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샀으면 후회할 뻔한 AME J2XR 리뷰

안녕하세요.

리뷰를 쓰기엔 스스로가 뭔 소리를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제대로 들은건지도 잘 모르겠어서 쓰기가 부담스럽긴 한데, 기왕 좋은 이어폰을 건져 온 김에 짧막하게나마 리뷰를 남겨봅니다.

지난 주 토요일, 우연히 닥터헤드폰에 올라온 6.0짜리 J2XR을 날래 채왔는데요. 업그레이드 버전 LS200 느낌의 사운드를 지향하는 이어폰이라는 얘기를 듣고 예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이어폰이었던지라 지갑이 좀 가벼워졌지만 참을 수가 없었네요.

J2XR은 2BA 이어폰입니다. 제가 최근에는 디렘 프로, 아즈라 호라이즌 등의 싱글 DD 이어폰을 주로 들었지만, 예전에 제가 막 이어폰에 입문하고 얼마 안 됐던 시기에는 2BA인 애플 인이어, 오디오테크니카의 IM02, LS200을 많이 썼던 적이 있었죠.

그 때는 DD랑 BA의 질감 차이 이런 것도 잘 모르고 그냥 추천받은 걸 사서 들었었는데, 얼추 5년?이 더 흐른 지금에 와서 다시 2BA 이어폰을 들으니 색다른 기분입니다 ㅎㅎ

일단 J2XR을 듣고 제가 느낀 첫 인상은 소리가 굉장히 담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새 리시버를 구하면 국카스텐의 만드레이크라는 곡을 들어보는데요.

2대의 기타와, 보컬 모두에 온갖 이펙터를 꾸겨넣은데다, 베이스 기타의 소리도 꽤 많이 전면으로 밀고 나오는 곡이라서 좀 자극적인 이어폰으로 들으면 정말 난잡한 소리가 나는 곡입니다.

J2XR로 들었을 때는 날카로운 기타의 톤이 어느정도 다듬어지고, 잔뜩 먹여놓은 공간계 이펙터의 부피감도 좀 줄어들어서 자극적인 느낌이 많이 없어지고 사운드가 널널해졌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음 같은 경우에는 잔향이 길게 남거나, 부피감이 욱 하고 올라오는 그런 느낌은 적습니다. 최근에 N5005를 많이 들었던지라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음의 양과는 별개로 부담스러운 느낌이 덜합니다. 저음의 부피감이 적고 딱딱 떨어지는 편이다보니 숨은 자잘한 소리들이 묻히지 않고 잘 들리는 편입니다. 해상도 높은 사운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음은 디렘 프로 SL보다는 적은 정도인 것 같은데 BA 드라이버의 특징인지 훨씬 저음이 적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는 브라운 필터를 쓰고 있는데 필터 중에 가장 중고역이 많은 필터다보니, 보컬과 키보드의 음상이 좀 앞에 잡히는 편입니다. 특징이라면 건반 + 보컬이 메인으로 되는 구성이면 보컬이랑 건반이 거의 비슷한 위치에 잡히게 들렸다는 점인데, 그것 때문인지 좌우로 움직이는 소리들이 움직이는 느낌이 훨씬 체감이 잘 되는 편입니다. 스테이징이 좌우로 길다는 느낌?

보컬의 목소리는 촉촉하다는 평가가 적합할 것 같습니다. 여성 보컬이나, 키보드나, 기타 등에서 까랑까랑하다, 자극적이다 라고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억제를 많이 한 편이라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목소리랑 잘 어울립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어지간한 곡들은 검정치마의 ‘Everything’ 같은 톤으로 만들어주는 이어폰이라고 할까요.

뛰어난 해상도와, 귀에 부담스럽지 않은 사운드, 검증된 AME의 쉘 제작 능력, 눈이 확 가는 디자인, 20만원이 조금 안 되는 좋은 가격, 교체가 가능한 3가지 필터.

20만원 아래에서 가장 무난한 이어폰 선택지가 뭐냐! 라고 하면 저는 무조건 J2XR을 꼽을 것 같습니다. 저는 중고로 싸게업어왔지만 정가를 주고 샀어도 절대 후회하지 않았을 것 같네요. LS200을 30만원 돈 주고 샀던 걸 생각하면.…. ㅋㅋㅋ…

글에 뭔가 알맹이가 없는 것 같은데 내공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