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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mann NDH-30 청음기

플랫러버 플랫러버
1956 12 12

이 청음기는 지극히 아마추어 이며 음감 초보자의 입장으로 쓰여 졌습니다.


제가 보유한 캐럿루비 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청음기 입니다.

다른 기기와 매칭 시 그 느낌이 많이 달라 질 수 있습니다.


전 제가 가진 기기들만 가지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기술합니다.



어린 시절 워크맨에 모델명도 모르는 번들 이어폰 만으로 음감생활을 해오다 중학생이 되면서 음감기기특히 금전적인 이유로 저가 이어폰 만을 들어볼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MX400, MX500, E868(당시엔 이것도 엄청 큰 마음을 먹고 샀었음) E700 등등… 그 때에도 소위 레퍼런스 3대장 이라던 DT880, HD600, K501 등의 헤드폰 들은 언젠 간 들어보고 싶다는 열망만 뒤로 한 채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세월이 지나 5학년을 바라보는 이 시점에 다시 음감을 본격적으로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어 그럼 레퍼런스 오픈형 헤드폰 부터 갖춰보자 라는 마음에 청음샾을 찾았고 HD800s, HD660s2, HD600, SH1840 등 기존에 유명하다는 레퍼런스 헤드폰을 청음 후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부산이라는 지역적 한계에 다양한 메이커를 들어보질 못한 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HD600정도 들어보고 고르면 실수는 하지 않겠지 싶었습니다.

1시간 남짓 청음 하면서 뭘 고를지 끙끙대는 절 보며 여자 직원 분이 딱해 보였는지 이것도 한번 들어보세요 하고 가져온 기기가 바로 오늘 주인공인 NDH30 되겠습니다.



음악 쪽을 업으로 하지 않은 이상 노이만 이라는 브랜드는 생소합니다전 처음에 신생 브랜드 이거나 제가 모르는 럭셔리 오디오 업체에서 만든 헤드폰인가 싶었습니다쟁쟁한 레퍼런스 들 사이에 갑자기 끼어든 이 기기는 듣는 순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아마 그 때 있었던 여자 직원 분도 제 혼잣말을 들었을 겁니다. “이거 소리 좋네” 제 입에서 절로 나왔던 말입니다.


HD600 보다 선명합니다저음도 제법 잘 들립니다뭔가 굉장하지만 좀 산만한 느낌이 드는 HD800s 보다 얌전합니다딱 제가 원하는 소리에 가장 가깝습니다. HD600이나 사볼까 싶었던 마음이 온데 간데 없이 없어지고 지갑을 열고 현찰로 바로 결재해 버리는 제 자신만 있었습니다일순간의 후회도 없습니다마음에 쏙드는 기기를 만나니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기기의 소리를 고를 때 현장감을 제일 중시합니다그 중에서도 다중 스피커로 앰핑 하는 환경인 대중음악 공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악기가 쌩으로 들리는 클래식 연주회의 현장감을 추구합니다.

제가 원하는 소리는 딱 눈을 감았을때 집인지 클래식 연주회장에 나와 있는지 구분이 안되는 그 느낌입니다그런 면에서 NDH30HD600보다 합격점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HD600이 레퍼런스 라고는 하지만 모니터링 성격을 중시한 특성 때문인지 2-3khz가 살짝 부스팅이 있는 느낌이 있습니다바이올린류 현악기의 질감이 약간 강조되어 들려서 현악 표현이 좋다는 평을 받기는 하지만 HD600의 소리에 익숙해진 상태로 클래식 연주회를 직접 가서 들어보면 생각보다 어바이올린 소리의 중음이 약간 빈약하게 들리네 싶으실 수 있습니다.

스트라디바리 같은 초명품 바이올린 같은 경우 정경화의 연주를 들어보면 실제로 중음부가 약간 부스팅 된게 실제 음색 같기는 한데(이건 확실하지 않음보통 현업 연주자들이 일상 연습용으로 사용하는 바이올린 들은 중음부가 그렇게 까지 도드라지지 않습니다그래서 이 판단 만으로 저는 토널밸런스 적으로 2-3khz부근이 HD600 보다 약간 적은 NDH30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해 봤습니다.


헤드폰은 기본 태생 자체가 현장감 있는 저음 재생에 한계가 있습니다실제 공연장에서 들리는 저음은 악기 자체의 저음만이 아니라 바닥을 타고 내 다리를 통해 올라와 고막까지 들어오는 성분도 상당하기에 귀바퀴 바로 밖에서 쏴주는 헤드폰의 저음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이 느낌을 보상해주기 위해 헤드폰의 기본 하만타겟 커브는 상당히 저음이 부스팅 된게 아닌가 합니다.

부스팅으로 보충했기에 저음의 양감은 스피커나 실제 공연과 유사하게 얻었으나 저음의 질적 디테일은 상당 부분 떨어졌으며 중고음을 살짝 침범해서 영향을 줄 정도가 되었습니다사실 저음의 양이란 건 상당히 주관적인 영역 일 수 밖에 없으며 어느 것이 더 낫다 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그런면에서 저는 NDH30에 합격점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레퍼런스적인 플랫과 하만타겟의 부스팅 사이의 적절점에 놓인 저음 품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실제 공연의 저음량 보다는 약간 부족하지만 부스팅된 하만타겟 보다는 적어서 저음의 질적 디테일과 현장감 있는 저음량의 그 중간 사이 어딘가에 절묘하게 절충된 저음 세팅입니다제 개인적으로는 꽤나 맘에 드는 저음입니다제 귀가 그리 밝지 않은 관계로 초저역의 롤오프 같은 건 못느끼는 귀라 감사할 따름이네요.


오라토리의 FR그래프를 보면 NDH30은 굉장히 절제된 고역을 가지고 있습니다실제로 들어봐도 귀가 매우 편안하며 치찰의 ㅊ도 안나오는 소리입니다하지만 HD600 같은 베일에 쌓인 고음이 아니고 상당히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HD800s급의 어질어질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제 기준에 현장감을 해칠 정도의 고음 롤오프가 아닙니다다시 한번 오라토리의 그래프를 보니 3.6-3.7khz 영역이 타겟 곡선보다 약 1db가량 높아 보이네요이게 또렷함의 비결인가 싶기도 하고 상당히 잘 다듬어 놓은 고음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 기기들을 비교 청음하면서 마지막에 기기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던 건 대규모 오케스트라 였습니다얼마나 현장 공연과 유사한 지가 제 기기 선정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때 스테이징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공연장 환경을 생각할 때 착석한 위치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대개의 공연 음악은 청중의 전방 90도를 넘지 않는 스테이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HD800s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넓은 스테이징을 가졌습니다물론 사방팔방에서 들려오는 광활한 스테이징을 즐기시는 리스너도 많고 그건 헤드폰 만의 특색이자 그 자체로 즐길 거리이긴 합니다만 현장감의 입장에서만 보자면 클래식에 3D음장을 걸고 듣는 거랑 다를 바 없는 느낌이라 저는 살짝 비호감입니다그래서 가격을 떠나서도 HD800s에 높은 점수를 주기가 좀 애매해 집니다

HD600도 스테이징은 상당히 넓기는 한데 도드라지는 2-3khz 중고음 영역 때문에 살짝 손해를 보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NDH30의 스테이징은 제가 추구하는 소리에서는 적절한 크기를 보여 줬습니다딱히 모자라지도 않고 어차피 클래식을 현장감 있게 헤드폰으로 들으려면 크로스피드 정도는 필수에 가깝기에 스테이징이 너무 좁지만 않으면 크게 상관 없다는 생각은 듭니다. 각 악기의 위치나 거리감 같은건 뭐 솔직히 레퍼런스 정도 되니 다 좋게 들리는 군요뭐가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에는 상향 평준화가 잘 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NDH30을 들이면서 겨우 알게 되었을 정도로 노이만은 대중적인 음향 회사가 아닙니다소리를 들어보니 딱 작업실용 모니터링 헤드폰이 이런 소리 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프로 음악인들 입장에서 유명한 노이만이라는 브랜드의 인지도는 있지만 작업용으로 쓰기엔 상당한 가격이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더군요몇몇 업으로 음악하시는 분들의 NDH30의 평을 찾아보니 재미 있었습니다이거… 소리가 정말 좋기는 한데 이걸 들으면 음악을 즐기는 느낌이 아니고 작업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든지 빨리 일하러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리라고 하더군요.


그런면에서 모니터링 플랫 사운드를 추구하는 일반 소비자에게 어필할 것 같은 소리의 기기이긴 한데 노이만이라는 브랜드의 대중에서의 인지도와 프로용 장비로써의 가격 사이에 부조화를 이룬다는 게 큰 단점인 것 같습니다. 대중은 노이만을 모르며 프로는 비싸서 안사는... 그래서 많이 팔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또한 노이만이 프로 장비를 주로 취급하는 회사라는 걸 생각해 볼 때 세일이나 공구에 오를 만한 물건 또한 아닐 것 같습니다아는 사람만 쓰는 그런 헤드폰이 될 것 같기는 한데 내 귀에 마이파이 라고 전 그런 건 상관없이 10년 이상 마르고 닳도록 쓸 생각입니다


오히려 세일해서 싸게 이 멋진 기기가 널리 퍼지는 게 배 아파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좋아?

플랫러버 플랫러버
63 Lv. 80393/81920EXP

[Sources]

Apple Mac Mini M2

Samsung Galaxy Tab S8 Plus

Samsung Galaxy S20 Plus

iPhone SE2

Meta Quest 3

 

[Headphones]

Neumann NDH30  Topping G5 (AMP)  Mojo2  Hugo M Scaler

Denon AH-D9200  Elemental Sherlock (GE 5654W)  Mojo2

Nerin NA70P  Mojo2  Hugo M Scaler

Phiaton MS500 Qudelix-5k

Sony MDR-1A Limited Edition  Meta Quest 3

AKG K245  Topping G5 

 

[IEMs]

Kiwi Ears Cadenza  Moonriver 2 Ti

Kiwi Ears Melody ∥ Questyle M15

64Audio U12t  Mojo2 Hugo M Scaler

Simgot EW200 ∥ Meta Quest 3 

 

[Wireless]

Sennheiser MTW 4

Samsung Galaxy Buds2 Pro

Sony WH-1000XM5 

 

[Speakers]

AudioEngine A2 ∥ Wharfedale PC-10A  Mojo2  Hugo M Sca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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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님 우드님님 포함 12명이 추천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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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H30은 그래도 음악 감상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정도인데 
먼저 나왔던 NDH20(밀폐형)은 한 단계 더 심할 정도로 작업용 느낌이 강합니다..;;

13:56
23.03.28.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노이만 하나 사야지 생각중이었는데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Sunrise님 픽에는 노이만 20이 더 평가가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오픈형이 좋아 30이 더 좋지만 혹시 20은 청음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가지고 있는 것이 모두 오픈형이라 하나의 밀페형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서요. 
이거 세일하면 바로 구입하겠습니다.ㅎㅎㅎ

14:00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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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마니아

저도 노이만 평이 하도 좋아서 궁금한데 청음샵 가기가 전부 애매한곳에 있어 할인하면 세컨
하나 영입해봐야지...하고 눈팅 엄청 했는데....1년 넘도록 할인이 없어서....(...)

14:46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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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근데 자꾸 이런 거 보면 안 되는데 ㅜ ㅜ
14:48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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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H-30이 젠하이저 HD560S랑 거의 같은 드라이버가 들어갔다는 말이 있던데 궁금하군요

15:16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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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0s와 동일드라이버인데 하나는 600보다 아래취급인게 신기하군요

15:51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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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의 노이만이라기 보다는 노이만의 이름을 가져다가 만든  
젠하이져의  신 레프런스 고급판이라고 봅니다. 
 560s의 드라이버에, 다른 헤드폰의 구조를 가져다가(모델명을 까먹었네요.) 
노이만의 디자인 언어를 엊져서 만들 프랑켄슈타인이  
 노이만ndh시리즈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이버의 설계나 여러가지로 더 신 기술이 적용되었고 
 고급품이라 600보다는 상급이라는 평가에 동의 합니다만... 
재활용품이면서 고급, 프로슈머 마케팅을 표방한 가격은 조금... 
게다가 컨슈머 안만든다며!!!! 프로 슈머라서 만드는 거니?!?!
  (젠까 또 등판)
 20은 온갖 악평을 받아서 묻혀 버리나 했는데... 
 (선라이즈님 취향에는 잘 맞으신듯합니다.) 
 30은 나름 평이 좋은 듯 합니다.

22:59
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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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SYi

HD630VB입니다. NDH20은 가끔 작업실에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00:41
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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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만이라는 브랜드의 음향프로들 사이 에서의 인지도와 가격 사이에 부조화를 이룬다는 게 큰 단점인 것 같습니다."
이부분에 대해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자동차로 따지면 
 현대 = 젠하이저
제네시스 = 노이만 
  
 이런 느낌입니다. 
 무선마이크가 대표적인데, 젠하이저 무선마이크에 
 거금을 주고 노이만 마이크 캡슐을 사서 끼웁니다. 
  
음향바닥에서는 노이만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가장 좋은 마이크 중 하나.. 근데 너무 비싸... 대용품을 찾아보자" 
 뭐 이런 느낌입니다. 
  
 그런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젠하이저도 노이만이 가진 고급이미지를 활용하고 있죠.. 
  
 태클은 아니고.. 참고하시라고 댓글 달아봅니다. 
  
 --------------------------- 
  
 그외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바이올린 연주를 눈앞에서 들으면 hd600 이나 er4..
 공연장에서 들으면 중음이 살짝 꺼진 ndh20이나 기타 이헤폰... 
 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 
  
목소리나 악기나 공간이 더해지면 확실히 중음역대가 좀 꺼지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요즘 트렌드는 공연장 혹은 스피커룸 모사가 대세가 된지 한 15년은 넘은 듯 하고요 ㅎ 

13:19
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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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큰사람
다시 읽어보니 이상하여 수정하였습니다 ^^;
21:32
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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