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아니다 싶으면 아닌 게 맞다 : YAMAHA HA-L7A

영디비에서 한국인은 처음으로 YH-5000se리뷰를 남겼고. 작년 또한 YH-5000se와  HA-L7A매칭 청음 리뷰를 남기면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YH-5000se는 HA-L7A에 물렸을 때 더 괜찮다'라는 요새 커뮤에 떠돌아다니는 뜬소문을 만든 장본인입니다 ㅋ.

  K9pro ess 구매 이후로 계속 댁앰 업글을 갈망하고 있습니다만 심플한 원박스 구성에 평판형 헤드폰에 적합한 마땅한 기기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 최근에 출시된 HA-L7A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프랑스의 한 청음 매장에서 세 시간가량 조용히 청음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음 매장에서는 친절히도 원한다면 얼마든지 집에서도 듣게 해주겠다고 했으나 제가 더 이상 듣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거절했네요..)

  1. 청음 환경 :

오늘 청음은 FIIO K9PRO ESS를 가져가서 비청했습니다. 헤드폰은 MEZE EMPYREAN 입니다.

음원은 애플뮤직님께서 지원해 주셨습니다. 

청음실은 방음시설이 갖춰져 있고 환풍기 팬 돌아가는 작은 소리 빼고는 전반적을 조용했습니다.

혼자서 들었습니다.

K9PRO ESS는 참고로 앰프단에 THX 788+를 쓰고 있으며 DAC는 ESS9038PRO를 듀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풀밸런스드 구성입니다. = 90만 원 언저리

HA-L7A 역시 DAC은 ESS9038PRO를 싱글로 사용하고 있고 앰프는 자사 고유의 '플로팅' 기술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정확히 어떤 기술인지는 아직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대충 노이즈 간섭으로부터 유리하다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만.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은 야마하 공홈 기기 설명란에 나와있으니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역시 풀 밸런스드입니다. = 550만 원

저는 두 제품이 같은 DAC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HA-L7A가 다른 부분,

1. 고오급 토로이달 전원부와 

2. 고오급 부품들과 *공홈에 이렇게 써져있음

3. 야마하 고유의 회로 구성 *삼중 분리 구조

4. 야마하 고유의 음장 모드

같은 것들을 적용함으로써 가격 차이만큼 얼마나 음질적 개선을 가져올 것인가 하는 것이 오늘 청음의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2. 세팅 :

일단, 청감상 차이를 느낄 수는 없지만, 형식상 샘플링 레이트와 비트 레이트를 맞추고 

 메뉴에 들어가서 필요 없는 기능들을 전부 꺼줬습니다. 

  참고로 여러 야마하 앰프/DAC 자체 음장 효과들은 PURE DIRECT라는 버튼을 한번 눌러주면 모두 무시가 되니 켜줬습니다.

   볼륨은 어떤 걸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디지털 볼륨은 아니고 이 정도 가격이면 대충 릴레이 볼륨이겠죠? 0.5db 단위로 움직입니다.

3. 사용된 음원 :

음원 편집 귀찮아서 하나하나 편집해서 올려드릴 수는 없고  대충 뭘 들었는지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들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록 음악 - 악기 소리와 보컬 분리와 명료도를 테스트하고 소리가 얼마큼 정돈돼서 들리는지 제대로 치고 빠지는지와 같은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 

클래식 및 악기 음악 - 대 편성에서는 여러 악기들의 포지셔닝이 얼마큼 정확하게 잡히고 높은 음압을 버텨내는지 확인하고 단일 악기 음악에선 악기들의 특성, 공기감, 타건감, 현의 질감을 얼마큼 사실적으로 들려주는지, 중역대 채색감은 없는지 등등을 확인합니다.

일렉트로닉 음악 - 강한 비트들의 표현력, 거친지 두리뭉실한지, 아니면 단단하게 표현되는지 등등을 확인합니다. 보통 저역대 타격감과 질감을 봅니다.

일반 가요 팝 음악 - 평소와 다르게 들리는 부분이 독특한 특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듣습니다.

4, 마감 :

 단차가 너무 심합니다. CNC 가공 알루미늄 '하우징 동체'를 제외한 다른 소재의 부품이나 부착품들하고 단 한곳도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단차 1 야마하가 각인된 알루미늄 라벨이 혼자 동체 밖으로 삐죽 튀어나옴

 설계문제 : 토로이달 전원부와 동체 부분의 설계상(방열용?)의 유격 안쪽으로 배선이 그대로 노출,  저 노란색 플라스틱 부품은 정말 싼 티 납니다. 파워 부인데 재수 없이 위로 물 튀면 바로 GG

칠까짐 : 방금 입고된 따끈따끈한 새 제품인데 벌써 모서리 블랙 마감 까짐.

 색감차이 : 이상하게 앰프 동체와 파워 부 알루미늄 마감 색상이 블랙인데 톤이 미세하게 다릅니다. 사진에서 잘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파워 부 쪽이 약간 더 녹색 톤의 블랙이고 앰프 동체 쪽은 약간 레드 톤의 블랙이에요...

 단차 2 : LED 디스플레이와 동체 하우징 홈 길이가 안맞음. 디스플레이가 더 짧아요.

단차3 : 노란 장식용 프라스틱 부품이랑 알미늄 동체 홈이랑 제대로 안맞음. 노란색 플라스틱 장식용 부품은 멋도 없고 싼티만 나는데다가 완성도 측면에서도 마이너스임.

단차2-2 :  아무리 봐도 이건 용서가 안됩니다.

단차2-3 : 참고로 디스플레이는 길이만 짧은게 위로도 더 튀어나옴

 단차4 : 리모컨 센서도 밖으로 튀어나옴... 먼지낀거 어떻게 안되나요?

5. 소리

잡설이 길었는데

청음 후 제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앰프의 5배의 가격을 주고 살 만큼 너는 행복하고, 기뻤고 즐거웠냐?"

" 아니오 "

아니오 그렇지 않았습니다.

550이면 더 좋은 매트리스를 살 수 있을 돈이고 집에 있는 낡은 가구를 새로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아마도 제 삶에 더 도움이 되고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100이면 5만큼의 차이도 안 나는 음질 차이를 위해 550을 줘서 앰프를 교체할 이유는 없어 보였습니다.

 이 L7A 앰프를 듣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새 나오는 웬만한 TR 앰프들은 가격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소리가 다 ~~~'똑같다'

'똑같다' 라는 겁니다.

아니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L7A 쪽이 소리가 좀 더 먹먹한 느낌이 있습니다.  K9PRO ESS 쪽이 더 소리가 에어리 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건 그냥 토로이달 파워부의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앰프부에서는 단 1만큼도 차이도 없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세팅을 그지같이 한 것도 아니고 청음 환경이 나빴던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제가 물건을 잘못 써서, L7A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사용되지 않아서, 제대로 구동되지 않아서, 멀티탭이 싸구려라서,...

그렇니까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T+A HA200 앰프와 Questyle 들었을 때와 완전히 똑같은 경험인데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요새 나오는 TR 앰프 사이에서 차이를 느끼는 분들 정말로 존경하고 대단하신 겁니다.

전 아무런 차이를 못 느끼겠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그나마 다르게 들었던 원박스는 TT2였습니다. 

TT2가 소리가 좀 더 뭔가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뭐 그것도 플라시보일 수 있겠죠.

결론

- 좋건 나쁘건 뭔가 확실히 다른 걸 느끼려면 진공관 앰프 말고는 이제 답이 없다. 수준 높은 TR 앰프들은 소리가 다 똑같음.

- 똑같다고 해서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완전무결한 음원 재생이 답인가? 듣기에만 좋다면 왜곡된 소리라도 어떠하리!. 점점 해탈해가는 기분이다.

- 야마하 헤드폰 오디오 제작팀은 소재 차이와 마감 단계를 생각하지 않으면서 설계하는 아마추어인 것 같다. 

 - YH5000se를 L7A에 물렸을 때 더 좋게 들었던 것은 사실이나 지금 생각해 보면 둘 중 어느 것도 추천해 줄 수가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