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모두 예쁜 블루투스 이어폰, 사운드바이감성 J에게

 

"강력한 가성비를 주제로 하는 이어폰인데 소리가 좋아서 깜짝 놀랐다. 조약돌처럼 예쁜 디자인과 유무선 충전 지원, IPX7 방수, 터치 패드 입력 등의 기능도 갖췄다. 세심한 관리를 해준다면 오랫동안 만족하면서 쓸 수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되겠다."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완전 무선화되면서 크게 달라진 점이 하나 있습니다. 유선 이어폰들은 이어폰과 케이블이 모두 장식 효과를 냅니다. 이어폰의 몸체(하우징)에는 일반적으로 튜브 모양의 데코가 있기 마련이고, 케이블은 검은색이든 흰색이든 유저의 옷에 걸쳐집니다. 다른 사람이 보면 '아, 저 친구는 이어폰을 쓰고 있구나'라는 인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케이블이 완전히 사라진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충전 케이스를 옷 주머니나 가방 속에 넣고 나면 이어폰이 존재감을 보이는 영역은 유저의 귓바퀴 안쪽 뿐입니다.

 

애플 에어팟처럼 외부로 막대기 데코가 나오는 디자인이라면 눈에 잘 띄겠지만, 커널형 디자인의 완전 무선 이어폰은 귀 안쪽으로 숨겨지게 됩니다. 못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 에어팟과 모다피의 실체화로 불리는 에어팟 프로는 모두... 콩나물 디자인으로 남들에게 '내가 에어팟을 쓰고 있다!'며 시각적으로 외치기 때문에 더 잘 팔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커널형 디자인의 완전 무선 이어폰들도 외부 생김새가 독특하거나 세련되거나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게이밍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면 검정색 바탕에 화려한 색이나 LED 조명을 더하면 어떨까요? (가뜩이나 배터리가 작은 무선 이어폰이라서 LED 조명은 어렵겠지만 어쨌든) 단정한 옷차림의 직장인이 사용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라면 만년필이나 열쇠 액세서리 같은 고급 소품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아도 될 듯합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블루투스 이어폰은... 남녀 모두가 감성적 디자인으로 음미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뫼비우스(Moebius) 이어폰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운드바이감성의 'J에게'를 살펴봅시다.

 

...응? 잠깐.

이어폰 이름이 뭐라고요?

 

네, 맞습니다.

'J에게'입니다. 영어로 'Dear J'에요.

 

J에게의 포장 박스를 열면 안쪽에 젊은 여성의 사진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전자 제품의 이름이 아니라, 이어폰의 디자인에서 감성적 키워드를 찾은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인데 제품을 기획한 회사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예쁘고 애틋한 느낌을 연출해줍니다. 블랙과 화이트 색상이 있으며 2개를 5만원대 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 딱 봐도 커플과 부부가 타겟인 듯합니다.

 

 

하얗고 깨끗한 조약돌의 아름다움

 

 

그동안 블루투스 이어폰들을 죄다 블랙으로 골랐기에 이번에는 화이트 색상의 J에게를 선택했습니다. 박스를 열어보면 제품의 모든 구성품이 흰색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백옥처럼 깨끗한 모습이라서 여성분들이 좋아하실 텐데요. 동시에 '금방 때가 탈 테니 블랙으로 해야겠네'라는 생각도 하실 겁니다. 흰색 제품들은 청바지나 가죽에 문질러지면 지울 수 없는 이염 얼룩이 생깁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손 때 정도는 휴지에 에프킬라(...) 한 번 칙 뿌려서 닦아주면 깨끗하게 지워집니다. 자전거나 차량 청소할 때 쓰는 디그리서도 효과가 좋으니 참조 바랍니다. 집에 흰색 케이블의 이어폰이 있으면 바로 시험해보세요.

 

 

하지만! J에게 화이트 색상은 모든 것이 흰색이므로 취급 주의가 필요하긴 합니다. 일단 이 조약돌 같은 충전 케이스를 보세요. 표면이 뽀송한 무광택 흰색인데 거의 흰색 도화지 수준입니다. 연필로 데생 연습을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상당히 큰 충전 케이스를 지닌 뫼비우스와 달리 J에게의 충전 케이스는 위아래가 더 두툼하고 좌우 길이는 짧습니다. 휴대할 때에는 옷 주머니보다는 가방에 넣기를 권합니다. 충전 케이스 표면에 얼룩이 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작은 패브릭 파우치를 따로 구해서 넣어두어도 좋겠습니다.

 

 

충전 케이스의 뚜껑이 상당히 특이하게 열립니다. 일반적인 힌지가 아니라 두 개의 경첩을 지닌 힌지입니다. 뚜껑은 강한 자석으로 고정되어서 쉽게 열리지 않으며 위쪽으로 당겨서 열면 됩니다. 열고 닫을 때마다 '탁!'하고 경쾌한 소리가 들립니다.

 

 

이 글의 제목이 '겉과 속이 모두 예쁜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겉이 예쁨'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J에게는 하우징이 마치 보석처럼 다각형의 입체로 되어 있으며, 둥근 면과 각진 면이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개인적 인상으로는 보드 게임이나 테이블 롤 플레잉 게임을 할 때 쓰던 다면체 주사위가 떠오릅니다. 이어폰의 하우징 표면에는 사운드바이감성 로고가 연한 색상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충전과 페어링 상태를 보여주는 LED가 보입니다.

 

 

"J에게 이어폰의 배터리는 음악 재생 4~5시간이며 케이스로 여러 번 충전하여 오랫동안 쓸 수 있습니다."

 

충전 케이스와 이어폰이 닿는 접점은 좌우 3개씩 핀이 나와 있어서 접촉 불량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J에게 본체가 자석으로 충전 케이스에 부착되면 약간 튀어 나온 핀이 안정적인 충전을 해줍니다. 또한 충전 케이스의 한 쪽에는 핸드 스트랩을 끼울 수 있도록 구멍이 파여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충전 케이스의 USB-C 포트 옆으로 두 개의 구멍이 보이지요? 핸드 스트랩의 얇은 끈을 이 안으로 관통시켜야 하는데 혹시 손으로 하기가 어렵다면 펼친 클립이나 유심 끼우는 핀 등을 사용해서 유도해주면 됩니다.

 

 

 

J에게의 충전 케이스는 USB-C 커넥터를 통한 유선 충전과 Qi 규격의 무선 충전을 모두 지원합니다. 점심 몇 끼 값으로 살 수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유무선 충전이 모두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사용을 해보니 유선이든 무선이든 충전 속도가 무지하게 빠릅니다. 충전 케이스의 배터리 용량은 1,000mAh이며 저는 절반쯤 쓰고 충전을 했는데, 5V/ 1A 폰 충전기의 유선 충전은 30분 이내로 끝나고 무선 충전 패드를 사용하면 1시간 이내에 완료되었습니다. USB-C 커넥터 위쪽에 LED가 있어서 충전 중에는 빨강색, 완전 충전 후에는 파랑색으로 불이 들어옵니다.

 

*참고 : 무선 충전은 코일을 통해서 전기 유도를 하므로 열이 나는 것이 정상입니다. 충전 패드와 이어폰 충전 케이스가 따끈해져도 안심하시길!

 

 

*원통형 이어팁에 대한 사용 Tip!

 

 

'J에게'에서 발견하는 또 한 가지 특이점이 있습니다. 이어팁의 형태입니다. 사진들을 보시면 다른 커널형 이어폰처럼 종 모양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원통형으로 보입니다. 사람의 귓구멍을 넓히면서 들어가는 종 모양이 아니라, 귓구멍 형태에 맞춰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어팁 디자인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게 됩니다.

 

 

"J에게는 IPX7 방수를 지원합니다. 이어폰을 물에 빠뜨려도 멀쩡할 정도인데요. 충전 케이스는 방수가 되지 않으니 주의합시다."

 

먼저 장점을 본다면, J에게에 포함된 세 가지 사이즈의 이어팁 중에서 하나라도 자신의 귀에 맞을 경우 다른 이어팁보다도 훨씬 편안하게 착용될 것입니다. 귓구멍(외이도 입구) 지름과 이어팁 지름이 맞기 때문에 이어팁이 억지로 벌리거나 압박할 필요가 없거든요. 대부분의 여성 유저에게는 소형 또는 중형이 딱 맞으리라 예상합니다. 이어팁이 딱 맞으면 J에게의 몸체가 귓바퀴 안쪽에 깊이 들어가면서 주변 소음이 줄어들고, 소리에서도 고음이 깨끗하며 중.저음이 든든하게 살아납니다. 혹시 J에게의 소리가 너무 가볍고 거칠게 느껴진다면 이어팁이 헐렁한 것이니 주의를 바랍니다.

 

 

J에게 이어팁의 단점은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경우에만 발생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이어폰에서 중형 이어팁이 딱 맞는 편이며 가끔 대형 이어팁을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J에게의 이어팁은 저에게 중형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대형을 써야 했는데요. 대형 이어팁은 제 귓구멍에는 조금 커서 압박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다른 커널형 이어폰의 흰색 이어팁을 찾아서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에서 왼쪽이 타사 이어폰의 흰색 이어팁 중형이며, 오른쪽이 J에게 이어팁의 중형 사이즈입니다. J에게 이어팁의 전체 지름이 더 작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J에게 이어팁이 충전 케이스와 딱 맞도록 설계됐다는 것입니다. 타사 이어팁을 쓰면 길이가 늘어나서 충전 케이스에 이어폰이 수납되더라도 핀이 닿지 않아서 충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럴 때에는 가위나 커터를 사용해서 타사 이어팁의 기둥 부분을 2mm 정도 잘라내면 됩니다. 이러한 가공을 거쳐서 현재는 제 귀에 커스텀 이어폰처럼 딱 맞는 J에게를 사용 중입니다.

 

 

J에게의 실용적 측면도 짚어봅시다. 블루투스 5.0 버전이며 충전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꺼내면 곧바로 페어링 모드가 됩니다. 저의 경우는 아이폰 11 프로에 주로 연결해서 사용했는데요. 방 안에서 사용할 때와 서울 2호선, 7호선 지하철을 타고 삼성동과 청담동 주변을 이동할 때 안정적인 무선 연결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완전 무선 이어폰을 포함한 블루투스 이어폰들은 2.4GHz 전파를 사용하므로 주변에 무선 라우터나 다른 전파 장비가 있다면 방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는 지역과 이동 경로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참조를 바랍니다.

 

이어폰 하우징의 표면이 터치 패드라서 사용도 편리합니다. 길게 누르면 음성 어시스턴트 호출이 되고, 싱글 탭과 더블 탭으로 음악의 재생 및 정지, 전화 받기와 끊기, 곡 넘기기 등이 가능합니다. 볼륨 조절도 할 수 있으나 트리플 탭이라서 연습이 필요하겠습니다.

 

 

SOUND

 

블루투스 이어폰을 고르면서 '내가 아주 진지하게 음악을 들어 보겠어 (-_-)/'라고 다짐하는 경우는 별로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게다가 가격대 성능비 제품을 골랐다면 '생활 배경 음악만 잘 들려줘도 OK' 수준이 될 겁니다. 그러나... 저는 처음부터 놀라버렸습니다. J에게의 소리가 이 정도로 선명할 줄은 몰랐거든요. 분명히 3만원 미만의 가격인데 소리 품질, 특히 소리의 정확도가 높습니다. 첫 사용부터 놀랐고 2주 정도의 사용 기간이 쌓이면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빠른 응답 속도와 소리의 잔향이 없는 깔끔함 덕분에 귀에 끼우기가 즐거운 이어폰이 됩니다.

 

 

전에 리뷰를 했던 뫼비우스를 갖고 있어서 비교 청취도 해보았는데요. 두 이어폰이 분명히 다른 음색을 들려주지만 소리 좋다는 평가는 둘 다 그대로 통할 것입니다. J에게의 소리는 평탄한 중음을 밝게 강조된 고음과 포근한 울림의 저음이 감싸는 형태로 보입니다. (강조 폭이 크지 않은 V 모양의 소리) 맑은 유리 같은 고음과 푹신한 쿠션 같은 중.저음이 조화를 이루면서 예쁜 겉모습과 일치하는 예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아이폰 8, 아이폰 11 프로, 갤럭시 A9 등의 스마트폰과 페어링해서 들어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됐습니다. J에게의 볼륨이 조금 크게 맞춰져 있습니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의 경우는 볼륨 1칸으로 두어도 실내 감상에서는 소리가 크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원래 소리가 작게 녹음된 음반들은 볼륨을 2~3칸까지만 올려도 빵빵한 출력으로 감상 가능합니다. 청력 보호를 위해서 너무 큰 소리로 듣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포근한 온기와 부드러운 압력을 지닌 저음

 

J에게의 기본 이어팁이 귀에 잘 맞는다면 상당히 강조된 저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100~200Hz 영역이 완만하게 부풀어 오른 형상으로, 저음 영역에서 포근한 온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어팁 밀착이 되지 않으면 저음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고음도 거칠게 됩니다!) 대체로 응답이 빠른 소리인데 초저음은 울림의 끝이 부드럽게 퍼지는 현상이 있군요. 짧고 빠르게 치는 단단한 저음 타격이 아니라, 살짝 느릿하고 말랑하게 고막을 누르는 저음 압력이라고 하겠습니다.

 

 

*높은 밀도와 고운 감촉의 중음

 

이 제품은 소리가 무척 듣기 편한 성향이라고 봅니다. 여기에는 말랑한 저음 압력과 함께 중.저음의 밀도가 매우 높아서 감촉이 부드럽다는 점도 한 몫을 합니다. 밀가루처럼 고운 입자를 느낄 수 있으며 사람 목소리의 중심부가 두텁고 충실한 느낌이 듭니다. 낮은 저음의 적당한 강조도 있어서 현악기의 낮은 음이 보강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운드 튜닝에서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장점을 잘 살린 듯합니다.

 

*밝고 시원한데 자극이 없는 고음

 

J에게의 고음은 선이 가늘며 밝고 깨끗한 성향을 보입니다. 오디오 애호가의 기준으로 본다면 무척 밝은 음색이 될 텐데요. 대중적인 기준에서는 J에게를 계속 쓰게 하는 매력적인 고음이 되겠습니다. 팝, 일렉트로닉, 락, 재즈 등의 음악 장르를 즐긴다면 청량감 있고 듣기 좋은 음색으로 통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음에서 주로 청각 자극이 될 수 있는 낮은 고음 영역을 줄여 두었습니다. 확실히 밝은 음색이고 고음에서 시원하게 솟아나오는 부분도 있는데 전반적으로 온화하고 편안한 인상을 남깁니다. 즉, 맑은 느낌을 주면서도 오랫동안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소리를 만드는 것이 J에게의 고음 특성입니다.

 

 

*듣는 순간부터 활기를 불어 넣는 소리

 

앞서 J에게의 베스트 매칭 장르를 몇 개 언급했지만 제 생각에는 역시 일렉트로닉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시원하고 맑은 고음이 소리를 정밀하고 섬세하게 나누는 느낌인데 이것이 전자 악기 음의 뚜렷한 전달에 딱 맞습니다. 극히 빠른 템포에서도 흩어짐 없이 명확하게 들리는 중음, 푹신한 쿠션처럼 편안하면서도 끊고 맺음이 분명한 저음이 귀를 즐겁게 합니다. 요즘 인기 있는 대중 음악들이 대부분 EDM 요소를 쓰고 있으니 J에게의 활용도가 더욱 커지겠습니다. 이 점은 제가 다뤄보았던 가성비 블루투스 이어폰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사운드 튜닝 경향이기도 합니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가성비 블루투스 이어폰을 샀는데 즉각적으로 재미를 주면서 활기를 띄는 소리가 들린다면 기분이 좋겠지요? 제가 J에게를 쓰면서 계속 느낀 점입니다. ■

 

 

*이 리뷰는 사운드바이감성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