면 2개 사러 가야됨.




AKG K701

(유명한 물건이니까 사진생략)

첫인상은 저음 보강된 K501처럼 들림. 그러면 황금밸런스일까? …라고 생각했는데 저음이 보강되고나니 "단단한 소리"가 깽깽이 소리처럼 들림.




AKG K601

(비슷하게 생긴 유명한 물건이니까 사진생략)

K701에서 깽깽이 소리가 조금 빠짐. 그러면 이제 진짜 황금밸런스일까? …라고 생각했지만 모든 면에서 HD600의 하위호환. 대신 그만큼 싸니까 만족.




데논 D7000

(사진:구글)

초광각렌즈로 찍은 인테리어 사진을 보는 듯 실공간은 넓지 않은데 멋지게 과장된 스케일, 달달하고 고급스러운 질감. 그러나 녹음 특유의 음색을 즐기기는 어렵게 됨. 하급기인 D2000 등등과의 차이는 럭셔리한 나무 뚜껑뿐인데 이 뚜껑이 음질에 딱히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베이어다이나믹 T1 1세대

(이미 여러번 올렸으니 사진생략)

산뜻산뜻보드라움과 퍼석퍼석건조함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 있는, 마치 삶아서 뙤약볕에 말린 빨래같은 소리. 디테일과 공간표현은 아주 좋은데, 음원에 따라서 열린 하이햇을 꽉닫힌 하이햇처럼 들려주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 때문에 방출했다가 몇년 이후 재영입해서 현재까지도 패드에이징과 소소한 개조를 거쳐서 메인으로 굴리는 중




코스 프로4AAA 플러스

(사진:직접 촬영)

70년대 고급 헤드폰. 음색은 나쁘지 않지만 기본 성능이 부족해서 트랜지언트가 느리고 디테일이 뭉개짐. 80년대 첫 등장한 DT880의 광고문구가 "정전형급 디테일"이었다는데, 그 문구가 당시 기준으로는 과장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70년대 고급 다이나믹 헤드폰 성능이 이정도였으니...





스탁스 sr404 + srm-T1

(사진:직접 촬영)

와~ 이것이 소문의 정전형! 당연하다는 듯 뛰어난 디테일, 우려와는 달리 기본은 지켜준 공간감, 잘 드러나는 레이블별 녹음특성… 세세하게 따지면 밸런스도 괜찮은거 같은데 이상하게도 이걸로 종결해서 범용으로 쓸 수는 없었던 시스템.

 


스탁스 lambda nova signature + srd-X

(사진생략)

와~ 이것이 소문의 정전형! (2)




AKG K1000

(사진:구글)

와~ 이것이 소문의 K1000! 뛰어난 디테일, 생각보다 탄탄한 밸런스, 상상과는 약간 다르지만 훌륭하고 사실적인 이미징. 크렐, 레벤, 유니슨리서치, 바쿤, 네임구형 등등 200만원 미만 고만고만한 와싸다장터 인기앰프들을 짝지어줬는데 K1000 자체의 구조적 특징은 모두 그대로 가져감. 철망소리는 은근 신경쓰임.




오디오테크니카 W3000ANV

(사진:직접 촬영)

예쁜 외모에서 나오는 어딘가 꾸며진 소리. 하지만 디테일, 공간감, 밸런스에서 딱히 뛰어난 점을 느끼지 못했고 헤드폰 특유의 음색도 강해서 녹음의 개성을 즐기기는 어려웠음




하이파이맨 HE500

(사진:직접 촬영)

HD600를 레퍼런스 삼아서 비교했을 때 더 넓어진 대역폭, 더 투명한 음색, 더 빠른 트랜지언트, 약간 까칠한 질감. 모호한 정위감과 공간 경계, 벌키한 만듬새, 간신히 참을만한 무게, 최악의 소모품 품질. 제품 자체에는 만족하지만 브랜드가 최대 약점. 창업이래 십여년 동안 나름 전통을 쌓은 줄 알았는데 짭탠 만드는거 보고 정이 좀 떨어짐.




스피커



훈테크 스프라이트 루비

(사진:구글)

PC스피커지만 전용앰프가 컴퓨터 5.25인치 베이에 들어가고 스피커 자체는 페이퍼 우퍼 페이퍼 트위터 조합의 일반적인 패시브 북셀프 스피커로 나온 제품. 그런데 전용앰프에서는 댐핑감이 하나도 없는 흐물흐물한 소리. 나중에 인켈7030앰프에 물려주니 제법 빵빵하고 흥겨운 소리가 남. 본가에서 부모님이 아직도 쓰고계심.




린 칸4

(사진:구글)

인생 첫 번째 하이파이 스피커. 신품 60만원. 케블라 5인치 우퍼와 세라믹 트위터 조합의 2웨이 북셀프. 인켈7030과의 조합에서는 흐릿하고 흐물흐물한 소리. 스텔로 소형 프리&파워앰프를 물려주면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질감이 솔솔 살아남. 체급 한계로 디테일, 스케일, 다이나믹 조금씩 다 아쉽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운건 비닐시트지로 된 외관 마감임. 외관만 무늬목이었으면 LS3/5a 처다볼 필요 없이 늙어죽을때까지 평생서브로 쓸 만한 스피커인데 안타깝게도 시트지 마감이라 거쳐가는 입문기 신세로 됨. 상급기인 투칸 살 걸 그랬음. 얼마전 쾰른 시내 옷가게에서 BGM 틀고 있는 투칸 보고나서 더욱 아쉬워짐.




morel_octave52m.jpg

모렐 옥타브 5.2M

(사진:구글)

합성수지 5인치 우퍼와 실크돔 트위터를 조합한 2웨이 스피커인데 린 칸보다 인클로저가 훨씬 크고 뒤로 깊은데다 대형마그넷 롱스트로크 우퍼라서 기계적 성능은 한차원 위. 샵에서 파필드로 시청했을때 초사실적인 보컬표현에 혹해서 집으로 들고옴. 샵중고 120 언저리. 집에서 니어필드로 들어보니 600Hz 코맹맹이 피크가 너무 쏨. 수업료 화끈하게 치름




피에가 P2

(사진:구글)

7인치 페이퍼우퍼와 특제 고성능 리본트위터를 탑재한 스위스제 7인치 2웨이 스피커. 모렐 옥타브 수업료로 자금 다 털려서 다시 60만원짜리 중고로 쪼그라듬. 그래도 90년대 신품가 180짜리라서 디테일, 다이나믹, 스케일 수준은 린 칸4보다 두세 수는 윗질.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의 단단하고 깨끗한 소리는 아니고, 약간은 궤짝스런 넉넉하고 느슨한 울림에 섬세하고 하늘하늘한 리본트위터 소리를 살짝 얹은 소리. 




어쿠스틱에너지 AE1 mk3

(사진:구글)

4.5인치 금속우퍼와 링라디에이터 트위터를 탑재한 신품가 400짜리 니어필드 모니터. 물론 중고로 매입.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깨끗하고 단단한 음색, 아주 정밀하게 잡히는 핀포인트 음상. 브루크너까지 장대하게 재현하는 스케일. 현대 하이엔드 소형 스피커의 모범답안. ... 그런데 ... 볼륨을 조금만 줄이면 스케일, 디테일, 다이나믹 모두 초라하게 쪼그라듬. 크기는 작지만 큰 공간에서 짱짱하게 트는데 어울리는 스피커. 그야말로 오디오쇼나 청음샵 호객용으로는 넘버원. 그러나 정작 작은 스피커가 필요한 작은 공간으로 데려오면 쓸모가 애매해짐. 크고 비싼 고출력 하이엔드 앰프로 갈구면 작은 볼륨에서도 안 쪼그라든다는 썰도 있는데 한번 속았음(?) 됐지 두번 속고싶지 않아서 쿨하게 방출.




피에가 Twen

(사진:직접 촬영)

동사 P2에 대한 인상이 좋아서 기념모델을 질러봄. 슬림한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4인치 우퍼 2개, 특제 리본트위터를 탑재한 소형 톨보이. AE1mk3와 반대로 스케일과 다이나믹은 왜소하지만 작은 볼륨에서도 은은한 양감과 깊은 저음이 살아있는 점이 참 좋았음. 작은 방에서 듣기에 딱 어울리는 스케일과 대역폭인데, 높이가 낮은 톨보이인데다 트위터-우퍼-(아마도 공갈?)우퍼로 나열되는 유닛간 거리도 좀 있어서 시청거리와 각도를 맞추기가 까다로움. 서재용은 아니고 10평 투룸 거실용(?) 스피커. 알루미늄 인클로저, 고성능 합성수지 소구경 우퍼, 하이테크 리본트위터가 어우러지는 모던한 음색의 일관성은 P2보다 더 좋았음.




에이프릴뮤직 스테이트먼트1

(사진:구글)

스카닝 5인치 합성수지 우퍼와 스캔스픽 상급 실크돔 트위터라는 최고급 재료를 세심한 튜닝으로 완성한 잘만든 국산 공동제작 스피커. 5인치 우퍼 북셀프인데 7인치급을 뛰어넘는 대역폭과 다이나믹, 찐한 밀도감이 터져나옴 (인클로저가 7인치급 사이즈긴 함) 그런데 희한하게 바흐 합창곡에서 치찰음이 쉬익- 쉬익-하면서 길게 끌리는 소리가 나서 떠나보냄.




피에가 C2LTD

(사진:구글)

중고가 450짜리를 질러봄. 7인치 금속코팅우퍼, 특제 동축리본 미드레인지 & 트위터를 대형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탑재한 동사 최고급 초호화 북셀프. 신품가로 치면 무려 980짜리. 스피커 형태에 딱맞는 통쇠 스탠드까지 특주해서 맞춰주었다. 피에가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 해본 미친짓. 그런데 아뿔싸, 통쇠스탠드에 올리니 저음이 싹 사라져버림ㅜㅜ. 책상에 올리면 스케일 크고 대역폭 넓은 소리가 뻥뻥 잘 나는데 책상에 올리기엔 덩치가 너무 거대하고 책상 위에 올리면 소리가 깨끗하게 빠지질 않으니 스피커가 아깝기도 함. 어쨌든 망했음. 로망의 동축형 리본은 제대로 맛도 못보고 이별ㅜㅜ




B&W 시그너쳐 805

(사진:직접 촬영)

이것도 굉장히 비싼 스피커인데 그래도 뛰어난 환금성 덕분에 그래도 안전한(?) 미친짓이었음. 밸런스, 스케일, 디테일 모두 뛰어나면서 약간 밀도감이 빠지고 고음쪽에 소소한 양념이 첨가된 소리. 경험한 스피커 중 가장 완성도가 높긴 한데, 그래도 너무 비싸다고 생각함. 만약 에이프릴뮤직 스테이트먼트 스피커에서 쉬익쉬익 소리만 없었다면 스테이트먼트를 택했을 듯. 물론 Sig805의 아름다운 자태와 브랜드 가치는 염두에 두고 하지 않은 소리임.




탄노이 턴베리HE

(사진:직접 촬영)

10인치 동축 유닛을 탑재한 궤짝 스피커. 북셀프에 삼백 넘게 들이붓는건 좀 아닌거 같아서 비슷한 가격에서 커다란 스피커를 선택해봄. 큰 몸체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느낌은 좋지만 대역폭도 좁고 투명도도 떨어지고 디테일하지도 않고 음색이 깨끗하지도 않아서 고성능 음향재생기라는 느낌을 전혀 주지 못함. 낮은 성능을 고급스럽게 즐기는 스피커(?) Sig805가 크기대비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비쌀 만 했나봄. 그런데 이 스피커는 앰프에 민감하게 반응함. 네거티브피드백이 걸린 앰프 또는 TR앰프에서는 뚱뚱한 양감에 초고음이 썩뚝 잘리면서 잘린 단면이 부스러지는 듯한 슈어 SE530 이어폰 비슷한 소리가 나고, 구형 네임 도시락 앰프를 물리면 노래방에서 디스코 버튼 누른거같은 소리가 나고, 네거티브피드백을 걸지 않은 저출력 싱글 진공관앰프를 물려주면 아주 예쁜 배음이 솔솔솔 피어오르고, 싱글 진공관 앰프의 커플링콘덴서를 바꾸면 또 다른 맛의 배음이 솔솔 피어오름. 녹음에 없는 소리를 이렇게 "만들어서" 듣는게 취향이라면 좋은 스피커인데, 녹음된 소리를 잘 들려주는 스피커는 아닌듯함. 탄노이는 그 유명한 데카 스튜디오의 메인모니터로도 유명한 브랜드인데… 모니터 라인이 아닌 가정용 라인은 좀 다른 것인지? 아니면 너무나도 옛날 얘기인건지?




제네렉 8040

(사진:직접 촬영)

밸런스, 스케일, 디테일 모두 뛰어나면서 차분하고 담백한 재생음. 크기에 비해 깊이 내려가지만 약간 흐릿한 극저역. 금속 인클로저임에도 불구하고 하이엔드 북셀프 특유의 단단하고 깨끗한 느낌은 없고 어딘지 모르게 옛날 스피커스러운 느긋함과 웅얼거림이 있는데, 위 스피커들과는 다른 공간에서 사용한지라 확실히 말할 수는 없음.




총평

같은 가격대에서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 중 어느게 제일 낫냐는 논쟁을 종종 보는데 셋이 같은 가격에 있는거 자체부터가 뭔가 이상한 상황인거 같습니다. 상위 체급 물건이 기본기도 안될만큼 저가형이거나, 하위 체급 물건이 가성비 떨어지는 사치품이거나 둘 중 하나, 혹은 그 직전의 상황이 아닐까요? 뭐든 적당한게 제일 좋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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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마우스님 포함 13명이 추천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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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자기전인데 다 읽어버렸네요. 금방 술술 읽었습니다 ㅎㅎ 스피커 정말 괜찮다하다가 갑자기 어떤 악기나 치찰음이거나 등등 이상한 소리 한번 나오는 걸 확인하면 아무리 좋아도 정이 떨어지더라고요. 예전에 홈팟 들여서 참 좋았는데, 디지털 피아노가 아닌데 싸구려 디지털 피아노 소리를 내서 스피커 위치도 바꿔보고 별 짓 다해봤는데, 결국 해결이 안돼서 방출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04:51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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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작성자
알린
사실 경험한 기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ㅎㅎ
홈팟 소리가 그러하다니 이건 정말 귀한 정보입니다. 역시 물량투입이 좀 되어 있어야 물리적으로 자연스러운 음이 나오고 이를 DSP로 살짝 보정할 수 있는 것이지, 물리적으로 안 나올 소리를 DSP로 쥐어짜내면 한계가 분명한거 같아요.
05:15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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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그런거 같아요. 그때 다른 음원에서 피아노 소리는 멀쩡하게 나는데 특정음원에서만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헤드폰, 이어폰으로 다 들어봤는데, 이헤폰에서는 모두 피아노소리가 제대로 났고요. 아무래도 dsp에서 보정하는데 , 우연히 그 음원에서 문제를 발견했던거 같아요. 그 음원 아니었으면, 그 문제를 몰랐을거에요.
14:43
20.12.21.
profile image 2등

엄청나네요. ^^ 
전 지금은 K702를 주력으로 쓰고 있습니다.

05:06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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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작성자
해인아범

헤드폰에서는 소니는 저가형 하나뿐이고 오테도 없고 그라도도 없고, 스피커에서는 그 흔한 다인, JBL도 안 써봤어요. 적고보니 내가 바로 "똥믈리에"였구나 싶은 마음도 듭니다. ㅜㅜ

05:19
20.12.21.
profile image 3등

와...대장정의 역사네요.. 
사용기 잘 보았습니다.~^^

06:00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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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작성자
담배도리
시간 기준으로 길기는 하지만 대장정이라고 하기에는 소소한 규모지요^^
1~2 년 안에도 더 많은 경험을 쌓으시는 분들도 계시다보니...
18:38
20.12.22.
언급하신 이어폰중에 6개는.. 현재도 가지고 있어요 ㅋㅋ
제소감은, 비교대상이 HD600 이신건 아닌지

마지막 문단처럼,
이어폰은 이어폰끼리
해드폰은 해드폰끼리
스피커는 스피커끼리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용도도 다르구요, 가격대비 만족하는 기준도 다르게 봐야...;;;

HD600 두개 사신다는 얘기는 좀 공감이 갑니다. 저도 600이랑 6xx 사용중입니다.
각각 다른 장소에 있긴 하지만요
07:50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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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작성자
wiju
맞습니다. 심지어 HD600을 들어보기 전부터 HD600만큼의 소리가 기준이었던 것 같을 정도입니다. 알고보니 우연찮게 HD600이라는 제품이 그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던 셈이지요.

공간과 스케일의 표현력에 관련해서는,
이어폰은 이어폰끼리
헤드폰은 헤드폰끼리
스피커는 스피커끼리
각자 체급 안에서 비교한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음반에 들어있는 정보와 뉘앙스를 잘 드러내느냐 (디테일, 중립성)에서는 모두 같은 기준으로 평가했습니다. 단순하게 음원의 내용이 잘 들리냐 잘 안 들리냐의 문제였지요. 애초에 그걸 잘 듣고 싶어서 시작했던 취미기도 했습니다. 이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19:16
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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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베이어다이나믹 dt880 2003년 모델이 지금 모델보다 이쁘네요 ㅎㅎㅎ
11:27
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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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작성자
닼-문
무려 알루미늄 케이스에 담겨오는 당시 플래그십이었습니다. 플라스틱 하우징도 도색 없이 샌드블라스트 질감으로 처리되어서 고급스러웠지요. 단종된지 오래지만 아직도 공홈에서 교체부품을 팔고 있어서 새롭게 조립할 수도 있을 겁니다. ㅎㅎ
19:23
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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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오 ㅎㅎㅎㅎ 언재 한번 조립해보고싶네요 ㅎㅎㅎㅎ
22:32
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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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작성자
벤치프레스좋아함
바꿈질을 오래 했는데 만족한 시간은 정말 짧고 대부분의 시간은 "아휴 소리가 왜 이래" 불만 속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긴 그러니까 바꿈질을 했겠죠. 내공이 아니라 내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ㅜㅜ
19:27
20.12.22.
profile image

저 868을 듣지 말았어야 했...;; 
제가 고성능 이헤폰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된 이어폰입니다. 
한 몇 년간 신나게 쓰다가 코일 단선으로 재포장 해서 서랍 속에 보관 중이죠. 
댐퍼가 삭아서 부서진 838의 드라이버를 이식할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868이 한 반 년쯤 쓰면 해상력이 많이 죽기는 한데, 일장일단이 있는 듯 해요.
1년 이상 쓰니 저역이 많아지고 디테일이 슬슬 좋아지면서 
대편성을 듣기에 매우 만족스러워지더군요. 888보다 좋은 부분이었습니다. 
838도 기본기는 좋긴 한데, 정보량에서 아쉬움이 드러나서 고민 중입니다. ㅋ 
  
HP910은 이정현 1집 들을 때 정말 신났던 기억이예요. 
젊은 형님들이 티뷰론 같은 차에서 쿵쿵거리며 듣던 세기말 감성이 그대로 재현되었죠.

 

그나저나 이헤폰보다는 스피커 편력이 굉장하셨네요. 
저 시절에 제네렉을 알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ㄱ-;;

17:58
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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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작성자
alpine-snow

흐려진 868도 냉장고에 하룻밤 넣어두면 반나절 정도는 들을만하긴 했습니다.
(극저온 처리는 아니고 4도C 냉장실)
한창 스피커 바꿈질 할 때 차 없는 뚜벅이 신분이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ㅎㅎ
네고해주는 형님보다 자차로 실어다주는 형님이 더 고맙더군요ㅜㅜ 
  
제네렉은 당시에도 몇번 기회가 있었는데 PA (public announcement)와 PA (professional audio)의 개념을 혼동하는 바람에 매번 놓치고 말았지요ㅜㅜ 그 기회를 잡았으면 sig805대신에 1038이 들어왔을 겁니다. 

19:41
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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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던 말이 커리어만 얘기하는게 아닌 거죠!! 
 

저는 아버지 차가 세단ㅠ.ㅠ이었고 방도 좁아서 톨보이는 꿈도 못 꾸었고,
그 때만 해도 차로 실어다 달라고 할 넉살도 없었어요.
결국 스피커는 손으로 들고 올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것만 썼었죠. ㅋㅋㅋ;; 
 
정작 자차가 생기고 나서는 여지껏 한 번도 큰 스피커를 옮겨본 적이 없어요. 
큰 짐도 편하게 실으려고 거의 해치백 위주로 타고 다녔었는데... 
  
868 냉동실... ㅋㅋㅋ 공감합니다. 
멀쩡할 때도 손에 한참 쥐고 있다가 들으면 소리가 픽 풀어졌던 기억이 있어요.

21:58
20.12.22.

저도 피에가 개인적으론 신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세월이 가도 메이저로 등극 못할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좋아할 메이저한 음색이 아니기 때문에..

06:29
2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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