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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스압] 플랫하지 않은 펀Fun 사운드에 대해서

청염 청염
7879 9 7

주의 : 이 글의 제 개인적인 추측이나 가설에 불과하므로, 확증은 없습니다. 

뭐 한달 쯤 전이었나?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거 같긴합니다만
영디비에 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글이 있습니다.
그 글이 무엇인지는 뭐, 따로 말 안하겠습니다.

다만 거기서 선라이즈(KNAN) 님께서 댓글이 달린바 있습니다.

스크린샷 2018-09-05 22.42.24.png
개인적으로, 저 댓글에는 상당 부분 동의하는 바입니다. 선라이즈(KNAN)님이 글을 쓰신다고 했지만 안 쓰실거 같으니까(?)  
 
제가 생각하는 그 현상의 원인을, 제가 왜 그런지 가설을 제기해보죠. 먼저 영화 평론가와 일반인들의 평가들도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할 사실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 이유를 평론가들이 영화를 볼떄 집중하는 부분과, 일반 관객이 영화를 볼때 집중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영화를 볼때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죠.

주제와 전달하는 메세지가 있을것이고
시각적 효과와 연출, 그리고 시각적인 효과가 있을것입니다.
플롯도 중요하겠구요.
연기자의 연기나
독창성등도 다 따지겠지요
여기에 언급 안한 요소도 많을겁니다.

제 생각에, 영화 평론가는 영화를 평가할때 종합적 완성도를 기준으로 평가할겁니다.
바꿔말하면 위의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다 따져서 그걸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다는 말입니다.

반면 일반인들이 영화를 볼때 제일 중요한건 영화의 완성도가 아닙니다.
"재미" 입니다.


재미있으면서 영화의 완성도까지 완벽하게 잡으면 좋지요.

개인적으로 완성도와 재미, 그리고 흥행까지 셋 다 완벽하게 잡은 작품이야 말로 명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대표적인 물건이 바로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 특히 2편인 다크나이트라고 봅니다.

스크린샷 2018-09-05 23.33.13.png

 

조커가 마피아에게 뜯어낸 돈을 불태우면서 한 대사
"돈이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건 메시지이지"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연출이면서도 동시에 감독이 조커의 입을 빌어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지요.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재미있으면서 완성도가 형편없을수가 있지요.

그런 작품이 뭐냐?

나홀로집에 2가 되겠습니다.
homealone 2.jpg
나홀로집에 1편도 아니고 2편.
3편이 아니라 2편입니다.
3편부터는 일반인들이 오히려 더 혹평하는 경우가 있지만 2편은 그렇지 않거든요.

2편은 일반 관객들에겐 좋은 평가를 받지만 평론가들에겐 형편없다는 혹평을 듣습니다.

그 이유 아시는분 있으실겁니다.

왜냐면 1편이랑 플롯이 판박이거든요.
독창성이 제로입니다. 

저는 나홀로집에를 매우 좋아합니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전형적인 제 취향의 슬랩스틱 코미디거든요. 부비트랩을 까는데 그 통쾌함이란.

재밌습니다. 

근데 재미랑 별개로, 플롯이 너무나도 똑같아서, 
단순히 독창성이 없다는 수준을 뛰어넘어서
1편의 재방송에 불과하다는 말을 부정할수가 없어요.


2편은 1편과 똑같습니다.

1편처럼 가족인 버즈랑 불화를 빚고
스크린샷 2018-09-05 22.47.38.png
 
 1편처럼 케빈이 기분 뚱한 상태로 가족들이 크리스마스 여행을 떠나다
스크린샷 2018-09-05 22.46.34.png
1편처럼 가족이 바쁘게 움직이다 케빈과 흩어지게 되고

이번엔 그냥 집이 아니라 배경만 뉴욕으로 바꾸죠.

1편처럼 처음에 케빈이 혼자서 신나게 놀다가,

중간에 첫 이미지는 무서웠지만, 가족과 헤어진 안타까운 사연을 지닌 다른 사람과 만나서 친해진뒤 말하다 헤어지면서 가족을 되짚어 생각하게되고스크린샷 2018-09-05 22.48.24.png

그러다가 1편의 두 도둑을 만난뒤에 걔네들을 털어주기로 결심한뒤 이번엔 친척집으로 직접 유인해서
1편처럼 신나는 부비트랩으로 조지기를 합니다스크린샷 2018-09-05 22.48.57.png

그리고 또 1편처럼 어쩌다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를 아까 만났던 첫 이미지가 무서웠던 그 착한 사람 덕에 상황역전해서 도둑들을 잡고 가족과 재회하고 해피엔딩을 봅니다. 
 
 완전 1편과 판박이죠.

심지어 1편이 저예산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흥행은 초특급 대박을 친 사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대박을 재방송질로 또 재탕해먹겠다는, 그야말로 돈독오른 감독과 스폰서라는 위의 다크나이트 짤방에서 말하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건 메시지이지"  라는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듯한 전형적인 이득만 보는 자본주의적인 발상이란 느낌마저 받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는 꿀잼이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평론가들의 비판에 공감할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이렇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평론가들의 평가도 일리가 있다는 것을 금방 알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반인들이 "나는 꿀잼이었지만"이라고 말할수 있는것도 맞지만요.

결국 영화를 보더라도,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보냐에 따라서 좋게 평가할수 있고, 나쁘게 평가할수 있다는겁니다.

본래 주제로 돌아가서, 음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니아들이 집중적으로 보는 부분과, 일반인들이 집중적으로 보는 부분은 다르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진 않아요.

저런 댓글과 비슷한 내용을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골든이어스에서도 찾아볼수 있습니다.

http://goldenears.net/board/ST_KB_byGE/2489784

골든 이어스의 이 글에 따르면
"초 저가형 제품으로 음악을 듣다가 처음으로 음질에 조금 신경을 쓴 제품들의 소리를 듣게 되면, 대부분의 초보자 분들은 저음이 강력하게 재생되는 소리를 좋아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데 이러한 강력한 저음이 재생되는 제품으로 음악을 장시간 들으면, 강력한 저음이 다른 중, 고역의 소리를 가려버리기 때문에, (초보자 분들의 경우) 이유는 잘 모르지만 소리가 선명하지 못하고 안개로 가려지고 어두운 느낌의 소리를 인식하게 됩니다. 즉 강력한 저음부의 소리는 만족을 하지만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 즉 다른 영역의 소리는 포기를 하는 성향의 소리라는 것을 무의식 중에 인지를 하게 되고 제품의 소리에 대한 만족도는 점점 더 떨어지게 됩니다.

때문에 기기의 변경 욕구가 점점 커지게 되고 이런, 저런 제품으로 음악을 들어보다가 우연히 고음의 음량까지 크게 재생되는 저음, 고음 강조형 (V자형) 제품의 소리를 들으면 1. 저음의 음량은 유지가 되면서 고음의 밸런스도 어느 정도 맞아지게 되고 2. 고음의 소리가 크게 들리면 소리의 투명성과 해상도가 증가하게 되므로 기존에 듣던 저음형 제품 보다는 저음과 고음 모두를 잘 들을 수 있는 V자형 제품의 소리를 좋아하게 됩니다."
라고도 말하죠.

이 문구 전체에 동의하는건 아니지만, 저도 이러한 성향을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저음성향 > 저음+고음성향 > 플랫한 성향의 이어폰/헤드폰으로 유저들이 바꾸어나가는 경향이 있다는걸요.
 

선라이즈(KNAN)님은 이 부분을
"사실 플랫한 이어폰을 일반인에게 들려주면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보통 저역이 부족하다는 이유인데, 타겟이 대중지향이라 하더라도 일단 국가 자체가 다르고 또 훈련된 청취자와 일반인간 간극이 제법 큽니다."
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비슷한 내용인데,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오류가 있는 표현이라고 봅니다.
물론, 골든이어스의 해석도 제가 볼때는 일리가 있지만 미묘하게 정답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밀하게 짚을부분 부터 짚자면 블라인드 테스트를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하면, 훈련된 청취자와 훈련되지 않은 청취자(이 경우 일반인에 대응하겠죠)를 상대로도 취향은 비슷하게 성립합니다.

이는 Sean Olive 박사의 프리젠테이션 동영상 말미에서도 찾아볼수 있는 내용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1EVZVDaeLw&t=93s 
5분 30초 경을 확인해보세요. 
Untrained Listener 의 헤드폰 음질 순위와,
Trained Listener가 매긴 헤드폰 음질 순위는 점수간의 미묘한 차이는 있어도 전체적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제가 알기로 훈련되지 않은 청취자들은 청취자마다의 취향 편차가 더욱 커진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훈련된 청취자를 써야지 훨씬 적은 인원으로도 일관적인 데이터를 얻을수 있다보니 훈련된 청취자들의 데이터가 더 신뢰성을 지니는것이지, 훈련된 청취자가 아닌 일반인이라고 취향이 다르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사실, 훈련된 청취자라는것도 별거 아니에요. 
http://harmanhowtolisten.blogspot.com/
요기 들어가서 프로그램 다운받고 그걸로 훈련하면 훈련된 청취자입니다.

저거 좀 연습했다고 자기 노래 취향이 바뀔까요? 아니겠죠.


제가 볼때의 차이점은, 
디테일에 집중해서 듣냐 vs 디테일에 안 집중해서 듣냐
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이건 바꿔말하면 일반인들은 대체로 "디테일에 안 집중해서 듣는다" 라는 말이 되므로 조금 어그로성이 있는 이야기가 되는데, 사실 이 부분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야지 정확한 의미전달이 될거 같군요.


영화도 여러 요소를 다른 관점에서 볼수 있다는 것을 아까 말했죠.
저는 노래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A. 리듬, 멜로디, 비트, 가사등이 있으며
이걸로 그치지 않고 노래는 많은 악기가 뒤에서 연주를 하기 때문에
B. 보컬에서 느껴지는 감정표현 악기 하나하나의 디테일한 소리와 악기의 위치 등이 있습니다.

자, 제가 A랑 B로 나눈것을 볼수 있으실겁니다 
눈치가 빠른 분은 무슨 말을 아시겠죠.

B를 즐길려면 해상도 높은 이어폰/헤드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일반인들은 곡을 들을때, 일반적으로 A에 집중한다고 봅니다.
음향 매니아들은 대체로 B에 더 집중을 합니다.

(이 말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럼 일반인과 매니아 간에 취향차이가 있는거 아니냐구요?
음.... 그건 반쪽짜리 정답이라고 봅니다.

왜냐면 일반인들이 일반적으로 A에 해당하는 곡의 요소들을 주로 즐기지만, 
그들이 B에 집중하도록 만든다면 매니아랑 같은 취향이 나올수 있거든요.

일반인들에게 단순히 이거 들어보라고, 이거 좋냐고 물어보는게 아니라,
음악의 디테일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들어보라고 요구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저는 노래 듣는것을 두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캐쥬얼 리스닝Casual Listening이구요. 
하나는 크리티컬 리스닝Critical Listening입니다. 

책을 읽는것도 영어에서 Critical Reading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지요(미국 수능인 SAT 과목중 하나가 바로 이 Critical Reading입니다) 
 
하지만 거창하게 포장했지만, 심플합니다.
캐쥬얼 리스닝은 노래에만 몰입하지 않고, 덜 집중하고 노래를 즐기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딴짓하면서 노래듣는거죠. (일반인들의 방식)
크리티컬 리스닝은 노래에 몰입해서 노래를 집중해가면서 듣게 하는 방식입니다. (매니아들의 즐기는 방식)

일반인들에게 노래에 강제로 몰입해서 노래를 듣게하는 방법이 있지요. 진지하게 블라인드 테스트하라고 시키는겁니다. 진짜 제대로된 ABX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기 위한 조건중 하나는 청취자가 곡을 들을때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노래를 들을수 있도록 배려하는것도 포함되지만, 그걸 다 감안해도 일반인/훈련된 청취자/매니아를 불문하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키면 진지하게 블라인드 테스트에 임하는 이상, 디테일에 집중할수밖에 없게됩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라는것은 애초에 음향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많은 이슈를 깔끔하게 정리하는데 자주 쓰이는 수단인데, 음향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될정도로 민감한 사안을 캐치할려고할때, 집중하지도 않고 건성건성 들어서 가능할까요?
 
블라인드가 단순히 눈을 가리라는 의미는 아니고 이 경우엔 무슨 소리를 듣는지 모른다는 의미지만, 눈을 가린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인간은 시각을 배제한다면 다른 감각에 집중할수밖에 없어요. 그만큼 청각에 집중할수밖에 없죠. 이거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크리티컬 리스닝이며, 이쯤되면 노래를 즐기는게 아니라 노래에 집중해가며 분석하는 셈입니다. 실제 노래 블라인드 테스트 참여자들이 피곤하다는 말이 나올정도니까요.

바꿔말하면 저는 블라인드 테스트로서는 캐쥬얼 리스닝의 취향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저는 대충 A랑 B로 분류했지만, 두개가 딱딱 갈리는 건 아닙니다. 가령, 보컬에서 느껴지는 감정표현의 경우엔 보컬이 잘나오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있으면 더 잘 표현하겠지만 꼭 그런 이어폰이 없다고 보컬의 감정표현을 느낄수 있는건 아니죠. 좋은 녀석을 쓰면 보컬의 디테일이 더 살아날테지만요.  
 
하지만 이건 명심하셔야합니다. 아주 개떡같은 스피커나 이어폰가지고 악기의 디테일한 요소를 다 들을려고 하면? 그냥 안 들려요.(....) 그리고 좋은 음향기기가 있더라도, 디테일을 제대로 즐길려면 노래에 집중을 꽤 해야지 즐길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캐쥬얼 리스닝을 주로 하는 이유중 하나는, 크리티컬 리스닝을 하기 힘들다는겁니다. 집중을 해야하는것도 그렇지만 좋은 성능의 음향기기를 안쓰고, 후진 음향기기들을 쓰던 일반인들은 애초에 후진 음향기기를 쓰다보니 디테일이 아예 안들리는 경우가 많아요. 들을수 없는건 안 즐기는게 당연합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음악을 듣는데 큰 영향을 준 것은 아이팟/mp3 플레이어와 스마트폰의 등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데 일반인들이 이런걸로 노래를 들을때 노래만 집중해서 들을까요?  
  
대답은 No입니다. 예를 들어서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듣는다 치지요. 그럼 노래들으면서 인터넷을 즐기던, 다른 모바일 게임을 즐기던, 다른 무언가를 하지 않겠습니까? 멜로디랑 비트등은 노래 듣는데 엄청 집중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길수 있어요. 흥에 겨우면서 어깨를 들썩들썩 하는데, 큰 집중력이 필요한건 아니죠.

하지만 노래에 있는 수많은 악기들의 디테일을 다 잡아내면서 음미하는것은, 집중해야만 가능해요. 실제로 고가 이어폰/헤드폰을 갖춘 매니아들은 노래를 본격적으로 즐기고자 할때 딴짓 아무것도 안하고, 노래만 즐기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짓을 굳이 하진 않지요.

저 자신을 예로 듣자면, 저는 본격적으로 딴짓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 투자해서 노래만 즐길려고 시간을 따로 내진 않아요. 하지만 제 경우엔 Focal Elear가 제 침실에 있습니다. 침대에서 잘때 Elear를 끼고 자기전에 몇곡만 즐길려고 하죠. 그러다가 잠이들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요(정작 실제로는 잘때는 100% 헤드폰을 벗고나서 잠에 들게됩니다만) 
 
근데 이때는 제가 다른짓을 할까요? 눈을 감고 음악만 즐깁니다. 이때는 음악에만 몰두가 가능하며, 이떄에는 악기의 디테일도 다 잡아가면서 즐길수 있어요.

반면 침실에서 벗어났을때는? 저는 아이패드로 노는걸 좋아합니다만, 아이패드로 노래꽃아서 들으면서 전자책을 봅니다. 전자책을 보면 책 내용에 집중을 하느냐고 노래에만 몰두할수 없지요. 노래에만 몰두할수 없으면 상대적으로 음악을 즐기는데 A의 비중이 커진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저 자신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비싼 음향기기를 산 매니아들의 관점을 생각해봅시다. 물론 비싸다고 음향기기가 좋다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죠. 이게 50만원짜리 이어폰이야. 100만원짜리야. 하고 들으면, 자기 돈을 그만큼 투자했는데, 노래를 집중해서 듣지 않겠습니까? 디테일에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일반인들 처럼 노래에 몰두하지 않고 듣는것과는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캐쥬얼 리스닝과 크리티컬 리스닝을 이렇게 구분했는데, 이게 Fun 사운드랑 무슨 상관이냐구요?

그거야... 집중하지 않고 대충 들었을때 가장 도드라지는 소리중 하나는 저음이거든요. 드럼의 비트는 집중 안해도 몸으로 느껴집니다. 
 
디테일 하나하나는 못 기억하지만 임팩트 큰 울림은 귀도 기억하고, 몸도 기억해요. 그 다음에 그나마 들려오는게 샤프한 고음이구요. 그러다보니 대충들을때는 저음괴물 이어폰이 오히려 더 낫게 들릴수 있지요.  
 
저 같은경우엔 그래도 V자는 되어야할거 같지만요.

저는 매니아으로 분류되는 사람이지만, 저라고 꼭 크리티컬 리스닝만 하진 않습니다. 물론 일반인들보단 크리티컬 리스닝의 비중이 높지만요. 아이패드를 볼때 대충 듣기 위함으로서는 플랫한것보다 V자 이어폰이나 헤드폰들이 오히려 더 낫다고 느껴질때가 많아요. 
 
다만 침대에 누워서 들을때는 왠만하면 가진 녀석들중에서 제일 플랫하고 성능이 탁월하다는 녀석으로 골라 듣는게 보통이지만요. 이때는 진짜 다른짓만 안하고 누워서, 그것도 눈도 감다보니 잘려고 하더라도 가장 집중해서 듣게되는 시간이라서....

뭐, 이게 제가 생각하는, 일반인과 매니아의 이어폰 취향이 갈리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해석하는 이유는 저 자신의 경험도 있고, 이렇게 접근하면 몇가지 의문점들이 다 해결이 됩니다. 일반인들이 왜 플랫보다 저음이나 V자를 선호하는지, 그리고 왜 블라인드 테스트 상에는 일반인과 훈련된 청취자간의 취향이 얼추 일치하는지, 그리고 하만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고가 헤드폰일수록 음질이 좋다는 보장은 없지만 가격이 높아질수록 고음성향이 되는지(아시겠지만 저음, 특히 중저음이 많으면 마스킹이 일어나서 중고음을 가리게됩니다만, 저음이 플랫보다도 적으면 중고음의 디테일은 살아나게됩니다. 반면 중고음이 많아도 저음의 디테일이 살아난다는 느낌은 별로 없죠. 저음이 줄어들면 그래서 저음의 양감이 줄어들어서 아쉬운점은 있지만, 악기의 디테일만을 즐길때는 오히려 저음이 플랫보다도 더 적은게 낫다고 느껴질 여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해상도 좋다는 이어폰들이 하만 타겟 이상으로 고음성향인 경우가 드물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까지도 설명이 되거든요.

제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어떤 의미에서 일반인과 매니아는 같은 취향을 지닌 거구요. 어떻게보면 다른 취향인거죠. 일반인들도 매니아들처럼 곡에 몰두해서 집중해가며 즐기면 플랫한 이어폰과 헤드폰이 나을테구요.
반대로 매니아들도 대충 덜 집중하고 즐길꺼면 그냥 저음성향, 혹은 V자 성향이 나은겁니다.

저 같은경우엔 대충 즐기는 시간도 있고, 진지하게 집중해서 즐기는 시간도 있기 때문에 플랫한것과 V자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둘다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서 골라 쓰게되더군요.
 
다시 말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가설에 불과하니 맞다는 확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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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SunRise님 포함 9명이 추천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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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글쓴이님 의견에 동감되네요
음감생활 하다보면 음악을 듣는것보다 소리에 집중해서 듣는 경우가 많아지죠
03:38
18.09.06.
profile image 2등

와 진짜 길게 쓰셨네요. 
 처음에는 집중해서 읽다가 결국 다 못읽고 내렸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참 동감 됩니다. 
 그래서 소리보다는 음악에 더 집중하고 있지요 

09:34
18.09.06.
profile image 3등

청염님이 말씀하시는 바는 다들 공감하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록, 논리적인 증거나 데이터는 없다 할지라도 경험에 의해서 말이죠. ㅎㅎ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음악 속에 존재해왔던 숨은그림을 잘 찾고 못찾고 차이 아닐까 싶네요. 잘 찾도록 도와 주는 좋은 돋보기를 어찌선택하느냐가 관건인거죠. 자기 눈에 잘 보이면 좋긴 한건데, 개인마다 선택하는 기준이 다르니 영디비와 같은 곳에서 정보를 미리 습득하려는 노력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10:08
18.09.06.
마침 요즘 저도 생각을하던 것에 관한 이야기군요.
제가 요즘 중저음에 끌리고 있거든요.
저의 경우는 디테일하게 들을때에도 중저음을 좀 찾고있습니다.
그리고 마스킹의 종류도 탐구하고있어요
마스킹속에서 디테일찾기랄까..

아무튼 저도 이랬다 저랬다 해서 바뀌지만
고해상도이어폰이라고하여 중저음 싹빼버려서 보컬들 힘아리없이 날르는소리나게하는 이어폰들이 많더군요.
중저음의 필요성을 좀 등하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중저음은 무조건 마스킹만 생기게하는가
그래서 질감등등으로 중저음들을 비교해보고 찾아보고 있어요

긍까

제가 생각할때 음악에서 중저음이라는 요소는 필요한것인데
어느정도가 좋을까 뭐 어떤질감이 좋을까
어떤방식이 좋을까

아무튼 그나저나 요즘 관심가지던이야기인데

그 한달전 글을 좀 보고싶네요.
검색 힌트좀 주세용
12:14
18.09.06.
profile image
청염 작성자
후대장
음. 유저 리뷰 게시판.... 그 이상은 말 안하겠습니다.
15:26
18.09.07.
제랑 의견이 동일합니다. 반가워요.
저음 둥둥도 필요하고, 심벌 찰랑도 필요하고, 둘다 가진경우가 좋을때도 있고 둘다 빼고 보컬만 날카로운걸 듣고 싶을때도 있습니다. 저도 제품을 고를때 성향이 비슷한 제품은 고르지 않고 특성이 확실한 제품을 고릅니다. 그때그때 음악에 따라 골라 듣는 맛이 다르거든요. 이제 좀 그만 사들이라는 와이프의 잔소리가 시작되서....저도 특성별로 하나하나 종결중입니다. ㅋㅋ
19:50
18.09.07.
profile image

내용이 길어져 댓글 대신 글 올리겠습니다. 오랜만에 장문 글 쓰려니 죽을맛이네요. 
결국 (청염 님이 원하신 대로?) 글을 기어이 쓰게 되는군요.

15:07
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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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시톨 4일 전18:54 10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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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한민국대통령 4일 전14:58 19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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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SYi 5일 전01:13 18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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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자이입주민 5일 전01:04 22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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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파이맨최노인 5일 전21:08 59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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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러버 5일 전20:22 10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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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파이맨최노인 6일 전01:02 94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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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LIFE 6일 전07:28 12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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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디제이디제이 24.06.01.16:13 12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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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찔2 24.06.01.12:38 22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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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y 24.06.01.00:47 28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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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24.05.31.10:10 26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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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nesium 24.05.31.01:54 21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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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러너 24.05.31.01:52 13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