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에어 M1 기본형을 들였습니다

 (세대교체의 현장..) 
  
 
 뜬금없는 지름이긴 합니다만 꽤 인상적인지라 남겨봅니다. 
 
 제가 사는 이 나라는 곧 보너스? 상여금? 이 입금될 시즌인데, 제가 운영하는 지점이 올해도 실적이 썩 괜찮았던 덕에 사장님께서 적잖이 챙겨주실 것으로 믿고(..) 거의 10년 가까이 쓰던 맥북의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승진이 결정된 것도 있어서 자축의 의미로 지른 것도 있고요. 내년엔 더 빡세질테니 각오 단단히 해야해요.
 
 CTO로 스펙업된 인텔 맥미니가 메인이고 성능은 이걸로도 충분합니다만, 역시 랩탑도 필요한 순간이 생기기에 회사의 윈도우 랩탑과 함께 2013년형 맥프레를 요즘까지도 종종 썼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노인학대였어요. 
 몇번 떨어뜨려서 찌그러진 부분도 있고, 누가봐도 험하게 쓴 녀석이지만 그래도 큰 고장없이 센터 한 번을 안 가고 9년을 버텼네요. 대학시절 일부와 첫 회사 생활을 함께 동고동락해준 녀석이기에 버리지는 못하겠습니다ㅎㅎ 덕분에 학점 잘 받았지요
 
 배터리스웰링이 일어나서 중간에 한번 배터리를 교체해주고 나서야 성능이 회복되긴 했지만, OS 몇 세대를 거치며 점점 버거워지더니, 영상 편집이나 일할 때 브라우저 왕창 열고 돌릴 때면 도저히 무릎위에 올려놓고 쓸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지고 팬 소음 때문에 시끄럽기도 해서 예전처럼 손이 가지는 않게 됐어요. 4K영상은 제대로 재생도 못 하는건 물론이고, 유튜브 1080p에서도 스키밍이 버벅이니 말 다했죠.. 이제 그만 죽여달라는 비명이었으려나요.
   
  
 여튼, 아마존 기프트권+프라임특전 이용하니 거의 8000엔쯤 할인이 되고, 처분한 녀석들로 총알 더 채워주니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이번 WWDC에서도 맥북 에어 라인업은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소식에 고민 안 하고 질렀네요.  
 그래서 며칠 써 보는데, 이거 진짜 물건이네요. 리뷰는 많이 봤지만 체감하니 더욱 놀랍습니다. 성능도 성능인데, 발열과 배터리 지속시간, 무소음이라는 부분에서 정말 압도적인 편리함을 느낍니다.  
 
 중간관리직인지라 급하게 처리해야하는 업무도 많고 대상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업무가 쏟아지는 탓에 일상생활에서도 틈틈이 업무관련 이슈를 확인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얘는 로딩시간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건가 싶을만큼 빠릿하니, 매일 아침 일어나서 업무관련 이슈 확인하고 출근 준비를 시작하는데 훨씬 쾌적해지니 스트레스가 없네요. 그리고 문서작성이나 웹상에서의 작업 정도는 전원 없이 장시간 사용해도 배터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Sidecar로 아이패드 연결해서 듀얼모니터로 쓰면 배터리가 빨리 빠지긴 하는데, 자주 있는 경우도 아닌데다 대여섯시간 쓸 거 아니면 크게 신경쓰이지 않아요.
 
 일부 앱에서의 반응속도는 인텔 맥미니보다도 뛰어나다고 느낄 정도고, 무릎에 올려놓고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장시간 업무를 보더라도 뜨거워지질 않으니 업무에 집중하기 쉬워요. 게다가 블루투스 안정성은 설계 결함 수준으로 좋지 않던 맥미니에 비하면 맥북에어는 너무나도 쾌적해서, 요즘은 에어팟 맥스로 KCRW 들으며 집에서 업무 보는게 즐거울 지경입니다. 
  
 그리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내장 스피커 성능도 나쁘지 않네요..? 라디오 삼아서 그냥 내장 스피커로 틀어놓을 때도 있는데, 이 크기와 얇기의 랩탑에서 어떻게 이런 저음이 나오는지 신기합니다. 
  
  
 아마 이번 녀석도 오래오래 써먹을 것 같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훌륭한 가성비 랩탑입니다. 에어팟 맥스로 음악 들으면서 이 글을 작성 중인데, 애플 제품을 두고 가성비라는 말을 하게 되다니 참 이상한 기분입니다(..) 
 여러모로 애증의 브랜드네요 허허.. 어차피 빠져나갈 수도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