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스케일러 1년 사용기
음향 입문한 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엔 의욕 충만한 상태에서 음감생활을 시작해서 간도 크게 비싼 물건들을 입수하곤 했었습니다.
그 당시의 이세카이 플랫러버는 어디가고 현재는 조용히 음감만 하는 현생 플랫러버로 살고 있습니다.
1년전 구입 직후에 썼던 사용기입니다. 당시로써는 음감 경험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소리에 대한 건 많이 생략한 채 테크니컬한 내용 위주로 작성하였습니다. 소리에 대한 평가 자체를 할 실력이 전혀 못 되었었죠.
이번엔 1년간 사용해오면서 느꼈던 점, 과연 이 돈을 투자해서 얻을 만한 소스인가란 면에 중점을 두고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1년전 사용기에 사용했던 사진입니다. 현재도 모종의 이유로 똑같은 상태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딱히 달라진 점이 없어 당시 사진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엠스케일러를 사용하므로써 얻는 장점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Galvanic isolation
WTA filter with upsampling
갈바닉 아이솔레이션이야 디지털 신호를 깨끗하게 보내기 위한 기술이니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것 같고 핵심은 두번째 입니다. WTA 필터링... 기술적인 점에 대해서는 이전 사용기에 자세히 기술하였고 이젠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우리 인체는 결국엔 모든 감각을 디지털로 인식합니다. 최소한의 간격이란게 존재한다고 하는군요. 우리가 소리를 들을 때 음파 자체가 직접 고막에 도달하는 직접음과 귓바퀴 등을 통해 반사되어 오는 그 미세한 시간차의 간극을 뇌해석을 거쳐 방향성을 인지 하는데 현 세대 디지털 음원의 간격은 그 미세한 간극 보단 다소 커서 그 사이를 메꾸어 주는 기술이 WTA 필터라고 합니다. 그래서 디지털 음원에서 들리는 좌우 위상의 미묘한 뒤틀림을 잡아주는게 이 엠스케일러의 의의라고 설명합니다.
(좌우 위상이 틀어진다는게 왼쪽에서 들려야 할 소리가 오른쪽에서 난다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
이걸 실제 들리는 1년간의 청감 느낌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바닥에 음향의 평면이란 종이가 있고 디지털 음원의 악기 각각의 소리를 물방울 처럼 평면위의 각자 위치에 떨어뜨려서 표현한다고 가정해봅니다.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그 평면에서 일정부분 퍼져 나가겠죠. 즉 디지털 음원의 소리가 표현될 때는 앞에서 말씀드린 좌우 위상의 흔들림으로 인해 다소 번지는 식으로 표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번짐이 좌우 위상의 뒤틀림이며 엠스케일러를 사용했을때는 그 소리 물방울의 번짐 없이 평면 위에서 방울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장면을 상상하시면 어떤 느낌일 지 감이 오실지 모르겠습니다. ^^;;
청감상 들려오는 소리는 보컬을 비롯한 각 악기들의 소리를 마치 하나하나 랩으로 싸서 각자의 위치에 던져 놓은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퍼짐없이 하나하나 또렷이 들려오는 느낌이죠. 반면에 스테이징은 좀 줄어든 느낌이 듭니다. 좌우 위상 뒤틀림으로 인한 전체적인 소리의 번짐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 아닐까 추측만 해 봅니다.
일전에 숲레코드 청음실에 갔을때 잘 설치된 스피커 소리를 들어보니 팬텀 이미지가 탁월하더군요. 드럼소리 저기서 나는구나 식으로 정확히 소리가 나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3차원 포인트를 딱 지정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아마 엠스케일러를 이런 스피커 시스템에 적용한다면 정말 큰 효과를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어폰, 헤드폰은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이런 진가를 느끼기 쉽지는 않을것 같고 공간설계가 잘 된 최신 헤드폰 류에서 그나마 그 느낌의 일부라도 캐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으로 대충이나마 1년간 이 기기를 쓰면서 청감상 느낀점을 피력해 보았습니다.
헤드폰, 이어폰 사용자 분들에게 추천드리긴 애매하긴 합니다.
현대음악 계열을 주로 들으신다면 큰 의미는 없을 것 같고 실연주 음악인 클래식, 재즈 같은 분야를 즐기시는 분이고 또한 이어폰, 헤드폰 중에서도 공간 음향 설계가 잘 된 기기에서만 어느정도 청감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16
댓글 쓰기숲레코드에 엠스케일러는 세팅되어 있지 않았습니다만 스피커가 참 좋았죠. 저도 그 때 여운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와오~ 부럽습니다.
근데 저 M스케일러는 휴고tt같은 장비가
같이 있어야 코드사가 지향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게 아닌가요?
아닌가? ^^;;;
어떤 DAC과 써야 WTA 1,015,808탭을
써먹을수 있을까요?
모조도 소리가 좋은데
언제 서울에 가면 엠스케일러
장비를 사용한 DAC의 소리를 청음해 보고
싶네요! ^^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리시버가 받쳐줘야한다는 말씀으로도 들립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요.ㅎ
이게 또 애매한게 대역폭 성능 위주의 평판형 헤드폰 같은데선 체감이 힘들더군요. 서스바라 같은 헤드폰에 써보니 굳이 싶었습니다. mv1, hd560s 등등 공간감, 방향감 등이 더욱 고려된 최신 설계형 헤드폰에서 더 체감이 잘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 차이가 어느정도 대단한지는 사람마다 느껴지는게 다른고 음원마다도 크게 다르죠.
하지만 그 차이가 단 1%라도 그걸 추구하는게 음향이죠. ㅎㅎ
엠스케일러는 여러가지 디지털 보조 장비 중에서도 누구나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소리가 달라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 정도가 1%는 아득히 넘을것 같습니다. 그냥 다릅니다. 소리 자체가...
음질 자체가 변화하는건 아주 미미하죠. 저도 DDC를 지속적으로
사용중이긴 하고 그변화에 놀라워 한적dl 한두번이 아닌지만 다른 보조장비들처럼
주로 음질이 아닌 음색의 변화죠. 그건 호불호의 영역이라서....
저도 사실 차이만 느끼는거지 뭐가 더 좋은지는 모르겠어요.
일반적인 DDC 처럼 기부니 같은게 아니라 실제로 블테가 가능할 정도로 소리가 다릅니다. ㅎㅎ
전에도 비슷하게 이야기 한적이 있는 듯 데자뷰 ㅎㅎㅎ
오래된 음원이나 녹음상태에 의해서 변화가 유의미 하다는데는 강력하게 동의합니다.
변환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써 봤는데 어떤 음원은 전혀 아무런 변화를 안주기도 하는데
주로 최신 음원은 그대로 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은 스팩만 아니라면요.
뭔가 변환을 해준다면 최적화를 잘헤 줘서 음질 자체가 변화할듯 합니다.
엠스케일러급 되면 당연히 더 좋은 성능으로 더 의미있게 변환하겠죠.
명확한 목적이 있는 기기네요. 전 요새 어쿠스틱 악기들을 잘 안듣지만 가장 효과를 체험해보고 싶은 기기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