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IA 사랑의 보답? DIVINUS에서 뿌린 사운드필터 체험기

최근 사운드픽에서 문자가 오더라고요. 이번에 DIVINUS에서 사운드필터가 출시되었고, OSTIA 판매 기념으로 2주동안 100원(배송비 별도)에 구매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저는 사운드 필터가 꼭 필요한건 아니지만 OSTIA의 사운드에 전반적으로 만족했고, 저번 불량제품 리콜부터 시작해서 계속 자신들의 제품을 이미 구매한 고객들도 신경써주는 DIVUNUS의 태도에 감동하여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저는 배송비를 포함하여 실질적으로는 3000원 정도 지불했고, 회사를 위해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정말 솔직하게 리뷰해보려 합니다.

일단 OSTIA라는 제품은 5만원대 제품(저는 공구로 3만원대에 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쭉쭉 뻗는 시원한 고음과 탄탄하게 받쳐주는 극저음, 깔끔하게 떨어지는 공간감과 정위감으로 사운드 면에서는 가성비 원탑이라는 칭찬을 많이 받아온 제품입니다. 제 취향에도 잘 들어맞아 버즈프로를 메인으로 쓰는 지금에도 서브로 항상 잘 쓰고 있는 제품이고, 단순히 OSTIA가 버즈프로의 하위호환이 아니라 일정 부분에서는 더 나은 영역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 정도로 저에게 OSTIA는 매력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위 사진처럼 노즐을 막아버리는 사운드 필터를 끼자 되려 OSTIA의 매력이 흐려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조건 나쁜 쪽으로 가는건 아니고 장단이 확실히 있는데,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OSTIA가 갖고 있던 캐랙터성이 희석되는 방향으로 사운드가 변하는건 분명해보입니다.

제 청감상 이번 사운드 필터는 OSTIA가 갖고있던 짱짱한 고역과 극저역을 깎아주면서 더욱 플랫한 밸런스를 완성시키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일단 실질적으로는 볼륨이 5dB 이상 작아지게 되고 볼륨을 이전보다 더 키우면 해상도가 더 좋아진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해상도가 좋아진 것으로 보긴 어렵고, 이전에 OSTIA에서 들렸던 자극적인 영역들 때문에 볼륨을 키우지 않았던 부분들을 더욱 키우게 되면서 더 잘 들리는 것처럼 체감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역의 경우 이전에 OSTIA가 들려주던 건조하면서도 중압감있는, 중저역은 빠지고 극저역이 강조되는 기묘한 저음에서 오히려 힘이 좀 빠진듯한 저음, 중저가 오픈형 헤드폰에서 들리는 스타일의 저음으로 변합니다. 저음의 떨림이나 질감은 오히려 사운드필터를 끼면 더 정확하게 잘 들립니다만 이전에 들려줬던 그 기묘한 맛이 사라진게 내심 아쉬워집니다.

고역의 경우 이전에 OSTIA가 강조하던 여성보컬 영역과 그 윗대역(숨소리, 치찰음)이 좀 다듬어집니다. 이전에는 다른 제품 듣다가 OSTIA를 들으면 조금 쏘게 들렸던 부분이 다듬어지고, 이 덕분에 볼륨을 기존보다 마음껏 올리게 되면 전대역의 사운드가 확 살아나는 느낌을 받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OSTIA가 기존에 갖고 있던 강조포인트는 사라져버리다보니 좀 허전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DIVINUS의 사운드필터를 OSTIA에 장착하면 조금 덜 OSTIA스러운 사운드로 바뀝니다. 일단 볼륨은 기존보다 3칸 정도는 더 올려야 청감상 비슷해지니 만약 OSTIA를 이미 풀볼륨으로 들고계시던 분들은 사용하는데 제한이 좀 있습니다. 저처럼 OSTIA의 캐릭터를 좋아하고 인정하셨던 분들에게는 아쉬운 제품이 될테고, OSTIA의 성향이 맞지 않아 섣불리 구매했다가 서랍에 짱박아두신 분들께는 한번 패자부활전을 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필터가 약간 묻어있는 풀로 노즐에 붙이는 방식이라 자유로운 탈부착이 어려운건 단점이지만, 100원+배송비 정도로 호기심을 해결해본다면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모양만 맞다면 다른 이어폰 노즐에도 붙여볼 수 있으니까요! 아쉽게도 버즈 프로 노즐과는 모양이 맞지 않아 저는 추가적인 리뷰는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즐겁게 읽으셨길 바라며 이만 리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