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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소니캐스트 디렘 프로 리뷰 - 새로운 레퍼런스 이어폰의 탄생

Heskeybi Heskey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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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정말 내용이 많고 복잡한데 블로그 글을 단순 복붙한 것이라 형식이 전부 망가지니, 가능하면 꼭 블로그로 오셔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많은 공을들인 리뷰이기에, 가능하면 전달하고자 했던 그대로가 보여졌으며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alstmdrl1112/222139232075





소니캐스트 (SONICAST)는 이제 더 이상 많은 설명이 필요 없는, 국내 음향 애호가들에게는 꽤나 많이 알려진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회사의 철학은 다름 아닌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리를 널리 알리자'라는 취지인데, 실제로 이 철학에 맞게 저렴한 가격에 이어폰을 판매했고, 그 성능 또한 많은 유저들에게 인정을 받은 회사입니다.


그리고 소니캐스트가 많은 인정을 받기 시작하자, 많은 유저들의 요청이 있었는데, 이는 바로 "고급형 모델의 출시"입니다. 이것은 제가 소니캐스트 초창기부터 굉장히 바라왔기도 한 일인데, 약 2년 반 만에 이것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실 이 제품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이전에 진행하던 “디렘 토니 마세라티 에디션” 제품인데, 코로나 등으로 인해 준비하던 제품이 결국 취소되면서 기다리던 많은 매니아들이 아쉬워했으나, 6월 정도부터 소니캐스트 블로그를 통해 디렘의 고급형 모델인 디렘 프로 모델의 출시 예정 공지가 이루어졌으며, “소니캐스트 사랑방” 카페가 개설되어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받으며 유저들의 의견을 소니캐스트 측에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신렬 박사님 또한 자주 카페에 들리고 다양한 회원들과 소통하며 의견들을 반영하였고, 정말 많은 샘플링과 수정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Direm Pro (디렘 프로)입니다. (소니캐스트 사랑방 카페는 계속 운영 중이며 혹여나 이신렬 박사님께 피드백을 전달하고 싶으신 경우 이 카페를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단순 사운드 튜닝으로 차이를 두어서 DL과 SL 타겟 두 가지를 출시했다는 점인데, 에티모틱의 er4sr과 xr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두 버전의 사운드 차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참고로 가격은 11월 9일 얼리버드 행사(선착순 100대 한정)에서는 149,000원에 판매하며, 준비된 선착순 물량이 소진되면 바로 일반 판매로 이어지는데, 이도 그리 비싸지 않은 169,000원의 가격에 판매가 진행됩니다. 게다가 얼리버드 행사 참여자들 중에서도 선착순 50명은 디렘 w1까지 증정한다고 하니 구입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가능한 빠르게 노려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ackage


제품의 패키지는 확실히 기존 소니캐스트 제품들에 비하면 많이 세련되었습니다. 사실 그전에도 패키징에 대한 지적들이 많이 있었고, 소니캐스트 또한 이러한 의견에 귀 기울여 계속하여 패키징에 변화를 시도하기도 해보았지만, 여전히 가격적인 한계로 인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어쩔 수 없었는데, 확실히 가격이 올라간 고급 모델이니만큼 패키지에서도 훨씬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후면은 이어폰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DL 인지 SL 인지에 대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추가로, 우측 하단부는 비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아마도 시제품이니 그럴 듯싶고 실제 판매용 제품에는 뭔가 채워져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패키지도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여러 번 수정이 이루어졌는데, 최종판에서는 꽤나 깔끔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검은색을 바탕으로 상단에는 "Reference Monitoring Earphone"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래 사운드 부분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이번 디램 프로는 이 슬로건에 정말 찰떡같은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추가로 우측 하단에는 홀로그램 디렘 프로 로고가 위치해있습니다.

박스를 개봉하면, 먼저는 좌측 상단부부터 오르자 이어팁, 오르자 이어가이드, 디렘프로 유닛이 위치하고 있고, 우측에는 MMCX 케이블과 디렘 프로 로고가 각인된 파우치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구성품에서 몇 가지 업그레이드 포인트를 찾을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케이블과 유닛의 변화인데, 이는 디렘 프로가 소니캐스트 최초의 분리형 이어폰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디락 시절에는 디락 소리가 마음에 드신 몇몇 분들이 개인 제작자에게 의뢰해서 유닛을 분리형으로 개조까지 했었는데, 이제는 드디어 소니캐스트에서 정식으로 분리형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은 참 기쁩니다. 참고로  단자는 MMCX를 채택했습니다. 이전에 오리베티 o800 리뷰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2pin 단자보다는 MMCX 쪽을 선호하기에, 단자 채택도 만족스럽습니다.

이어가이드를 따로 제공하는 것은 제품 설계 자체는 오버이어 착용으로 설계되었으나, 일체형 이어가이드는 개개인의 편차로 인한 불만이 많아 케이블과 일체가 아닌 소니캐스트에서 직접 제작해 판매 중이던 오르자 이어가이드(구 하켄 이어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아마 이어가이드 관련된 피드백은 돌피니어에서 많이 들으셨던 것 같은데, 확실히 돌피니어의 기본 이어가이드는 워낙 착용감이 좋지 못했기에, 차라리 이렇게 분리되어 나오는 게 더 좋은 것 같긴 합니다. 물론, 일체형으로 잘 만들어 주는 게 최고긴 합니다만(웨스톤 기케, 소니 M시리즈 이상 기케),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두 제품은 케이블만 디렘 프로의 반값이거든요.


게다가 케이블 자체가 굉장히 연성이라, 사실 이어가이드를 굳이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동봉되어 있고 조금 더 단단하게 고정되는 게 편하니 사용하는 것이지, 만일 제공되지 않았다고 해도 오버이어 착용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이어가이드 자체의 착용감도 굉장히 준수한데, 개인적으로는 파이널 이어가이드보다는 편하고. 포낙 이어가이드와 비슷한 정도입니다. 특히나 이어가이드가 얇고 단단한 편이라 처음 케이블을 끼울 때에는 조금 빡빡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포낙의 경우 오히려 느슨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어가이드는 한 번 끼워놓으면 굳이 뺄 일이 잘 없는지라 오히려 이렇게 꽉 잡아줘서 잘 빠지지 않는 쪽이 더 편했습니다.

기본 제공해 주는 가죽 케이스의 품질도 꽤나 좋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겉면은 인조가죽, 내부는 벨벳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퀄리티가 꽤나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튼튼하면서 실용적이라 아주 마음에 듭니다. 10만원대 이어폰에서 일반적으로 동봉해 주는 케이스들에 비해서는 꽤 만족스럽습니다. 내부에 실리카겔이 같이 동봉되어 있는 점도 소소하지만 만족스러운 점입니다.


추가적으로, 가끔 이런 스타일의 케이스에 내장되어 있는 자석이 이어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몇몇 보이시던데, 이 정도로는 영향이 없다고 보시는 게 맞으니 걱정 말고 사용하셔도 괜찮습니다.

여기서, 구성품 중에 한 가지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있는데 바로 보증서와 측정 카드입니다. 일반적인 제품이라면 단순 설명서만 동봉되어 있으니 특별한 언급 없이 넘어가겠지만, 디렘 프로가 대단한 것 중 하나는, 모든 제품 하나하나에 개별 시리얼 넘버를 부여하여 관리되고, 출고 전 독일의 Klippel 사 측정장비를 사용하여 각 제품별 좌우 Fr 그래프 측정치와 THD 측정치까지 동봉하여 준다는 점입니다.


이건 사실 상당히 놀라운데, 사실 고가 이어폰들도 이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시리얼 넘버는 그렇다고 하지만, 제품 하나하나의 측정치를 동봉해 주는 경우는 정말 드물지요. 기껏해야 에티모틱의 ER4 시리즈 정도가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조차도 혜자스러운 서비스라며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 10만원 대의 이어폰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게다가 단순 중국 공장에서의 대량생산이 아닌, 한국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됩니다. 상품설명에 따르면 이어폰 장인이 생산하고, "하이젠"이라는 생산라인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이러한 소니캐스트의 노력으로 인해 사실상 소위 말하는 “제품 편차”의 개념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제조사에서 출고 전에 각 제품 편차를 목표 주파수 타겟의 플마 1dB 내로 들어오게 만드니 말이지요. 좌우 편차도 상당히 세심하게 관리되고, 이 결과를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참 만족스럽습니다. 


게다가 이런 세세한 품질관리가 있으니 기존의 qc 이슈들에 있어 이제는 한시름 놔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소니캐스트 측의 이야기에 따르면, "SF 드라이버 자체 검사 (SL, DL 유형별 분류) -> 하우징 하판과 드라이버 결합 후 측정 -> 24시간 경화 -> 하우징 상판 결합 후 측정 -> 24시간 경화 -> 스펀지 및 노즐 댐퍼 부착 후 최종 튜닝 -> 24시간 경화 -> 측정 데이터 인쇄용 측정 -> 배송의 과정을 거친다고 하는데, 소니캐스트가 얼마나 qc 관리에 신경 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SF 드라이버 자체 검사'를 통해 SL/DL 유형별 분류뿐만 아니라 그중에서도 가장 좌우 편차가 적고 잘 맞는 두 개를 골라 한 페어 (좌, 우)로 사용한다는 점도 이러한 편차를 줄이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Design


이제는 디자인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기존의 디락/디렘 시리즈들을 보면 색상이나 하우징의 미묘한 개선들은 있었으나, 디자인 자체는 모두 똑같은 유닛이었습니다. 물론 저렴한 가격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총알형 형태의 유닛이긴 합니다만, 이 또한 많은 유저들의 요구가 있었고, 가격대도 올라가고 MMCX를 적용하는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유닛이 완전히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여기에도 뒷배경이 조금 있는데, 간단하게만 이야기하자면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기존에 개발하다가 취소된 '토니 마세라티 에디션'제품을 토대로 디렘 프로를 만들기 시작했으나, 디자인에 대해서도 정말 다양한 피드백을 박사님께서 확인하셨고 심지어는 블로그를 통해 디렘 프로를 위해 공개적으로 디자이너를 모집하기까지 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만 봐도, 디렘 프로라는 이 제품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는지 알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이번 디렘 프로의 유닛은 꽤나 깔끔하고 예쁘게 바뀌었습니다. 겉은 블랙 색상에 유광으로 마감되어 있고, 유닛 내측부는 약간 투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SL/DL이 각각 각인되어 있습니다. 사실 블랙 색상의 특성상 디자인이 대단히 독특하고 예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가장 무난하게 잘 뽑을 수 있는 컬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솔직히 최근 10만 원대 제품들과 비교하면 디자인 자체는 좀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최근 중국 제품들 (수월우 스타필드, 텐치짐 하나 등)과 비교하면 솔직히 디자인은 아쉬움이 남지요.


그럼에도 기존의 제품들과 비교해서는 정말 크게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유닛의 형태 또한 주의 깊게 볼만한데, 기본적으로 유닛 자체가 작은 편이고 형태 구조가 오버이어로 착용했을 때에 편리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착용감까지 고려해 만든 설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실제로도 착용했을 때에 귀에 착 달라붙고 거슬리는 부분 없이 아주 편하게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앞뒤로의 길이가 조금 긴 편이라 혹여나 귀가 작으신 분들은 유닛이 조금 떠서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기준 (평균 성인 남성이나 그것보다 조금 작은 정도?)에서는 전혀 무리 없이 착용이 가능했습니다.


제 기존 리뷰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항상 이어폰/헤드폰에서 착용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디렘 프로는 제가 사용해본 이어폰들 중에서도 착용감이 꽤나 상급에 속합니다. 물론 웨스톤 제품들처럼 업계의 1위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무난하면서도 편안하게 착용이 가능했습니다. 추가적으로 동봉되어 있는 오르자 팁의 품질이 좋긴 한데, 디렘 프로에는 조금 더 짧은 스파이럴닷 팁이 잘 어울리더군요. 다만, 이어팁 교체에는 항상 사운드 변화가 생기기에, 이 부분은 들어보시면서 직접 착용감과 사운드의 변화를 인지하여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팁을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압도 상당히 많이 해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전에 디렘 E3에서 APAS 기술과 오르자 팁이 적용되면서 일차적으로 이압이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타 이어폰들에 비해서는 이압이 좀 있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디렘 프로는 다른 이어폰들과 비교해도 이압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웨스톤 w40과 비교해서도 이압이 크게 강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으니, 소니캐스트 제품의 소리는 좋아하나 이압이 불편하셨던 분들에게는 아주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면서도 소니캐스트 제품들의 장점이었던 차음성은 그대로 살아있다는 점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오버이어 형태로 바뀌면서 소니캐스트 제품들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 중 하나였던 터치노이즈가 드디어 해소되었습니다.








Sound


이제는 이어폰의 메인이자 디렘 프로의 메인! 사운드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소니캐스트의 디락 시리즈가 위에서 이야기한 qc 이슈나 터치노이즈 등이 있으면서도 큰 인기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역시 단 하나. 사운드 때문이지요. 거기다가 다른 편의성이나 qc가 해결되었다고는 해도 역시나 기존 디렘 제품들에 비교하면 확연히 비싼 디렘 프로를 구매하시려는 이유는 음질이 가장 클 겁니다.


이번 디렘 프로의 경우 SL/DL 타겟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는데, 두 제품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구별을 위해 유닛 내측부에 적혀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디자인이나 패키지 등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고, 오직 사운드에만 차이를 두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성향의 사운드로 출시하게 된 것에는 약간의 배경이 있는데, 이는 바로 스피커를 통해 음향을 접한 사람들과 이어폰을 통해 음향을 접한 사람들이 인식하는 ‘레퍼런스’ 사운드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이어폰을 통해 음향을 접하고 이어폰을 좋아하는 소위 말하는 '이어폰 매니아'의 경우 저음역대가 조금 걸 나와야 이를 레퍼런스 사운드라고 인지하는 경향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부분들은 기존에 음향 커뮤니티에서 토론되었던 적도 많은데, 아직 이론적으로 명확한 근거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러한 현상은 확실히 확인되었고, 그에 따라 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DL과 SL타겟 두 가지를 모두 출시한 것입니다.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렇게 두 가지를 모두를 내어주는 편이 조금 더 본인이 느끼기에 맞는 레퍼런스 사운드, 또 취향에 맞는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일단 디렘 프로의 밸런스를 살짝 배제해 놓은 두 제품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음질 자체를 먼저 보자면, 기존의 디렘이나 디락 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사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SF 드라이버의 세대 또한 바뀌기는 했으나 크게 유의미한 차이라고 느끼지는 못했고, 이번 디렘 프로의 경우에도 4세대로 바뀐다는 말에 기대가 되는 한편, "고급형 모델의 사운드를 만족시키기에는 기존의 드라이버 약간의 개선 정도와 튜닝의 차이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디렘 프로의 경우 기존 모델들과의 비교는 무의미할 정도로 큰 향상이 있었는데, 해상도/정위감/분리도가 정말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혹여나 저와 같이 SF 드라이버의 세대 변화가 기존의 변화 정도와 비슷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분이 계셨다면, 제품을 청음 해보시면 상당히 놀라실 겁니다. 다른 드라이버인가 싶을 정도로 큰 향상이 있었거든요. 해상도는 드라이버 태생의 성향으로 인해 BA 드라이버가 해상력이 더 높다고 하지만, 제가 들어본 제품들 중에 20만원 밑의 BA 드라이버 제품들 중에 쓸만한 제품이 없었기에.. 결과적으로는 DD / BA를 통틀어서 10만원대 중에서는 꽤나 준수한 해상력을 보여줍니다. 사실 20만원대 잘 튜닝된 DD나 BA 드라이버 제품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고 오히려 더 낫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전 세대의 소니캐스트 제품들의 세대별 차이는 사운드 성향 차이와 기타 편의성 정도였다고 느꼈는데, 디렘 프로는 사운드의 체급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SL 타겟의 정위감에 상당히 놀랐는데, 음상이 정말 정 중앙에 딱 맺히는 느낌이 일품입니다. 이신렬 박사님께서 "이제야 SF 드라이버의 제성능을 끌어냈다"고 하셨는데, 제품을 청음해 보시면 이게 무슨 얘기인지 바로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놀랄 정도로 많은 향상이 이루어졌습니다.

필자의 디렘 프로 좌/우 각각 SL/DL 타겟 측정치 스캔본

이제는 본격적으로 SL, DL 타겟의 밸런스 차이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측정치 분석의 경우, 이미 저보다 정확하게 해주시는 분들이 소니캐스트 사랑방 카페에 분석해 놓으셨으니, 궁금하시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한 번 다뤄볼까 하다가, 리뷰가 너무 길어질 듯싶어, 이 부분은 패스하고 실제 청감상과 제품 선택을 위한 이야기들을 다뤄보겠습니다.

우선, SL 타겟의 경우 개인적으로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새로운 레퍼런스의 탄생"이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밸런스의 튜닝이 정말 스무스하게 되어있고, 평탄한 레퍼런스의 성향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런 느낌의 이어폰을 처음 만들었던 것이 이전 디렘 kasa 제품이었고, kasa 또한 이전 리뷰에서 상당히 호평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밸런스에서도 역시 아쉬운 점들이 남았고 그 이외에도 해상도나 전반적인 성능에서 완벽하게 '레퍼런스 이어폰'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SL 제품은 부족했던 부분들을 정말 여러 번의 수정과 피드백을 거치며 튜닝되었고, 위에서 설명했듯 성능 자체도 놀라울 정도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저음역과 고음역대의 양감의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어서 어느 한 쪽이 과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에티모틱 ER4 시리즈의 적은 저음양감이 취향이기에 일반적으로 라면 저음이 과하여 불편하다고 느꼈겠지만, 소니 IER-M7을 사용하며 느낀 것과 마찬가지로, "저음역대가 빠져있지 않으면서도 마스킹 없이 전 대역의 해상도가 높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흔히 말하는 V자와 같은 펀 사운드 제품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양감이 적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저음이 부족하거나 과하지는 않습니다. 딱 적당하게 필요한 수준의 타격감과 양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하만타겟의 급하게 늘어나는 극저음 형태가 조금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으나, 이번 SL 타겟은 약 50Hz를 기준으로 부드럽게 꺾이기에 훨씬 듣기 편했습니다. 이러한 극저음이나 저음의 해상력에는 이번에 추가로 적용된 "베이스 컨트롤 커버"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돌피니어에서 처음 적용되었던 기술인데, 소니캐스트 발매 제품 중에는 이번 디렘 프로에 처음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꽤 성공적으로 작용한듯싶습니다.


보컬 대역은 무난하면서도 백킹이 거의 없다시피해서 좋습니다. 또한, 이전 제품들에 비하면 항상 소니캐스트 제품들에 있었던 3k 피크가 정돈되었던 게 꽤나 크게 다가옵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기존 제품들이 약간 이질적인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또한, 고음역대에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치찰음 대역의 억제입니다. 사실 소니 IER-M7에서 가장 크게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역시나 치찰음이 존재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 트리플 컴포트 이어버드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억제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거슬리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디렘 프로는 치찰음 대역이 너무 빠져있어서 부족하다고 느끼지도, 나와있어서 불편하다고 느끼지도 않도록 하는 선에 아주 가까이 있으나 결국 선을 넘지는 않아서 편안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초고역또한 개방감을 주면서도 과하거나 밸런스를 해치지 않아 아주 적절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저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이번 디렘 프로 SL 제품의 '새로운 레퍼런스의 탄생'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도 레퍼런스, 모니터링 이어폰들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스테이징 모니터링 이어폰이었고, 스튜디오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제작된 제품은 디렘 kasa를 제외하고는 제가 알기로는 없었습니다. 물론, 스튜디오 모니터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어도 스튜디오에서도 쓸만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제품은 있었지만요. 그러나 디렘 프로 SL은 처음부터 스튜디오 레퍼런스, 스피커의 모니터링 사운드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의도했던 그대로 아주 성공적인 결과물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DL 타겟 제품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SL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에티모틱의 ER4, 즉 DF 타겟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사실 절대적으로 본다면 역시나 ER4 시리즈나 DF 타겟과는 분명 차이가 나타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나 저음역대의 양감이겠지요. DF 타겟의 저음양감은 사실 모니터링 스피커 기준, "저음 실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부족한 편입니다. 때문에 DF 타겟의 저음양에 플랫하게 맞춘 er4s 제품의 경우 깡통 소리가 난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때문에 DL 타겟의 경우 DF에 그대로 맞추지는 않고, 적당히 음악을 듣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저음은 내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극매니아적 성향으로 가면 er4s의 저음양감을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그 정도로 양감이 적어지면 너무 빈소리가 날 수 있기도 하고 레퍼런스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기 때문에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DL 타겟의 경우 저음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중고음역대의 존재감이 더욱 살아나는 편입니다. 덕분에 보컬, 특히나 여보컬을 듣기에 아주 좋았고, 고음역대가 아주 예쁘게 표현됩니다. SL이 딱 중립적이라는 느낌을 주었다면, DL 타겟은 중고음역대부터 초고음역대까지 상당히 화사하고 예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릴 듯싶습니다. 저음의 존재감이 적어지고 중음의 양감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생기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두 제품의 측정치를 비교해보면, 얼핏 큰 차이가 없는 듯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작은 차이 하나하나들로 인해 생각보다 청감상의 차이는 꽤 큰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듣기에는 SL이 레퍼런스, DL이 약간 중고음향이라고 느꼈습니다만, DL의 개발 목적 자체가 일부의 음향 매니아들을 위한 레퍼런스인만큼, 사람에 따라서 오히려 DL 쪽이 레퍼런스에 적합하다고 느끼고, SL 타겟을 조금 더 V자라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SL과 DL의 사운드 비교는 이것으로 끝인데, "그래서 결국 뭘 사야하나요?" 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이어폰에 충분한 경험이나 본인만의 확고한 취향이 없다면 그냥 SL을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이어폰이든 평가할 때 기준점이 될 수 있는 레퍼런스 제품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있는 게 SL 타겟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를 제외하더라도 저음의 존재감이나 타격감이 일반적으로 초심자에게는 SL 쪽이 더욱 대중적이기에 추천할만합니다. 이외에도 경험이 있으신 분들 중에서도 위에서 설명한 차이점들과 측정치를 보시고 SL이 마음에 드시거나모니터링 스피커의 사운드가 궁금하신 분들은 SL을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분들에게는 SL 타겟이 더 잘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실제로 오늘 (11월 08일) 소니캐스트 연구소에서 있었던 청음회에 대해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보면 7:3 비율로 SL 타겟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DL은 이어폰 경험이 충분히 있으면서 본인만의 취향이 확고하고, 둘을 비교했을 때 DL의 사운드 (여보컬을 중시, 고음 화사)가 본인의 취향에 더욱 잘 맞을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 DF타겟에 익숙해져 있어서 저음양감이 보다 DF에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DL 타겟을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qilogue...


전반적으로 워낙 잘 만든 제품이고, 솔직하게 디자인외에 이 이어폰에서 단점이라거나 부족하다고 할만한 부분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특히 사운드에서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1dB 내외의 차이까지 세밀하게 튜닝된 만큼, 정말 흠잡을 곳이 없다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이러한 사운드가 잘 맞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레퍼런스보다는 V자 성향의 펀 사운드가 훨씬 대중적이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제게 10만원대 혹은 20만원대의 이어폰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 사람의 성향이 모니터링 성향의 플랫한 사운드를 좋아한다면, 저는 한치의 고민 없이 디렘 프로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저가형 제품을 만들던 회사가 고가 제품을 출시하면, 일반적으로는 고가 제품들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이 어딘가 하나 빠져있거나 부족한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렘 프로는 거의 모든 면에서 가격이 올라간 만큼, 아니 그 이상의 만족감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사운드 면에서는 정말 최고의 평점을 주고 싶네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역시 청음이 가장 정확하고 좋겠지만, 여러 여건상 청음이 어려우나, 디렘 프로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에게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리뷰는 소니캐스트로부터 시제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어떠한 제재도 없이 오직 리뷰어의 의사대로 자유롭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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