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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가량 써보고 느낌대로 써보는 AKG N5005 사용기

Rush07
48862 8 4


작년 말에 디렘 프로 SL을 지르고 나서, 이제는 유선 이어폰에는 딱히 돈 쓸 일이 없겠구나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닥헤 장터를 짬 날 때 구경하면서도 딱히 뭘 사고 싶지는 않았구요. (물론 돌피니어를 하나 싸게 구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안이한 생각은 AKG N5005 199달러 핫딜을 보고 날아가게 됩니다. 처음 글이 올라올 당시에는 변팔 계정을 까먹는 바람에 구매를 하지 못했지만 새벽잠을 거르고 새로고침을 하던 와중에 풀린 물량을 구매하여 받을 수가 있었지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본 바로는 AKG 이어폰이 꽤나 제 취향에 맞았었는데, N5005로 그 AKG 이어폰 사운드의 끝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199달러 핫딜을 놓치지 않은 게 요 근래 가장 다행인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운드를 구구절절 디테일하게 설명할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제가 리뷰.. 비슷한 걸 몇개 써보면서 나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구나 하는 걸 느꼈기 때문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몇가지만 짚어보려고 합니다.


1. 컴팩트하고 디테일한 저음이 만족스럽다.


제가 기존에 AKG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죄다 고음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N5005를 듣고 나서 사실 AKG는 저음 장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향을 최대한 줄이고, 컴팩트하고 깔끔하게 들어오는 저음은 메탈 같이 빠른 비트로 저음을 뚜다다다 때려박는 곡이나, 재즈 같이 드럼 사운드의 디테일이 중요한 곡에서 정말 진면모를 보여줬습니다.


저음의 디테일이 정말 좋아서 어쩔 땐 몇몇 보컬이 마이크 가까이에 대고 노래를 부를 때 입술 떨어질 때 공기가 욱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Rush의 YYZ라는 곡을 새 이어폰을 들을 때 자주 들어보는데 이 곡이 워낙 베이스가 메인으로 녹음이 된 곡이라 좀 저음이 퍼지는 이어폰으로 들으면 베이스가 드럼을 잡아먹을 때가 더러 있습니다. N5005로 들으면 드럼 사운드의 윤곽이 정말 잘 잡혀서 만족스러웠네요.


저음은 부드럽고, 어느정도 부피감이 있어야한다는 분들이라면 N5005는 좀 아쉬울 수 있을 것 같고 저 같이 이어폰 입문 3개월만에 얄포를 살 정도로 컴팩트한 저음을 좋아하신다면 N5005를 강추드립니다.


2. 착용감이 정말 여러모로 대단하다.


제가 어릴 때부터 귀 커서 돈 많이 벌겠다는 소리를 엄청 듣고 자란 편이라 어지간히 착용감 이상하다 싶은 이어폰들도 구겨넣으면 잘 들어가는데.. N5005는 처음 꺼내보고 엄청 당황했습니다.


처음 딱 착용을 시도해보자마자 " 와.. 이걸 귓구멍에 끼우라고 만들어놓은건가? " 라는 생각이 딱 들더군요. 이어폰 하우징 자체는 사이즈가 작은 편이라 괜찮았는데.. 노즐의 각도도, 길이도 애매해서 이어팁을 귀에 밀착시키면 유닛이 붕 뜨고, 유닛을 귀에 안착시키면 이어팁이 밀착이 안되는 정말 짜증나는 경험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즈라 셀라스텍 가장 큰 사이즈로 그냥 귓구멍을 막아버리는 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사운드적으로는 이어팁을 깊이 넣는 게 좋을 것 같은데.. 3단팁이라도 쑤셔박지 않는다면 무리 같아 보이더라구요. 아쉽습니다.


3. 심벌 소리는 정말 예쁜데 보컬 치찰음 대역이 좀 튄다.


제가 파이널 E 시리즈가 좋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공감할 수 없는 한 가지 이유가 심벌 소리 때문인데요. N5005는 심벌 소리가 예쁘게 나옵니다. 이게 진짜 좋은 고음인가? 와는 별개로 고등학생 때 K3003을 청음샵에서 들어보고 " 오... 좋은 이어폰이다. " 라고 생각했던 저에게는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Chick Corea 곡 중에 몇몇 주워들어서 알고 있는 Spain이라던가, Fingerprints 같은 곡들을 들었는데 진짜 심벌 소리가 너무 좋더라구요.


다만 보컬들 치찰음 대역이 좀 크게 거슬리는 편입니다. 제가 치찰음에 그렇게 예민한 편은 아닌데 유독 N5005로 몇몇 곡들을 들으면 치찰음이 엄청 튀어서 들려서 약간의 난감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1번에서 언급했던 Rush의 YYZ 같은 경우에는 중간에 2분 30초 즈음에 짝-  하고 파열음에 가까운 타악기 소리가 나오는데 그것도 꼭 귀 근처에서 폭죽 터트리는거마냥 너무 팍 튀어서 곡을 좀 많이 타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네요.


제가 일본 곡들을 좀 자주 듣는 편인데 확실히 일본 쪽이 고음 강조에 너무 후하지 않나.. 





AKG N5005가 199달러로 내려오고 나서 원래 20~30만원 쯤 소리를 내주는 이어폰인 것처럼 되어버린 느낌도 좀 있는데 제가 기억했던 30만원 언저리의 스테디셀러들 소리보다는 확실히 N5005가 윗급이라는 건 체감이 되더라구요. 이런 이어폰을 199달러에 살 수 있는 걸 감사하게 여기고 " 아 나는 정가 100만원 짜리 이어폰을 쓰고 있는 사람이다. " 하고 행복회로를 돌리면서 오늘도 즐겁게 음감생활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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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덥님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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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구멍에 끼우라고 만들어 놓은건가 라닠ㅋㅋㅋㅋㅋ

07:31
21.03.04.
Rush07 작성자
COCT
살면서 이어폰 착용하면서 뇌정지가 온 이어폰은 이게 처음이었습니다...
08:56
21.03.04.
profile image
Rush07
고양이 이마에 테이프 한 장 붙여놓으면 프리징 오는데 그거랑 비슷한 건가요?
10:17
21.03.04.
profile image
몰랐던 밴드인데 너무 좋은데요? 와~
n5005으로 yyz 앨범 듣고 있습니다 ^^
12:18
2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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