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axy Buds2 Pro 후기 (w/ One UI 5 베타)

에어팟 프로가 출시되었을 때 에어팟 프로를 샀었고, 결함 등의 문제로 인해 2번 정도 교체를 받았습니다. 몇년간 잘 썼지만 이제는 배터리도 낡았고 여러 면에서 힘들다는걸 느낍니다.

작년에 폴드3을 사면서 받았던 갤럭시 버즈2는 버즈 프로에 비해 착용감도 괜찮고 배터리도 오래 가지만 뭔가 저는 유선 이어폰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선 이어폰도 무선 이어폰도 쓰질 않으시던 어머니에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효도"했습니다.

다음 세대 에어팟 프로는 맨날 나온다 나온다하다가 안 나오고, 버즈2 프로를 고민하다가 출퇴근할 때 쓰려고 구매했습니다. 올해 폴더블도 좋지만 저는 S22 Ultra를 샀으니 내년을 기약하려고 합니다.

1. 기본 팁의 날개 부분이 굉장히 얇고 하늘하늘해요. 젠하이저의 IE 3/6/900 시리즈에 들어가는 실리콘 팁을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은데, 젠하이저의 실리콘 팁은 제 귀에 안착이 안 되었다면 얘는 "붕 뜬, 착용하지 않은 것 같은" 그 느낌으로 안착이 됩니다. 하지만 이걸 뺄 때 이어팁의 날개가 뒤집히거나 하기 쉬워서 저도 불편했고, 제 주변에 갤럭시 버즈2 프로를 쓰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2. 그러다보니까 이번에도 귀에 붕 뜨는 느낌이나, 좀 더 단단한 이어팁으로 바꾸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노즐은 굉장히 짧지만 홈이 있어서 몇몇 팁들이 호환이 될 것 같은데 하고 실험해봤습니다. TWS가 아닌 일반 아즈라 팁이 호환되는걸 확인하고 신기해했는데 영디비님이 아예 유튜브에 올려주셨네요.
 

2-1. 아즈라의 이어팁을 쓴 버즈2 프로입니다.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 착용 상태 확인에서도 정확히 착용되었다고 나오고, NC / 착용감 여러 면에서 다 기본 팁보다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소리는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았어요. 다만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크리스탈이 기본 팁보다 크다보니, 케이스에 넣으면 충전은 되는데 살짝 유격이 생겨서 완전히 닫히지 않습니다. 충전은 잘 되고 주머니 안에 넣거나 어떻게 사용해봐도 별 문제는 없어서 이렇게 쓸 것 같습니다.

2-2. 노즐과 날개 길이를 조금 잘라서 TWS보다는 길고, 일반 팁보다는 짧게 해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고 실험해봤는데 역시 정밀한 실리콘 가공이 아니라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DON'T TRY THIS AT HOME.

3. 삼성의 갤럭시 기기를 버즈와 함께 쓰면 좋은 점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Samsung Seamless Codec(과거엔 Samsung Scalable Codec이라고 불리었음.)를 통해 24/48까지 들을 수 있다는 점, 두번째는 One UI 4.1 이후 기기들(현재는 Z Fold/Flip 4나 S22 시리즈의 One UI 5 베타만 가능)에서는 멀티 채널 360 오디오를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스테레오 기반 360 오디오를 제공했었다면 지금은 멀티 채널 음원을 재생하면 그에 맞게 360 오디오가 된다는 점이에요. 원래 돌비 애트모스가 '멀티 채널 음원'이라는걸 감안하면 돌비 애트모스를 드디어 제대로 지원한다고 이해하면 빠를 것 같습니다. 아직 어떤 앱들이 지원되는지 목록은 공개를 안했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가 3분기 중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헤드 트래킹도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아무리 헤드 트래킹을 잘 해도 인위적이라고 느끼게 되어서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을 못 드리겠네요.

어쩌다보니 제가 S22 Ultra에다가 One UI 5 베타를 이미 올린 상태였기 때문에 이 기능들을 전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OS가 베타이다보니 OS 자체는 달라질 수 있지만, 제가 버즈2 프로로 느꼈던 점들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최고의 무선 애플 뮤직 감상기 저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Tidal과 Apple Music 두 가지를 사용합니다. Tidal 앱에서 돌비 애트모스 음원과 일반 음원을 들어보고 이번에도 별로 돌비 애트모스에 기대를 안했는데. Apple Music 앱에서 돌비 애트모스 음원을 들어보니 "같은 앨범의 트랙, 같은 갤럭시S22U, 같은 버즈2 프로"인데도 차이를 많이 느꼈습니다. 솔직히 Apple Music 앱에서 이게 잘 동작할거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였습니다.

지금까지 무선에서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켜본 기기는 에어팟 맥스 다음으로 처음이네요. 오히려 에어팟 맥스보다 돌비 애트모스의 장점을 느끼기에 좋았습니다. 훌륭합니다. 제가 테스트할 때 들은 노래들은 여기에 플레이리스트로 저장했습니다.

4. 소리는 영디비님 리뷰에서 너무 잘 설명하셨고, 저는 10kHz 이후가 날카로워서 오래 듣기 괴롭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런 기기들은 DSP로 튜닝을 할텐데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다면 추가 펌웨어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또 주변 소리 모드에서 불쾌한 쇳소리같은 노이즈가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즈2부터 느꼈던 문제인데 마이크도 더 고감도로 바뀌었다는걸 감안하면 이건 극단적으로 말해서 삼성이 주변 소리 모드에 사용하고 있는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버즈2 프로는 최신 One UI 기기와 함께 돌비 애트모스를 들으면 더 좋습니다. 무선으로 듣기엔 아직 이것보다 더 나은 제품을 찾기 힘드네요. 출퇴근길에는 이걸 잘 쓸 것 같습니다.

사족 - 코덱에 관한 이야기: 사실 버즈2 프로부터 쓰이는 24bit SSC도 손실 압축 블루투스 코덱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디서도 무손실이라는 단어는 안 썼거든요. + LDAC/LHDC도 손실 압축 블루투스 코덱입니다. 이제 고해상도 블루투스 코덱은 고해상도도 있겠지만, 같은 음원을 다시 디코딩해도 손실이 적은지로 경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020년에 공개한 자료에 "Scalable Lossless"를 추후 목표한다고 적어놨는데 아마 블루투스 대역폭 상 무손실 음원을 압축해서 전달하긴 어려웠을거고, 이런 방식으로 저손실 압축 고해상도 음원도 지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