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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테크니카 ATH-W100 14년 사용기

alpine-snow alpine-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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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lpine-snow 입니다.


<현물 사진, 2021.10.17>


오디오테크니카 ATH-W100(이하 W100) 사용기 입니다.


W100 사용기는 3년 전쯤인가 이미 한 번 썼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워낙 애증이 쌓인 물건이라 툴툴대고 비꼬는 듯 별로 보기 좋게 적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다가 용기내어 다시 써봅니다.


저는 측정 장비도 없고 훈련된 청취자가 아니며 현업 종사자나 전문 리뷰어도 아닙니다.

나름 성의있게 쓰려고 노력하였음에도 부족함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어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래 써온 만큼 글이 길고, 가독성을 위해 글자 크기도 한 단계 키웠기에 스크롤이 깁니다.

긴 글이 싫으신 분들께서는 휠 말고 스크롤바를 아래로 쭉 드래그 해서 Conclusion만 보아주세요.


문장의 간소화를 위해 경어는 생략합니다.



0. Prologue


오디오테크니카의 1999년작 ATH-W100.

이 낡은 20세기의 헤드폰에 대해 이제 와서 사용기를 또 적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하다.

IT 분야보다는 라이프사이클이 긴 것이 헤드파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20년이면 길어도 너무 길다.

이 헤드폰의 박스를 열었을 때 태어난 아기가 올해 스무 살 성인이 된 세월이니까.


<현물 사진, 따끈따끈한 신품이던 시절의 반질반질한 무광 우드 하우징의 모습. 2003.02.21>


그래도 이 오래된 헤드폰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계시고,

다른 헤드폰들과 사뭇 다른 소리와 구조적인 특징을 짚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다시 써보게 되었다.

필요한 누군가가 읽고 도움이 되면 좋은 일이고, 아니면 나 혼자 자기만족 해도 좋으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이 녀석의 박스 오픈을 본 날로부터 벌써 만 20년이 지났다는게.

스무 살이던 그 날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고 지금도 그 때와 다를 것 없는 나 자신인데,

내가 나이를 먹겠다고 먹은 것도 아니건만 그냥 살다 보니 중년을 코 앞에 두게 되다니.

다들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W100도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



1) W100까지의 HISTORY


<좌측부터 발매 순서대로이며, ATH-W10VTG, W10LTD, W11JPN, W11R. 출처 : 오디오테크니카 아카이브>

 - W10VTG "Vintage" :  1996년 발매된 최초의 우드 시리즈.

 - W10LTD "Limited Edition" : 1997년 발매된 두 번째 모델. 기존의 부실하던 저역 보강.

 - W11JPN "Japan" : 1998년 발매된 세 번째 모델. 하우징 겉면에 그 유명한 에치젠 옻칠 적용.

 - W11R "Limited Edition" : 2000년 발매된 다섯 번째 모델. 또 저역 보강.


오디오테크니카 우드 시리즈의 시작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소니가 발매한 명작 우드하우징 헤드폰인 MDR-R10보다 7년 정도 늦은 시점이다.


초기 발매된 W1* 시리즈는 현행 우드 시리즈에 비해 프레임이 두텁고 하우징 용적이 작았다.

하우징 자체가 크지도 않았지만, 우드하우징 자체가 얇게 만드는데에 한계가 있기도 하고.

매년 개선판 신형이 부지런히 발매되었고, 그 때마다 저역 반응을 개선한다는 명목이 뒤따랐다.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던 건지, 이 W1* 시리즈는 W11R을 끝으로 단종되고 말았다.


W11JPN과 W11R 사이가 비어있는데, 그 사이 1999년에 새 플랫폼으로 나온 것이 W100이다.

중간에 끼어있는 새 플랫폼이어서인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과도기적인 구성이 되었는데,

다름이 아니라 W2002와 W1000에 적용된 새 프레임 W1* 시리즈의 구형 드라이버 얹었다.

당시 오디오테크니카의 W100 소개 글에서는, 이전 W1* 시리즈의 저역 부족 문제를 보완하려고

하우징을 최대한 끝까지 파내어 내용적을 극대화 했다는 식으로만 설명하고 있었다.

W2002와 W1000에 적용되었다는 땜빵식 저음 강화 구조물인 DADS는 들어가지 않았다.



2) 가져오기까지...


오디오테크니카가 국내에 처음 본격 수입되기 시작한게 2002년 하반기부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설립 40주년 기념 한정판 W2002의 양산형인 W1000이 발매된 직후 시점이었다.


<좌 : ATH-W2002, 최초의 DADS 적용 모델 / 우 : ATH-W1000, W2002의 양산형 모델>


W1000의 출시에 따라 전작 W100은 단종된 상태에서 국내에는 소량 남은 재고분이 수입되었고,

이에 따라 당시 판매량이 얼마되지 않았던 걸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국내 헤드파일들에게는 오디오테크니카란 브랜드 자체가 생소했다.

소리부터가 익숙하던 평탄한 소리가 아닌 중고역대가 묘하게 강조되고 착색된 소리였다.

해외에서 이미 검증되어 국내에서도 확고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었던 젠하이저, 베이어다이나믹,

AKG, 소니 같은 안전한 선택지 대신 고를 이유가 없었던 탓에 인지도와 선호도 모두 낮았다.


<현물 사진, 10년이 지나니 반질반질 광택이 나는, 어쩐지 신품 때보다 작아진 듯한 하우징. 2013.01.27>


이런 오디오테크니카 헤드폰들을 나는 지인이 새 헤드폰을 사러 갈 때 따라갔다가 처음 보았다.


솔직히 오디오테크니카 헤드폰들은 첫 인상이 너무 별로여서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소리 나쁜 팬시형 헤드폰부터 독특한 착용 구조의 스포츠기어, 이상한 착색 강한 대형 헤드폰까지...


ATH-PRO5MS.gif

<당시 가장 황당했던 제품들. 무슨 생각이 들었겠는가... 좌측부터 순서대로 F55RZ, PRO5MS, FC7GM>


처음 보는 브랜드가 소니 흉내라도 내는 마냥 도대체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성격의 제품들이 셀 수 없이 포진해있었는데,

이것도 모자라 이 회사는 초밥 기계도 만든다고 했다.


<AUTECH ASM405S. Powered by audio-technica>


진지하게 생긴 헤드폰들만 늘어놓아도 처음 보는 브랜드는 긴가민가 하게 되는데,

이런 정신없는 헤드폰들과 난데없는 초밥기계를 보고 믿어도 될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려웠다.

반면, 지인은 호기롭게 최신형이던 W1000을 집어들었고 이윽고 구형인 W100도 선뜻 집어들었다.


W1000은 마치 요즘 헤드폰들처럼 울림이 가볍고 산뜻했다.

크기를 보고 기대할만한 무게감이나 스케일은 그다지 나오지 않았고,

나무로 만든 우드하우징이라는데서 기대했던 따스하고 유려한 음색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차갑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서늘한 느낌의 음색에 소릿결이 다소 거칠었다.

그리고 하우징의 색깔을 보고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대역에 걸쳐 기음부터 배경까지 온통 짙은 붉은 빛으로 강렬하게 뒤덮여진 느낌이었다.

밝은 음색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데, 중고역대가 살짝 반짝거리는 상반된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배경이 기음보다 꽤 어두웠다.

코맹맹이 소리와 살짝 쏘는 느낌이 공존했는데, 값비싼 레퍼런스급 헤드폰이라기엔 참 애매했다.

뭔가 굉장히 쓸쓸한 느낌의 음조였고, 한창 젊었던 그 시절에는 그 감성이 썩 와닿지 않았다.

DADS가 드라이버 뒤를 완전히 덮고 있는데도 우드하우징의 울림이 많이 섞인 묘한 느낌도 있었다.


개성이 강한 헤드폰을 좋아했던 나로서도, 그 느낌이 너무 독특해서 메인으로 쓰기에는 좀 애매하고

레퍼런스로서 HD600/650을 먼저 장만한 다음에 여흥으로 하나 더 갖출만은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켄우드 KH-K1000에 비해 대역밸런스부터 공간감까지 두루두루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이후 들어본 W100은 우드하우징의 울림은 비교적 훨씬 적게 느껴졌고 음색도 평이했다.

이 또한 하우징의 색깔을 보고 착각이 든 건지는 모르겠으나, W1000보다 한결 밝아진 느낌이었다.

좀 더 따스한 느낌을 머금고 있었고 어둡고 쓸쓸한 느낌은 적었던 반면, 의외로 진중함이 있었다.

그런데 성능이 레퍼런스급답게 확 와닿았냐면 이것도 그렇지는 않았다.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었다.

당시 내가 쓰고 있던 소니 엔트리급 MDR-CD780 헤드폰과 1대1로 비교했었는데,

해상력이 조금 더 나은 것 외에는 가격 차이만큼의 성능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느꼈다.

난 그 때 CD780을 그저 신품 10만8천원짜리의 흔한 엔트리급으로 여기고 있었고,

나의 W100에 대한 평가는 자연히 엔트리급보다 조금 나은 52만원짜리 헤드폰으로 귀결되었다.


W100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자연히 사라지게 되었다.

오디오테크니카 우드 시리즈도 그렇게 내 관심에서 멀어졌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런 식으로 별로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당시 내가 CD780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 하고 있었던데서 잘못된 판단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게다가 그 CD780은 강제 번인으로 소리가 많이 트여있었던 반면, W100은 갓 꺼낸 새 제품이었다.

또한, 나는 대역밸런스에 대한 측정치 기반의 감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내가 선호하는 타겟에 대한 개념 자체도 없었고, 어줍잖게 트이다 만 청감으로 접근한데다

개성이 강한 헤드폰도 좋아하고 있었기에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에는 여러 모로 무리가 많았다.


5~6년쯤 지나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져 있었고, 위의 W100도 중고로 선뜻 가져오게 되었다.


가져올 당시만 해도 어느새 5년이 넘은 오래된 물건이 되어있었다.

전체적으로 꽤 노후화되어 이어패드를 비롯하여 케이블 등 다수의 부품 교체가 필요한 상태였다.

유지보수 비용을 감안한다면 간간히 나오던 민트급 매물들이 분명 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걸 가지고 온 것은, 지인이 쓰던 물건이라는 이유 단 하나 때문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번인이 잘 되어 저역이 터져나오는 유일한 W100이기도 했고.


지금 되돌아보면 그 때의 선택이 옳았던 것 같다.

정성들여 길들여진 결과 다른 W100에 비해 다소 색다른 소리라는 것도 그렇고,

노후된 헤드폰을 직접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고치는 동안 그 구조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고품질 헤드폰의 선택, 설계와 제조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이 확고해질 수 있었다.

여력만 되었더라면 W100 같은 헤드폰을 만들어 찍어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게 가져온 W100은 나의 첫 레퍼런스급 헤드폰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단계가 넘어가도록 오랫동안 아끼고 정 붙여가며 잘 쓴 것으로도 첫 헤드폰이 되었다.



3) 수리


우여곡절 끝에 내 손에 들어온 W100.

전체적으로 노후화되어 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A/S 센터에서 커버 가능한 영역에는 분명히 한계라는게 있다.

어느 A/S 센터든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수리가 거절되거나 통상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나는 드라이버의 페어매칭 및 내가 원하는 땜납으로 처음부터 한 번에 정확히 납땜하는 등

좀 더 정성들인 수리를 하고 싶었으나, 이는 분명 일반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

그런 수리를 억지로 시도하게 되면 의도치 않은 업무 방해가 될 수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난 그게 싫어서, 일본 현지 부품 공수는 국내 디스트리뷰터의 도움을 받되 수리는 직접 했다.


먼저, 부품 하나하나를 낱낱이 분해하여 쓸 수 있는 부품과 못 쓰는 부품을 분류했다.

다시 쓸 부품은 닦아두고 버릴 부품은 새 것으로 바꿔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재조립했다.


드라이버의 상태가 좋지 않아 교체를 해야만 했는데,

교체 후 좌우 음량밸런스는 물론 대역밸런스도 달라서 국내 A/S센터 재고는 물론

일본 본사에 있는 마지막 재고 1조까지 공수하여 일일이 직접 페어매칭해야 했다.

10년에 가까운 세월에, 순정케이블은 A/S센터에 있던 것도 상태가 좋지 않아 두 번이나 구매했다.

이어폰 선처럼 한 가닥 한 가닥 에나멜 코팅된 심선을 테프론 코어 주위로 꼬아놓은 형태인데다가

일부분은 부식되어있고 거기다 유분까지 머금고 있어서 납을 먹일 때 시행 착오가 있었던 탓이다.


<실텍 무연 은납, 현재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움>


이 와중에 땜납도 작업성 나쁘고 가격도 비싼 실텍 무연 은납을 굳이 공수해다 썼다.

쉽게 올라붙는 WBT 은납에 비하면 지독하게 안 녹고 안 흐르고 안 붙어 작업성이 완전 꽝이었다.

그저 일말이라도 소리에 더 좋으라는 근거 없는 기대감으로 그렇게 미련스러운 짓을 했었다.


헤드밴드와 외피는 새 것으로 교체했지만, 우드 하우징과 배플은 일부러 교체 대상에서 제외했다.

번인에 따른 소리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이 드라이버보다는 우드하우징과 배플 댐퍼의 변성이라고

생각했고, 이걸 교체할 경우 기껏 길들여진 사운드를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잉 작업을 하는 동안 부품 값과 자재비만 거의 신품 값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었다.

서비스 파츠들의 개별 편차가 있었고 세월에 따라 부품들의 컨디션이 나빠진 것이 주 원인이었지만,

외관은 둘째 치고 소리나 내구성 면에서는 최대한 완벽하게 고치고 싶었던 내 욕심 때문이기도 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헤드폰을 이렇게까지 고쳐 쓰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당시의 젊은 치기가 아니었다면 위와 같은 비합리적인 수리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 같다.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께서 다 낡은 JBL, WE, 알텍 스피커에 몇십년간 갖가지 노력을 쏟아부으시는

모습들을 보며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결국 그 손자뻘인 내가 그런 짓을 자처했다.

그것도 별 헤리티지도 없는 일제 헤드폰 하나에.


어찌보면 필요 이상 과하게 투자했던 셈인데,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었다.

이런 소리를 내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서이고, 스피커조차도 이런 건 많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비슷한 걸 찾자면 ProAc Response 4 스피커 정도쯤 되려나.

비슷한 성향에 성능은 가볍게 능가하는 물건도 물론 있다. 씨웨이브 스피커들. 하지만 가격이...?!

결론적으로, 지금까도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이런 소리가 나는 물건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난 이런 소리가 나는 헤드폰이 다시 나온다 해도 새로 살 자신도 없다. 분명 비쌀 거라서.

설령 그런 헤드폰을 새로 산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간직해온 이 녀석이 내겐 더 소중하다.

언제나 새 물건이 진리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난 오랫동안 잘 관리된 물건이 더 좋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내가 첫 박스를 깐 주인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지만,

그 포지션은 이미 HD650이 차지하고 있다.



1. 옹골찬 드라이버 : AT-HD99


<드라이버 : AT-HD99>


본체 구조를 보는게 먼저이겠으나, W100의 사운드의 출발점을 이해하려면

순서를 조금 달리 하여 드라이버의 구조부터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먼저 소개한다.


W100은 전체 사운드에서 드라이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헤드폰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

드라이버를 떼어서 들어보면 알게 된다.

쌩 드라이버만으로도 의외로 완성도 있는 소리가 난다.

드라이버 주변이 탁 트여있는 상태에서도 밸런스가 나쁘지 않으면서 밀도와 힘이 실린 소리가 난다.

드라이버 이외의 구조물은 단지 이 소리를 갈무리하는 방향으로 튜닝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이다.

헤드파이 경험이 좀 있다면 뭔가 좀 다르다, 기본기가 탄탄하다는걸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이 드라이버의 독특한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물론, 각 제조사들마다 드라이버에 각각의 독특한 개성이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아래와 같은 공통적인 특성을 갖는 편이다.


첫째, 가볍다.

둘째, 진동판이 촉감상 얇고 유연한 느낌이다.

셋째, 돔형 진동판임에도 돔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돔 직경이 진동판 전체 직경의 1/3 언저리쯤.

넷째, 보이스코일은 전체가 코일로만 감겨있는 오버헝 타입.

다섯째, 드라이버가 배플면에만 고정된다.


그런데, 이 드라이버의 경우 위의 다섯 가지에서 묘하게 다 어긋나있다.


첫째, 무겁다.

둘째, 진동판이 촉감상 다소 두껍고 빳빳하다.

셋째, 돔의 비중이 헤드폰 치곤 크다. 돔 직경이 진동판 전체 직경의 절반을 넘는다.

넷째, 보이스코일이 언더헝 타입이고, 종이 보빈에 일부분만 코일을 감아놓았다.

다섯째, 배플면 뿐만 아니라 별도의 구조물에 의해 하우징 내벽과도 단단히 밀착 고정.

(다섯 번째는, 이 드라이버의 특징이라기보다는 이 드라이버가 들어간 헤드폰들의 특징에 더 가깝겠다)


<검정색 클램프 내부로 보이는 회색 드라이버>


W100을 열어서 드라이버를 단단히 고정하고 있는 클램프를 벗겨보면,

두텁고 단단한 플라스틱 프레임에 크고 묵직한 마그넷을 단단히 박아놓은 드라이버가 보인다.


<클램프를 벗겨냈을 때의 모습 : 드라이버의 검정색 마킹은 페어매칭 및 수리 여부, 일자 식별용으로 원래는 없음>


진동판을 눌러보면 앞뒤 움직임이 의외로 뻣뻣하고, 표면도 꽤 단단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아래에 드리워진 보이스코일은 헤드폰에서는 보기 드물게 언더헝 타입이다.

베이어다이나믹의 고급 라인 정도의 보이스코일이 이런 타입인 걸로 알고 있다.

통째로 보이스코일로만 감겨있는 흔한 형태가 아니라 종이 보빈에 아주 좁게 감아놨다.


<드높고(?) 광활한 돔 아래로 누런 종이 보빈과 그 '일부분'만 감긴 구릿빛 보이스코일의 모습이 보인다>


돔 부분이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상당히 크고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보이스코일의 직경도 매우 큰 편에 속한다.

보이스코일의 직경이 크다 보니 드라이버의 가운데에 박힌 자기회로 또한 커질 수 밖에 없다.

그 중앙에는 배압 홀이 넓게 뚫려있는데, 이 홀을 매우 두꺼운 니들펀칭 부직포로 채워놓았고

그 위를 하얗고 얇은 멜트 블로운 부직포로 덮어놓았다.


<드라이버를 꺼낸 모습 : 당연히들 아시겠지만, 뒷면이다. 살 두께도 두껍지만 보강 또한 튼실하게 되어 있다>


뻣뻣하고 두껍고 단단한 느낌의 진동판과 커다란 돔, 커다란 자기회로와 배압 홀을 꽉 막은 흡음재.

밀도 높고 진득한 사운드가 나오는데에 이 부분이 큰 영향을 주는 걸까?

취미로 드라이버 튜닝을 수없이 해본 경험으로는 그렇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대역밸런스 튜닝이 결코 쉽지는 않다.


드라이버의 프레임 또한 두꺼운 횡방향 베이스 위에 종방향의 리브 형상으로 군데군데 보강하여

소위 통뼈처럼 만들어져 있는데, 마치 자동차용 주물 부품의 보강 리브를 보는 듯하다.

이것만으로 진동에 완벽히 대응될지는 이 역시 시험해봐야겠지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면

대응 가능할만큼 충분히 튼튼하게 만들어졌다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고장난 드라이버를 콱콱 밟아보았지만, 프레임은 변형조차 되지 않았다.

이런 무식하게 강골인 드라이버가 튼실하고 묵직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된 건 아닐까 싶다.

다른 헤드폰들의 드라이버는 밟았다간 쉽게 부서지거나 휘어져버린다.

예외가 있다면 베이어다이나믹 T 시리즈의 드라이버 정도려나.



<베이어다이나믹 T1의 드라이버. 드라이버 프레임에 비해 배플이 부실해 보인다? 출처 : 구글 검색>


한편, W100에 다른 헤드폰의 드라이버를 이식해보면 음색만 W100의 느낌과 비슷하게 나올 뿐

소리의 골격이 부실하여 전체적으로는 전혀 W100 같지도 않고 이도저도 아닌 소리가 나온다.

최신 설계로 더욱 고스펙을 자랑하는 신형 드라이버를 이식하여도 성능이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W100의 드라이버를 다른 헤드폰에 이식해보면 골격이 단단한 소리가 나오지만

대역밸런스가 틀어지거나 하우징 공진이 커져서 듣기 난감한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HD99 드라이버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린 마지막 작품이 W100이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이 드라이버는 기초부터 튼튼한 구조로써 기본기가 매우 탄탄한 소리를 내는 장점이 있지만,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는 아쉽게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내구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회로가 충격에 상당히 약하다.

드라이버의 부품 중 일반적으로 가장 무거운 부분이 자기회로다.

W100의 드라이버는 전술한대로 보이스코일의 직경이 크기 때문에 자기회로의 직경 또한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기회로를 이루는 요크, 마그넷, 폴피스 이 세 가지 각각의 부품들도 더 무겁다.


 

<빨간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자기회로 구성부, 이미지는 ATH-L5000 드라이버>


그런데, 우리의 용감한 오디오테크니카는 이 무거운 부품들을 오로지 접착제로만 붙여놓았다.

당장, 저 위의 T1 드라이버만 해도 마그넷이 엄청 큰 녀석이지만 배압 홀에 검정색 플라스틱

부싱을 넣어둔게 보인다.


헤드폰을 쓰다 보면 실수로 떨어뜨리는 경우가 드물게 생기기도 하는데,

W100은 무거운 드라이버와 무거운 우드하우징을 달고 있어 헤드폰 자체의 중량이 가볍진 않다.

무릎 높이 정도에서 장판 바닥에 떨어뜨렸음에도, 무거운 자기회로의 구성품들이 줄줄이 떨어져

내벽에 편심되어 붙어버린 것을 보았다. 그것도 L/R 양쪽 모두.


마그넷을 비롯한 자기회로의 부품들이 편심되어 붙어버리면 보이스코일을 씹어버린다.

보이스코일이 씹히면 전혀 움직이지 못하니, 음성 신호를 넣어도 진동판이 진동할 수 없게 된다.

이러면 볼륨을 높여도 음량이 거의 나오지 않게 된다.

운이 나빠 보이스코일이 씹히면서 단선되어버리면 수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겉면의 에나멜코팅이 벗겨져 코일 심선끼리 뭉개지면 그 구간만큼 합선되어 전류가 건너뛰니

그만큼 출력이 감소하여 음량이 낮아지게 된다.


자기회로 배압 홀에 금속제 리벳이나 하다못해 강도가 높은 플라스틱 부싱이라도 끼워넣었더라면

이런 식으로 고장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내 W100의 한쪽 드라이버는 이렇게 된 걸 직접 수리하여 갈아끼워 넣은 것이고,

소리도 정상적으로 나오긴 한다. 다만 페어매칭이 된 것이 아니므로 좌우 편차가 조금 있다.

마그넷이 떨어지면 도금이 벗겨질 것이고 이로 인해 마그넷이 부식되기 시작하면 드라이버의 수명이

끝나는 건데, 마그넷이 워낙 강력한데다 순간접착제로 고정해놓아선지...

수리 후 10년이 넘어도 이상 징후는 없다.


<마그넷 편심 및 부식된 모습 : HFI-2000, 부식으로 부스러져 있는 마그넷을 교체하여 재조립하였음>

 - 정상이라면 가운데의 노란 원(폴피스)이 주위의 검은 링 정 가운데에 정확히 위치해야 하며

   그 사이의 공간은 보이스코일이 들어가 앞뒤로 진동해야 하므로 텅 비어있어야 함.


<보이스코일 변형 수리 모습 : HFI-2000, 얘는 코일 일부 구간 쇼트로 음량이 확 낮아짐>


개인적인 희망이 있다면, 오디오테크니카가 HD99 같은 드라이버를 다시 만들었으면 싶다.

다만 자기회로는 배압 홀을 통해 리벳을 관통시켜 튼튼하게 고정하고 HiRes 대응용으로 개선하여

레퍼런스 이상 급에 다시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

타사에서는 유래를 보기 힘들 정도로 튼실한 물리적인 만듬새가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만듬새가 순수 드라이버만으로도 탄탄하게 다져진 소리가 나는 기반이 된다고 보기에.


W100 이후 금속 스탬핑 프레임의 드라이버가 들어간 오디오테크니카 밀폐형 헤드폰들은

내가 느끼기엔 모두 소리의 골격이 부실해진 느낌이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명확히 내세울 수 있는

오디오테크니카만의 특장점이나 개성이 많이 희석된 것 같다.


<W100 이후의 드라이버 형태 : 얇은 철판 스탬핑 프레임, 출처 : 구글 검색>



2. 내부 구조


기본적으로, 후속기인 W1000과 거의 동일한 베이스이다.

드라이버를 고정시키는 클램프와 우드 하우징, 이어패드만 다르다고 보면 틀리진 않을 듯 하다.

하나하나 뜯어봐도 이 외에는 큰 차이점이 없다.


<하우징을 열었을 때>


우드하우징 안쪽은 가운데에 클램프(가칭)가 들어갈 자리만 뚫어놓은 폼 흡음재로 꽉 차 있다.

겉보기보다 용적이 큰 내부 공간의 하울링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흡음재를 걷어내면 내부 구조가 보이는데...


<흡음 폼을 제거한 모습 : 가운데의 검정색 구조물은 드라이버가 아닌, 그 안쪽의 드라이버를 고정하는 클램프(가칭)>


DADS가 적용되지 않은 W100은 단순히 드라이버 뒤의 구조물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옆면이 훤히 뚫린 클램프로 드라이버를 고정한 뒤, 하우징 내벽에 단단히 밀착되도록 만들어놨다.

클램프 윗뚜껑, 즉 하우징 내벽과 맞닿는 부분에는 얇고 탄성이 있는 폼이 붙어있다.

열어보기 전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구조인데, 이는 하우징 내벽과의 간섭에 의한 공진을 막고

하우징 체결 후 클램프가 눌리면서 배플까지 꽉 묶어놓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 현재까지 발매된 헤드폰들 중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밀폐형으로는 개구율이 높은 편인 배플의 구조는 후속 기종들과 동일하나, 댐퍼를 받치고 있는

리브 형상이 세로 방향으로 세워져 있는 점이 다르다. 이는 앞/뒤 방향의 강성 확보 면에서 유리하며,

튜닝 방향에 따라서는 댐퍼면의 개구율 확보에 더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참고 : DADS가 적용된 구조, W5000, 배플 형상이 평면형으로 단순해진 것도 보인다. 출처 : 구글 검색>


하우징을 보면, 전작에 비하면 커졌으나 다른 동급 헤드폰들에 비하면 여전히 크지 않은 돔 형태이다.

그리고 내부는 그들이 설명한대로 파낼 수 있는 최대한으로 파낸 것이 보인다.

다만 프레임에 맞닿는 부분은 꽤 두껍게 남겨두었다. 배선이 지나갈 홈 뒷부분을 둥글게 가공하는게

어려워서인지 아니면 강성 확보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파낼 수 있는 끝까지 파내되, 일정 이상 두께를 유지한 하우징>


하우징을 다시 닫아보면 어떻게 고정되는지 한 눈에 보인다.


<흡음 폼을 제거한 상태로 하우징을 닫을 때 : 하우징을 닫으면 클램프 윗면이 하우징 내벽에 완전 밀착됨>

 - 하우징을 다시 열 때, 클램프 윗면의 폼과 쩍 달라붙어 쉽게 열리지 않는다. 하우징과 프레임 사이로

   최소한 일자 드라이버나 가급적이면 헤라를 밀어넣어 조심스럽게 힘을 주어 제껴야 한다. 가급적 열지 말자.

   처음 열 땐 클램프와 딱 붙어서 미친 듯이 안 떨어진다. 억지로 열다가 하우징 깨먹겠다 싶을 정도로.

   내 것은 하도 여닫아서 그나마 수월하게 열리긴 한데, 하우징 한 군데가 조금 헐어있다.


후속기인 W1000부터는 위의 클램프 대신 DADS라는, 가장자리는 막혀있고 위쪽에 포트를 뚫어놓은

저음 확장용 컵으로 덮어높았다. 그런데, DADS는 저역의 양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설계된 구조물이고

저음 확장을 위한 포트가 뒤쪽으로 뚫려 있으므로 뒤쪽이 막혀있으면 안 된다.

결국 DADS가 적용된 헤드폰들은 아래 이미지와 같이 배플과 드라이버가 하우징과 밀착되지 않는다.


<DADS 구조 단면도, L5000, 출처 : 구글 검색 / ...이럴 거면 우드 하우징은 왜 쓰는지 모르겠음>


상술했듯, 드라이버를 하우징과 묶어두는 시도를 하는게 특이한 경우다. 대개 배플에만 고정해둔다.


하여간, 이후 W1000X가 나오면서는 DADS에 대한 언급이 없어졌고 DADS 헤드폰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저역이 부풀어오르는 묘한 느낌도 많이 줄어들어 있었지만 W100과 같은 탄탄한 느낌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이는 W1000과 유사한 드라이버 컨셉에 배플부터 하우징까지 단단하게 밀착되는 구조물이 없어서

그런 것으로 추측된다.

단지 DADS 뒤에 구멍만 크게 뻥 뚫어놓고, 플로팅 하우징이라 하여 우드하우징과 프레임 사이에

뭔가를 쑤셔넣어서 프레임에서 미세하게 떠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우드하우징 구조의 공진을 잡기보다는 아예 그 울림을 이용하기로 한 듯 하다.



3. 외관


외관 사진은 공식 이미지로 대체한다. 내 것은 너무 낡았다.

동글동글한 돔형 하우징과, 당시 오디오테크니카 풀사이즈 헤드폰들의 특징인

3D Wing Supporter가 헤드밴드 조절장치로써 적용된 독특한 외관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경량화를 위한 마그네슘 합금 다이캐스팅 프레임이 적용되어 있다.

단, 하우징 쪽만 마그네슘 합금이고 조인트 윗부분은 플라스틱이다.



연금색 프레임에 호두과자색 하우징 조합은 별로 예뻐보이지는 않는다. 배색이 별로라고 생각한다.

전작 W10LTD나 W11R도 하우징 색은 옅지만, 결무늬의 색이 좋은 조화를 이루며 적당히 각진 형상,

샴페인 골드색의 두터운 프레임의 조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고급스러움을 드러낸다.

후속인 W1000은 검붉은 하우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개인 취향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역대 우드시리즈들 중 W100의 외관이 가장 매력없다고 생각한다.


W100은 하우징의 코팅이 옅은데다가 동글동글한 형상 때문에, 나무의 결무늬가 중요해지게 되었다.

결무늬에 따라 외관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는데, 잘못 고르면 짙은 색의 물관 자국이 줄줄이 있어서

수염을 거칠게 기른 아저씨 얼굴처럼 헤드폰이 거칠어 보인다는게 단점이다.


만일, 수염100이 당첨되었다면 그저 손기름으로 잘 만져주는 정도로 만족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피지는 생각 외로 훌륭한 왁스 에스테르 아니던가. 결무늬도 조금씩은 옅어지는 것 같다.

우드하우징에 프레지 같은 가구용 오일류를 사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신중해야 할 것 같다.

원목/합판 스피커류에 가구용 오일을 바르면 시간이 경과하면서 소리가 경직되어지는 느낌이었는데,

W100은 하우징의 코팅이 잘 되어있고 하우징의 변성에 따라 소리에 영향을 받는 편이라서

굳이 오일을 바른다든지 뭘 덧칠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손대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코팅된 목재라 하더라도 오일 흡착은 일어나며, 한 번 흡착되면 이후 탈지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있고.

손을 여러 번 거친 우드헤드폰을 구매할 때 아무래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4. 착용감


이어패드가 귀 주위로 얼굴을 감싸며 가운데가 오목한 형태라서 피부 접촉 면적이 적어 쾌적하다.

다만 오래 착용할 경우, 드라이버의 프로텍터(커버)가 귓바퀴를 누르기 시작하며 통증이 느껴진다.


<ATH-L3000의 모습. W100도 크게 다를 건 없다. 내 껀 너무 낡아서 퍼온 사진으로 대체. 출처 : 구글검색>

그리고 이건 중요한 얘긴데...

조인트가 좌/우 방향으로만 회전할 뿐, 상/하 방향으로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평범한 두상이라면 착용에 별 무리가 없겠지만,

이어패드의 완충 범위 이상으로 턱과 관자놀이의 너비에 차이가 난다면 정착용이 되지 않는다.

관자놀이보다 턱이 많이 좁다면 아래쪽이 뜨고, 턱이 많이 넓다면 위쪽이 뜨게 된다.

만일, 자신의 상/하 두상에 맞지 않다면 헤드밴드를 직접 구부려서 각도를 맞추어야 한다.


지금부터 소리에 대해 언급을 하려고 하는데, 미리 알려드릴 부분이 있다.

다른 우드시리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들은 한 W100은 개체마다 편차가 상당히 컸다.

순정 이어패드가 없어서 호환 패드를 끼움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차이는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번인되기 전/후의 차이도 적지 않고 특히 하우징에 의해서도 음조에 차이가 있는 편이다.

내 W100은 신품 대비 중고역대의 양이 많아져 음색이 밝은 편에 속한다는 점을 감안 부탁드린다.



5. 사용성 : 쓸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분기점


내가 W100을 가져왔을 때는 시스템이랄 것이 없었다.

취미에 큰 돈 들이는 걸 꺼려해서 비싼 헤드폰이나 헤드폰앰프를 사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던 풀사이즈 헤드폰도 구동이 쉬운 CD2000이었는데, 이마저도 10만원짜리 중고였다.

당시 쓰던 기기들은 파나소닉 SL-S400 CDP, 코원 A3 PMP, PC 사운드카드나 오디오카드 직결이었다.


그리고 W100의 제원은 아래와 같다.


<Specification>

형식
밀폐형 / 일본 홋카이도산 벚나무 하우징
드라이버
직경 53mm, 다이나믹형, 8N OFC 보빈형 보이스코일
재생주파수 대역
5 ~ 30,000Hz
임피던스
48Ω at 1KHz
감도
100dB/1mW
중량
320g
플러그
6.3mm 금도금 표준 3극, 납땜 후 인젝션 몰딩 및 메탈+우드 혼합 케이싱
케이블
8N OCC, 100% 실크 피복 마감


제원상의 임피던스와 감도를 보면 분명 구동하기 쉬운 헤드폰이다.

임피던스가 높아서 전류를 흘려보내기 힘든 것도 아니고,

임피던스가 낮은데 감도가 낮아서 앰프에서 막대한 전류를 흘려보내야 하는 타입도 아니다.


실제로 휴대용 기기류나 PC 사운드카드 등에 연결해도 음량 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음량이 충분히 확보되는 상황에서도 이상하리만치 토널밸런스가 고음역 쪽으로 치우친다.

전체적으로 W100 특유의 단단한 밀도감이나 묵직한 중량감은 살아있는데, 뭔가 얄팍한 느낌이다.

마치, 감도가 낮은 밀폐형 북쉘프 스피커를 작은 앰프에 대충 꽂아 들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저역은 단단하고 묵직한 감이 있긴 한데, 양이 무척 적으면서 잽만 휙휙 날리는 듯한 느낌이 들고,

중역은 200~400Hz 언저리가 잘 나오지 않아 야윈 느낌에 2~4KHz 영역이 튀어서 듣기 거슬린다.

과장 좀 보태서 전화로 음악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CD2000보다 훨씬 못한 소리다.


W100으로 무난한 소리를 내려면 일이 좀 많아진다.

충분한 용량의 트랜스포머와 방전속도가 빠른 캐패시터로 구성된 전원부의 거치형 헤드폰앰프,

최소한 2V 이상의 출력전압을 가진 소스기기 정도의 구성은 되어야 저역이 어느 정도 나오고

고역 쪽으로 치우쳤던 중역대의 토널밸런스도 가라앉는다.


다만, 거치형 기기를 써야 한다고 해서 무작정 고출력 기기만을 찾을 일은 아니다.

앰프의 힘이 조금 과하다 싶으면 울림이 과해지면서 하우징 공진도 커지고 소리 뒤끝도 질질 끌린다.

그렇다고 힘이 조금 모자라면 또 다시 토널밸런스가 위로 치우쳐버린다.

적정선을 찾는게 쉽지 않았다.


급기야 헤드폰앰프를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분리형으로 커스텀 제작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보았다.

파워의 극대화가 아닌 컨트롤을 위한 컨셉이었던 것.

그 경우 소리는 확실히 잡히지만, 그 정도 비용을 투자한다면 다른 더 나은 대안도 선택이 가능하다.

정말 W100만으로 끝장을 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면 추천할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확신 없이 형이상학적인 그 무언가같은 소리를 얻고자 과한 투자를 하지 않도록 잘 생각해야 한다.


나는 오디오테크니카 AT-HA20 헤드폰앰프와 오로라사운드 미니 인티앰프로 타협을 보았었다.

전자는 힘이 다소 모자라지만 과한 것보다는 낫다는 계산이었고, 나름 주요 신호경로의 PCB를 끊고

금은합금선을 깔아놓은 뒤 땜납을 예의 실텍 무연은납으로 전량 교체하는 정도로 보완해서 썼었다.

후자는 힘이 과하지 않으면서 HD650을 손쉽게 구동해내며 대형 플로어 스피커도 운용이 가능하기에

차후 확장성을 감안하여 선택했던 것이다.


실제로, W100의 현역 시절 구동이 어렵다는 얘기들이 종종 있었다.

48Ω에 mW당 100dB 감도인데 구동이 어렵다? 얼른 보면 이치상 맞는 얘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정말로 구동하기 어렵다고 치더라도, 좋은 얘기는 아니다.

헤드파이의 세계에서는 제원에 맞는 여건에서 구동했을 때의 소리가 그냥 제 소리로 간주된다.

결국 W100의 소리는 별로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구동이 어렵다는 건 핑계로 여겨지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 이러나 저러나 성능 좋은 고가의 기기에 연결하면 보다 좋은 소리를 내기는 한다.

그러나, 스펙에 비해 비대한 시스템을 갖춰야 제 소리가 나온다면 그건 어찌보면 설계 결함에 가깝고

실용성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특히 시스템 간소화 추세인 요즘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구동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하이엔드 스피커를 멋지게 구동해내는 시스템을 누군가 완성했을 때

그 사람이 무림의 고수로 대접받던 1990년대 분위기에서는 매력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영광의(?) 시대가 아니다. 더군다나 W100은 스피커도 아닌 헤드폰이다.

유사한 구조의 켄우드 KH-K1000의 경우 ESS 9218P DAC가 내장된 LG V50 스마트폰 직결만으로도

어느 한 군데 입댈 곳 없는 매우 좋은 소리를 낸다.

심지어 같은 조건에서 깃털처럼 너무나도 가뿐하게 구동되어 혹여 오버드라이브 된 것 같을 정도로

바람이 숭숭 통하는 느낌이 드는 오스트리안오디오의 Hi-X65와 비교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


오랫동안 사용해본 결과,

나는 W100이 구동이 어렵다기보단 헤드폰으로서의 최적화가 덜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드라이버를 소개하며 언급하였지만, 구동이 어려운 제원이 전혀 아님에도 휴대용 기기 출력으로

제 소리가 나오지 않는데에는, 두텁고 빳빳한 진동판과 대구경 보빈 타입의 언더헝 보이스코일,

고밀도의 두터운 배압 홀 댐퍼 등의 구조가 상당히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다.

구조적인 특징에 의해 제원에 비해 다소 비정상적으로 구동하기 어려워진 대신 속알이 꽉 찬 듯

탄탄한 소리를 내게 되었다는 추측도 해보곤 하지만,

역으로 이 때문에 최적의 소리가 나오는 상태로 평가받는데에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했으리라.


나도, 최근에 그레이스 디자인 m900을 들이고서야 W100으로 손쉽게 좋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제대로 된 소리를 합리적인 비용에 구현하기까지 20년이 걸린 셈이다.

모두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최근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는 가성비 거치형 헤드폰 앰프들이라면

어느 이상 만족도를 보이리라 생각된다.



6. 소리 : 음원 연주실력 - 레코딩 모니터로는 엉망, 스타일링 모니터나 감상용으로는 훌륭하다.


좀 더 다양한 음원들을 들어보았다면 좋았겠지만, 내가 음악에 대한 식견이 그리 폭넓지 못하여

청취 스펙트럼도 그리 넓지 못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린다.


<System>

소스기기Grace Design m900
앰프Grace Design m900
전송 케이블
번들 USB 케이블
휴대용 기기LG V50 스마트폰(Quad DAC 활성화)
Reference
/Comparement
Reference : Etymotic ER-4S,
Comparement : HD650 / MDR-CD2000 / K501
PlayerJRiver MC 28(ASIO/MP3 128~320Kbps/FLAC), Genie(MP3 320Kbps)



W100의 기본적인 성향을 짧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단단하다. 묵직하다. 진하다. 하이스피드. 응축된 에너지. 높은 환경 의존성.

때로는 보다 구체적이고 리얼하게, 때로는 보다 과장된 느낌의 표현 스타일.


최근의 하이엔드 헤드폰들은 드라이버를 하우징 쪽으로 최대한 후퇴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배플도 하우징 쪽으로 후퇴되어야 하는데, 기종에 따라서는 드라이버가 끝까지 물러나면서

마치 평판 스피커인 양 하우징이 배플 역할을 겸하는 경우도 있다.



<좌 : 베이어다이나믹 T1, 배플이 존치된 모습 / 우 : AKG K812, 배플이 사라지고 하우징이 그 역할을 하는 모습>


드라이버 뒷면의 공간이 줄어든 대신 하우징을 개방형으로 틔어두어 소리의 난반사를 줄이고 있고,

배플 또한 거의 모든 면적을 개방하고 통기성이 높은 메쉬 재질로 막아두어 의도한 이상의 음압이

이어컵 내부에서 난반사되는 것과 이로 인한 배플과 하우징의 진동을 줄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어컵 공간은 하우징 크기 한계치까지 한껏 키워놓았다.

그 결과일까?

압도적인 개방감과 공간감, 정위감을 보이며 뭉침 없이 깨끗하기 이를 데가 없는 소리를 낸다.

보다 정확하게 컨트롤 된 주파수 응답으로 뛰어난 토널밸런스를 재현해내고 있다.

이들은 배플은 물론 하우징의 진동이 극도로 억제되어 의도치 않은 공진에 의한 왜곡이 극도로 적다.


W100은 이와는 대척점에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드라이버가 하우징의 가장 앞쪽으로 전치되어 귓바퀴에 거의 닿을 정도까지 바짝 다가와 있다.

뒤쪽은 밀폐형 하우징으로 덮여있으되, 내부 공간을 넓게 확보하고 흡음재를 채워넣었다.

배플의 개방 면적이 넓다는 점은 유사하나 댐핑 재질은 케미컬 부직포로 통기성이 낮은 편이다.

드라이버가 귓바퀴에 바짝 다가와 있는 만큼 이어컵 공간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드라이버의 각도 또한 귓바퀴의 각도에 맞추어 꺾어놓아서 소리가 거의 직접적으로 귀에 들어온다.

구조적으로 드라이버 앞뒤의 난반사를 일정량 방출시키며 밸런스를 잡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흡음재와 댐퍼, 이어패드를 거치며 난반사를 줄이고 다듬되, 흘려보내지 않고 모두 모아서 들려주는

형태다.

그 때문인지, 볼륨을 높이면 배플은 크게 떨지 않으나 하우징은 공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개방감이나 공간감, 정위감이 좀 덜하고 소리가 깔끔하게 뚝뚝 떨어져 들리는 느낌은 그다지 없지만,

분해능이 좋은 편이라 각각의 소리들이 뭉침없이 들리는데에는 무리가 없다.

다만 저역 100Hz 전후에 공진이 느껴지고 토널밸런스는 2KHz 전후로 다소 도드라짐이 느껴진다.

그리고 정도가 심하지 않을 뿐, 오디오테크니카 특유의 착색은 분명 느껴진다.


즉, 현 시대의 하이엔드 헤드폰들이 지향하고 또 하위 모델들에게까지 전개되고 있는 소리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현행 사운드에 익숙하다면 W100의 소리는 생소할 것이다.


어느 헤드폰이든 음악을 들으면서 특유의 개성이 없는 것은 아직 단 하나도 들어보지 못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물리적인 구조와 튜닝 스타일은 어떤 음악을 듣더라도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그 측면에서 W100은 매우 개성이 강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소리 하나하나가 속이 꽉 차있고 진중하여 악기나 보컬의 실체감이 뚜렷하다.

요즘 헤드폰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짙은 색채감까지 갖추고 있어,

헤드파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처음 들려주면 대개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저역 대역폭에 한계가 있어 요즘 헤드폰들처럼 극저역까지 쫙쫙 뻗는 느낌은 없지만,

묵직하고 단단한 저역은 밀폐형 서브우퍼를 연상시키다 보니 소위 '베이스 쩔어주시는' 느낌을 준다.


진한 중역대는 '목소리가 잘 들리는' 느낌을 주며, 화려한 고역대는 '발음이 잘 들리는' 느낌을 준다.

즉, 처음 들어보면 말 그대로 '귀에 꽂히는' 소리가 나는 스타일이다. 그라도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다만, 엄연히 실제보다 과장된 소리를 들려준다는 측면은 배제할 수 없고 이는 좀 더 정확한 소리로

음악을 감상하려는 헤드파일들에게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상기한 특성으로 인하여 '음악 듣는 맛'이 색다르게 다가오는 점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경우

다른 헤드폰들과는 차별화되는 장점을 갖는다고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소리보다도 더 리얼한 듯한 착각이 드는 과장된 음으로 인해 부각되는 단점은 두말할 것도 없이

'중립성 부족'이지만, 이로 인하여 얻는 장점도 있다.


우선, 음반 레이블과 아티스트 및 음반 특유의 녹음 스타일이 좀 더 극명하게 느껴진다.

각각의 악기와 보컬의 특색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며, 한 곡 안에서의 음색이나 뉘앙스의 변화에도

기민하게 반응하여 이를 좀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보더라도 반응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하는데, 특정 대역만 도드라지거나 뒤처짐 없이

전 대역이 일제히 빠르게 응답하여, 진정한 하이 스피드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와중에, 어떤 소리를 듣더라도 속이 꽉 찬 밀도있는 소리를 매우 힘있게 밀어주는 느낌이다.

특정 대역, 혹은 소리의 겉 껍데기만 빠르게 흘려내지 않고,

전 대역의 속을 꽉 채워서 통일된 스피드로 빠르게 흘려낸다.

모든 음악, 모든 악기, 모든 소리를 이런 식으로 들려주는데, 이걸 가장 손쉽게 드러내는 부분은

드럼 연주인 것 같다.

리듬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빠릿빠릿하게 흘려보내되, 속을 꽉 채워서 아주 힘있게 때려준다.

스네어, 스몰/라지/플로어 탐탐, 베이스드럼, 하이햇/크래쉬/라이드 심벌 등 기본 세트를 넘어

더 복잡한 구성의 연주까지도 각각의 고유 음색이 잘 대비되어 살아나는 가운데,

매 타격의 강도와 스타일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음색과 울림의 양, 깊이 표현이 분명하다.

실 악기의 음에 익숙하다면, 그 악기의 통 재질감과 그 색채가 느껴지는데서도 좀 놀랄 듯 하다.


보컬은 명불허전 오테우드다운 예쁜 음색을 보여주는데, 멀리 객석에서 듣는 느낌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코 앞에서 듣는 듯 음상이 크게 들린다.

발음의 선명함은 요즘의 하이엔드 헤드폰들만 못하다.

그러나 살짝 빈 느낌의 가벼운 가성부터 속을 꽉 채워 뱃속에서부터 힘을 주어 내는 진성,

공명을 이용한 두성까지 그 특색을 잘 드러내는데, 정말 가벼운 소리도 어느 정도 묵직하게

속을 꽉 채워 내는 듯한 느낌이 있다는 점은 아쉽다.


바이올린은 활이 거트 현을 비비며 진동시켜 나무로 된 바디를 울리는 느낌이 진하게 살아나고

활이 밀리는 방향과 스피드, 비틀어서 밀 때의 제각각 다른 느낌을 디테일하게 울려낸다.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르네리, 아마티, 과다니니 등 제각각의 브랜드의 특색 또한 보다 분명하다.

그렇다고 울림통이 없다시피한 전자바이올린까지 통울림이 나오는 그런 왜곡은 느껴지지 않는다.

현만 바르르 하고 울어서 앰프를 통해 나오는 느낌도 분명하게 살려낸다.


첼로 또한 그러하고, 특히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은 바닥을 긁는 정도까지 나오지는 못하지만

특유의 묵직하고 낮은 울림을 속을 꽉꽉 채워 연주장의 울림과 함께 흘려낸다.

단점이라면, 콘트라베이스의 속 빈 커다란 바디가 울리는 느낌을 실제보다 좀 더 속이 찬 듯한

느낌으로 표현한다는 건데, 이건 W100 특유의 성향에서 나오는 왜곡으로 보아야 할 듯 하다.

좋게 보자면 어떤 소리든 속을 꽉 채워서 고급스럽게 들려준다고 봐도 될 듯 하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물건은 없듯, W100도 완벽하지는 못하다.

좀 더 고급스럽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거기서 취향에 맞게 취사선택하면 될 일이다.


피아노 또한 단단한 펠트 헤머가 강철 현을 때려서 울리고, 그 울림이 커다란 주물 프레임에 이어

두껍고 단단한 나무로 된 바디를 울리며 그 소리가 공간을 채워나가는 느낌이 비교적 뚜렷하다.

현을 풀어놓은 것부터 단단히 조여놓은 식의 조율의 차이, 스타인웨이와 붸젠돌퍼의 음색 차이가

한결 뚜렷하게 드러나고, 파지올리 특유의 벨소리 같은 음색은 그 차이가 더더욱 도드라진다.

연주자마다의 특색 - 예를 들어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특유의 다소 뭉툭한 듯 파워 넘치는 느낌,

화려함과 파워를 겸비한 마르타 아르헤리치, 발렌티나 리시챠의 빠른 손가락 넘김으로 소리가

뭉치지 않는 현란한 스피드와 깔끔한 기교, 소리를 동글동글 굴리는 듯한 유자 왕,

아기자기하고 동글동글하게 예쁜 손열음의 연주까지 그 특색이 한 자리에서 실제로 비교해서

들어보았을 때 어떠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음원을 듣는 한으로는 표현 스타일의 차이들이

보다 분명하게 와닿는다.

손가락을 어떻게 해서 건반을 때리는지 밀어누르는지 스와이핑 하듯 흘려가는지,

건반을 쑤셔박듯 때리는지, 꾹꾹 밀어내듯 하는지, 때렸다가 밀었다 혹은 밀다가 꾹 찍는지,

타건 스타일과 그 변화에 따른 음색 변화마저도 명확하게 드러낸다.

서스테인 페달을 밟은 양에 따른 울림 뿐만 아니라 음의 컬러 변화도 비교적 잘 느껴진다.

선예도가 뛰어난 타입은 아니되, 소리의 맥을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짚는 느낌이다.

드라이버 탓인지 우드 하우징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위 '잉잉'거리는 잔향이 남는 단점은 있다.

헤드폰 자체에서의 왜곡이라고 볼 수 있고 실제 들리는 소리보다 과장되는 감이 있다.

이런 점이 연주자마다의 특색이 좀 더 느껴지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취향에 따라, 혹은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싶다.


기타도 크게 다르지 않고, 일렉기타도 그 결은 같다고 봐도 될 듯 하다.

싱글 픽업의 스트라토캐스터가 내는 맑고 직선적인 음색과

험버커 픽업의 레스폴이 내는 굵고 거칠며 진한 음색의 차이를 더 확실히 느껴볼 수도 있고.


이러한 악기들의 독주곡에서의 다채로움과 섬세함에서 드러나는 마이크로다이나믹 뿐만 아니라,

수많은 악기들을 모아놓고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소곤소곤 대화하는 듯한 연주부터서

폭풍 전야와도 같은 긴장감이 도는 부분을 지나 일제히 빵빵 터뜨릴 때의 매크로다이나믹 표현에도

별 문제가 없다.

한때 '대편성의 왕'이라 여겨졌던 HD600/650과 비교해도 더 묵직하고 꽉 찬 느낌이며,

매칭에 따라서는 밀폐형으로는 탁월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R10과 비교해도 될만한 공간감 내지

그보다 넓은 공간감이 그려지기도 한다.

특히, 잘 녹음된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합창단과의 클라이맥스 연주에서 상기한 장점들이

장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이렇게 소스 음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소스기기와 앰프만큼은 왜율이 낮고 구동력이 충분한 것을 쓰기를 적극 권장한다.

소스기기의 퀄리티, 앰프의 퀄리티와 구동력에 꽤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스펙 시트만 보고 가볍게 접근할 경우 아랫도리가 가벼운 깽깽거리는 소리를 듣게 될 공산이 크다.

소스기기와 앰프 사이의 인터케이블은 최소한 몇 천원짜리 막선은 피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막선 연결로는 투명감이 떨어지고 소리가 얄팍하게 정말로 '막'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추천할만한 방법은, 아날로그 케이블이 필요없는 DAC 앰프 일체형 기기이고.



7. Conclusion : 레퍼런스에서 빗겨났지만, 예나 지금이나 보기 드문 묵직하고 꽉 찬 사운드


"나뭇가지보다는 나무 줄기의, 나무보다는 숲의 느낌을 더 잘 그려내는 호방함"

"정확한 주파수를 그리기보다는, 실생활에서 듣는 것에 가까운 소리를 던져주는 느낌"

"리스폰스만큼은 질 수 없다, 세월을 거스르는 듯한 하이 스피드와 폭넓은 다이나믹스"


 - 장점 : 실체감이 분명한, 단단하고 묵직하며 진한 밀도 높은 사운드, 전 대역에 걸친 하이 스피드.

 - 단점 : 현 시점에서는 좁은 대역폭과 낮은 선예도. 헤드폰 치곤 다소 스피커스러운 운용 난이도.


어찌보면 HD600/650/660S나 K812, HD800(S) 같은 현 시대의 훌륭한 초고성능 헤드폰들이

밸런스를 잡고 왜율을 줄이려 노력을 쏟아부은 과정에서 오히려 소리가 더 가볍게 느껴지고

음원에 실린 다채로운 소리들이 모두 비슷비슷하게 다듬어지고 획일화되어버린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W100은 소리 하나하나에 실린 실체감과 개성의 표현이 매우 분명하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크게 거슬림 없는 선에서 대충 잡고, 왜곡 조차도 어느 정도는 내버려둔 채

생소리를 그냥 와르르 쏟아내게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탓인지, 각 잡고 들을 땐 정말 만족스럽다가도 가볍게 듣고 싶을 땐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럴 땐, K501로 바꿔 듣곤 한다. 한결 홀랑홀랑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다.

그러다 또 다시 각 잡고 진지하게 듣고 싶어지면 W100으로 바꿔 듣곤 한다.

이도저도 다 싫고 그 중간 쯤에서 적당히 듣고싶어지면 HD650이나 CD2000을 꺼내 들고.


특정 헤드폰 하나만 놓고 쓰다보면 어느 순간부턴가 끊임없이 바꿈질을 하고 싶어지게 되고

결국 나 처럼 바꿈질과 그에 따른 낭비가 싫으면 여러 대 중고로 사서 놔두게 되는 점은,

W100도 결국 크게 다르지는 않다.


비록 객관적 측면에서 정답은 아닐지라도,

각 잡고 들을 때 마치 큰 밀폐형 스피커로 듣는 듯 속이 꽉 차고 묵직한 사운드로 즐겨보고 싶다면

이 구닥다리 W100이 보여주는 매력은 현 시대의 초고성능 하이엔드 헤드폰과는 다른 방향에서의

색다른 만족감을 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오디오테크니카가, 잘 만들어놓고도 그 이후 20년이 넘도록 이와 같은 헤드폰을 만들지 않는 점은

실 사용자 입장에서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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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talk idletalk님 포함 6명이 추천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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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밖이라 나중에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14:23
2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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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오디오테크니카의 특장점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하우징에 신경을 쓴다는 것입니다. 
젠하이저는 HD800에서야 완성되었고 HD600시리즈는 HD565 Ovation의 구조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30년 전 그대로라 봐도 무방하죠. 완전 오픈해놓은 구조 + 특출난 드라이버 성능 2가지 박자가 크게 잘 맞아서 나온 명작인 반면, 오디오 테크니카는 그야말로 하우징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MSR7만 하더라도 mx100-z나 m1st를 압도하는 중음 제어력을 하우징에서 완성시켰습니다. 정말 대단하죠.. 

  
  
 

 
이런 곡에서 질질 끌리지 않고 내줄 소리를 내주는 옛날 제품이 드문데 참 재밌습니다. 
전영역에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없어 흡사 스피커와 같은 완성도가 있습니다

20:28
2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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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SunRise
스피커 비슷한 부분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헤드폰으로서 보기 드문 진한 소리가 나온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만,
같은 환경에서 최근 헤드폰들에 비해 어정쩡한 소리가 나오기 쉬운 건 단점이네요.
21:58
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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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모바일 폰카에서 샤픈과 노이즈 리더션을 뺀 RAW파일을 보면 생각보다 소박하듯, 헤드폰의 원형에 가까운 소리는 생각보다 어정쩡하지 않나 싶어요. 저는 w100보다 더 어정쩡한 소리를 찾고 있습니다 ㅎㅎ
22:43
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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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SunRise
그 어정쩡한 소리를 내는 것들이 제대로 구동하면 좀 괴물이 되더군요.
스피커에 가까운 구조인 녀석들일 수록 더 그런 것 같습니다.
W100은 그런 환경에서 장점이 극대화되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큰 단점(경제적 측면에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구동한 상태로 들어본 적 있습니다만,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있어요.
그쯤 되면 이미 헤드폰이 아니라 스피커에 투자하는게 맞으니까요.
22:52
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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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얼마 전 서울서 연구하면서 여러 제품에 물려 비교해봤는데 a90, d90se 조합이라면 헤드폰의 특성을 여과없이(바이패스!) 들려준다 생각합니다. 개발용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음감용은 a90까지.. d90se는 진공관에 물려도 분석적인 특성이 남아있습니다.
22:54
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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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SunRise

그렇군요!! 저는 한참 고민하다가 대애~충 m900으로 와버린지라... ㅋㅋㅋ;;
W100의 경우 가장 고민하게 만들었던게, 소스의 정확성은 정확성대로,
앰프의 드라이빙은 드라이빙대로 필요하다는 느낌을 주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게 힘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어서 더더욱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요즘의 헤드파이 기기들로는 비교적 쉽게 구동되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뭔가 부족한 부분은 결국 무식한 구성까지 갖춰서야 가능했던 부분들이
W100 같은 헤드폰이 도태된 이유인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헤드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사운드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음악이 와닿는 느낌이 다르긴 확 다르니까요.

23:21
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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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전 영역에서 고른 에너지를 갖고 있는 데다 HD600처럼 토널밸런스로 만회되는 제품이 아니다보니 상당히 난해한 수준을 요구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 부분은 저도 매우 공감합니다.
00:02
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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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SunRise
HD650이라도 안 사뒀으면 우찌되었으려나 싶어요. ㄱ-;;
00:08
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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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https://warwickacoustics.com/headphones/collection/sonoma-one-headphone-system/
이거 미칠듯이 어정쩡했는데 청음 아직 될랑가 모르겠네요
00:19
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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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정우철
샤픈 안 먹인 물건이면 진짜배기일 듯도요?!
우철님의 통찰력에 공감될 때가 많습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려요!!
21:53
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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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라자코두리
감사합니다.
다만, 졸필이라 이렇게 설명충 글이 되어버린 듯하여 부끄럽습니다. ㅠ.ㅠ
21:59
22.05.15.
역시 고인물이시군요...감동적인 서사와 엄청난 지식에 놀라고 갑니다!!! 특히 클래식이요♡♡
15:43
2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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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바보백수
고인물이라기엔 내공이 많이 딸려서리~ 감사합니다.
클래식은 아직도 겉핥기 레벨이라, 도움 말씀 부탁드려요!!
22:04
22.05.15.

[진한 중역대는 '목소리가 잘 들리는' 느낌을 주며, 화려한 고역대는 '발음이 잘 들리는' 느낌을 준다.] 
 이 문장이 저에게 굉장히 꽂히는거 같습니다.  
 제가 다른글에서 이야기했던 1R의 대체제를 찾기가 힘든 이유가 바로 진한 중역대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굉장히 잘들리는' 느낌을 가진 헤드폰이 적기 때문인데. 많은 모니터링 헤드폰은 대부분 고역대가 강해서 발음은 잘들려도 반대로 중역대가 묻혀 목소리의 부피감이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한게 많더라구요.  
 감각으로는 얼핏 느끼고 있었지만 말로서 풀어 설명하기 굉장히 곤란한 부분이었는데 덕분에 이렇게 한수 배워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3:31
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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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구아구아
대괄호로 묶어주신 부분... 쑥스럽네요... ㅎㅎㅎ 사실, 쉽게 와닿게 표현하려다 보니 달리 생각나는 어휘가 없었어요. ㅠ.ㅜ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이 주로 듣게 되는 중역대의 표현력이 좋은 오디오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대역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역과 고역의 확장은 그 기반에서 이루어지는 쪽이 음악의 아름다움이 제겐 더 잘 느껴져서요. 다른 분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겠지요.

제가 W100을 매우 높이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중역대의 표현력이 보기 드물게 매우 탄탄하다는 점입니다.
21:46
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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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r-r10같은건 관리부실로 속이 썩었다는분도 본거같은데 이친구는 관리 진짜 잘됐나보네요 ㅎㅎ

00:40
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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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lIllIlIlIII
처음 가져왔을 땐 상태가 나빠서 리스토어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재조립 할 때 다시 풀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작업했고, 그로부터 십수년이 지난 최근에 열어보았을 때 여전히 말끔한 상태로써 조립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21:49
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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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전 젠하이져 HD490으로 헤드파이의 세계로 입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18:14
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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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마른장작
댓글이 늦었네요.
그 당시엔 대경바스컴 매장에서 HD490을 들어보곤 황홀경에 빠졌었죠.
그 뒤에 CD780을 듣곤 멘붕에 빠졌지만요;;
고 녀석 아니었으면 HD490도 그 체급에서는 꽤나 매력이 있었던 기억입니다.
23:01
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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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넷만 떼서 수리할수도 있군요 ㄷ 금손이시네요
15:05
2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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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lIllIlIlIII
금손이라기보단 수습 못할 사고를 잘 치던 성격이었지요. ㅋㅋ;;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찌어찌 고치게 되었습니다.
23:02
22.10.13.
profile image

사용기 게시판에 안 들어와봐서 이 글을 이제야 보네요. 최곱니다!  
한창때 실물을 봐도 목재 하우징 잡아주는 최외곽부 프레임 재질이 뭔지 긴가민가했는데 지금 보니 확실히 마그네슘 합금 같아보입니다. 조인트 윗부분도 합금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금속끼리 비벼지게 만들어서 좋을건 없었겠지요. W100에 좋은 인상이 있어서 W3000anv 들였다가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나오는게 오테우드인데 W100만큼의 역작 또 나올지 궁금합니다. 아니 오테 본사측에서 W100이 자기네 최상급 아웃풋인지 알고는 있는건지 더 궁금합니다. ㅡ.,ㅡ

02:05
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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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작성자
idletalk
졸필이라 좀 거시기합니다만,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레임은 재질은 마그네슘이라고 하긴 한데, 가격이 가격이라서인지
절삭이 아닌 다이캐스팅 한 듯한 느낌이라 강성이 썩 좋은 느낌은 아니네요. ㅋ
하여, 말씀하신대로 상대물도 금속이었다면 별로 좋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W100이 오테 최상급 아웃풋이라는데에 동의합니다만, 오테는 모르는 것 같습니다.
혹여나 알았더라도 효율 측면 때문에 계속 시도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나마 디렘 프로 마스터가 비슷한 감각이 있어서 위안이 되는 중입니다.
23:16
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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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ine-snow
20년지기 W100의 무병장수를 기원합니다.
저도 이제 10살 된 T1 잘 간수해서 10년 후에 이런 글 쓰고 싶네요.ㅎㅎ
22:32
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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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돼서 피복이 벗겨진 헤드폰 케이블 교체도 엄두가 안나 업체를 알아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금손이십니다. 
 척척 고쳐내는 손재주 있는 분들 부럽더라구요.

23:22
22.10.13.
엄청나네요..
논문 수준의 글에 감성과 애착까지 더해지니 감동입니다 ㄷㄷ
11:09
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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