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사용기

LG Hi-Fi Plus 주관 리뷰

SoilEars SoilEars
10610 2 3

그저께 자유게시판에 하이파이 모듈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글을 남긴 후,

14시간 만에 중고로운 평화나라에서 미개봉 새제품을 질렀고

오늘 오후에 택배가 도착하였습니다. 

택배 상자 안에서 발견한 하이파이모듈 박스는 손바닥만했습니다.

음.. 판매자분이 택배박스 안에 덩그러니 모듈박스만 넣어서 보내셔서 약간 불안한 면이 없지않아 있었지만(뽁뽁이 한번 감아주시는게 그렇게 힘드셨습니까!)

택배 박스 외관이 한쪽 모서리가 약하게 눌린 것 말고는 비교적 양호해서 넘어갔습니다. 가볍기도 하니까... 별 다른 문제는 없었겠죠.... ㅡㅅㅡ......(역시 평화나라는... 직거래를 하십시오 여러분)

각설하고,

처음에는 솔직히 dac를 쓰나 안쓰나 제 귀는 그닥 차이를 느끼지 못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듣자마자 느끼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그것은 확연한 다름보다는 무언가 <음... 어?!> 하는 느낌입니다.
 

IMGP5761.JPG

재생 기기 : LG G2

청음 기기 : PHILIPS SHP9500

 

Coldplay - Yellow

이 곡을 모듈을 뺐다가 꼈다가 하면서 한시간동안 주구장창 들었습니다.

10초 단위로 번갈아가면서 듣고, 곡 전체를 번갈아가면서 듣고, 클라이막스, 도입부, 후반부, 모두 번갈아가면서 들으니 한시간 쯤 뒤에는  처음 들었던 그 <다름>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하이파이 모듈을 비롯한 고가의 dac 리뷰를 보면 대부분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1. 음의 밀도가 높아진다(또는 음압이 높아진다)

2. 해상력이 좋아진다

3. 음악에 생동감이 살아나고 여하튼 결론은 좋다. 질러라.

음의 밀도가 높아진다느니, 해상력이 좋아진다느니, 실제로 어떻게 음악이 달라지는걸까?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은 칸딘스키처럼 질서 없이 흩어지는 모호한 개념에 불과했습니다.

한 곡을 한시간 동안 들으면서 위 질문에 대해 제가 느끼고 이해한 점을 최대한 쉽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음의 밀도가 높아진다 : 일단, 베이스가 묵직해집니다. 시각적으로 풀자면 50hz ~ 150hz 를 울리는 베이스가 있다고 치면, 그냥 폰으로 들으면 50hz ~ 150hz이 이냥 저냥 주욱 이어져서 들립니다. 반면, hifi plus는 50hz와 150hz가 100hz을 중심으로 쫘악 당겨져 팽팽한 상태로 들립니다. 킥은 더욱 낮고 단단해집니다. 때리는 순간에 파워가 생깁니다. 보컬의 감정이 격양되는 시점에 위 베이스와 같은 효과가 나옵니다. 보컬의 발음과 울림이 또렷해지며, 귀에 더 바짝 붙습니다. 전반적으로 보컬의 성량이 늘어난 느낌입니다.

2. 해상력이 좋아진다 : 처음부터 확실하게 <아 이건 다르다>고 느꼈던 것은 하이햇 부분과 보컬의 숨소리입니다. 내가 이제껏 들은 하이햇은 더 이상 하이햇이 아닙니다. 10khz 부근이 <난 원래 이런 소리가 나>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하이햇이 울릴 때 챙챙거리는 소리가 선명해집니다. 똑같은 하이햇이지만, 그냥 폰으로 들으면 이 하이햇 해상력이 96kbps 정도로 울림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끝나는 부분까지 챙챙거리는 울림이 드문드문 들립니다. 반면, hifi plus는 하이햇의 울림이 마치 320kbps 이상으로 잘게 쪼개져 챙챙거리는 울림이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마치 고음부에 클리핑이 생기는 오픈형 이어폰으로 듣다가 헤드폰으로 갈아타는 충격과 비슷합니다. 하이햇에 존재감이 생깁니다. 고음부에 생동감이 생깁니다. 실제 녹음된 하이햇 소리가 비로소 제대로 재생이 되는 느낌입니다. 보컬의 마디 마디 끝 숨소리 부분도 더욱 또렷해지며, 숨소리가 선명해집니다.(나쁘게 말하면 치찰음이 여과 없이 그대로 들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뭍혀 들렸던 고음부 건반소리도 보컬이나 기타와 확연히 구분되어 건반처럼 들립니다. 오늘 처음 해상력이 좋아진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라는 것을 어느정도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3. 음악에 생동감이 살아난다 : 이것은 1번과 2번이 합쳐지면서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전반적인 음질의 향상이라고 생각합니다. dac가 없으면 음악이 <밋밋해진다>는 여러 사람들의 평이 이해가 됩니다. 정말로, 1시간여 동안 청음하면서 hifi plus 없이 다시 곡을 들으면 드럼의 킥에 격동성이 사라지고, 베이스는 마지못해 내야 할 음만 평탄하게 뿌려주고, 보컬은 뭔가 좀 맥아리가 없어지면서 하이햇 부근은 믹서기에 갈아야 할 음들을 절구에 빻은 것 마냥 너저분합니다.(G2를 보내줘야 할 때가 온 것일까요)

20161216_001915.jpg

결론

뭔가 고민부터 해결까지 이틀도 걸리지 않은 느낌이네요 ~.~

음악을 들으면서 약간 닭살이 나면서 절로 웃음이 나온 것이 오르바나 라이브를 들었던 4년 전 이후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

상자 열어보고 <이 쬐끄만 거를 내가 8만원이나 주고 샀단 말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잘 샀다고 생각합니다. LG에서 책정한 가격이 18만원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납득이 갑니다.

SHP9500의 진짜 음색을 하이파이 모듈을 통해서 듣게 된 것 같네요.

 

장점 : 가볍고, 작다. 그냥 폰이나 내장 사운드카드로 듣는 것에 비해 음질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의심 없이 느낄 수 있다. 

단점 : 발열이 있다.(뜨뜻해집니다) 전력소모가 많다.(1시간여 듣는 동안, 100%였던 G2 배터리가 55%까지 떨어졌습니다. 3년 쓴 배터리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출력이 좋으니 전기도 많이 먹네요.) G5를 쓰지 않는다면 폰에 뭔가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게 생겼다.(실내에서야 편하게 듣지 밖에 가지고 다닐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들고다닐 자신이 사라집니다.) 이제 더 이상 생폰으로 음악을 듣기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수고롭게 주렁주렁 달고다녀야 하는 저주에 걸렸습니다 여러분)

이상 하이파이 모듈의 주관적인 리뷰였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씌여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usb a to c 케이블이 없어 PC(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카드)에서는 테스트를 하지 못했네요. 하지만 PC와 폰에서 같은 곡을 들었을 서로의 음질에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방금 느낀 차이는 PC에서도 비슷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영디비 영디비님 포함 2명이 추천

댓글 3

댓글 쓰기
profile image
구입 축하드립니다 :)
G5에 쓰고있고 g5순정도 나쁘지않은 폰임에도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거같아요 돌아올수없는 강을 건넜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02:45
16.12.16.
profile image
SoilEars 작성자
KIMBBAM
감사합니다 ㅎㅎ
이제 보조배터리는 필수로 들고 다니게 될 거 같네요
11:08
16.12.16.
profile image
LG 하이파이 플러스가 잘나온 물건임에는 틀림없나보네요. ^^
20:23
16.12.16.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