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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도시 감성 속 따스함과 역동감의 공존. 베이어다이나믹 XELENTO REMOTE 리뷰.

다로다옹e 다로다옹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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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맑은 하늘에 서늘한 공기를 느껴보고 있자면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어폰을 끼고 공원 벤치에 가만히 앉아 푸르른 나무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으면 없던 여유까지도 느껴진다 요즈음 필자는 이런 여유를 느끼는 맛에 살고 있다. 가을방학의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를 듣고 있으면 풍경들이 카메라 필름 지나가는 듯 감상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게 바쁘고 이리저리 치이는 일상에서 느끼는 한줄기 빛과 같달까. 이렇게 감상에 젖을 수밖에 없던 이유는 셀렌토의 따스하면서도 힘찬 소리를 느끼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바로. 필자를 이토록 감성에 젖게 한 베이어다이나믹의 도시 감성. 셀렌토 리모트(Xelento Remote)를 만나보도록 하겠다.


베이어다이나믹_beyerdynamic

만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음향기기에 발을 딛은지 얼마 되지 않은 초심자라면, 활동을 시작한 커뮤니티에 3대 레퍼런스 헤드폰이 무엇인지 한 번 물어보라. 아마도 대다수의 유저들이 젠하이저의 HD600, AKG의 K701 그리고 베이어다이나믹의 DT880을 언급할 것이다.

beyerdynamic_DT880

참 못생겼다. 요즘 나오는 홈, 아웃도어 모두 사용 가능한 이쁜 디자인의 헤드폰들에 비해 홈 오디오로만 사용해야 될법한 매니악한 디자인을 가졌다. 물론 형태도 세미 오픈형 헤드폰이기 때문에 아웃도어로 사용하다가는 그 새어나가는 소리에 주위 사람들에게 따끔한 눈초리를 받을 것이다

베이어다이나믹은 세계 최초로 다이나믹 헤드폰을 출시한 회사이다. 일반적으로 헤드폰에 대해 묻는다면 소니나 젠하이저가 가장 많이 언급되겠지만 이 두 회사 못지않게 깊은 역사와 다양한 기술들을 가진 음향 회사이다.

beyerdynamic_독일 본사

1924년 독일 베를린에서 설립되어 1937년 세계 최초의 다이나믹 헤드폰 DT48을 출시하여,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신기술을 더해 높은 퀄리티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주요 업적으로는 언급한 최초의 다이나믹 헤드폰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최초의 다이나믹 마이크 M19,  테슬라의 자장 기술을 이용한 드라이버 등이 있다. 파텍필립이 최초의 손목시계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듯 최초라는 타이틀을 많이 지니고 있는 만큼 헤드폰계에서는 정상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셀렌토 리모트_ Xelento Remote

일단 보기만 해도 영롱하지 않은가. 이 영롱한 반사광의 주인공은 크롬의 금속광택으로, 하우징 외부에 크롬도금이 되어 장착만 해도 귀걸이를 한 듯 액세서리의 효과까지 느껴진다. 주얼리 이어폰이라는 말이 나올 이유가 있을 법 하다. 또 한편으로는 금속광택이 차가운 도시 감성도 느껴지게 한다. 출시할 때 잡은 디자인 콘셉트 자체도 필자가 느낀 바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

beyerdynamic_Xelento_img

체험단 운영 측에서 받은 베이어다이나믹 셀렌토의 콘셉트 이미지인데, 셀렌토에 대해 어떤 콘셉트를 잡고 출시했는지를 보여준다. 깔끔한 정장 스타일의 남성에 도시 감성이 더해진, 쉽게 말해 비즈니스맨에 대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와 같은 이미지는 제품 패키징 박스에서도 느낄 수 있다.

똑같이 깔끔한 면모의 남자가 패키징 박스에 나타나 있으며, 바로 그 옆에는 An Audible piece of Jewellery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이는 번역하면 들을 수 있는 보석 조각이라는 뜻으로, 음악을 듣고 느끼는 음향기기라는 영역을 넘어서 눈으로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영역까지 도달했다는 자신감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셀렌토의 구성품이다. 독특한 형태의 실리콘 팁, 컴플라이 폼 팁 Tx-200과 더불어 가죽 재질의 하드 파우치, 금속 재질의 선 고정 집게, 퀵 스타트 매뉴얼 그리고 컨트롤 톡으로 구분되는 2종류의 1.3m 고순도 은도금 동선까지. 고급진 패키징과 더불어 사용자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풍성한 구성이다. 케이블은 두 종류 모두 ㄱ자 플러그이며, 컨트롤 톡의 경우 음량 조절, 정지/재생의 세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애플 기기와 안드로이드 기기 모두 호환된다.

이어팁을 조금 더 살펴보자. 해파리라고 해야 할지 UFO라고 해야 할지 애매하다. 이 독특한 모양을 가진 이어팁의 사이즈는 7가지로, XS부터 3XL까지 단계가 세분화되어 있어 양쪽 이도의 크기가 다른 사람도 이도 크기에 맞게 장착할 수 있다. 필자 또한 왼쪽 이도는 좁은데 반해 오른쪽 이도는 넓어서 똑같이 M사이즈의 이어팁을 장착하면 오른쪽 저음이 거의 안 느껴져 오른쪽만 L 사이즈로 바꾸었더니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폼팁은 먼지 필터가 있는 컴플라이 Tx-200모델로, S부터 L까지 3가지의 사이즈가 제공된다.

실제로 실리콘 팁을 장착하면 위와 같은 모양이 되며, 팁 자체는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긴 쪽을 외부로 향하게 장착하면 된다. 인체공학적 설계로 독특한 형태를 가진 덕분인지 이어폰을 장착해도 이도 내부의 압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압이 높으면 이도 내부에서 쉽게 통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깊게 삽입되는 이어폰들이 귀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데, 이런 소소한 부분까지도 설계가 반영된 듯하다.

연결 단자의 타입은 웨스톤/슈어와 같은 MMCX 타입이다. MMCX 타입은 연결부 360도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접촉불량의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2Pin에 비해 고정력과 내구성 면에서 우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케이블 분리형 이어폰들의 공통된 장점인 커스텀 케이블을 구매하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케이블에 대한 소리 변화는 워낙 말이 많은 부분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럽다. 다만 확실한 것은 소리의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다양한 디자인 경험을,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디자인과 더불어 약간의 소리 변화라는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노즐 형태는 독특하게도 타원형에, 노즐 길이는 약 6mm이며, 깊게 삽입되는 편은 아니다. 필터는 금속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공되는 가죽 재질의 하드 파우치는 위와 같이 활용 가능하다. 파우치마저도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은 케이블과 유닛을 분리하여 수납한 상태이지만 케이블을 장착한 상태여도 동일하게 수납이 가능하다. 또한 내부에서 마구 움직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 케이블 고정 밴드도 있다. 유닛 수납부의 옆 공간은 여분의 이어팁 수납이 가능하다.

소리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베이어다이나믹의 테슬라 드라이버이다. 테슬라 드라이버는 플래그쉽 헤드폰인 T1에 처음 사용된 드라이버로 한 번이라도 T1을 접해본 이들이라면 굉장히 퀄리티 있는 소리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를 1/16 크기로 축소한데 이어 16옴의 임피던스로 튜닝하여, 포터블-모바일 기기에서도 부족함 없는 소리를 들려준다. 기본 스펙은 언급한 16옴의 임피던스와 8~48,000 Hz의 응답 범위, 110dB의 감도를 가진다.

<beyerdynamic_Xelento_소리성향 / LG V20 외부 음향기기 모드>
<Bugs Music - FLAC 스트리밍 / RADSONE 이어폰 모드, 24bit 출력>

 

※소리 영역은 극히 주관적이므로 아래 영디비 측정 그래프와 함께 참고만 하길 바란다.
전반적으로 올라운드 성향이지만 약한 V자 형태로, 저역에 조금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 4:3:3.5 정도로 보면 되겠다. 모든 음역대가 묻힌다거나 너무 도드라지지는 않고 골고루 잘 내어준다. 성향 자체는 플랫 아닌 플랫으로 볼 수도 있다. ue900이나 er4s와 같은 밋밋한 맨밥과 같은 플랫은 아니고 볶음밥이나 비빔밥이 연상되는 아주 골고루 맛있는 플랫이다. 그중에서도 저역의 맛이 일품인데, 쫀득한 느낌보다는 반응이 빨라 잔향이 적으며, 타격감과 울림이 잘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역동감 넘치는 느낌이다. 중역은 도드라지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고역은 k3003과 같이 찰랑거리지는 않으나 아쉬움은 없는 정도의 소리를 내 준다. 스테이징은 슈어의 SE846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넓다고 느껴진다.

※출처 - 영디비

저역이 다소 부스팅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8~9KHz 부근의 강조가 부분 부분 느껴지는 치찰음의 원인인듯하다. 하지만 그래프와 같이 심한 정도는 아니므로 안심하라.

Antonio Vivaldi - Four Seasons

여름 3악장과 겨울 1악장의 긴박감 넘치는 현악기들의 소리가 매우 일품이었다. 마치 헤드폰으로 듣고 있는 듯 넓은 공간감에 현과 활이 마찰하는 긁는 소리가 도드라지게 들려왔다. 그렇다고 고역이 부족한 것도 아니어서 중간의 바이올린 독주 부분에서 사이다를 마신 듯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트리밍인데도 현악기들이 서로 간섭하여 뭉개지는 현상보다는 분리되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Sting - Shape of my Heart

빠른 응답 덕에 기타의 잔향은 적지만 저역의 울림과 타격감이 기타 튕기는 소리를 더욱 찰지게 느껴지게 한다. 여기에 아련한 분위기의 보컬, 뒤에서 잔잔하게 깔아주는 바이올린까지. 곡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중간중간 느껴지는 기타 튕김과 드럼이 간지럽히듯 존재감을 뽐낸다.

LA LA LAND CAST - Another Day of Sun

보컬들이 다소 뒤에 있다고 느껴지며, 인상적인 저역 덕분에 백그라운드가 더 도드라진다. 워낙에 목소리가 많고 악기 종류도 3가지 이상 되는데, 이걸 모두 분리해내다 보니 가뜩이나 정신없는 곡이 더 정신없게 들렸다. 이 곡은 아무래도 스피커로 들어야 제맛이 날듯 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모든 소리를 또렷하게 들려줘서 정신없다는 점이다. 이는 셀렌토의 성능이 그만큼 높다는 것의 방증이다.

헤이즈 - 비도 오고 그래서 (Feat. 신용재)

도입부에서 피아노가 시작되며 기타와 드럼이 같이 시작되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모든 소리가 분리되어 서로가 존재감을 뽐낸다. 하지만 다소 치찰음이 들린다. 특히 신용재 파트에서 많이 느낄 수 있으며,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거친 느낌을 받았다.


Writer Comment

이어폰의 한계에 회의감을 느끼며 헤드파이로 넘어가려고 하는 필자에게 다시금 이어폰을 되돌아보게끔 하는 이어폰이었다. 필자가 느끼기에 동급 유니버설 리시버 (SE846, IE800, K3003)보다는 한 단계 위의 소리로 느껴졌다. 저역을 원한다면 IE800, 중역을 원한다면 SE846, 고역을 원한다면 K3003을 선택할 수 있듯, 이들 모두를 아울러 올라운드를 택하고 싶다 한다면 주저 없이 셀렌토를 선택할 수 있겠다. 소리 면에서는 저역이 상대적으로 부스팅 되어있고 조금은 거친 고역을 가졌지만 한 편으로는 고역의 청량감과 함께 저역에서 따스함과 역동감이 공존하기 때문에 잔잔한 곡이든 신나는 곡이든 장르 불문하고 만족할만한 사운드를 들려줄 것이다.


이상으로 도시 감성 속 따스함과 역동감의 공존. 베이어다이나믹 셀렌토 리모트 리뷰.를 마칩니다.
리뷰를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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