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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데일리 이어폰, 베이어다이나믹의 비트 버드

Rush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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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첫 리뷰로 올릴 제품은 바로 전통의 명가 베이어다이나믹의 비트 버드입니다. 제가 댓글 이벤트로 이 친구를 받은 지가 벌써 한 1달 반이 넘어서 굉장히 죄송하기 짝이 없지만 늦게나마 이렇게 올리게 되서 다행입니다. 제가 글을 잘 쓰지는 못하고, 사진을 제대로 찍을 여건도 아닌지라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부디 좋게 좋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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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트 버드에 대한 첫 인상
 

  베이어다이나믹은 세계 최초의 다이나믹 헤드폰인 DT-48을 만든 회사로써 많은 음향 애호가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회사입니다. DT770, 880, 990 등의 제품이 모니터링용, 음악감상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고, DT235 같은 모델은 라디오를 진행하는 스튜디오 등에서 아직도 꾸준히 쓰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셀렌토, T1 등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들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찾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베이어다이나믹은 이미 젠하이저, 슈어 등과 같이 음향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이어다이나믹은 슈어, 젠하이저 같은 타 업체들보다 대중들에게는 그렇게 알려져 있지 못했습니다. 음향기기를 소비하는 소비층이 점점 젊어지면서 이미 젠하이저가 어반나이트, 모멘텀 브랜드로 젊은 층에게 어필을 하려고 한 것을 봤을 때 베이어다이나믹도 언젠가 칼을 뽑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버드 시리즈가 되겠습니다.
 
  이전의 beyerdynamic이라고만 적혀 있던 투박한 로고에서 추가된 y를 형상화한 새로운 로고, 흰-검으로 도배된 클래식함에서 주황색이 추가된 패키징, 그리고 맨들맨들한 조약돌 같은 이어폰 디자인. 제가 디자인 같은 부분을 평가할만큼 미적 감각이 뛰어나지는 않아도 확실히 베이어가 뭔가 눈길을 확 끌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베이어가 어떤 이미지였는지를 알고 있는 저에게는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만 이 버드 시리즈로 처음 베이어를 접하는 분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 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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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물은 소위 말하는 홈런볼 케이스에 이어폰, 그리고 추가 이어폰 2 사이즈가 들어있습니다. 단자 부근에 감겨있는 주황색 태그에는 'Choose correct size of eartips for perfect fit and bass response.'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어팁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베이어가 이 제품으로 노리는 소비자층에게는 꽤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이 버드 시리즈에 쓰인 이어팁이 일반 이어팁과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면 말이죠. 
 

  디자인은 굉장히 무난합니다. 검은색 하우징/케이블에 깔끔하게 베이어다이나믹 로고만 박혀있습니다. 하우징은 일반적인 총알형이 아니라 최근에 갤럭시 AKG 번들이나, 쿼드비트 4 등에서 볼 수 있는 귀를 채우는 그런 유형의 하우징입니다. 유광에 둥글둥글한 게 조약돌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인데, 딱히 흠잡을 곳은 없어보이네요. 
   
  2. 착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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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이 비트버드 인터뷰에서 가장 키포인트로 뽑고 싶은 부분은 바로 착용감입니다. 하우징 안쪽이 맨들맨들한 유광재질인데 귀에 걸리는 부분 없이 딱 맞습니다. 비슷한 느낌인 삼성 AKG 번들은 하우징이 너무 크고, 노즐이 짧아서 이어팁이 어거지로 버텨준다는 느낌이 강했고, 안쪽에 사출 흔적이 좀 남아있기도 해서 착용감이 좋다고는 절대 하지 못할 수준이었던 반면 비트 버드는 노즐의 각도, 그리고 하우징의 크기, 하우징의 재질감, 곡면의 형태가 아주 잘 맞아떨어집니다. 제가 그렇게 많은 이어폰을 써본 것은 아니지만 착용감 면에서는 제가 써봤던 것 중에 단연 1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하우징만이 착용감을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어팁의 재질, 형태 등도 매우 중요한데 이 색다른 형태의 이어팁도 착용감에서 아주 큰 강점을 갖습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그냥 세미오픈형처럼 느껴지는 착용감입니다. 귀 안쪽을 꽉 틀어막는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넓게 귀를 덮어둔다는 느낌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비트버드가 덕트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여타 다른 이어폰보다 이압 측면에서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항상 이압에 고통받았던 분들이라면 매우 좋아하실 듯 합니다. 이압이 없고, 귀에서 튀어나오지 않는 납작한 형태의 이어폰은 역시 누워서 쓸 때 매우 좋습니다. 누워서 이어폰을 자주 쓰시는 분이라면 비트 버드 구매를 추천드립니다. 이어팁은 평소보다 한 사이즈 키워서 쓰셔야 잘 맞습니다. 아니면 너무 널널하게 들어가서 비트버드의 매력인 저음이 죽어버립니다.
  
   3. 사운드 
 
 
  이어폰 리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바로 사운드에 관한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하만 타겟에 어느 정도 맞추고 그 위에 어느 정도 자신들만의 튜닝을 곁들인 그런 이어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많은 음향 커뮤니티가 얄-멘을 외치던 그 시절보다도 더 플랫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상황인데 비트버드는 그런 기류에 어느정도 거스르는 튜닝을 보여줍니다.   
 
  비트 버드는 굉장히 푸근한 소리가 매력적인 이어폰입니다. 저음의 양이 버겁다할 정도로 많은 것도 아니고 좀 공간감이든 잔향이든 넓직하게 퍼지는 느낌이라 딱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뭔가 저음이 많다는 건 알겠는데 딱히 듣다보면 크게 인식이 안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빡빡하게 밀어넣어주는 킥/베이스가 매력인 EDM이나 힙합 계통에는 그렇게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음이 너무 퍼지나 싶다가도 저음이 미친듯이 쏟아져나오는 메탈을 들어보면 필인 부분을 제외하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고, 참 기묘한 포인트를 잘 잡았다고 해야할 것 같네요. 확실한 건 템포가 빠른 곡보다는 무던한 발라드나, 모던락 계통에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저음입니다.   
 
  중음도 저음의 영향인지 또렷한 느낌보단 퍼지는 인상이 강합니다. 락 음악에서 기타 파트는 뭔가 트레블을 잔뜩 내리고 리버브를 먹인 느낌인데, 그래서 기타 + 보컬 + 스트링이 동시에 밀고 나온다거나 하면 전반적으로 블러를 먹인거마냥 흐릿해지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이런 은은한 느낌이 좋은 분들도 물론 있겠지만 보컬이 좀 밀려나거나 흐릿해지는 거에 대해 좀 민감한 분들이라면 이런 부분이 맘에 안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고음이나 대역폭을 주로 치찰음보단, 심벌 소리 때문에 많이 신경 쓰는 편입니다. 대역폭이 부족하거나 고음이 부족한 이어폰들은 심벌 소리가 너무 김이 빠지게 들리고, 너무 고음이 강조된 이어폰은 너무 바삭하게 들려서 좀 맘에 들지 않습니다. 비트 버드는 전자에 조금 가깝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진짜 고음이 팍 죽는 이어폰마냥 심벌이 여기 있었구나 하는 것만 알 수 있는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좀 시원한 느낌은 부족해도 앞서 설명한 중 저음의 특성과 더불어서 굉장히 듣기 편한 부드러운 소리가 나기 때문에 일부러 베이어에서 의도한 것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4. 결론
    
  확실히 베이어 쯤 되는 전통의 명가는 기본은 합니다. 그래도 이어폰을 어느 정도 좋은 걸 쓰고 싶다하는 분들의 첫 입문 가격대가 비트 버드 가격대인 5만원 언저리인데 베이어다이나믹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충분히 좋은 인상을 얻어갈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입문기라고 생각이 되고, 이미 다른 고가의 좋은 이어폰을 갖고 계신 분들께도 좋은 착용감으로 어필 할 수 있는 서브용 이어폰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디락 / 디렘 / BCS T90 등 어느 정도 하만타겟을 고려한 제품들만 듣다가 굉장히 고전적인 저음 위주의 이어폰을 들으니까 또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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