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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소리로 말하는 하이엔드 헤드폰 Dan Clark Audio Stealth - 왜 스텔스라 이름지었는지 알겠네요

소리와나 소리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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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링크  https://blog.naver.com/andyinsight/222873018949



결론부터 짧막하게 언급하고 들어가자면...


댄 클락 오디오 스텔스(Stealth) 헤드폰은 "밀폐형 헤드폰이 이루고자하는 이상향을 향해 몇 발짝 더 진보한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하이파이 헤드폰의 정석이라 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스텔스(Stealth) 헤드폰은 마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폭격기처럼 헤드폰의 존재감을 잊게 하고 오롯이 음악에만 심취해서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멋진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유일한 단점은... 제대로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구동할 기기에도 꽤나 투자가 필요한 점입니다.

물론 이 가격대의 헤드폰을 구입하는 분이라면 이미 갖추고 있을 확률이 높겠지만요.



최근에 이어폰샵에서는 평판형 진동판을 가진 본격 하이파이 헤드폰 브랜드인 댄 클락 오디오(Dan Clark Audio)의 헤드폰 라인업을 재론칭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하이엔드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스텔스(Stealth) 헤드폰을 청음해 본 후기를 전해 보겠습니다.



댄 클락 오디오(Dan Clark Audio)는 2012년에 Dan Clark이 설립한 평판형 헤드폰 전문기업입니다.

공학자로 다양한 기업에서 일을 해 온 Dan Clark은 어릴 때부터 음악과 오디오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고, 다양한 커리어의 끝에 결국 자신이 꿈꿔오던 오디오 관련 기업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설립자가 음악과 오디오의 매니아인 만큼 품질과 사운드 양면에서 뛰어난 헤드폰을 만들어냈고, 평판형 헤드폰의 대표주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어폰샵 홈페이지를 보면 댄 클락 오디오(Dan Clark Audio)의 헤드폰 6종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플래그십 모델은 스텔스(Stealth) 헤드폰입니다.



Dan Clark Audio 홈페이지에서는 ETHER2는 "Ultimate Performance"로, STEALTH는 "Flagship"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Stealth 헤드폰 소개 페이지에는 "Vanish into your music"이라는 홍보 문구도 보입니다.


※ 이미지 출처: 댄 클락 오디오 제품소개 페이지에서 캡처


참고로, 댄 클락 오디오의 V 평판형 진동판(V-Planar Diaphragm)은 아래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일반적인 평판형 진동판이 중심부와 측면부의 진동에 편차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V-Planar 진동판은 중심에서 테두리까지 대부분의 영역이 수평이동하며 고르게 움직이는 역학적 특성을 가지게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런 구조를 통해 더 우수한 저음 응답성은 물론, 다이나믹스와 고주파 특성까지 개선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이미지 출처: 댄 클락 오디오 제품소개 페이지에서 캡처



그리고 댄 클락 오디오에서는 스텔스를 개발하면서 기존의 드라이버 등을 재활용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최상의 사운드를 실현하기 위해 드라이버와 음향 구조 설계를 완전히 새롭게 다시 개발했다고 합니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떤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 제품의 외관 - 만듦새가 아주 좋습니다.


댄 클락 오디오(Dan Clark Audio) 스텔스 (Stealth) 헤드폰의 박스도 굉장히 고급스럽습니다.

인조가죽 느낌이 나는 폴리머로 마감된 박스에는 스텔스 로고와 Dan Clark Audio 로고만 장식되어 있습니다.


로고도 금속으로 새겨져 있어서 굉장히 공들인 모습입니다.


박스 안에는 품질보증서와 사용설명서가 들어있는데, 품질보증서에는 품질검사를 한 날짜와 시리얼넘버가 손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박스 안에는 헤드폰이 담겨있는 하드케이스와 케이블이 담겨있는 종이박스가 단단하게 수납되어 있습니다.


Quick User Guide는 두꺼운 종이 양면에 제품의 주요 특징과 주의사항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헤드폰은 접을 수 있는 구조인데, 접는 방식이 독특하기 때문에 보관방법에 대해서는 한 페이지 가득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해 두었습니다.


헤드폰 케이스는 고급스러우면서 튼튼한 직물로 마감했는데, 커다란 스텔스(STEALTH)로고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하드케이스는 지퍼로 여닫을 수 있는 타입입니다.


바닥면을 보면 하드케이스가 헤드폰을 접은 모습을 본따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퍼의 손잡이에도 댄 클락 오디오(Dan Clark Audio)가 각인되어 있네요.


하드케이스를 열어 보면 스텔스(Stealth) 헤드폰이 접힌 채 수납되어 있는데, 스펀지까지 동원해서 이어컵을 보호하고 있네요.


댄 클락 오디오 스텔스 (Dan Clark Audio Stealth) 헤드폰의 외관은 굉장히 독특하면서 고급스럽습니다.


평판형 헤드폰들이 보통 굉장히 크고 무거운 제품들이 많은데, 댄 클락 오디오의 스텔스 헤드폰은 76 x 51 mm 크기의 평판형 드라이버가 내장되어 있음에도 그에 비해 헤드폰의 크기가 굉장히 컴팩트한 편입니다.


이어컵(하우징)에는 탄소섬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알루미늄 합금과 접합해서 굉장히 강하면서도 가벼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중량은 415g입니다.


눈을 부릅뜨고 자세히 살펴봐도 접합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마감 품질도 매우 우수합니다.


헤드밴드는 가느다란 두 줄의 와이어로 이어져있는데, 사용된 금속은 니켈-타이타늄 형상기억 합금입니다.

탄성이 좋으면서 내구도가 아주 우수한 소재라고 합니다.


두 줄의 와이어만으로도 형상을 충분히 유지해주고, 착용했을 때 너무 과하지도 않고 너무 약하지도 않은 아주 적절한 탄성과 장력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머리와 맞닿는 부분에는 면적이 넓은 가죽 패드가 있습니다.

자수로 새겨져있는 스텔스(Stealth) 로고도 고급스럽습니다.


머리와 맞닿는 면을 인체공학적인 형태로 설계해서 넓은 면적에 걸쳐 하중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오랜 시간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어도 머리에 압박감이 없습니다.


안쪽면에도 붉은색 스티치를 넣어서 외관을 더 세련되어 보이게 하네요.


경량화 구조로 설계된 조인트는 얼굴의 측면에 이어컵이 자유롭게 회전하며 잘 밀착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움직이며, 회전부가 움직일 때 소음도 전혀 없습니다.


조인트는 얇아 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튼튼한데요, 최소한의 뼈대만으로 필요한 기능성과 강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한 디자인이 독특합니다.

이렇게 경량화를 하면서도 최적의 강성과 기능성을 가진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런 조인트 구조는 AEON 모델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스트랩의 길이를 조절하는 부분은 자동으로 길이가 조절되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DCA에서는 이 부분을 Auto-adjusting Suspended Strap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주 적절한 장력을 갖고 있어서 착용한 상태에 따라서 헤드폰의 중량을 충분히 지탱하면서 이어컵과 헤드밴드 스트랩의 위치가 유지되도록 길이를 자동으로 조절 및 유지합니다.


조인트부는 아래 사진처럼 폴딩이 가능해서 수납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스텔스 헤드폰의 드라이버 크기에 비해 하드케이스 크기가 작은 편이며, 휴대하기 좋습니다.


폴딩되는 형태가 독특한데요, 사용설명서에서 접고 펴는 순서를 자세히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두툼한 이어패드에는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했고, 얼굴에 맞닿는 부분에는 합성 비건 스웨이드 소재를 적용해서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차음력도 좋은 편입니다.


이어패드 안쪽에는 얇은 직물망이 있는데, 그 뒷편으로 독특한 구조의 음향필터가 비쳐보입니다.


케이블은 XLR 미니 단자를 적용했는데, 플러그로는 뉴트릭(NEUTRIK)사의 6.3mm 플러그가 사용되었네요.


기본 케이블은 이것이 들어있지만, 댄 클락 오디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주문 옵션을 보면 아주 다양한 케이블 옵션을 사용자가 선택해 주문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피복을 보면 굉장히 굵고 튼튼해 보이는데, 케이블은 의외로 아주 부드럽고 가볍습니다.


케이블은 Y형 분기를 갖고 있는데, 몰딩부 마감품질도 아주 좋습니다.


미니 XLR 단자는 핀의 위치가 정확하게 맞닿을 때 부드럽게 찰칵거리며 체결되는 구조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끼우려고 하면 체결되지 않기 때문에 극성이 뒤바뀔 걱정은 없습니다.


체험용 제품에 기본 포함된 케이블에는 NEUTRIK사의 6.3mm 3극 플러그가 적용되어 있네요.


댄 클락 오디오 스텔스 (Dan Clark Audio Stealtha) 헤드폰에 케이블을 연결한 모습입니다.

케이블을 끼우고 나니 더 전문적인 음향장비처럼 보이네요.


케이블의 피복이 굵어서 케이블이 뻣뻣하고 무게감도 상당할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면 케이블이 의외로 굉장히 부드럽고 가볍게 느껴집니다.


공개된 사양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품형태

밀폐형 스테레오 헤드폰

모델명

STEALTH (스텔스)

제조사

댄 클락 오디오 (Dan Clark Audio)

드라이버

76 x 51mm V-Planar Magnetic Diaphragm

재생 특성

기재된 정보 없음

드라이버 매칭

Channel Matched to 

+/- 0.25dB between 20Hz - 10kHz

THD

< 0.03% 20-20kHz (at 94dB)

감도

기재된 정보 없음

헤드밴드

Nikel-Titanium(Nitinol) Memory Metal

이어컵(Baffle)

Carbon Fiber, Aluminum Bonded

밴드 스트랩

Ergonomic Leather Comfort Strap

Auto-adjusting Suspended Strap

이어패드

Synthetic Suede and Leather

(합성 비건 스웨이드 및 가죽)

중량

415g

케이블

4-Pin XLR VIVO Cable



2. 사용해 보기 - 하이파이 헤드폰의 정석이라 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줌


■ 높은 구동력을 가진 헤드폰 앰프는 필수


댄 클락 오디오 스텔스 (Dan Clark Audio Stealth) 헤드폰은 임피던스가 많이 높지는 않다고 합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이어폰샵에 물어보니 임피던스가 높은 헤드폰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DAP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장치들에 연결해 보았을 때는 볼륨 노브를 한껏 높게 올려줘야지만 음악을 들을만한 음량을 확보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그럼에도 저음역이 시원스런 사운드를 제대로 내주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스텔스 헤드폰을 체험하면서는 줄곧 휴고2(Hugo 2) DAC 헤드폰앰프만 사용했습니다.



휴고2(Hugo 2)로는 부족함이 없이 충실한 구동이 가능했고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구동력이 상대적으로 더 약한 기기들을 연결했을 때는, 매칭의 문제라기 보다는, 높은 전류량을 요구하는 순간마다 충분한 스피드로 구동전류를 빠릿빠릿하게 공급해주지 못하는 것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이건 매칭의 문제가 아니라 구동력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휴고2로도 분명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만, 기왕이면 Hugo TT2나 그 이상의 구동력을 가진 헤드폰 앰프를 사용했다면 조금 더 좋은 질감으로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좀 남았습니다.


아무튼,

스텔스는 높은 전류 구동력을 가진 헤드폰앰프나 DAC 겸용 기기 등이 필수적인 헤드폰이라 생각됩니다.



 첫인상 - 밀폐형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듯


스텔스 헤드폰으로 몇 곡을 청음해 보고 바로 든 생각은 대략 이렇습니다.


▶ 아주 넓은 음역에 걸쳐서 균형잡힌 밸런스로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들려줌

▶ 밀폐형이라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의 개방감을 갖고 있음

▶ 높은 해상력에, 각 악기들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되고 레이어링이 세밀하게 느껴짐

▶ 음상이 아주 가깝게 형성되면서도 스테레오 이미지가 상당히 넓게 펼쳐짐


처음부터 참 좋은 소리로 다가왔습니다.



■ 스텔스 헤드폰의 기술적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듯


댄 클락 오디오 (Dan Clark Audio)에서는 기존의 평판형 드라이버와 음향적 설계 구조를 계승하지 않고,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드라이버의 설계에서부터 음향적 구조의 설계까지 처음부터 다시 개발했다고 합니다.


4세대 V-Planar Driver는 기존 드라이버보다 한차원 더 높은 수준의 자연스러우면서 세밀하고 왜율이 적으며 정확한 사운드를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댄 클락 오디오 제품소개 페이지에서 캡처


댄 클락 오디오(DCA)만의 Acoustic Meta-Material Tuning System(AMTS)도 헤드폰이 재현하는 사운드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 음향 튜닝 메타 머티리얼 필터로 만들어낸 특별함


▶ 내부 음파의 반사 및 확산에 의한 간섭파로 음파의 왜곡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함


드라이버에서 나온 음파가 밀폐형 헤드폰의 이어컵 하우징 내에서 전파되다가 반사되어 돌아오게 되면 필연적으로 드라이버에서 앞쪽으로 나오고 있는 음파와 만나서 간섭파를 형성하게 되는데, 재생되는 음파의 상황(위상)에 따라서는 간섭으로 인해 특정 음역이 부풀려 질 수도 있고, 감쇄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부적인 음향 공간의 공명특성에 맞는 파장의 경우에는 정상파(static wave)가 형성되며 특정 음역대가 강조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음파의 주행거리가 짧은 헤드폰의 구조적 특성 상 고음역대에서 이런 현상이 잘 발행하고, 그로 인해 귀의 피로감을 높이고 불편한 청음 경험을 제공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스피커를 비롯한 모든 음향재생 기기에서는 의도된 설계가 아닌 이상은 그런 반사파와 공진 요소들은 최대한 억제해 주고 없애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작은 공간 내에서 넓은 음역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음향 메타 물질 구조를 설계


스피커처럼 덩치가 큰 기기에서는 내부에 흡음재도 많이 집어넣고, 음향적 구조를 설계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한데요, 헤드폰은 내부 공간이 넉넉하지 않고 특히 넓은 음역에 걸쳐 고음역을 고르게 튜닝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정 음역대의 공명을 이용해 소리를 보강하거나 상쇄하는 등의 제어를 하는데는 헬름홀츠 공명기(Helmholtz Resonator)라는 구조도 많이 이용하는데요, 넓은 음역에 걸쳐서 공명을 제거해 주기 위한 음향필터 구조를 헤드폰이라는 한정된 공간 내에 설계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요, 댄 클락 오디오(DCA)는 그 답을 소음기를 비롯해 다양한 음향 튜닝에 활용되고 있는 음향 메타 물질이라는 기술에서 찾았고, 스텔스의 드라이버와 헤드폰 구조에 최적화된 음향 메타 물질을 설계해냈습니다.


Acoustic Metal-Material Tuning System이 바로 그것입니다.


더불어 허니콤 구조의 독특한 이 음향필터는 훌륭한 웨이브가이드 역할도 해주도록 설계해서 불요공진과 확산을 억제하고 더 정확하고 뛰어난 공간감을 제공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자에게 직접 자세한 설명을 들은 것이 아니지만... 저는 그렇게 짐작해 보았습니다. ^^

※ 이미지 출처: 댄 클락 오디오 제품소개 페이지에서 캡처 


실제로 스텔스(Stealth) 이어폰을 청음하면서 한참을 귀기울여 들어봐도 반향음, 확산음, 불요공진 등에 기인해 전해지는 밀폐형 헤드폰 특유의 그런 느낌을  감지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헤드폰이 밀폐형인 것을 눈으로 보지 않고 그냥 귀로만 먼저 들었다면 스텔스 헤드폰이 밀폐형이라는 사실을 저는 몰랐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요.



■ 청음해 보기 1 - 데모 디스크


오랜만에 익숙한 Chesky Record의 "The Ultimate Demonstration Disc"를 다시 청음해 보았습니다.




* Spanish Harlem - Rebecca Pidgeon (High Resolution, 해상력)

- 스텔스는 오픈형 헤드폰인 것처럼 개방감도 좋고 넓은 스테레오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레베카의 목소리가 앞에 위치하면서 주변에 울리는 잔향음까지 잘 재현해 주어서 연주하고 있는 공간 안에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해 줌. 

- 다른 악기들의 연주도 보컬의 뒷편에서 같은 선상에 서서 각자의 영역이 구분되어 연주하는 소리로 잘 재현됨.


* If I Could Sing Your Blues - Sara K. (Depth, 깊이감)

- 트럼펫 연주는 보컬에 비해서 무대 뒷편에 위치해서 들려오고 있고,  보컬의 목소리는 더 가까운 위치에서 들려오면서 스튜디오의 공간에 울리는 잔향음까지 잘 들리고 있어 스튜디오의 공간감이 느껴지게 함.

- 기타 연주도 명확하게 구분되어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고, 중반에서 드럼과 콘트라베이스가 가세하면서 무대를 완성해주는데 보컬을 중심으로 뒷편에 위치한 악기들이 서로 잘 구분되고 각 악기들의 연주가 디테일하게 들림.


* Maiden Voyage - Leny Andrade (Atmosphere, 녹음환경)

- 녹음환경에서 말해주는 것처럼 정말 모든 악기들의 사운드가 탁 트인 넓은 공간에서 연주되는 느낌으로 들림.  앞선 두 곡에 비해서 녹음 환경의 개방감이 확실히 다르게 들림.

- 레니의 목소리는 가까이에서 연주하고 있는 느낌으로 들리는데, 목소리의 다이나믹한 변화와 함께 숨소리까지 잘 느껴질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되고 있어서 실제로 앞에서 노래하는 것처럼 들림.


* Grandma's Hands - Livingston Taylor (Midrange Purity, 중역의 순도, 아카펠라곡)

- 커졌다 작아졌다 변화하는 손가락의 살을 튕기며 내는 소리가 옆에서 튕기는 것처럼 느껴지고, 목소리의 기본적인 음역과 함께 섬세한 숨소리의 변화까지 잘 전해짐.

- 아카펠라 연주는 각각의 보컬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화음이 하나하나 구분되어 들릴 정도로 재현력이 좋음.

- 오직 사람의 목소리와 손가락 튕기는 소리만 들리는 곡인데도, 목소리의 울림과 함께 스튜디오 공간 내에서 형성되는 반향음까지 정확하게 잘 재현하기 때문에 공간의 입체적 느낌까지 잘 전해짐.


* Correnteza - Ana Caram (Naturalness, 자연스러움)

- 인위적 느낌이 없는 아날로그 타악기들의 소리와 새소리가 정말 숲속에 있는 것같은 느낌을 줌.

- 악기들의 종류는 다 모르겠지만, 맑은 보컬과 함께 각 악기들의 소리가 넓고 탁 트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들리는 느낌을 줌.


* Played Twice - The Fred Hersch Trio (Transparency, 투명도)

투명도는 음악과 청취자 사이에 가로막힌 것이 아무것도 없는 느낌으로 들려야 된다는 의미임.

오디오 기기는 사라지고 오직 음악만이 남아있는 것처럼 들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임.

 흔히 막이 씌워진 듯이 들린다고 하는 느낌, 스피커나 헤드폰의 인위적 느낌이 든다면 투명도가 좋다고 할 수 없음.

 - 피아노의 해머가 현을 두드릴 때의 순간적인 어택음이나 드럼의 순간적 변화가 큰 타격음, 베이스의 현을 당기는 소리 등이 아주 또렷하게 들림.

- 예전에는 재즈 밴드의 라이브도 실제로 많이 들어봤었는데, 라이브 연주를 직접 들을 때의 느낌이 드는 소리임.


* Ask Me Now - McCoy TynerㆍJoe Henderson (Presence, 임장감)

조는 커다란 스튜디오 무대에 있는데, 뒷벽과는 4.5m, 마이크에서는 1m정도 떨어져 중간에 서 있음.

- 마우스피스 리드를 물고 호흡을 조절하며 내뱉는 조의 숨소리까지 잘 들려서 마치 연주자가 앞에서 연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줌.

- 뒷벽에서 반사되는 반향음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로 인해서 넓은 스튜디오 공간 내에서도 색서폰이 더 가까운 위치에서 연주되는 듯한 공간적 느낌을 주며, 좋은 임장감을 보여줌.

- 곡의 무대 상황 설명에서는 조가 스튜디오의 중앙에 서있다고만 하는데, 사운드가 오른쪽 채널에 좀 더 치우치게 들림. 이것은 아마 연주자가 한쪽으로 자세를 틀어서 연주하는 습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음.


* Sweet Georgia Brown - Monty Alexander (Visceral Impact, 임팩트, 대편성 연주곡)

- 두 세트의 드럼의 사운드는 너무 명확하게 다르게 들림.

- 에너지가 넘치고 빠른 리듬의 드럼 연주와 혼섹션의 순간적으로 임팩트가 강한 연주도 전혀 왜곡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재생해주고 있음.  그 사이로 들리는 베이스의 리듬도 명확하게 구분되어 들림.

- 피아노의 다이나믹한 연주도 밴드 내에서 분명하게 자리잡고 구분되어 들리고 있음.


* I Love Paris - Johnny Frigo (Rhythm & Pace 리듬과 속도)

- 자니 프리고의 리듬감 넘치는 바이올린 연주의 역동적 느낌과 함께, 밴드 초일류 연주자들의 한치의 오차도 없는 연주를 정확한 리듬과 페이스로 노트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들려줌.

- 후반부에서는 섹서폰과 기타 바이올린이 동시에 춤을 추듯 어울리며 연주를 하는데 다른 악기들의 배경 위에서 흐트러짐없이 각자의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들리며, 역시 정확한 페이스로 연주되고 있음.


* Vivaldi, Flute Concerto In D - The Connecticut Early Music Festival Ensemble (Focus, 포커스)

- 플룻 연주자의 숨소리와 입술과 마우스피스 홀을 거쳐 관을 통해 연주자의 숨결의 흐름이 빚어내는 플룻의 사운드가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음.

- 굳이 HRA급 음원이 아니어도 굉장히 해상력이 좋고 선명한 이미지로 각 악기들의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들리고, 각 악기가 선명하게 잘 들림.


* Britten, Festival Te Deum - Westminster Choir (Holographic Imaging, 입체적 이미지)

- 파이프 오르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오케스트라라고 할 정도로 아주 넓은 음역을 커버하는 악기인데, 스텔스는 더넓은 성당의 공간 전체를 감싸는 파이프오르간의 나즈막한 저음역의 울림에서부터 오르간의 바람이 만들어내는 히스성 소음까지도 잘 재현함.

- 2층 신도석에 저 멀리 위치한 합창단의 연주가 뭉치지 않고 넓게 펼쳐져 있고 전방에서 들려오는 듯한 입체감을 느끼게 해 주며, 공간이 굉장히 넓고 입체적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음.

- 합창단의 파트별 연주는 멀리서 입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고, 소프라노 독창에서나 전체가 동시에 연주하는 합창에서나 모든 보컬들이 맑고 깨끗하게 잘 구분되어서 들림.

- 이 곡에서도 휴고2에서 크로스피드를 적용하면 전방으로 펼쳐진 입체감이 더 자연스럽고 좋게 들림.


* Stravinsky, The Royal March The Soldier's Tale (Transients, 과도특성)

- 이 곡은 깜짝 놀랄 정도의 강력한 과도특성을 가진 곡으로, 순간적으로 큰 음압으로 움직였다가 멈추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음.

- 매우 뛰어난 과도특성과 왜곡없는 깔끔하고 정확한 재생력을 보여줌.



■ 청음해 보기 2 - 다양한 음악들을 몰입해서 감상하게 됨


오랜만에 음악들을 맛이 제대로 나는 헤드폰을 만나다 보니 제품을 대여한 기간 중 두 번의 주말을 맞으며 정말 다양한 음반들을 지긋이 감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짧은 기간에 리뷰를 하려면 보통 청음을 하면서 중간중간 메모도 하고, 음반을 주요 소절만 잘라서 듣는 경우가 많은데, 스텔스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그냥 음악 자체에 푹 빠져들어 메모하는 것도 잊고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더군요.



앞에서 곡 하나마다 설명들을 적었지만,

스텔스 헤드폰의 청음 소감을 전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 해상력이 아주 좋고 공간에서 생성되는 반향과 잔향음들까지 세밀하게 잘 재현해주고, 특별한 위상적 왜곡도 없어야 깊이감이나 입체감이 더 정확하게 들릴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스텔스는 아주 뛰어난 능력을 보여줌.


▶ 극저음역에서부터 초고음역까지 뛰어난 토널 밸런스로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재생해 줌.

 

▶ 밀폐형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 눈을 부릅뜨고, 아니…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 봐도 이어컵 내부의 불요공진이나 반향음에 의한 갑갑한 느낌이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듯한 부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


▶ 스텔스는 아주 좋은 스피커에 근접해 있다고 할 정도로 높은 투명도를 보여줌.


▶ 스테레오 헤드폰의 특성 상 깊이감에 있어 전방보다 좌우로 펼쳐지는 폭이 넓게 들리긴 한데, 휴고2에서 크로스피드를 설정해 주면 무대가 전방으로 펼쳐지는 깊이감이 훨씬 좋게 들림.


▶ 곡에 따라 고음역이 살짝 쏘는 경향도 있어, 3kHz 부근을 -2dB 정도 조절하면 더 편안하고 밸런스가 좋게 들림.

그런데 재즈곡이나 올드 팝 등을 감상할 때는 스텔스의 사운드 그대로 듣는 것이 오히려 좋음.




3. 결언 (Conclusion)


저는 두 번의 주말을 스텔스 헤드폰과 함께 하면서 정말 다양한 장르의 많은 곡들을 감상해 보았습니다.


헤드폰을 체험 후 돌려보내며 마지막으로 메모해 본 청음 소감은 아래와 같습니다.


댄 클락 오디오 스텔스(Stealth) 헤드폰은 "밀폐형 헤드폰이 이루고자하는 이상향을 향해 몇 발짝 더 진보한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하이파이 헤드폰의 정석이라 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토널 밸런스와 함께 밀폐형 구조에 기인하는 불요공진이나 확산음 등을 확실하게 제어해서, 오픈형 헤드폰처럼 넓고 개방감있게 들리며, 아주 정확한 사운드로 재생해 줍니다.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스텔스(Stealth) 헤드폰은 마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폭격기처럼 헤드폰의 존재감을 잊게 하고 오롯이 음악에만 심취해서 감상할 수 있게 하는 멋진 경험을 하게 해줍니다.


댄 클락 오디오 측에서 스텔스 헤드폰의 홍보 문구를 "Vanish Into Your Music"이라고 적은 것이 결코 홍보를 위한 문구만이 아닙니다. "아... 이래서 스텔스로 이름지었나 보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댄 클락 오디오 제품소개 페이지에서 캡처



▶ 장점

- 넓은 음역에 걸쳐 하이파이 헤드폰의 정석이라 할 만큼 정말 좋은 밸런스와 사운드를 재현해 줌

- 평판형 헤드폰 중에서 가장 컴팩트하며,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해 줌


▶ 단점

- 제대로 울리려면 구동할 기기에도 꽤나 투자가 필요함

- 좋지 않은 음반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음 (댄 클락 오디오는 마술사가 아닙니다...라고 하네요. ㅎㅎ)




위 사용기는 이어폰샵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청음 후 제품은 반납하였습니다.

그러나 리뷰어의 의사가 존중되어 사용기는 아무런 제약없이 자유롭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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