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냥 n5005 기본팁 써야겠습니다.

AKG n5005는 기본팁 탄성이 없는게 싸구려틱 이어팁이라고 생각해서 버려뒀는데, 결론적으로 이 녀석으로 돌아가게 되더군요.   
  
여기까지 오게 된 우여곡절이 좀 기네요. 스핀팁 CP240도 터럭님께서 권해주셔서 M 사봤는데, 너무 커서 귓구멍에서 밀려나와서 정착용이 안되는데.... S도 사봤는데 이건 어떻게 밀어넣으면 들어가더군요. 근데 여전히 n5005의 노즐 각도가 고자라서.... 
  
 밀어넣고 시간 들여서 최적의 밀폐 각도를 찾아서 만지작거려놓고 이어팁을 빼버리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 있습니다. 착용전엔 분명히 완전히 노즐 끝까지 이어팁을 삽입했는데, 이어팁이 삽입하고 제가 밀폐각도 찾을려고 만지작 거린것이 이어팁을 이어폰 노즐에서 약간  움직이게 했는데, 빼보면 제 위치를 벗어나 있습니다. 
  
 제가 만지작 거린게 노즐의 부족한 꺾이를 보상할려고 했는지,  이어폰 노즐 바깥쪽에는 이어팁이 덜 들어간 상태로 밀려나와있고, 안쪽은 노즐에 완전히 안착되어있더군요. 
 

조금 자세히 보셔야하지만 이렇게 이어팁이 노즐의 방향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각도가 약간 엇나갔어요. 이렇게라도 소리가 잘 나오면 되는데, 문제는 이렇게 될정도로 밀폐 잘된 각도를 안 찾으면 저음은 날라가고, 이렇게라도 착용하면 치찰음 소나기가 쏟아진다는 점입니다 (....)  
  
 n5005는 측정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10k 언저리에 꽤 큰 피크가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gre_nada/221375778465 
  
 문제는 이런 고역~초고역의 피크는, 사람 귓구멍의 굴곡과 이어폰의 삽입 깊이의 정도,  그리고 이어팁에 따라서 피크 위치가 변화합니다. 그리고 특히 삽입깊이가 확보가 안되면 초고역에 있는 피크가 보다 낮은 대역폭으로 내려오는데...  
  
 10khz 피크가 7,8khz로 내려오는 순간 치찰음 소나기가 쏟아지죠......  "치찰음 극혐"을 외치는 저라서 도저히 못들어줄 소리가납니다.. OTL.... 
  
 그렇다고 저음 필터로 바꾸고 싶진 않은게... 쓰면 확실히 치찰음은 전멸합니다...만,  레퍼런스 필터에 비해서 고역이 전체적으로 너무 많이 깎입니다.   
  
 제가 가장 신경쓰는 7~8khz 부근에서 약 6~7dB이 팍! 깎이니 피크가 내려오면 "어이쿠 부족한 고역폭 매꿔주시는구나" 할수 있긴한데.... 
  
그렇다고 초고역대를 잔뜩 희생하고 듣고싶진 않다보니... 이것도 싫고...  
    
 처음에는 치찰음에만 신경쓰느냐고 극저음에 큰 신경을 안썼고, 컴플라이 팁으로 한참 들었는데, 이때도 극저역이 잘 안나온다는 느낌이 아니라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극저역도 이어팁에 따라 차이가 극심하더라구요. 제 성능이 나오는 경우에는 진짜 밀폐형 헤드폰 못지 않은 극저역이란 느낌을 받습니다. 스피커 서브우퍼의 극저음 하면 저는 차가 진동하는 카오디오를 떠올려서 그거만큼이라고 말은 못하겠지만요.
  
 이런 비청이 오래되다보면 "어, 이게 그때만큼 저음이 좋았던가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되기까지 하고, 저는 제 귀도 사실 그렇게 많이 믿진 않는편이고, 특히 극저음 그렇게 좋다는 말을 못 믿는 분도 계실거 같아서 '못 믿겠는데......?' 하면서 하실 분도 있을거 같은데,
  
 n5005의 경우 이어팁때문에 극저음 빠지는건 곡에 따라선 저역의 잔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곡마다 초단위로 세어도 울림이 오래남아있는 정도가 초 단위로 차이가 날 정도이고, 이어폰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굉장히 극저역의 울림이 오래 남아있습니다. 중저음이 아니라서 마스킹이 있다는 느낌도 아니구요.  
  
 저로선 이 덕분에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청각 기억력에만 의존해서 극저역이 얼마나 셌는지 약했는지에 그치지 않고 극저역 많이 울리는 곡에서 잔향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숫자세는것만으로 커버가 되서 불행중 다행으로 다소 대충 비청해도 되겠더라구요.
    
 결국 제 귓구멍에 착용했을때 n5005의 이어팁 특성을 정리해보면 이렇게 되네요 
    
 레퍼런스 필터 기준으로  
 Acoustune AET-07 M = 치찰음 소나기 
 Acoustune AET-08 M = 치찰음 소나기
 세드나 이어팁 S,M = 치찰음 소나기  
 소니 트리플 컴포트 이어팁 M = 귓구멍에서 밀려나옴. 정착용 불가
 Comply Tx500 M = 저음이 밀폐부족으로 n5005의 제 성능이 안 나옴, 그 외엔 다 좋음
   
 번들 스핀팁 CP145 S (이어폰 노즐에 덜 삽입) = 치찰음 안 심하고, 극저역도 잘 나옴. 근데 삽입하는 느낌이 어설퍼서 착용감이 애매함. 노즐에 고의적으로 덜 삽입하면 이어팁은 귓구멍에 남아있는채 이어폰만 쏘옥 빠져나올 위험이 존재) 
 번들 스핀팁 CP145 M = 귓구멍에서 밀려나와서 정착용 불가 
 번들 스핀팁 CP145 L = 귓구멍 바깥쪽을 막는다는 느낌으로 착용됨. 근데 치찰음 심함.  
  
 스핀팁 CP240 M = 귓구멍에서 밀려나와서 정착용 불가 
 스핀팁 CP240 S = 정착용 가능하지만 치찰음 소나기 
    
 이런 느낌입니다. n5005 이어팁 들어가는 각도가 고자라서 귓구멍으로 잘 안 들어가는 이어팁의 경우엔 이어팁 탄성이 자꾸 이어폰을 밖으로 밀어낸다는 느낌이 강해서, 
  
 차라리 탄성 적은 싸구려스러운 재질의 실리콘팁이 착용이 더 잘되겠다는 생각 들어서  
 그냥 기본팁으로 돌아갔는데, 
  
 기본팁은 작은건 저음이 그냥 사라지는 수준으로 없어지고, 
 L 사이즈도 뭔가 밀폐가 안되는거 같아서 
  
 결국 순정중 순정인 기본팁 M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어팁이 탄성이 없어서 뭔가 못 미덥고 컴플라이 폼팁정도의 안정적인 착용감은 없지만 이 녀석이 그래도 치찰음없이 저음 제 성능 내주면서 그럭저럭 착용은 잘 되다보니 전 그냥 이 녀석으로 돌아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