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 자작 해봤습니다

자작으로는 오랜만에 글을 올린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어폰을 한두번 자작해본뒤에 흥미가 식어서 부품만 조금 사두고 자작은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타오바오에서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낱개치고는 괜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서

헤드폰 자작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최근에 관련글을 보며 자극받기도 했구요.

그래서 하우징을 직접 설계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해서 자작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구매 가능한 드라이버등을 찾아보다가 프리엣지형인 AKG N90Q 드라이버(판매자 주장)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면서도 (판매자 주장이 맞다면) 어느정도 보장된 드라이버니까요.

일단 스펙은 DC저항 32옴에 52mm직경, 10mm의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량 판단 위해 직접 측정한 저항은 34옴정도로 측정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어폰 자작을 위해 ARTA의 LIMP를 사용해서 주파수별로 임피던스도 측정해본적이 있는데

시간이 꽤 지나서 예전에 만들어둔 회로를 찾을수가 없어서 임피던스 측정은 못해본점이 아쉽네요.

드라이버를 보면 검은색의 fiber 진동판과 주변에 pu 프리엣지가 특징입니다.

과거 이너피델리티등에서 측정한 N90Q 데이터에서는 FR에는 DSP가 관여한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극저음과 초고음 대역폭이 꽤 괜찮다고 보았습니다.

드라이버 후면은 엣지부는 필터로 완전히 커버가 되어있고 돔 부분은 후면 필터 한가운데 작은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후면 필터의 경우 별도로 교체하진 않았습니다. 저음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긴 한데 일단 그대로 써보기로 했습니다.

하우징 레퍼런스로 삼은 디자인은 최근 잘 사용하고 있는 DT900 Pro X입니다.

모듈형 디자인으로 분해 조립이 매우 간단하고, 간단히 끼우는 식으로 조립 되는 패드 구조가 다른 힘들게 씌워야하는 패드보다 훨씬 좋더라구요.

이어패드의 경우 DT900 호환 규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구매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성품 규격과 같게 맞추는 것이 추후 소모품 교체에서도 편한점도 있었고,

하우징 설계를 메인으로 가져가고 싶어서 일단 이어패드와 헤어밴드는 조립되어 나오는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다만 DT900은 45mm 드라이버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52mm를 넣어야하니 설계 과정에서 하우징 사이즈가 다소 커졌네요

이렇게 이어패드와 드라이버등을 결정하고 하우징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드라이버 전면, 드라이버 전후면간 덕트, 하우징 후면에 장착되는 댐퍼를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를 하였고

공구 없이 조립이 가능하도록 출력물에 직접 나사산을 모델링을 해서 손으로 조립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드라이버와 외부 커넥터를 잇는 케이블도 DT900처럼 탈착식으로 구성해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한점은 아쉽네요. 추후 적당한 커넥터를 찾으면 그렇게 해볼 생각입니다.

일단 설계한 하우징은 아래처럼 나왔습니다.

주문한 부품등이 도착하고, 미리 출력해둔 하우징에 조립을 했습니다.

일단 다른 댐퍼가 도착을 안해서 한가지 댐퍼로만 튜닝을 했습니다.

해드폰용 음향 댐퍼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을 찾기가 어렵네요

이어폰 같은 경우엔 스펀지나 놀즈 댐퍼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펠트 느낌의 얇은 댐퍼를 원하는 밀도로 찾기가 어렵더라구요.

조립된 사진은 아래처럼 나왔습니다.

하우징은 직접 3D 프린터로 출력했고, 유리섬유로 강화된 ABS 재질입니다.

표면에 거친 텍스쳐 느낌덕에 완제품으로 사용해도 위화감이 적은게 장점이고 

진동이나 내구성을 의식해서 두껍게 설계를 했더니 강도는 강합니다.

전면 스펀지 댐퍼가 없으면 이렇게 드라이버와 덕트가 보입니다.

해당 덕트 뒤쪽으로 전 후면 흐름을 컨트롤하는 댐퍼가 별도로 있습니다.

댐퍼가 있을때는 이런 느낌이네요

만들어봤으니 소리 평가를 안할수가 없는데요

제가 막귀라서 소리 평가를 잘 못합니다.

헤드폰은 써본 가장 좋은 기기가 DT900 Pro X다보니 이와 비교하게 될것 같네요.

일단 톤 밸런스는 나쁘지 않습니다. 모난곳이 없다고 느껴집니다. 보컬이 다른 대역보다 살짝 더 다가오는 느낌이네요.

DT900 Pro X보다 5~10khz사이의 고음이 부드러운 느낌이며 초고음은 잘 나옵니다.

저음은 부밍이나 하우징 떨림은 없는것으로 느꼈구요. 

극저음까지도 꽤 잘 나와주는 느낌입니다.

DT900 Pro X 수준의 극저음을 원했지만, 드라이버도 다르고 댐퍼 재질도 다르다보니 그정도까지는 안된것 같아 아쉽긴 하네요.

그래도 드라이버 기초 성능이 꽤 괜찮아서 전체적인 소리가 괜찮은것 같습니다.

재료비가 전체 8만원 이하로 들어갔는데 이정도면 재미있게 한번 자작을 해본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메인으로 쓸 만큼 소리가 꽤 마음에 듭니다.

하우징 설계는 다 해놨고 조립도 검증을 한번 해봤으니

동일 하우징에서 다른 드라이버를 사용해보거나 댐퍼를 교체해가면서 계속 진행을 해볼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