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X15 일주일 후기

와, 받은지 엄청 오래 된 것 같은데 벌써 일주일이 흘렀어요. 
이제 슬슬 처음의 느낌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있어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경험이 많이 적은 사람이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소감입니다! 

이전 글 링크를 남겨두고 시작합니다! 먼저 읽어주시면 괜찮으리라 생각해요. 
저도 오스트리안 오디오 합류합니다! (Hi-X15) - 영디비 (0db.co.kr) 




1. 소리는 개봉시와 크게 다름이 없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에이징/번인을 그리 신뢰하지 않기도 하지만, 볼륨을 많이 낮게 듣는 제 청감상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겠습니다. 하루 7~10시간에 사용 기간은 7일 지났구요, 변함 없이 풍부한 고음, 적당한 저음을 들려줍니다. 여성 보컬이 재미있게 들립니다만 녹음 상태 탓인지 가수의 창법 탓인지 몇몇 음원들은 조금씩 자극적이게 거슬리기도 합니다. 치찰음은 그리 느껴지지 않아요! 
이게 정말 이상한 표현같은데, 위에서 몇몇 음원들은 좀 거슬린다고 썼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편하게 들립니다. 평소 듣는 장르가 락, R&B, 재즈, 발라드, 클래식, Jpop 등이라 힙합과 아이돌 외에는 잘 먹는데, 저음이 젠하이저처럼 엄청 풍부한 편은 아니라 락과 같이 둥둥쿵쿵한 노래는 조금 재미가 덜하긴 합니다만 다른 장르들은 굉장히 편하게 들을 수 있어요. 음악 듣기 재밌습니다! 이거 모니터링 맞나...? 


2. 볼륨을 좀 먹습니다. 
다른 분들이 언급하시긴 했지만, 그리 높지 않은 임피던스임에도 불구하고 볼륨을 좀 먹습니다. 다행히도 뭔가 제대로 들려야 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거나 하는, 출력이 딸리다고 느낄 현상은 없었어요. 다른 헤드폰(HD400s, 어반나이트)으로 듣던 것보다 Windows10+메이주 DAC 조합에서 볼륨을 1정도 높이니 평소 듣던 볼륨이 되었다고 느꼈어요. 저는 Windows 볼륨 4~6으로 듣습니다. 


3. 정수리가 좀 아픕니다!! 
먼저, 저는 하루에 헤드폰을 7시간 정도, 혹은 그 이상 사용한다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이 정도로 오래 쓰면 뭘 써도 아픈가? 싶긴 해요. 
군 시절 베레모와 근무모는 57사이즈를 썼던, 그리 특별할 일 없이 평균적인 한국인 두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헤드쿠션은 압박이 크지 않다는 첫인상이었지만 제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길어서인지 생각보다 압박이 좀 있어요. 정수리 인근이 조금 부었습니다 ^-T 소중한 내 머리카락... 자라나라 머리머리 
기존 사용하던 K545는 헤드쿠션의 폭이 4cm쯤 되어 푹신하게 받쳐주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비슷한 시간을 사용했음에도 조금 아파요. X15의 헤드쿠션이 탄력이 좋아서 그런 건지, 탄력이 좋지 않아서 제대로 지지가 안 되는 것인지 쉽사리 짐작이 안 가네요. 
그래도 HD400s같은 얇고 납작하고 딱딱한 헤드쿠션보다는 훠ㅓㅓㅓㄹ씬 덜 아픕니다. 


4. 헤드밴드는 조금 짧습니다.  
3번과 조금 연관됩니다. 먼저 말씀드렸듯이 특별히 머리가 크거나 한 두상이 아님에도 헤드밴드 압박이 좀 있어서 밴드를 조금씩 더 늘여 쓰다 보니 양 쪽에서 각기 두세 칸 남짓 남기고 다 빼고 쓰게 되는 것 같아요. ㅈ...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살이 쪄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요 ㅠㅠㅠ... 


5. 생각보다 뒤로 잘 흘러내립니다. 
이어컵 돌아가는 부분 구동부가 굉장히 부드럽게 작동하는데요, 굉장히 고급스럽고 기계류의 기본 소양이긴 하지만 이게 착용감에는 조금 독이 되는 것 같아요. 
이전 글에서 머리를 뒤로 젖히면 흘러내린다는 말을 했었는데요, 이거보단 하품 한 번 시원하게 하면 이어컵이 돌아가 다시 손으로 바로잡아줘야 한다는 점이 좀 더 큰 단점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조금 번거로워요!! =0= 


6. 무게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상술한 착용감에 관한 단점들이 엄청나게 치명적인 이슈는 아니라고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착용감이 더러운데 무겁기까지 하면 어딘가 심하게 아프기 시작하더라구요. 위의 문제들은 적어도 그 정도의 고통을 불러오는 단점은 아니었어요. 


7. 금속의 성형 품질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상품적 미감에 관련한 사항입니다. 

AUSTRIAN AUDIO 하얀 페인팅 아래에 금속이 일정하지 않게 사출되어 있습니다. (사족입니다만 회색 부분은 원래 무광입니다. 붙어 있는 보호 플라스틱을 아직 떼지 않았어요. 떼면 경박하지 않고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금속의 사출선이 다소 지저분하게 성형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천천히 하나하나 뜯어보다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 가격대 영역이라면 금속 덩어리를 통째로 깎아 만드는 단조로 금속 파트를 만들기는 단가 문제로 힘들 것이라 쉬이 짐작할 수 있고, 또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이해는 가는 부분입니다만 조금 더 노하우가 쌓여서 더 깔끔하게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빨간 부분은 저런 문제들이 잘 안 보이는 각도로 보면 굉장히 고급스럽게 보이거든요. 이 헤드폰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 제품의 결정적인 인상을 만드는 파츠인 만큼 흠결 없이 더 완벽한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기한 단점들이 제품의 장점을 무색케 할 정도로 치명적인 단점이 되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정수리 아픈 것도 오래 사용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모니터링을 표방하는 만큼 '엄청 오래 쓰기 힘든 거면 용도에 안 맞게 별로인 거 아니냐!'고 말씀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ㅠㅠㅠ 
일단 만듦새가 넘나 좋거든요. 굳이 따지자면 제가 소유해서 들어 본 헤드폰 중 가장 출고가(현재가격 X)가 비쌌던 놈은 어반나이트인데, 이 정도 가격에 필적하는 마감을 보여 줍니다. 금속 사출은 코팅이 무광이다보니 크게 눈에 띄지 않아요. 
소리도 이전 개봉기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게 왜 이 돈? 싶은 소리를 들려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친구놈 청음시켜줬더니 '당장 사야겠다' 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가 느낀 평점은 4.5 / 5 되겠습니다. 
0.5점은 '브랜드 내에서 비슷한 성향의 더 상위 제품을 맛보고 싶은데 불가능하다' 는 아쉬움에서 깎았습니다. 
그랜저를 타면 G80을 타고 싶고, G80을 타면 G90을 타고 싶어지는게 사람 심리 아니겠어요. 훌륭한 그랜저를 타 봤으니 G80이나 G90을 타 보고 싶은데, 다른 분들의 평가를 보면 X65는 종결급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완전히 다른 성향과 용도를 상정한 제품이라고 느껴졌거든요. 나는 세단인 G80을 타고 싶은데 고오급 SUV인 GV80밖에 없는 그런 기분입니다. 


청음을 해 보고 사고 싶었지만 서울로 올라가 청음을 할 만한 여건도 안 되고, 다른 분들의 후기가 청음도 안 해보고 사게 만들었어요. 성공한 도박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모두 후기 써 주신 분들 덕분... ^-^ 
후기 써 주신 다른 분들과 이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