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2소 이어폰 비교리뷰 - 크레신 vs 다이나믹모션

‘다2소 이어폰’ 이라고 하면 어떤 게 생각나시나요?

묻지마 중국산 이어폰? 깡통소리?
저에게 다2소나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이어폰들에 대한 막연한 인식은
이어폰이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소리나는 물건’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OTG 젠더를 구매하려고 다2소에 들렀을 때, 국내 음향 기업인 크레신과 다이나믹모션의 이어폰이 매대에 빽빽하게 있는 것을 보았고 호기심이 들어….

사봤습니다. 

모든 모델을 다 사도 3-4만원이었지만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어 넘버링이 가장 큰 모델들만 가져왔습니다. 
  
 

옆의 녹색 이어폰은 크레신의 C110S입니다. 편의점에서 만원쯤에 파는 CE110의 자매 모델로, 오픈마켓 기준 6천원에 구입가능합니다. 제가 주변에 선물로 뿌리는(...)이어폰이기도 하죠. 만원 이하 이어폰 중에는 가장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C110S를 기준으로 다른 것들을 평가하도록 하겠습니다. 
  
 <C110S> 
 
외관 : 인체공학적 형상에 바깥쪽에 클리어 파츠로 포인트를 주어 무난한 디자인입니다.
다른 컬러의 경우에는 좀 더 영롱합니다만, 이 색(에메랄드...라네요)은 좀 덜하네요. 만원 이하의 제품임을 고려하면 마감도 수준급입니다(인도네시아산). 단선 방지 처리가 된 L자 플러그와 원버튼 마이크, 케이블 슬라이더로 기능도 충분히 갖추었습니다 
  
 

착용감 : 노즐을 꺾어놓은 디자인 덕에 착용감이 훌륭합니다. 기본적으로 4가지 사이즈의 팁을 제공하므로 사람에 따라 최적화 여지가 있습니다(극소 팁을 제공합니다.). 하우징은 작지 않지만 오버이어도 무난히 가능합니다.

소리 : 저가형 이어폰에서 흔히 나는 깡통소리나 답답한 소리와 달리 정돈되어 있습니다. 중역대에 비해 저/고역양이 있는 편이지만 밸런스를 해치지 않으면서 맑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최대 14000hz쯤에서 롤오프되네요.  
   
 
 <C108S>

Circle 이어폰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델입니다. C105S를 바탕으로 하는 모델로 보입니다. 106, 107번으로 Triangle, Cube라는 자매 모델들이 있습니다.

외관 : Circle이라는 이름대로 둥근 하우징에 로고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좌우 구분을 위한 R,L은 완전히 뚫려 있어 케이블 색상을 보여줍니다. 판매되는 색상 모두 저렴한 플라스틱 느낌만 제외하면 무난합니다(블루 컬러). 플러그 쪽 마감이 좋지 못한 편이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납득할 만 합니다(베트남산). L자 플러그를 채용하였으나 슬라이더는 제공되지 않고, 버튼이 없는 마이크가 단점입니다(전화를 받으려면 휴대폰을 꺼내야 하니까요). 
  
 

착용감 : 기본 팁의 품질은 나쁘지 않지만, 노즐이 길지 않아서 귀가 큰 저는 하우징이 귀에 닿아 이물감이 느껴집니다. 중간 사이즈의 팁 하나만 제공되므로 조정의 여지가 없습니다, 차라리 오버이어로 착용하였을 때 더 안정적이었습니다만, ‘칼국수’케이블이 발목을 잡습니다.

소리 :  110을 열화시킨 듯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음량은 110보다 많지만 힘있게 뭉치지 않는데다 고역대가 거칠고 쏘는 편으로, 5천원짜리에 기대한 것보단 나은 소리지만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래 듣기에는 피로할 수 있겠습니다. 역시 최대 14000hz쯤에서 롤오프됩니다.
  
 
<DXE40>

다2소에 있는 DXE- 제품 중 가장 넘버링이 높은 모델입니다(10-20-30-40).
둥글둥글 디자인된 다른 넘버와 달리 각진 디자인이 조금 더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외관 : 육각형의 검은색 하우징에 빨간 케이블과 노즐부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레드 컬러). 다이나믹모션의 로고가 프린트되어 있고 밑에는 좌우 구분을 위한 알파벳이 새겨져 있으나  검은색인 관계로 눈에 잘 띄지는 않습니다. 원버튼 마이크를 제공하지만 슬라이더는 제공되지 않고, 단선 방지가 없는 I자 플러그를 채용하였으므로 단선 위험성이 있습니다. 케이블도 약해 보이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감은 파팅라인이 살짝 보이는 정도로 무난한 편입니다(중국산). 
 
 

착용감 : 기본팁이 얇고 무른 편이지만 착용감은 좋은 편입니다. 중팁 한세트만 제공하지만 하우징 지름이 작은 덕에 이물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버이어 착용도 가능합니다.
 
소리 : C108S와 반대 느낌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음이 비교적 많아 선명도가 좀 떨어지고 어둡게 들리지만 고역대가 쏘지 않아 부담은 덜합니다. 보다 편안한 음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역시 최대 14000hz쯤에서 롤오프됩니다.

 
 
(ⓒ2017. do2dkd)  
 
 두 제품 모두 초저가형 이어폰 치고는 훌륭하고, 취향에 따라 우열을 가를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회사의 다른 다2소-모델을 들어보진 않았으나 비슷한 음색을 가졌을 것 같으므로(특히 크레신은 그렇습니다), 취향에 따라 디자인을 골라잡으면 될 것 같네요.

상급기 뿐만 아니라 초저가형에서도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두 기업이 더욱 번창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