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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기어라운지 teenage engineering EP-133 K.O. II Showcase 후기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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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라운지 teenage engineering EP-133 K.O. II Showcase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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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전자 음악은 전자 기술 방식으로 만든 소리를 연주한다는 뜻이 기본인 듯하지만, 그보다 훨씬 넓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가능성을 짬뽕(-_-)하는 행위 예술이기도 합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전자음을 악기처럼 연주해도 되고, 세상의 온갖 소리를 채취한 후 그것들을 조합해서 재생하기만 해도 됩니다. 곡을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전자 음악(+프로 오디오) 세계를 구경 중인 저에게는 이처럼 자유로운 방식이 참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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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겨울철이던 1월에 다시 찾아간 이태원 SC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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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의 신제품 국내 출시회에 놀러갔다 왔습니다."

 

'샘플링'이라는 행위는 '세상의 온갖 소리를 채취한다'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남이 만든 음악의 일부분을 구입해서 쓰는 것도 샘플링에 속합니다. 하지만 일렉트로닉 뮤직에서 가장 핵심적인 샘플링은 아티스트가 직접 소리를 녹음해서 마음껏 요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작은 전자 장치 하나가 디지털 샘플링과 믹싱, 연주, 저장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추는 것이 요즘 흐름이기도 합니다. 음악의 아이디어는 언제 어디에서든 바로 튀어나오기 마련이니 휴대할 수 있는 소형 샘플러 한 개 정도는 꼭 필요할 겁니다.

 

저는 제품 디자인을 좋아하며 특히 미니멀 계열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teenage engineering)의 기기들을 보면서 늘 갖고 싶다고 스스로 뽐뿌를 넣지만, 음악 제작을 하지 않으니 진짜 관상용 소장품이 될 뿐이라서 꾹 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된 EP-133 K.O. II는 종합적 디지털 샘플러로서 강력한 다기능을 갖췄으며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저의 실제 위시리스트에 강제 진입하였습니다... 밑에 사진 좀 보세요. 그냥 딱 봐도 가지고 싶어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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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는 2024 1 19, 기어라운지 (GEARLOUNGE)에서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EP-133 K.O. II'를 국내 출시하는 첫 날이었습니다. 유난히 바빴던 탓에 현장 기록을 해놓고도 글을 쓰지 못해서 3월이 다 지나가는 이제서야 정리를 합니다. 적어도 지금은 EP-133 K.O. II의 국내 재고가 있어서 구매 가능하니, 이 후기는 제품의 실제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실제 뮤지션 겸 프로듀서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보는 용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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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연히~, EP-133 K.O. II의 출시회 현장으로는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 (Seoul Community Radio, SCR)가 딱 맞을 겁니다. 팬들에게 개방된 뮤직 스튜디오로서 DJ 퍼포먼스가 중심이며 뮤지션들의 바로 옆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교류하는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가고 싶은데, 제 곁에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을 즐기는 친구가 없어서 아쉽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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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 내부는 인스타그램 공지를 보고 찾아온 분들로 이미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EP-133 K.O. II 외에도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의 여러 제품들을 직접 손에 들고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우리는 먼저 '포켓 오퍼레이터' 시리즈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다음 사진에서 계산기의 내부 기판처럼 생긴 기기들이 포켓 오퍼레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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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들은 각자의 기능과 사운드 효과에 따라서 모델 넘버가 나뉩니다. PO-12, 14, 16, 20, 24, 28, 32, 33, 35가 있으며 가격은 12.8만원으로 동일합니다. 이 작은 기기들은 디자인이 유사하지만 기능이 다르며 서로 연결할 수 있어서 유저가 원하는 대로 구성해도 됩니다. 각각 드럼 머신, 베이스, 리드 신시사이저, 노이즈 퍼커션 등의 역할이 있으니 결국 전부 구입하게 되겠군요. (-_-); 그리고 이 중에서 PO-33 K.O!라는 제품이 있는데 40초 메모리의 샘플러이며 마이크가 내장된 모델입니다. 바로 이 PO-33 K.O!를 기반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 EP-133 K.O. II라고 합니다. 아래의 영상에서 퍼포먼스 데모를 보실 수 있습니다.

 

 

 

EP-133 K.O. II는 이동 중의 음악 창작 뿐만 아니라 라이브 퍼포먼스에서도 쓸 수 있는 본격적 장비입니다. 그러니까... 포켓 오퍼레이터의 프로 버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제품 디자인에서 색상 조합을 주황색 권투 글러브와 흰색 팬츠처럼 만든 점도 재미있습니다. 또한 '샘플러의 챔피언'이라는 뜻으로 제품 박스 아트에 무하마드 알리 (Muhammad Ali)의 승리 장면을 넣어두었습니다. 다음 사진의 LP 음반 사이즈 박스가 EP-133 K.O. II의 실제 패키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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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의 '디자인 팬'이라서 다른 제품들도 모두 살펴봤습니다. 예를 들면 'OB-4'라는 포터블 스피커가 있는데요. 작고 간단하게 보이는 블루투스 스피커인데 음악 제작과 관련된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디스크 모드'라는 특수 기능이 있어서 재생하는 미디어를 여러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재생되는 모든 것을 두 시간 분량의 루프 테이프에 기록한답니다. 또한 이동 가능한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고 상단의 노브는 모터로 구동되어서 독특한 감촉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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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상의 OB-4 곁에 작고 예쁜 기기들이 여럿 있는데... 귀여운 모습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의 기술력과 센스로 똘똘 뭉친 프리미엄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특히 주목 받을 만한 제품은 OP-1, TP-7, CM-15, TX-6 4종 세트가 되겠습니다.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팬에게는 꿈 같은 '포터블 하이엔드 뮤직 시스템'으로, 음악 제작과 퍼포먼스에 필요한 대부분의 기기들을 아주 작고 아름다운 형태로 휴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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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서 왼쪽은 CM-15 필드 마이크이며 오른쪽은 TP-7 필드 레코더입니다. CM-15는 고성능의 스튜디오 마이크를 아주 작고 튼튼하게 포터블로 디자인한 제품이며, 라지 다이어프램 캡슐과 ESS SABRE ADC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제 손에 들린 TP-7은 하이엔드 워크맨을 만지는 듯한 감촉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무려 200만원대 가격의 전문가용 녹음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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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수준의 미니멀 디자인과 기계적 심미성 때문에 당장 소장하고 싶어지는 기기였습니다. 다루는 즐거움이 있는 각종 버튼도 좋고, 앞면 중앙에서 부드럽게 회전하는 금속제 릴(Reel)은 손을 올려서 멈추면 녹음이 일시 중지됩니다. 이 제품을 라이브 퍼포먼스에서 턴테이블로 쓸 수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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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보드처럼 생긴 것은 'OP-1'이라고 합니다. 그 옆에 있는 것은 'TX-6 믹서'입니다. 현장에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제품 정보를 살펴보면서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OP-1 3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의 포터블 신시사이저 겸 샘플러입니다. 이거 한 대가 최첨단 뮤직 컴퓨터나 다름없는 겁니다. 또한 듀얼 2.4GHz 안테나의 무선 연결을 지원해서 다른 귀요미 기기들과 간편하게 연동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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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6는 포터블 믹서이며 오디오 인터페이스 역할을 수행합니다. 6채널 스테레오 또는 12채널 모노 믹서로 쓸 수 있으며 이퀄라이저, 필터, 컴프레서, Aux, 센드, , 디지털 이펙트 등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를 해보면... OP-1, TP-7, CM-15, TX-6가 모두 있다면 작은 가방 하나에 쏙 들어가는 종합적 음악 창조 환경이 되는 거네요? (-0-)? 이런 놀라움 속에서 다시 EP-133 K.O. II로 눈을 돌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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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3 K.O. II는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기기들 중에서는 꽤 큰 편입니다. 그래도 작은 서류 파일 한 개 정도의 부피이며 무게는 620g이라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내장 마이크를 써서 온갖 소리를 직접 녹음해도 되고, 외부 연결로 턴테이블 같은 소스에서 샘플링을 해도 됩니다. 사운드 효과를 지정하는 여러 버튼과 퍼포먼스 중에도 쓰이는 다이얼이 아주 재미있어 보입니다. 음악 연주하는 게 정말 즐거울 것 같네요. 게다가 메인 디스플레이가 화려한 색상으로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때문에 눈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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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어서 현역 일렉트로닉 뮤지션 세 분의 EP-133 K.O. II 설명과 퍼포먼스가 시작됐습니다. DJ 보울컷님의 인터뷰 방식으로 한국어 설명과 영어 설명 세션이 있었는데, 한국어 설명은 보잭(Bojvck)과 라이언클래드(Lionclad)님이 담당했습니다. 둘 다 EP-133 K.O. II를 실제로 구입해서 사용 중이며 각자의 스타일로 활용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소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SCR에서 '저 양반은 기자 같은 사람임'이라고 인식되어 있으므로, 태연하게 두 분의 사진 촬영을 요청하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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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클래드는 제품 설명에서 아주 특이한 소품을 보여주었는데요. 풍경처럼 맑고 예쁜 소리를 내는 차임을 EP-133 K.O. II의 마이크 앞에서 흔듭니다. 그러면 이 짤랑거리는 음을 EP-133 K.O. II의 각 버튼에 지정해서 곧바로 음악 속으로 투입할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할 때마다 핑거 드러밍으로 실시간 연주하는 분이라... 샘플링하는 방식도 아주 신선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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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영어 설명은 롬더풀(ROMderful)의 유쾌한 진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SCR에 막 왔을 때 음료 주문을 하려니 밝은 분위기의 흑인 남성이 주문을 받아주었는데, 직접 진앤토닉 한 잔을 만들어주면서 인사를 건네는 게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분은 영국 출신의 뮤지션이며 한국을 좋아해서 아예 서울로 이사를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EP-133 K.O. II를 여기 저기 휴대하고 다니면서 많은 영감을 받으며 샘플링과 작곡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롬더풀도 저의 사진 요청을 피할 수 없지 말입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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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라이언클래드의 EP-133 K.O. II 퍼포먼스입니다. 아까 제품 설명에서 소개했던 차임 소리를 포함해서, 자신이 직접 샘플링한 요소들을 EP-133 K.O. II의 버튼들로 현란하게 연주합니다. 이 작은 기기 하나가 뮤지션의 창작력을 얼마나 증폭할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조금 일찍 자리를 나섰기 때문에 보잭의 퍼포먼스를 관람하지는 못했는데요. SCR 유튜브 채널을 보니 24분 정도로 전부 녹화되어 있습니다. EP-133 K.O. II가 디제잉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완전 즐거운 시간이었고요.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에서 또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쫀득하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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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해당 브랜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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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eire Cleire님 포함 1명이 추천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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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과 감성은 영한데?

 가격은 영하지는 못한 브렌드죠. 

당연하게도 10대 취향이... 아닌

10대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감성이기도

ㅎㅏ고요. 그래도 재밋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고 성능도 의외로 짱짱한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화이팅입니다. 

 

 

20:34
24.03.25.
profile image
라이언클래드님 팬이고 지방이라 SCR, 기어라운지 온라인으로 들락날락하지만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정말 좋은데 정말 비싸다네요 ㅋㅋㅋ
그래도 저 퀄을 대체할 브랜드가 없어서 독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되면 쟁여야겠어요
08:31
24.03.27.
페이더가 약해서 들고 다니질 못하는 수준이라고..
10:31
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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