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사용기

포칼 유토피아 후기

Xenon. Xenon.
4296 0 3

늘은 간만에 스피커 시청기를 작성한다. 이번에 시청한 제품은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포칼의 <스텔라 유토피아>. 첫인상이 많이 아쉬웠던 제품이다.



일 세팅은 당시와는 조금 달라졌다. 나그라와 뮤피가 빠지고 골드문트 구형 <텔로스 590>의 엘리제 D/A와 텔로스 앰프로 둘을 대신하고 있다. 매칭 케이블은 체르노프의 <얼티밋> 스피커 케이블과 <레퍼런스> USB 케이블 등. 파워코드 역시 체르노프를 썼다. 이전의 세팅은 결이 딱딱하기만 하고 소리에 여유가 없다는 인상이었는데 지금 세팅은 과연 어떨까?



시청에 사용된 음원

Megadeth - Kill the King (Rude Awakening Live)

RATM - Killing in the Name (Rage Against The Machine 20th Anniversary Edition)

Beyonce - Partition (Beyonce Platinum Edition)

Billie Eilish - Bad Guy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

방탄소년단 - Dynamite (Dynamite DayTime Version)

아이유 - 그 사람 (Love Poem)

Rebecca Pidgeon - Spanish Harlem (Ultimate Demonstration CD)

Sara K. - Stars (Hell or High Water)

Eminem - Stan (The Marshall Mathers LP)

Hans Zimmer - Why So Serious? (The Dark Knight Collectors Edition)

John Rutter - Pie Jesu (Rutter: Requiem by Timothy Brown)

Stravinsky - Firebird finale (Tutti! Orchestal Sampler)

전 음원 Wav 혹은 16bit 이상 Flac 포맷으로 Roon을 이용해 스트리밍



 곡으로는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를 선곡. 누구나가 다 알 만한 곡이지만 워낙 저역을 많이 쓰기에 시스템과 세팅에 따라 형편없는 음이 나오는 경우도 많은, 결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곡이다. 그러나 텔로스와 스텔라의 조합은 이 곡의 저음역마저 완벽하게 컨트롤하고 있다. 묵직하고 단단한 펀치가 일품이며 유닛이 제어되지 않을 때 나는 부대음이 전혀 없다. 아주 또렷하고 깔끔한, 고품질의 저음역을 맛볼 수 있다. 중역의 순도가 높고 스테레오 이미징이 뛰어나서 보컬의 상이 뚜렷하게 맺히고, 각각의 음이 레이어가 나뉘어 표현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핑거 스냅 사운드는 손가락 마디 마디가 눈 앞에 보이는 것처럼 선명하고 현실적으로 들린다.


친 김에 저음역 테스트 곡을 몇 개 더 걸어봤다. 비욘세는 온 몸을 짓누르는 듯 강력한 베이스 사운드가 몹시 매력적으로 들리며 그가 구사하는 흉성의 허스키함이 도드라진다. 이전 세팅 같았으면 호흡 소리가 날이 선 듯 날카롭게 느껴지고 이따금 치찰음도 들려왔을 텐데 지금은 그럴 조짐이 전혀 안 보인다. 디테일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춘 질 좋은 표현을 들려준다. 


스 짐머의 사운드는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듯 다이내믹하게 재생되며 무대의 심도가 역력하다. 이 곡의 백미랄 수 있는 낮은 저음역 파트는 룸 전체를 흔드는 듯 터져나오며 필자를 압도했다. 


모를 좀 더 키워서, 필자가 즐겨듣는 투티 음반의 <불새>를 선곡해봤다. 목관의 감촉은 실키하고 금관의 부피감이 잘 드러나며 현에는 힘이 있다. 체명악기의 재생에선 골드문트 특유의 광채를 발견할 수 있다. 음이 쏟아지는 듯하지만 전혀 난잡하지 않고 음 하나하나가 정확히 인식될 만큼 명료한 표현을 들려주고 있다. 대미를 장식하는 팀파니 타음은 대포 소리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우렁차다.


OPC+ 필터는 모두 '노멀'로 설정하였다.

음은 체스키 레코드의 얼티밋 데모 CD 수록 <Spanish Harlem>. 레베카 피죤의 음성은 따스한 음조로 들리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확산되며 공간을 채워나간다. 그가 입을 뗄 때의 기척을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입에 밴 물기마저 느껴지는 듯 디테일한 보컬 이미지 표현이 인상적이다. 피아노는 타음이 분명하고 배음이 투명하게 재생되고 있으며 기타는 따뜻하고 꽉 찬 느낌이다. 다른 악기들도 청음실 안에서 분명하게 자리를 잡고 연주되는 듯 선명하다. 특히 타악의 표현에 있어 스텔라의 대안은 몇 없을 듯하다. 어택이 확실하며 디케이, 서스테인, 릴리즈 간 균형이 잘 맞아 소리가 가늘어지지 않고 힘이 있다. 음의 감쇄와 소멸까지의 표현이 아주 매끄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유의 음악에서는 초반 드럼 사운드가 전개될 때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가 돋보이며 기타는 예의 딱딱함은 온데간데 없고 탄력이 넘친다. 보컬의 은근한 허스키함을 잘 묘사해내며 치찰음도 자연스러운 수준으로 들린다. 고역에 에너지가 몰린 시스템의 경우 아이유 음원 재생 시 특정 발음에서 신경질적인 소리가 나기 쉬운데 본 조합은 한 점 거슬리는 느낌 없이 시종일관 여유로운 재생음을 자랑하였다.


일 시청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트랙은 스래시 메탈 밴드 메가데스의 <Kill the King> 라이브로, 실제 공연장에 온 듯 광활한 스테이지와 막힘 없는 개방감이 일품이다. 중앙에 펼쳐지는 드럼 세트는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사실적이며 청음실 바닥을 짓이기는 트윈 페달은 한 방 한 방이 묵직하고 파괴적임에도 소리가 흐려지는 일이 없다. 하이햇 심벌은 청명함과 풍성함을 고루 갖췄다. 전자 기타의 디스토션이 두껍게 표현되며 데이브의 보컬엔 자글자글한 그레인이 가득하다. 메가데스를 이 이상으로 해석, 재현할 수 있는 오디오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


탄히 잘 짜여진 근육질의 저음역을 바탕으로 광대역에 걸쳐 재생음을 견고하게 쌓아올렸다는 느낌으로, 높은 대역에서도 소리가 엷어지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전반적으로는 저, 고음역에 약간의 강조가 있는 밸런스를 띄는 듯하나 특정 대역이 크게 부각되거나 비는 느낌 없이 좋은 리니어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저역의 펀치는 두껍고 끝이 살짝 둥글게 묘사되나 퍼지는 느낌은 거의 없으며 탄력이 있다. 연식구로 몸을 강하게 얻어맞았을 때 느낌과도 비슷한 것 같다. 그때와 비교하면 투수가 군대 동기냐 오승환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중, 고음역의 타음 역시 힘이 넘치는데 그 예리함이나 두께가 듣기에 딱 좋은 수준으로 잘 조율되어 있다. 꿈틀꿈틀 음이 살아 약동하는 듯한 다이내믹스는 본 시스템 최고의 미덕이라 할 만하다.  텔로스 앰프 특유의 속도감을 바탕으로 모든 음이 여유롭게 쏟아지는 인상이며 높은 해상력과 입체적인 공간 효과는 본 조합에 붙은 가격표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경지에 오른 마에스트로가 곡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는가를 본 조합은 잘 보여주고 있다.

신고공유스크랩

댓글 3

댓글 쓰기
덕 업 일체라는것이 이런 것인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ㅎㅎ
02:33
21.01.30.
profile image
골드문트에 포칼이라니, 동글동글하고 탱탱하면서 리듬감이 살아있는 소리였으려나요?
09:19
21.01.31.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