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7-리뷰] Fidue - A73

Prolog:ue
모두가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레퍼런스로 삼는 단일듀서 이어폰에는 대표적으로 ER4시리즈가 있다. 이어폰이 출력하는 주파수 대역별 반응이 플랫하여 의도된 소리를 그대로 내어주는 것에 가깝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어폰들은 저역대가 적어 심심하다는 이야기도 많은 반면, DD를 활용한 몇몇 단일듀서 이어폰들은 반대로 저음역대에 의해 다른 음역대가 마스킹 된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음악감상에 있어서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저음이 더 강조된, 동시에 중역대나 고음이 더 부각되는 소위 V자 음색을 즐기기도 하는데, 이를 위해 고음역대 재생에 유리한 BA와, 저음역대 재생에 유리한 DD를 동시에 활용하기도 한다. 

A73은 중국의 음향회사 FIDUE에서 제시한 Music&Entertainment, Entry, Audiophile, Reference 레벨 중 Reference 레벨에서 첫번째 라인업을 맡고있는 1BA 1DD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그만큼 든든한 저음 재생과 깔끔한 고음을 동시에 즐길 수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공동구매도 진행한 만큼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은 대부분 피듀를 Reference 라인업 위주로 알고 있는데, 나또한 피듀의 시리우스 시리즈와 A83을 알고있을 뿐이었다. A73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김과 동시에 피듀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그리고 하이브리드에도 관심이 생겼는데, 음원의 온전한 전달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여러 조합을 통해 사용자에게 만족스런 음악감상 경험을 전달하려는 여러 시도는 웅장하고 단단한 타격감의 저음을 선호하는 내게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외관/구성

처음 사진과 상자를 열어보고 든 생각은 피듀사의 레퍼런스라인의 특징인 상어를 떠올리게 되는 금속 외양이 돋보인다는 점과 슈어사의 SE535를 닮았다는 생각이었다. 먼저 상어의 갑피를 닮은 금속질의 디자인은 착용감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금속인 만큼 제품의 내구성 향상과 디자인적 일관성을 보여주는데 크게 일조한다. 또 전체적인 하우징의 구조만 봤을때는 SE535를 연상시키는데, 이런 디자인은 워낙 통용되어있다시피한 디자인이라 디자인을 베끼거나 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착용감이 좋을 것이라 예상하게 된다. 

케이블이 굉장히 아쉽다. 상위의 A91, A83은 MMCX 탈착형 케이블을 채택한 반면 A73은 고정형 케이블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품질이 그닥 좋지 않다. 초기 ZST의 케이블처럼 표면이 매끈하지 않고 먼지가 잘 붙을듯한, 고무줄 같은 재질이다. 소리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위해 좋은 재질을 선별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고무줄같은 재질과, 그에 따른 불편함은 이 이어폰에게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리모콘이 포함되어 모바일 유저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델이다. 하지만 리모트의 버튼이 너무 작고 뻑뻑해 누르긴 힘들었다. 연속으로 누르기 힘들기도 했고, 누르면서 아프기도 했다. 단자, 분기점, 리모트의 일관적 디자인 적용은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잘 구겨지지 않는 단단한 패키지에 사이즈별 실리콘 이어팁 네 쌍과 더블팁 한쌍, 컴플라이 폼팁 한 쌍,이어가이드, 파우치와 클립이 제공된다. 인상적인 점은 사이즈별 팁이 다양하고 더블팁이 포함된다는 점, 컴플라이 폼팁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데, 실리콘팁의 경우 폼팁보다 사이즈 오차 발생시 더 크게 체감하는데 여러 쌍이 포함된 점은 좋게 볼 수 있었고, 폼팁을 선호하는 유저를 위해 컴플라이를 함께 제공하는 것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이어팁은 흔한 실리콘팁과 유사한 촉감과 모양을 가지고 있다.  

파우치가 꽤 깔끔하고 매끈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컴팩트하게 디자인 되었다. A73만 가볍게 들고다닐 수 있는 정도의 사이즈이다. 


착용감

외관이 착용감이 좋기로 유명한 se535를 닮은 만큼 착용감도 굉장히 좋다. 이도와 귓바퀴에 압박이 적으며, 오래 착용해도 편안할만한 수준이다. 노즐이 굵은 점은 보통 착용감을 떨어트리는 요소가 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각이 져 있어서 괜찮았다. 노즐에 달린 철망 필터도 깔끔하게 제작되었고 마감도 우수했다. 이어팁을 고정시키는 턱은 따로 없기때문에 잘 빠질 수 있지만 반대로 탈착이 쉽기도 하다.

케이블의 탄성은 착용감을 떨어트린다. 동봉된 이어가이드를 착용하면 착용감이 훨씬 좋아지기는 하지만, 이어가이드 자체가 제품의 디자인과 잘 맞지 않으며, 두툼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A73을 위해 디자인 된 이어가이드라는 느낌보다는 이어가이드가 필요할지도 모르니 한 쌍 넣어두자 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필자는 포낙에서 나온 이어가이드를 착용했을때 디자인적으로도, 착용감적으로도 더 만족스러웠다. 


사운드

웅장한 저음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툭툭 퍼지기보단 단단하고 뭉친 저음이며, 질 좋은 저음을 만날 수 있다. 힘있게 웅장하게 펼쳐지는 저음은 락음악과 힙합을 들을때 상당히 좋은 느낌을 준다. 트랩비트의 음악을 들을때도 처지는 느낌이 없고, 락드럼에서도 발군의 저음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IEM인 만큼 고음역대에서도 잘 밀리지않는다. 고음과 저음이 강조된 V형 음색을 들려주는데, 고음이 강조되면서 치찰음이 잘 들리며 자극적이다. 음원의 보존보다는 음악감상의 재미를 추구하는 듯한 음색인데, 오래 편하게 듣기보다는 화끈하고 자극적인 음색이다. 보컬의 고음역이 쭉쭉 뻗어올라가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음. 

고음역대와 저음역대의 강조는 대중가요 인기차트에 있는 음악을 들을때 전체적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빠르고 다양한 신디사이저를 쓰는 아이돌 댄스음악부터 정적이고 부드러운 발라드까지 두루 잘 표현해준 점을 좋게 볼 수 있다. 

 

나 어떡해 - 톡식
기타의 잔향감과 신디사이저의 음색이 명확하게 들림. 기타의 윤곽이 뚜렷하게 들리진 않으나 구분이 안되거나 다른 섞일 악기가 없어(악기의 구성이 꽤 간단한 음악) 크게 문제되는 느낌은 아님.
빠른 드럼을 잘 표현해주며, 심벌파트의 비중이 높다. 

Creep - Radiohead
탁탁 떨어지는 느낌의 킥드럼과 퍼지는 베이스라인이 넓게 들림. 보컬은 녹음의 이펙팅 때문에 더 넓게 들리는데, 넓게 울리는 느낌을 불편하지 않게 잘 표현해줌. 오버드라이브 기타가 시작하면서 전체적으로 산만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만 기타끼리를 제외하면 처음 시작할때처럼 안정적이고 조화롭게 들림. 

Lose yourself - EMINEM
도입부 기타 팜뮤팅 스트럼이 꽤 가까이서 명료하게 들림 
드럼이 넓고 둔탁하게 울리며 베이스라인도 뚜렷하게 들림
피아노 라인이 코드가 살짝 뒤로 밀려있는 듯 하지만 잘 안들린다거나 힘없이 들리진 않음
보컬 역시 꽤 앞에서 명확히 들리지만 치찰음이 있는 편.
신디 스트링으로 뒤에 깔리는 배경음이 적절한 거리감을 두며 들림.

Summer Montage_Mandeline - Justin Hurwitz
재즈풍의 음악으로 금관악기와 피아노 사운드가 상당히 많아 덜 정돈된 고음부가 느껴졌지만, 베이스가 풍부하게 골고루 퍼져 이를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다. 각 악기의 잔향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으며, 드럼의 심벌이 역시 강조되어있었으나 금관악기 파트에 뭍이는 느낌. 
 

장단점 및 총평
+
범용성이 짙은 튜닝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음색
편한 착용감

-
케이블과 리모트의 품질
고정형 케이블

:탈착개조하고 싶어지는 자극적인 이어폰
플랫한 음색에 음원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비추천, 락과 힙합, 그리고 대중음악 등등을 재미있게 듣고싶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 개인적으로 탈착개조를 시도해보고 싶을만큼 만족스러운 이어폰이었음.

Fidue A73 리뷰 작성을 위해 영디비 체험단을 통해서 제품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러나 리뷰의 내용은 리뷰어 의사가 존중되어 어떠한 제약없이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