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감새싹이 올려보는 es100 mk2 실사용 리뷰

최근에 음감에 발을 들인 초짜입니다. 코드리스만 쓰다가 집에나 카페에서는 좋은 음질로 음감을 하고싶어 유선이어폰에 발을 들였는데, 핸드폰 단자가 불량이라 젠더를 못 쓰고 리시버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쓰는 유선이어폰은 SIMGOT EN700Pro 입니다.

혹시 모를 분들을 위한 개요

- es100은 '리시버'로써, 휴대폰 등에서 블루투스로 보낸 음성 데이터를 얘가 받아서 유선 이어폰으로 들을 수 있도록 3.5파이나 2.5파이 단자로 출력을 내주는 장치입니다. 제가 쓰는 것은 es100 mk2, 한 마디로 2세대 버전입니다.

저는 이런 리뷰를 줄글로 재밌게 쓸 자신이 전혀 없는 이과인지라, 간결하게 장점과 단점을 3가지씩 꼽아보겠습니다.

장점

1. 작다.

첫 인상에서 느껴진 부분이었습니다. 보다시피 손가락 두 마디 사이즈입니다. 저는 이런 리시버를 옷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될 줄 알았는데 이 사이즈는 이어폰 파우치에도 쏙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휴대의 부담이 작습니다.

2. EarStudio 어플 지원

지원 어플의 기능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이퀄라이저부터 DCT(디테일 복원), Crosfeed(좌우채널 혼합), DAC Digital Filter(소리 커트방식) 하나하나 엄청 세밀하게 건드릴 수 있어서 이건...소리가 '성향'이 안 맞는다는 불만을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3. 준수한 LDAC음질

사람들이 왜 LDAC, LDAC거리는지 이해가 됩니다. 유선 DAC로 듣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아직 비싼 DAC를 안 써봐서 그럴 수 있는데, 제 기준으로는 노트10에 MEIZU HiFi Audio Pro(C to 3.5파이 젠더)로 들은 것과 거의 유사합니다.

단점 
 

1. micro 5핀 충전

진짜 맘에 안 드는 부분...시대가 어느 때인데 무선 충전까지는 못해도 C타입으로 해놨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ㅠㅠ mk2는 나온지도 두 달 정도밖에 안 됐는데 2019년 말에 출시하는 제품이 5핀 충전이라니 이게 무슨...

2. 너무 미세한 볼륨조절

이것도 실사용에서 와닿는 부분인데, 볼륨 키를 누를 때마다 0.5dB씩 오르내립니다. 다른건 디테일하게 조절해주는건 좋은데 이건 너무 불편해요. 한참 딸깍딸깍거리거나 꾹 누르고 있어야하는데 꾹 누르는건 실수로 너무 커지거나 작아지기 쉽고 그러면 또 다시 딸깍딸깍딸깍딸깍 하고 있어야합니다. 그래서 es100 자체볼륨은 그냥 정중간으로 고정해놓고 핸드폰으로 볼륨조절 하게 되었습니다.

3. 생각보다 체감되는 LDAC 외의 블루투스 코덱 음질저하

이 부분에서 좀 놀랐습니다. 솔직히 제 상식선에서는 aptX 정도만 되어도 듣기에 문제없는 수준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aptX로 들으면 블루투스의 음질 저하가 체감됐습니다. 뭔가 소리가 매끄럽지 않고 사포처럼 자글자글해지는 느낌...

유선DAC와 LDAC가 거의 근접하고, 사이에 벽이 하나 있고 그 다음에 aptX AAC SBC가 있는 것으로 전 느꼈습니다. 하위 세 코덱의 차이는 잘 느껴지지 않았고요.

총평

기대를 너무 높게(메이주 젠더보다 좋은 음질) 잡았던 것 같아서 약간은 실망했지만 블루투스임을 감안하자면 만족스럽고, 제 핸드폰 단자에 하자가 있는 현 시점에선 따로 DAP를 사지 않는 이상 최선의 선택지로 여겨집니다.

제가 사실 소니 IER-z1r 뽕을 맞고 사고싶어서 안달난 상태였는데, 오히려 정신차리게 되어 잘 된 것 같습니다. es100을 쓰면 초고역이 다 잘려나가는데 초고역재생이 특징인 z1r을 굳이 살 필요가 없죠 ㅎㅎ 심갓과 함께 한 2~3년은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귀도 너무 한번에 레벨을 높이면 재미가 없으니 서서히 더 좋은 장비를 사는 재미를 맘껏 누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