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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OTECH(유코텍) RE-2

스쿠데리아 스쿠데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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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에 이어폰샵에서 할인받아 산 제품을 귀찮아서 안 뜯고 있다가 최근에 뜯었습니다. 잠깐 사용해본 후기입니다.


  • 외관 및 구성품

특이하게 상자를 열면 이어폰 유닛만 덜렁 있습니다.

이어팁과 케이블은 전부 파우치 안에 들어있었습니다.

파우치의 품질 자체는 좋은데 크기는 꽤 커서 휴대성은 그리 좋지 못할지도?

특이하게 케이블 타이로 묶여있는데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벨크로 재질이라 파우치에 케이블이 고정돼있습니다.

이어팁의 품질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닙니다. 삼성전자 구형 번들 이어폰이나 LG 쿼드비트 3보다 약간 더 좋고 갤럭시 버즈와 비슷한 수준인 것 같은데 두께는 조금 더 두껍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말랑말랑해서 고급스러운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출시가 10만원이 훌쩍 넘는 이어폰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폼팁 같은 것도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점은 최근 중국제 이어폰의 구성품 공세에 비하면 굉장히 빈약한 구성품이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포장 패키지의 퀄리티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성격인지라 차라리 이어팁에 돈을 더 쓰는게 좋아보입니다.

범용 이어팁을 발주한 것인지 이어폰 유닛과 이어팁 간의 일체감도 높지 않습니다. 처음 끼울 때 도대체 어디까지 넣어야 정상 체결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어가이드는 수축튜브 같은 재질로 고정돼있는 타입입니다. 텐션은 제 기준에서는 적당합니다.

케이블이 Y자로 갈라지는 부분을 조절하는 링은 약간의 탄성이 있는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그다지 고급스럽진 않습니다만 Y자 분배의 마감은 금속이라 괜찮아보입니다만 내부를 본드로 고정해둔 것이 노출돼있는 마감은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어차피 요즘 유선 이어폰을 포터블로 쓰진 않아서 개인적으로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과거 같았으면 L자형 플러그를 더 선호했을 것입니다. 내구성도 L자형 플러그가 약간 더 좋은 편이기도 하고요.

유닛에 좌우 구분 표기는 돼있지 않고 색상만 표기돼있다는 점에서 이 제품의 예상 고객이 누구인지 예상이 갑니다. 옛날에는 빨간색이 오른쪽인게 국룰이었죠.

원통형 디자인에 금속 재질이지만 착용감은 좋은 편입니다. 유닛 크기가 생긴것과 다르게 작은 편이고 노즐의 꺾인 각도가 절묘해 귀에 유닛이 밀착되지 않습니다. 슈어나 웨스톤랩스처럼 플라스틱을 아예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귀에 완벽하게 들어맞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면 아예 밀착되지 않는 것이 착용감에서 더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귀 모양에 따라 정착용이 안된다면 최악의 착용감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 아마 소리도 최악이겠죠.

  • 소리

한마디로, 고음이 강한 편입니다. DF 타겟인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에티모틱 ER4 시리즈를 듣는 것 같기도 하지만BA가 아닌 덕분에 흉악한 삽입 깊이를 확보하지 않고도 대역폭이 넓게 나와 확실히 착용감에서는 이득입니다.

다만 소리 자체가 에티모틱 ER4보다 좋냐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저음의 존재감이 옅은 편입니다. 다만 5~7kHz 대역의 고음은 쏘는 편이 아닙니다. 고음의 양감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단기간만에 귀를 피로하게 하는 음색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중음 이후의 소리는 ER4와 비슷합니다. 다만 극저음역대의 롤오프는 역시나 초고역대 피크를 마스킹해주지 못하는 점은 ER4보다 못한 확실한 단점입니다.

저음의 해상력 역시 나쁘진 않습니다만 젠하이저 HD600이나 HD650 같은 DF 타겟의 헤드폰의 양감과 비교했을 때에도 극저음 대역이 오픈형 헤드폰보다 더 나온다는 점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좀 심하게 없습니다. 저음의 잔향도 꽤 빨리 끊어지는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BA 같아요. 포낙 PFE132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제품의 저음과 레벨은 비슷하지만 품질은 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고음의 양감이 큰 반면 저음의 양감이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금속 타악기의 존재감이 큰 곡보다는 좀 더 어쿠스틱 한 곡이나 기타팝 같은 장르를 들을 때 귀가 더 편안합니다. 

베이스기타의 존재감이 의도된 것보다 옅어집니다. 저음역대가 넓어 존재를 느낄 수는 있지만 만약 조용한 실내가 아닌 약간의 소음이라도 있는 곳에서 듣는다면 쉽게 마스킹될 것 같습니다.

차음 성능은 최근 나온 ANC 이어폰과 비할 것은 아니지만 덕트가 크게 뚫려있는 디자인은 아니기 때문에 평균보다 조금 더 좋은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본격적인 인이어 모니터링 이어폰이나 에티모틱 제품보다는 약간 못하지만 삼성전자 번들 이어폰의 그것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감도는 매니아 타겟답지 않게(?) 높은 편입니다. 고출력 제품을 사용한다면 때때로 최소 볼륨이 너무 커서 걱정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제품을 사는 사람 중에 그럴 사람은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재생기기의 SNR이 좋지 못하거나 노이즈가 있는 편이라면 아마 굉장히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신 잡음이 적거나 거의 없지만 출력이 낮은 제품을 쓴다면 아무 문제가 없는 좋은 제품일 것입니다. BA가 아니니 임피던스를 신경쓸 필요도 없겠고요.

  • 총평

2020년대에 나온 2010년대 디자인, 그리고 2000년대 패키징과 1990년대 소리의 이어폰.

DF 타겟이 과거에 각광 받았지만, 대안이 나오자 빠르게 퇴출된 이유를 알고 싶다면 이 이어폰 사시면 됩니다. DF 타겟의 장단점을 이렇게 잘 증명해주는 제품은 이 가격대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호불호 굉장히 심할겁니다. 저는 이미 주로 듣는 제품이 있기 때문에 고민 없이 샀지만 주력으로 이 제품을 사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고 청음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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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박지훈님 포함 5명이 추천

댓글 6

댓글 쓰기
Er4p의 dd버전에 가까운 이어폰 이지요.
10:38
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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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DF가 좋긴한데 그대로 들으면 또 밝은.. 그런 느낌이죠
11:30
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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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비슷한 DF 타겟이어도 헤드폰이면 유닛 크기에서 나오는 저음의 질이 받쳐주기 때문에 DF여도 헤드폰에서는 지나치게 밝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이어폰에서는 확실히 올리브-웰티 타겟이 조금 더 나은 것 같습니다.
22:45
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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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데리아
생각해보니 그런 경향이 있네요
01:10
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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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인데도 순식간에 읽히면서 정리도 잘된 리뷰네요

근데 여기저기 마감이 허술하여 구매하기 꺼려지네요.ㅡ
12:07
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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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inzi
유닛 자체의 마감은 꽤 좋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금속 재질이라 묵직한 느낌도 좋고요. 은으로 만들었다는 케이블 역시 과거 몇만원짜리 커스텀 케이블에서나 보던 성격의 것이기 때문에 시각적 만족감은 아주 좋습니다. 두께에 비해 뻣뻣하지도 않고요. 다만 가격을 뛰어넘는 마감은 절대 아닙니다. 사실 수만원짜리 커스텀 케이블을 사도 RE-2 번들 케이블만도 못한게 굉장히 많긴 합니다. 그걸 감안했을 때, 가격 대비 시각적 만족감은 굉장히 높습니다.
22:43
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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