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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어3.2 (MYSPHERE3.2) 리뷰

명지광 명지광
3320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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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KG K1000의 후속작 마이스페어3(MYSPHERE3.2)를 사용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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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000은 출시된 지 무려 30년이 지났음에도 지금까지 언급되는 전설적인 헤드폰입니다.

머리에 걸치는 스피커라는 컨셉으로 보통의 헤드폰들과 달리 이어 패드가 존재하지 않으며 드라이버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단 차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볼륨 값과 저역 확보 부터 힘들며 하이엔드 급의 하이파이 시스템에 연결하면 더 뛰어난 소리를 들려주는 등 잠재력을 끌어내기도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번의 짧은 청취 경험이 전부여서 늘 궁금하게 생각했던 K1000이었기에 후속작 마이스페어3의 대여 사용은 뜻깊은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마이스페어3는 포터블 기기에 대응하도록 출시된 15옴의 3.1 버전과 거치형 기기에 사용하도록 출시된 110옴의 3.2 버전이 있으며 제가 대여받은 제품은 3.2 버전입니다.)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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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핀 XLR 밸런스 케이블, 3.5 파이 언밸런스 케이블 두 종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케이블이 엄청 얇습니다.

요즘 두껍게 나오는 이어폰 케이블 보다 얇은데 마이스페어3의 공식 홈페이지의 철학 카테고리를 들어가 보면

All cables and wires are designed in a lightweight version to avoid the microphonics effect and to minimize the overall weight.

마이크로 포닉 잡음과 전체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케이블을 의도적으로 경량화 시켰다고 합니다. 
 

KakaoTalk_20191229_121043705.jpg                                           ( 왼쪽: 기본 제공 변환잭 오른쪽: 보유 중인 사제 변환잭 )

 
 짧은 3.5 파이 케이블엔 6.3변환잭이 동봉되어 있는데 헤드폰의 가격에 비해서 품질이 우수해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변환잭을 거친 마이스페어3는 크게 음질이 저하되는데 뒤에서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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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착용에 익숙해지기까지 약간의 연습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엄지손가락을 홈에 넣고 좌우로 벌린 후 착용하면 됩니다. 
 

KakaoTalk_20191229_121043200.jpg(드라이버를 최대한 접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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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를 약간 펼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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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를 최대한 펼친 상태)

 
 K1000과 같이 드라이버의 각도 조절 기능이 가능합니다.

각도를 벌릴수록 귀와 드라이버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며 소리 크기가 작아지고 저역이 빠지게 됩니다.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각도를 계속 벌린다고 스테이징이 넓어지지 않으며 토널 밸런스가 중고역 중심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드라이버를 최대한으로 접으면 저역의 양감이 조금 더 확보되지만 좌우, 위아래 스테이징이 너무 좁아지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겠습니다.

(좌우가 좁아지는 건 예상 가능했지만 위아래가 엄청 좁아지는 건 의아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 사진과 같이 각도를 약간 펼친 상태가 가장 이상적인 소리를 들려준다고 생각합니다.

헤드밴드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밴드의 길이 조절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두상에 따라 착용감 평가가 크게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얼굴의 좌우 폭이 좁은 편임에도 관자놀이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서양인의 작은 두상을 기준으로 디자인된 헤드밴드 같은데...

다양한 두상에 맞게끔 다른 사이즈의 헤드밴드를 같이 출시하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청음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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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음 환경

소스:오디오 랩 8300CDQ (CDP 겸 MQA 지원 외장 DAC)

인터 케이블 :오디오 퀘스트 골든 게이트 RCA

헤드폰 앰프: SMSL SP200

CD, 룬과 타이달을 이용한 MQA 음원으로 유토피아(+ 마스터 se 22게이지 케이블)와 비교하여 마이스페어3를 청취하였습니다.

마이스페어3의 소리에 관한 모든 내용은 2번째 착용 사진에 해당하는 약간 펼친 상태를 기준으로 서술하겠습니다.

SP200 헤드폰 앰프의 로우 게인 모드로 볼륨 노브가 10시, 하이 게인 모드로 8시 근처면 충분히 볼륨 확보가 가능했습니다.(16옴 기준 6w 출력의 헤드폰 앰프)

CDP를 RCA 언밸런스로 연결하였음에도(2.1vrms) 헤드폰 앰프의 볼륨 노브를 많이 올리지 못했는데

XLR 밸런스로(4.2vrms) 헤드폰 앰프에 연결한다면 하이 게인 모드는 사용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더 높은 임피던스로 출시된 3.2 버전임에도 단순 볼륨 확보는 그리 어렵지 않으며

3.1 버전은 정말 포터블 기기로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한스 짐머 - Why So Se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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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저역의 존재감이 분명하며 저역의 좌우 움직임 또한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저역의 두께,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 생각보다 저역의 재생 능력이 뛰어나며 저역의 재생 대역폭 또한 좁지 않습니다.

마이스페어3의 소리를 들어보면 여태까지 많은 헤드폰들을 평가해오며 개방감 이란 표현을 사용했던 것에 쑥스러워집니다.

크게 소리를 내려고 하거나 귓속말을 할 때 양손으로 입을 동그랗게 감싸곤 하죠?

이어 패드로 드라이버와 귀를 감싸는 모든 헤드폰이 이와 같은 방식입니다.

이어 패드란 터널에서 소리가 반사된 후 귀로 전달되는 것이죠.

반면 마이스페어3는 손을 감싸지 않고 그냥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매우 날것과 같은 소리 성질을 띄는데 핸드폰 스피커를 귀에 가까이하여 듣는 것과 유사한 것 같기도 합니다.

유토피아와 비교 시 음색이 밝고 아주 빠른 응답속도를 지니고 있으며 기음역대의 명확한 선 표현에 능합니다.

이 곡에선 유토피아보다 좌우 스테이징이 살짝 더 넓습니다만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저역 음상이 낮은 위치까지 깊게 떨어지진 못합니다.

AKG K702와 볼륨을 비슷하게 맞추고 비교해보니 높은 저역의 양감은 부족하지만 극저역 재생능력이 살짝 앞서는 것 같습니다.

구조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신 제품이다 보니 드라이버의 저역 재생 수준이 매우 뛰어난 것 같습니다.

박화요비 - 아침이 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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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pHRfoxAeJDM

리시버가 보컬, 악기 소리를 재생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어두운 음색과 배음역대의 정보량을 앞세운 농밀한 표현, 밝고 시원하며 정교하게 기음역대를 형성하는 표현

마이스페어3는 후자에 해당하며 보컬의 음량이 다른 헤드폰, 이어폰 보다 크게 재생됩니다.

구조적 차이에서 기인되는 한계지만 저음의 배음 표현들이 많이 생략된다는 점이 마이스페어3의 가장 큰 약점 같습니다.

재밌는 건 저역의 울림 표현과 배음역 표현에 능한 유토피아에 귀를 익히고 마이스페어3를 들으면 앙상하고 쨍한 소리처럼 들리는데

반대로 마이스페어3에 귀를 적응시키고 유토피아를 들어보면 부밍 있는 스피커의 소리처럼 들리게 됩니다.

하이 햇, 윈드벨, 트라이앵글 등의 금속성 타악기들이 쨍하게 들리며

명백히 저역보다 중역과 고역의 비중이 높은 소리라서 음색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이루마 - Piano Quartet No.1 in 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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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LS11JdTDK4E

밝음 음색을 지닌 대부분의 헤드폰, 이어폰은 비현실적으로 건반이 투명하여 속이 비게 느껴지거나,

타건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아 가볍게 날아가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마이스페어3의 건반은 현실적이고 깨끗하게 표현해내며 들어본 리시버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우수합니다.

유토피아의 피아노는 상대적으로 덜 투명하고 배음의 비중이 다소 높습니다.

반대로 마이스페어3의 피아노는 배음의 표현이 살짝 부족합니다.

둘의 특성을 적당히 혼합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우수한 피아노 재생음과는 달리 첼로의 비브라토와 약음 표현, 현의 떨림에 따른 미세한 공기의 움직임

이와 같은 세밀한 저역 표현들을 마이스페어3에선 느낄 수 없어 아쉽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 - Paink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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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nM__lPTWThU

높은 저역의 양감이 많지 않고 중고역의 비중이 높아서 금속 하우징을 사용하는 그라도 헤드폰들과 유사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고 볼륨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이 엄청나며 빠르고 까랑까랑한 사운드가 일렉 기타의 속주 부분과 잘 어울립니다.

마이스페어3는 현실과 유사한 소리를 추구한다기 보다 오디오적인 사운드 쾌감을 최고조로 세팅한 소리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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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헤드폰 유저분들께서 마이스페어3의 음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스테이징 너비는 어느 정도 일지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헤드폰과 똑같습니다.

음상이 좀 더 뒤로 넘어가지만 각도를 어떻게 벌리던 머리 안에서 음상이 맺힙니다.

스테이징은 저의 시스템에선 유토피아와 비슷한 너비로 그려냅니다.

유토피아와 유사하면 너무 좁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 유토피아의 스테이징 너비는 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좌우, 위 방향으로는 일반 청음샵에서 거치형 앰프들에 연결한 HD800s 수준 혹은 그 이상이며,

아래 방향, 전후 거리감은 훨씬 넓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어떤 시스템에 연결하느냐에 따라 스테이징 너비의 변화가 클 것이라 추측합니다.

(DAP에 연결하면 모든 음상이 얼굴 가운데로 옹기종기 모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스테이징이 넓지만 정위감이 특출나게 우수하진 않습니다.

꼭 짚고 가야 될 점이 하나 있습니다.

3.5파이 케이블에 6.3 변환잭을 연결하여 들어보니 음질 저하가 크게 느껴집니다.

기본 변환잭의 품질 문제인가 싶어 갖고 있는 고가의 사제 변환잭으로 연결해봤지만 마찬가지입니다.

3.5파이로 포터블 기기에 직결한 것보다 스테이징이 좁고 정보량이 부족한 소리가 재생됩니다.

다른 리시버보다 유난히 마이스페어3에서 변환잭에 따른 음질 저하가 크게 느껴지는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다루기 쉽지 않은 헤드폰 같습니다.

제품의 컨셉부터 소리 특성까지 매우 개성 있으며 잘 맞는 음원에선 대체 불가한 독보적인 소리를 들려주지만 음원에 따른 어울림 여부의 차이도 너무나 큽니다.

현재 저의 시스템이 이 헤드폰의 잠재력을 반이나 끌어냈는지 의문일 정도로 까탈스러운 제품 같은데

그만큼 더 도전하고 싶고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재밌는 헤드폰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용해볼 좋은 기회를 주신 마이스페어3의 공식 수입원 사운드 스터디 대표님께 감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후에 더 좋은 사제 케이블과 고가의 시스템에서 마이스페어3를 경험해볼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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닼-문 닼-문님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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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랑 dap의 스테이징이 다르다는 건 앰프에 크로스피드가 켜져 있는 건가요?
21:45
20.01.01.
profile image
명지광 작성자
풍악을울려라!

아니요!

크로스피드 켜면 일반적으로 스테이징이 더 좁아지지 않나요?

20:06
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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