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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2000 주관리뷰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치

SoilEars Soil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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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치

그것은 별다방 기준 4,600원 입니다.

필립스 SHE2000을 *마트에서 주고 살 때의 가격입니다.

오픈형 이어폰의 종말을 고하는 이 시대, 싸구려마저도 커널형이 진열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제가 집은 이녀석도 진열대의 마지막 오픈형 이어폰이었습니다.

 

SHE2000을 살 때 고려했던 점들을 아래 나열해보겠습니다.

1. 음질 : 보컬이 잘 들린다면 감사하겠다.

2. 외형 : 심플하고 모던하며 간결하지만 엘레강스해야한다. 

3. 무게 : 가벼워야한다. 귀에 고정이 잘 되어야한다.

4. 가격 : 사실 위의 것들을 은연중 바라던 중에 가격과 재고수량 1개를 보고 정신을 차려보니 영수증이 들려있었다.

 

20161111_140202.jpg

SHE2000 필립스 공식 홈페이지 소개

 

마치 귀에 은은히 떠 있는 것 같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는데 10분정도 걸릴까요? 

노래 한 곡만 듣고 아니면 버려도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을 뜯으니 바로 본체가 드러납니다. 역시 포장은 간결한 것이 좋습니다.

바로 귀에 얹어보니 왠걸, 귀 속에서 자기주장이 심하게 강하던 Rich300(현재사망)은 무저갱으로 사라지고

파랑새가 들어와 살며시 앉아있는 것 같습니다.

 

20161111_140432.jpg

주요 공식스펙

15mm 네오디뮴 드라이버 / 1m /  ㄱ자 니켈도금 3.5파이 커넥터

무게 : 9.8g

임피던스 : 16옴

최대파워 : 50mW

감도 : 110dB

FR : 12 - 22,000Hz

 

이 소리가 정녕 사실인가

잭을 꽂자마자 딱 두곡을 틀어봤습니다.

Nickelback - Burn it to the ground

IU 아이유 - 나의 옛날 이야기

베이스가 제법 나온다면서 별로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깡통소리는 아닙니다. 첫인상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입니다.

집에 들어와서 가지고 있던 이어솜을 씌워주고 다시 들어봅니다.

오픈형 이어폰에서 저음이 이정도로 깔끔하게 나오다니....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격을 생각하면 <대박에 가깝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사실이므로 냉정하게 분석해보자

나름대로 고음- 저음 기준으로 느낌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고오음(하이햇 등등) - 고음(여성보컬~일렉기타 등등) - 중음(남성보컬 등등) - 저음(베이스, 드럼 등등) - 저어음(드럼 킥 등등)

1. 고오음 : 하이햇 소리가 명료하게 들립니다. 전반적으로 고오음 처리가 깔끔합니다. 바닷가에 파도치는 소리를 들었는데 순간 옆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것은 실제상황입니다. 음감하면서 놀랐던 것이, 고음에서 고오음부 입체감이 상당합니다. 높은 여자 목소리부터 해안에 파도밀려오는 소리들이 대단히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들립니다. 이제껏 이어폰을 쓰면서 이러한 입체감은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음량이 일정이상 커지면 탁탁 튀기면서 찢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야외에서는 주변소음에 묻혀 느껴지지는 않으나 실내에 들어오면 거슬립니다. 

2. 고음 : 아이유 노래를 듣고 약간 실망했습니다. 목소리가 고음 중간에서 약간 후퇴하면서 아이유 목소리 기준으로 저음-중음부만 앞으로 나옵니다. 중음-고음부는 막이 낀 듯 물러나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명료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아닌 다소 먹먹한 소리로 재생됩니다. 톤이 높으나 성량도 있는 여성보컬의 경우 이 느낌이 더욱 심해질 것 같습니다. 반대로, 어반자카파같은 중저음형 여성보컬의 경우 오히려 듣기 좋은 형태로 재생됩니다. 일렉기타, 피아노, 통기타 소리는 있는것 같은데 그리 존재감은 없는 형태로 배경을 깔아주는 느낌입니다.

3. 중음 : Nickelback 보컬형님의 목소리가 죽여줍니다. 가래끓는 소리가 일품입니다. 페퍼톤스의 남성보컬 두분의 목소리도 귀를 간지럽히는 듯하게 채워서 재생하여줍니다. 음.. 더 이상 할말이 없네요....

4. 저음 : 베이스, 드럼소리는 내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확실하게 해줍니다.(이어솜 착용 기준) 남성보컬을 적당히 서포트해주면서 다른 음역대를 잡아먹는 느낌이 아닌, 자신의 위치에서 저음을 뿜뿜 쏴줍니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킥을 효과적으로 보완해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5. 저어음 : 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저음이 보완해주는 효과를 틈타 <그래도 살아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정도면 성공 아닙니까 하하

 

뭔가 글만 있으니 아쉬워서 나도 측정하는 척 흉내좀 내보자! 해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으으... 허접하다 허접해...)(주의 : 중앙선이 그 중앙선이 아닙니다.)

Office Lens 20161111-213235.jpg.jpeg

주의 : 제 귀는 흙에서 나왔으므로 섣불리 신뢰하시면 아니됩니다

결과적으로, 적어도 두군데 이상 딥이 존재하는 V자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성보컬 대역 부근에서 한번 꺼지는 것은 어느정도 알겠는데, 두번째는 어디인지 제 귀로는 모르겠네요...

고오음에서 느꼈던 하이햇의 입체감과 파도소리의 현실감을 볼 때 어딘가에 딥이 분명 존재하는거 같기는 합니다.

사실 위 그래프도 맞기는 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5K ~ 10K 사이 피크도 그린것보다 조금 더 낮게 형성되어있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다만 고오음과 중음의 음량을 놓고 볼 때 서로 비슷하여 얻어진 결론입니다.

저가형에다가 오픈형 이어폰들 측정치는 찾아볼 수 없으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귀가 피곤할 때 부담 없이 한잔 마셔주는 아메리카노

IX3000으로 음악을 듣자면 일단 칼국수를 귀 뒤로 넘겨주고 작은 귓구녕에 고정시키고 입을 약간 벌려 압력을 맞춰주고 나서야 음감을 해야 합니다. 제 귀는 아무래도 생김세부터 영 아닌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오픈형 이어폰이 반갑습니다. 커널 이어폰으로 피곤해진 귀로도, SHE2000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음악을 들려줍니다. 신체활동이 많은 시간대면 오히려 SHE2000 꼽고 하루종일 있습니다. 하루종일 있어도 귀에 앉아있는지 못 느낄 정도로 가볍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와 비교한다면, 4,600원으로 SHE2000 사는 것이 더 <개이득>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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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박지훈님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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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보다는 저음성향인가보네요 잘복고갑니다~
11:02
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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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이어폰에는 관심을 끊은 지가 한참 되었는데, 요즘엔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01:37
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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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shp9500 리뷰 하실생각잇나요? ㅎㅎ
19:57
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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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Ears 작성자
라르손
네! 시간 나는대로 제가 가지고 있는 리시버들 하나씩 모두 올려볼 예정입니다.
20:45
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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