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nheiser Momentum Over-ear 2.0 헤드폰 리뷰

  생각치도 못한 복덩이가 굴러들어왔습니다. 영디비에 댓글 이벤트에 당첨되다니... 100% 운입니다. 이런 당첨운은 정말 없다고 생각했는데 덜컥 당첨되고 나니 당황스럽고 평생 운빨을 여기에 다 쓴 것만 같고 그렇습니다. 본인은 갤럭시 사용 중인데 iOS용이 온 건 살짝 불행... 덕분에 너무나 오랜만에 리뷰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사실 리뷰할 거리는 넘쳐나는데 요즘 바쁘다보니 한동안 뜸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 차차 리뷰를 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어폰, 헤드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젠하이저라는 이름을 알 것입니다. 저도 MX300으로 이어폰 음감을 시작했으니 헤드파이 입문은 젠하이저였네요. 젠하이저에는 여러 라인업이 있는데 그 중 모멘텀 라인은 미들급 아웃도어용 정도로 생각됩니다. 그 중 모멘텀 오버이어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적당히 좋은 소리로 아웃도어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큰 헤드폰은 애초에 아웃도어용으로 쓸 수 없을 것 같고 디자인도 그럭저럭 무난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대적인 느낌을 추구하는 분들께 모멘텀 오버이어는 지나치게 클래식해 보입니다. 모멘텀 오버이어 2.0은 전작에 비해 소리는 크게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다는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폴딩이 가능하게 힌지가 생겼고 이어컵이 좀 더 커지고 이어쿠션이 더 두툼해져 착용감이 좋아졌습니다. 

spce. 젠하이저 홈페이지 참조.

  인라인 컨트롤러 호환에 따라 갤럭시용과 애플용으로 나뉘는데 한 두 푼하는 헤드폰도 아닌데 케이블 두 개 다 넣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애초에 양쪽 모두 호환되는 컨트롤러로 만들면 됐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갤럭시용은 L형 플러그, 애플용은 I형 플러그로 나눠져있는데 아무래도 라이트닝 단자에 3.5 어댑터를 사용할 때 편하라고 I자형인 듯 합니다. 

  저항값이 18옴 밖에 안 되기 때문에 확실히 볼륨 확보가 쉽습니다. SF 드라이버와 비슷한 수준의 볼륨으로 충분히 구동 가능합니다. 굳이 앰프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아웃도어를 겨냥해 나온 제품인 만큼 가볍게 사용하기 좋습니다. 블랙, 아이보리, 그리고 브라운, 세 가지 컬러가 있으며 저는 브라운 색상을 받았습니다.  
  
 

  엄청나게 큰 상자가 기대감을 부풀립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커다란 케링 케이스가 하나 나오고 밑에는 사용설명서가 들어있습니다. 케이스 안에는 얇은 파우치에 담긴 헤드폰과 케이블이 들어있습니다. 네. 끝입니다. 뭐 딱히 필요한 건 없지만, 이 정도면 있을 건 다 있지만 뭔가 불만이 새어나옵니다. 유명한 맛집의 메인 메뉴는 맛있고 좋았지만 사이드 메뉴가 너무 단촐해서 당황스러운 그런 느낌입니다. 전작인 모멘텀 오버이어의 고급스러운 컨트롤러와 플러그, 단단한 하드 케이스는 어디로 갔을까요. 
 

 전체적으로 마감이 엄청 깔끔합니다. 디자인이야 클래식 헤드폰이라 딱히 말할 부분은 없습니다. 아웃도어로 사용하기에 진중한 느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캐주얼이랑 아예 동떨어진 디자인은 아닙니다. 물론 다른 아웃도어 헤드폰보다는 옷 맞춰 입기가 까다롭네요. 

 이어컵은 플라스틱, 헤드밴드는 스테인레스에 가죽을 입혀놨습니다. 보기보다 무게가 상당히 가볍습니다. 덕분에 오래 끼고 있어도 목에 무리가 없습니다. 이어컵이 머리에 맞춰 움직이는데다가 이어컵 자체도 커져서 귀가 쏙 들어와 착용감이 몹시 좋습니다. 이어쿠션도 푹신하고요. 이어컵 위쪽에 덕트가 두 개 있지만 차음성은 보통 이상입니다.  

 전작보다 브라운이 상당히 예뻐졌습니다. 제일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꽤나 예쁘고 고급스럽습니다. 이어쿠션과 이어컵 사이의 유광으로 빛나는 부분이 디자인을 한 세 배 이쁘게 만들어줍니다. 이어쿠션도 브라운 색으로 바뀌어서 한층 보기 좋습니다. 

 헤드밴드 부분의 스티치 간격도 일정하고 마감도 좋아 고급감을 더해줍니다. 헤드밴드의 양 끝 단에는 육각별 나사가 4개씩 박혀있어 튼튼해보입니다. 힌지 부분도 꽤나 튼튼해보이니 너무 애지중지 다루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아쉬운 점은 이어컵이 워낙 커서 접어도 그닥 작아진 기분이 안 듭니다. 그리고 제 목이 짧아서인지 목에 걸쳤을 때 턱에 헤드폰이 닿습니다.

 컨트롤러와 플러그 모두 플라스틱으로 바껴 가벼워지고 작아졌습니다. 덕분에 헤드폰에 흠집을 낼 일은 없을 듯 합니다. 갤럭시에서 가운데 버튼만 사용가능했습니다. 통화품질도 좋았고 버튼감도 좋습니다. 케이블은 분리형이며 돌려서 빼고 끼우는 방식입니다. 달칵 소리가 날 때까지 밀어넣고 돌리면 제대로 끼운 것입니다. 때문에 케이블 호환성은 떨어집니다. 
 

 소리는 저음을 빼면 꽤 평탄한 편입니다. 아웃도어로 쓰면 딱 적당한 저음으로 변하고요. 물론 실내에서 각잡고 듣기에도 꽤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음역은 아주 살짝 부풀어오른 느낌인데 마스킹이 생길 정도는 아닙니다. 말 그대로 아주 살짝입니다. 소음이 있는 환경(버스나 지하철)에서는 플랫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무게감도 적당하고 질감도 자연스럽습니다. 웅장한 음악은 충분히 웅장하게 울려줍니다. 저음이 아주 많고 풍성한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만족할 듯 합니다. 저 같은 잡식성 음악애호가한테는 딱 맞는 저음입니다. 어떤 음악에도 잘어울리는 저음이네요.

중음역은 약간 앞으로 나오는 느낌입니다. 여러 악기가 나오고 저음이 강력한 음악을 들어도 보컬은 뒤로 물러나지 않습니다. 저음 보컬은 아주 약간의 울림을 가지고 있어 훨씬 자연스럽게 들리고 고음의 악기나 보컬도 잘 뻗어나가는 편이며 악기나 보컬 모두 대체로 맑고 듣기 편안합니다. 여러 악기들이 나와도 뭉치지 않고 깔끔하게 잘 분리해줘서 듣는 재미를 배가시켜줍니다.

고음역은 대역폭이 넓고 양도 충분해 디테일이 잘 살아있습니다. 다만 아주 매끄러운 느낌까지는 아닌데 살짝살짝 튀는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심벌즈가 과도하게 나오는 음악에서 잘 느껴집니다.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아니며 취향에 따라 시원하게 느끼는 분도 있을 듯 합니다. 
  
  모멘텀 오버이어 2.0은 전작의 확실한 업그레이드는 아니지만 단점들을 적당히 보완한 헤드폰이라 생각합니다. 취향을 가리지 않는 소리나 편안한 착용감, 클래식한 디자인 등은 올드 유저들을 불러모으는 요소들입니다. 올 겨울 귀를 따뜻하게 덥혀줄 헤드폰을 찾고 있다면 꼭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본 리뷰는 영디비 댓글 이벤트를 통해 젠하이저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