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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Fiio New K3, 꾸밈없이 시원한 소리의 USB DDC 겸 DAC 헤드폰 앰프

루릭 루릭
12075 2 4


"이 작은 기기에 담긴 고성능과 뛰어난 확장성은 가성비의 축복이다. USB DAC 헤드폰 앰프로 써도 좋고, USB DDC로 사용해도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소스가 된다. 고감도 이어폰에서도 화이트 노이즈가 없으며 대형 헤드폰 사용도 부담없는 출력이다."


여러분이 Fiio(피오)의 제품을 선택한다면 그 이유는 대부분 '훌륭한 가격대 성능비'가 될 것이다. 돈을 적게 지불하면서도 고성능의 지름길로 확 앞서가는 만족감이 있다. 이를테면 디아블로 2에서 천천히 고생하며 레벨업을 하다가 시크릿 카우 레벨로 초청 받은 기분이다. 또는 이니셜 D에서 느려터진(?) 86으로 도랑타기를 해서 300마력 RX7을 추월하는 느낌이라고 하겠다. 즉, Fiio 제품들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오디오 기기로서의 성능은 여러분이 예상하는 수준보다 훨씬 좋다. 이 회사 특유의 평탄하고 맑은 소리 성향도 한 번 접해보면 상당히 놀라울 것이다. 듣노라면 특징이 없는 소리 같은데 다른 회사 제품들과 비교 청취해보면 '평탄하고 맑다'는 점이 특징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Fiio 제품 중에서도 PC 유저에게 축복을 내리는 가성비의 USB DAC 헤드폰 앰프가 있다. 할인 받으면 8만원대 가격이 되는 E10K-TC가 대표적 사례다. 값이 너무 싸서 '으잉?'하게 되는 물건인데 USB 연결로 PCM 384kHz / 32bit까지 지원하며 코엑시얼 출력도 된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Fiio New K3라는 가성비 DAC 헤드폰 앰프로, E10K-TC보다 상급의 DAC 칩을 탑재했으며 DSD 재생과 3개의 출력 포트까지 포함하는 모델이다. 헤드폰잭도 3.5mm 언밸런스 연결과 2.5mm 밸런스 연결을 모두 제공한다. 가격은 할인 받으면 15만원대가 될 터인데, 보다 적극적인 이어폰 헤드폰 감상과 타 기기의 연결까지 원한다면 New K3처럼 빠른 지름길도 없을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New K3는 K3S, K3ES 등으로 나뉘어 있으나 명칭만 다를 뿐 모두 같은 제품으로 보인다. AK4452 DAC를 탑재했던 1세대 K3의 차세대 모델이 New K3라고 한다. New K3는 ES9038Q2M DAC 칩을 탑재했으며 재생 해상도는 PCM 384kHz / 32bit, DSD 256까지 지원한다. 이 작은 것 하나로 PC에서 거의 모든 고해상도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작고 가볍고 깔끔하다


Fiio New K3의 패키지는 작고 단순한 편이다. 하얀색의 작은 박스를 열면 New K3 본체와 USB-A to C 케이블이 나오며, 단단한 실리콘 소재의 발 받침이 두 쌍 포함된다. New K3의 알루미늄 케이스는 바닥이 평평해서 책상 위에 올려두기 쉽지만 그래도 흠집 예방을 위해서 발 받침을 미리 붙여두는 게 좋겠다. 기본 포함되는 USB 케이블의 길이는 줄자로 재어보니 93~94cm 정도가 나왔다. New K3를 노트북 PC 곁에 둔다면 짧은 미니 케이블이 좋겠으나 데스크탑 PC에서 쓰는 경우가 많을 터이니 이 정도 길이가 적당하겠다.




이 제품은 PC의 USB 포트에 연결해서 곧바로 사용하는 DAC 내장형 헤드폰 앰프다. 앞쪽의 3.5mm 헤드폰잭과 2.5mm 헤드폰잭 중 하나에 이어폰 헤드폰을 연결해서 바로 감상하면 된다. 또한 후면에 코엑시얼과 옵티컬의 디지털 출력이 있어서 다른 디지털 오디오 기기의 DDC로 쓸 수도 있다. 그리고 후면의 3.5mm 라인 아웃으로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나 액티브 스피커 등의 소스 기기가 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폭넓은 재생 해상도를 제공하니 이거 하나로 PC 오디오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



크기는 70.2 x 58 x 22mm, 무게는 82g에 불과해서 아주 작고 가벼운 편이다. 하도 가벼워서 볼륨 노브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기기 전체가 함께 돌아갈 정도인데, 작고 가볍다고 해서 소리 품질까지 제한 받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사용해본 헤드폰 앰프들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단순한 구조의 앰프가 더 빠르고 선명한 소리를 내기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구조가 단순하면 좋은 측정치를 내기에도 유리하다.) 주관적으로 본다면 음악의 미묘한 뉘앙스 표현보다 단도직입적인 소리 감상에 좋다고 하겠다.



*참고 : 오래 켜두면 알루미늄 케이스가 뜨끈해진다. 제품 사용에는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시기 바란다.


본인이 Fiio의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 옛날 애플 아이팟 클래식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2년초가 된 지금은 Fiio New K3를 손에 들고 살펴보면서 크게 향상된 제품 완성도에 놀라고 있다. 찍힘 자국 하나 없이 매끄럽게 도색된 알루미늄 케이스, 작은 면적에서도 깔끔하게 배치된 커넥터들의 모습, 단단하게 고정되어 부드럽게 돌아가는 볼륨 노브의 감촉. 이러한 디테일이 그동안 진행된 Fiio의 기술 투자와 노력을 보여준다.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볼륨 노브 테두리의 빗살 무늬 가공과 빨강색 포인트다. 무광 검정색의 차분한 분위기에서 '나는 고성능이다...'라고 암시하는 느낌이 든다.



볼륨 노브가 전원 스위치를 겸한다. 9시 방향에 두면 꺼지고, 10시 방향을 넘기면 딸깍거리는 스위치 소리와 함께 켜진다.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지점은 12시에서 1시 방향 사이이며 최대 볼륨은 7시 방향쯤이다. 볼륨 노브 왼쪽에는 상태 표시 LED가 들어 있는데, 48kHz 이하를 재생할 때에는 파랑색, 48kHz 초과를 재생할 때에는 노랑색, DSD를 재생할 때는 녹색이 된다. PC의 소리 전반에 사용할 때는 대부분 파랑색으로 켜져 있을 것이다.



전면의 헤드폰 출력이 2.5mm와 3.5mm로 되어 있어서 이어폰 연결이 편리하다. 단, 이어폰 헤드폰 두 대를 동시에 구동할 수는 없다. 헤드폰잭에 연결 감지 기능이 있어서 혹시 이어폰 두 개를 모두 연결한다면 2.5mm 헤드폰잭이 우선적으로 동작한다. 아스텔앤컨 DAP 때문에 2.5mm 커넥터의 케이블을 장만해둔 사람이라면 New K3의 2.5mm 헤드폰잭이 무척 반가울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가성비 혜택을 체감한다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PC용 USB DAC에 속한다. 한 개의 USB-C 포트로 데이터 교류와 전원 공급을 모두 처리한다. 그런데 이 작은 기기가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에 각각 전원 공급을 한다. 과전압 보호 회로와 2중 전원 노이즈 필터도 포함되어 있다. 즉, 안정적인 출력과 더욱 억제된 노이즈를 예상할 수 있다.



후면의 스위치를 통해서 USB 클래스 1과 클래스 2를 전환할 수 있다. USB 버전이 아니라 USB 오디오 클래스의 전환이다. 이 때는 전원을 껐다 켜거나 USB 케이블을 분리하고 다시 연결해줘야 한다. USB 클래스 1으로 두면 CD 해상도의 재생을 하므로 윈도우 PC에 연결해도 드라이버 설치가 필요없다. (최대 96kHz / 24bit 가능) USB 클래스 2로 두면 고해상도 재생이 가능하며 맥 OS에서는 바로 연결되고 윈도우 PC에서는 드라이버 설치가 필요하다. (이 점은 다른 외장 DAC 기기들도 동일하다.)


Fiio에서는 외장 DAC용 통합 드라이버를 제공하고 있으니 아래의 링크에서 다운로드하자. 윈도우 10이 설치된 맥 미니에 연결해두었는데 드라이버를 설치하니 Fiio Q 시리즈로 나오지만 제품명은 K3로 정상 인식된다. 맥 OS 오디르바나에서는 확인한 풀 스펙은 다음과 같다. DSD 재생이 128까지로 나오지만 윈도우 PC에서 ASIO 네이티브 재생을 하면 256까지 될 것이다.



*Fiio 포럼 게시물인데 중간에 구글 드라이브 링크가 있다. (FiiO v4.47.0 DAC driver:Click here)

https://forum.fiio.com/note/showNoteContent.do?id=202105191527366657910


*2023년 2월 업데이트

: 22년 1월 리뷰 당시에는 v4.47만 있었지만 이제는 드라이버 분류가 바뀌었다. 윈도우 7, 8에서는 v4.47을 사용하고 윈도우 10 이상에서는 v5.30을 설치한다. 본인은 v4.47 삭제 후 리부팅을 하고 v5.30을 설치했는데 New K3와 BTA30 Pro가 모두 정상 동작함을 확인했다. 흥미롭게도,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하자 Fiio DAC 기기들의 소리가 더욱 깨끗해졌으며 저음이 든든하게 바뀌었다.


New K3의 후면에는 코엑시얼, 옵티컬 디지털 출력이 있어서 이 물건을 PC용 USB DDC로 쓸 수도 있다. 이렇게 디지털 출력을 하고 있을 때에는 PCM 192kHz, DSD 64 (DoP)까지 지원하며 볼륨 노브가 동작하지 않고 최대 볼륨이 되니 전면의 헤드폰잭은 쓰지 말자. 소리 감상편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제품의 DDC 기능이 훌륭해서 가격대 성능비가 더욱 좋게 된다.


이 제품에 적용된 ADC 볼륨은 기대하지 않았던 특급 보너스와도 같다. 가변 저항에 곧바로 시그널을 보내는 아날로그 볼륨 방식이 아니라, 볼륨 노브의 회전값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여 아날로그 볼륨 IC를 제어한다. 이 방식을 쓰는 이유는 볼륨 조절의 정밀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좌우 채널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다. 매우 낮은 볼륨으로 이어폰을 사용할 때 특히 유용하다.



후면에 3.5mm 라인 아웃도 있으니 다른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나 액티브 스피커를 연결해도 된다. 이 때 참조해둘 점은 전면 헤드폰잭 소리와 후면 라인 아웃의 소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헤드폰 출력과 라인 아웃에 각각 OP 앰프를 배치했는데, 헤드폰 출력은 OPA926이며 라인 아웃은 OPA1612를 사용한다. 어느 쪽이든 기본적으로 필요한 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라인 아웃의 출력 전압은 최대 2Vrms이며 이 때는 전면의 헤드폰잭에 이어폰을 연결해서는 안 된다. 라인 아웃에 다른 앰프를 연결한 상태에서도 전면의 볼륨 노브와 게인 스위치가 동작하기 때문이다. 외부 앰프에서 적정 볼륨으로 들으려면 New K3의 볼륨을 많이 올려야 하는데 이 때 연결된 이어폰에서는 너무 큰 소리가 재생된다. 요컨대 앞쪽의 헤드폰잭을 쓰든 뒤쪽의 라인 아웃을 쓰든 한 쪽만 쓰는 편이 안전하다.



스마트폰 연결 잘 됨 - 배터리 소모에 주의하자


USB 연결을 사용하는 외장 DAC 기기들은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내부 부품이 통합되어 있을 뿐 PC와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PC 전용으로 나온 제품도 전력 공급이 충분하다면 스마트폰 USB 연결에서 정상 동작한다. Fiio New K3도 일단은 PC용으로 만들어진 USB DAC 장치이지만 스마트폰 연결도 확인해보았다.(*DAP들은 대체로 외장 DAC 연결을 지원하지 않으니 인식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단, 아스텔앤컨 DAP들은 외부 USB 오디오 기능이 있어서 New K3도 사용할 수 있다. USB-C OTG 케이블만 준비하면 된다.)


"사진에 출연한 제품은 ADL GT-C2 NCF 미니 케이블이다."


삼성 갤럭시 A9(2018)과 LG V20는 USB-C 케이블로 연결하면 바로 구동된다. 아이폰 XS에서는 기기가 너무 많은 전력을 쓰고 있다며 거절하지만, 애플 라이트닝 USB 3 카메라 어댑터를 통해서 별도로 전원 연결을 해주면 정상 동작한다. 상당히 불편한 연결 방식이라서 이렇게 듣는 유저는 거의 없을 듯하다.



어쨌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쓴다면 New K3를 바로 연결해서 감상할 수 있다. 기본 음악 앱과 USB Audio Player Pro에서 모두 외부 USB 장치로 인식한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배터리 소모가 크기 때문에 그리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완전 충전된 스마트폰이라도 재생 시간은 최대 4~5시간일 것이다.




SOUND



*USB DAC의 유일한 통로인 USB 케이블의 중요성


New K3는 분명히 소리가 좋은 DAC 헤드폰 앰프이지만 기본 포함되는 USB 케이블로는 잠재력을 끌어낼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본인의 경험으로 볼 때 오디오용 USB 케이블은 최소 10만원을 넘어야 소리 품질 차이가 나오기 시작한다. 게다가 이 제품은 USB-C 포트를 사용하므로 USB-C 커넥터를 지닌 오디오용 USB 케이블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가성비를 생각해서 New K3를 선택한다면 USB 케이블 값이 너무 큰 지출이다. 그래서 이번 후기에서는 New K3에 기본 포함된 USB-C 케이블을 사용해서 감상문을 작성했다. 그동안 DAC 헤드폰 앰프에 관심이 많았으나 금전 지출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던 사람이 이 제품을 사서 PC에 처음 연결해봤을 때의 그 느낌을 기준으로 이야기해보겠다.



하지만! 이 제품의 소리가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쓸 계획이라면 더 좋은 USB 케이블을 꼭 장만하시기 바란다. 소리의 거친 부분이 없어지고 해상도가 올라가는 경험은 1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번에는 판매처에 별도로 요청해서 ADL의 미니 USB-C 케이블 'GT-C2 NCF' 신품을 빌렸다. 구리와 은의 합금 선재로 만든 케이블이라서 14cm의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10만원대 초반의 가격이다. 맥 미니 2018 후면의 USB-C 포트에 연결해서 감상해보니 새 케이블 시절부터 뚜렷한 해상도 향상을 느낄 수 있었다. 소리가 더 맑아지고 고.중.저음의 선이 모두 굵어진다. New K3의 소리는 고음이 시원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있고 중.저음의 타격이 깊고 단단하지만 조금 딱딱한 느낌도 있다. 이 차가움과 딱딱함이 대부분 기본 USB 케이블 탓임을 알게 됐다. 그래도 어쨌든 이번 감상문은 기본 USB 케이블 기준으로 작성한다. 그리고 취향에 따라서는 기본 USB 케이블을 거치는 소리가 더 마음에 들 수도 있다. 주관적인 소리 세계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것이다.


*자연에 가까운 소리, 꾸밈없이 시원한 소리


오랫동안 여러 국가의 이어폰, 헤드폰, 앰프 등을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아주 큰 회사가 아닌 이상 음향 기기를 만드는 회사들은 각자의 사운드 시그니처를 보유하는데, 중국의 오디오 회사들은 대체로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내려는 경향을 보인다. Fiio는 본인이 2010년 8월에 리뷰했던 휴대용 DAC 앰프 'E7'부터 평탄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었으며 지금도 그 특징을 유지하고 있다. PC용 USB DAC 헤드폰 앰프의 대표 모델인 K3도 DAC 칩이 AKM 제품에서 ESS 제품으로 변경되었지만, Fiio가 추구하는 '꾸밈없이 시원한 소리'를 그대로 들려준다. 그들이 추구하는 소리를 유지하되 근본적인 성능만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놀라운 수준의 DDC 성능


먼저 확실히 하고 싶은 점이 있다. Fiio New K3는 놀라운 가격대 성능비를 제공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려면 반드시 타협해야 하는 점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제품의 경우는 자체 헤드폰잭과 아날로그 라인 아웃으로 통하는 증폭 회로가 되겠다. New K3는 한 개의 USB 연결로 구동되는 초소형 헤드폰 앰프이므로 디스크리트 회로와 더 큰 전원부를 지닌 헤드폰 앰프들보다는 좋은 소리를 내기가 어렵다. 이 제품의 헤드폰잭에서 나오는 소리도 가격에 비하면 매우 좋은 편이지만, 예를 들어서 그레이스 디자인 M900 (70만원대)의 헤드폰잭에서 나오는 소리보다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은 점은 New K3를 DDC로 사용할 때의 굉장한 가성비가 되겠다. ES9028Q2M DAC를 포함하는 회로를 어떻게 짜뒀는지는 모르겠으나 New K3의 DDC 성능은 놀라운 수준이다. USB DDC로서 퍼스널 컴퓨터의 오디오 시그널을 맑게 다듬어서 다른 디지털 오디오 기기로 전달해주는 것이다. (*USB DDC로 동작할 때는 XMOS XUF208이 USB 입력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준다.)


많은 분들이 이 제품을 PC에 연결해서 이어폰 헤드폰을 감상하는 목적으로 쓰겠지만, 다른 외장 DAC 또는 DAC 내장형 앰프 등에서 PC용 DDC로 쓴다면 더욱 크게 만족할 것이다. 단, New K3 후면에 있는 3.5mm 라인 아웃은 전면 헤드폰잭에서 나오는 소리보다 선명도가 조금 낮은 편이다. (헤드폰잭과 라인 아웃의 OP 앰프가 다르다.) 아날로그 라인 아웃 기능은 이어폰 헤드폰보다는 액티브 스피커 연결에 쓰기를 권하겠다.


*높은 체감 출력 + 화이트 노이즈 없음


Fiio New K3는 약한 전력의 USB 전원으로 구동되며 아주 작은 앰프를 내장하고 있지만 체감 출력이 훨씬 높은 제품이다. 기본적으로는 이어폰 연결에 적합하겠으나 앞쪽의 게인 스위치를 하이 게인(High Gain)으로 두면 3.5 to 6.3mm 변환 젠더 등을 사용해서 중대형급 헤드폰을 연결해도 넉넉히 감상할 수 있다. 일단 본인은 다수의 이어폰을 사용했으며 한 대의 PC에 연결된 그레이스 디자인 M900, 사운드 블라스터X G6와 비교 청취해보았다. 그리고 처음부터 한 가지 장점을 발견했다. M900과 사블X G6 모두 드라이버 감도가 높은 커스텀 이어폰(예: 얼티멋 이어스 UE5 Pro, 웨스톤 ES60)을 연결하면 스으~하고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는데 New K3는 그냥 조용하다. 출력이 50% 정도 더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2.5mm 밸런스 연결을 해도 그저 고요하다. 이 상태에서 하이 게인으로 올려도 화이트 노이즈를 감지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회로를 짰는지 정말 궁금하다. 오디오 분야에서 높은 출력과 낮은 노이즈를 동시 달성하는 회로는 아주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물건은 할인 받으면 15만원대란 말이다. 헤드폰에서도 당연히 좋은 속성이지만 앰프 연결에서 배경 노이즈에 자주 시달려야 하는 이어폰 유저에게 완전 좋은 점이 되겠다.


*참고 : 데스크탑 또는 노트북 PC에 USB DAC 앰프를 연결하고 이어폰으로 소리를 듣는데, PC의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면 '부웅~'하는 노이즈가 크게 들리거나 금속 하우징 이어폰에서 찌릿한 전기 자극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제품 이상이 아니라 주거지의 전기 접지가 안 된 것이므로 전원을 분리하고 사용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접지를 해야 한다. 더 편리한 방법을 제시한다면 접지 생성 멀티탭이 있다. 일반적인 접지 멀티탭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접지를 만들어주는 멀티탭인데 가격이 두 세배쯤 비싸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항상 하이 게인으로 들읍시다. 베이스 부스트는 호불호 있음.


New K3는 로우 게인과 하이 게인의 체감 출력 차이가 크지 않다. 게인을 보통으로 하든 높게 하든 음색이 변하지 않는데 소리 선이 굵어지고 힘이 강해지는 느낌이다. 즉, 소리를 아주 작게 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어폰 연결 상태에서도 하이 게인으로 쓰기를 권한다. 드라이버 감도가 매우 높은 이어폰에서도 볼륨 노브 1시 방향으로 무난히 감상할 수 있다. 베이스 부스트 스위치는... 오디오 애호가 입장에서는 꺼두는 게 좋겠고 게임과 영화 사운드 측면에서는 유용할 수 있겠다. 베이스 부스트를 켜면 저음이 최대 6dB까지 강조된다. 저음 펀치가 강해지는 것 만큼 소리가 많이 포근해지는데, 저음에서 연기가 많이 피어올라서 고.중음이 가려지는 느낌도 있다.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옵션이지만 New K3의 원래 소리를 듣고 싶다면 그냥 두기를 바란다.


*시원하고 단단하지만 자신의 특징을 내세우지 않는 소리


기본 USB 케이블 연결과 로우 게인 상태에서 들어 보면 처음부터 사이다처럼 청량감이 있는 고음에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중음과 저음이 아주 단단하다. 느긋하고 포근하게 풀어지는 중.저음이 아니다. 돌처럼 단단하며 응답 속도가 빠르게 맞춰진 현대적 오디오의 중.저음이다. 매우 뚜렷한 개성이라서 누구나 감지하게 될 듯하다. 여기에서 하이 게인으로 올리면 선이 굵고 힘찬 소리로 보강되는 것이다. 그리고 USB 케이블을 오디오용으로 바꾼다면 중.저음의 선이 더욱 굵어지며 고음의 감촉도 매끄럽게 될 것이다.


고음이 시원하고 중.저음이 단단하며 음색이 자연스럽다. 이 문장이 개성으로 분류될 수도 있겠으나 본인의 기준에서는 '자신의 특징을 내세우지 않는 소스 기기'로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빠르고 명료한 성향 때문에 편안한 느낌은 거의 없으나, 프로 오디오의 관점을 내세운다면 New K3는 소리를 꾸미지 않으면서도 고.중.저음을 잘 나눠서 뚜렷하게 듣도록 배려하는 장치다. 그런데 배경 노이즈가 거의 전무하며 소리의 불필요한 잔재도 만들지 않는다.



*청취자가 만족하도록 최대한 깨끗한 소리를 들려주면 된다


500~1,000만원대 DAC 헤드폰 앰프들을 감상해보면 소리의 재생 타이밍 일치로 인한 청각의 달콤함, 차원이 다른 초저음 진동, 공기를 불어주는 초고음 재생력 등으로 감동을 받게 된다. 그래서 리뷰어 입장에서도 서술할 내용이 많아진다. 그러나 부담없는 가격의 미니 DAC 헤드폰 앰프는 다른 역할을 지닐 것이다. 감동을 주지는 않더라도 청취자가 귀로 만족할 수 있도록 최대한 깨끗한 소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이다. 게다가 Fiio의 제품들은 유난히 음색 특징이 없는 편이라서 서술할 내용이 더욱 줄어든다. 말 그대로 깨끗한 소리를 전해주기만 하니 그 외에는 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


PC의 내장 사운드 부품이 내는 소리를 견디기가 힘들지만 그렇다고 DAC 헤드폰 앰프에 본격적인 금전 지출을 하고 싶지는 않다. - 이런 상황에서 Fiio New K3는 필수 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USB 한 개 연결로 완료되는 설치, 아주 작은 크기, 간편한 사용 방법, 노이즈 없이 깨끗한 소리, 게다가 디지털 출력 두 개와 아날로그 출력 한 개로 외부 기기 연결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본인도 한 개 구입했다. (실화) 앞으로 작성할 이어폰 리뷰에서는 블루 사운드 노드 2i, 그레이스 디자인 M900, 바쿤 CAP-1003, 젠하이저 HDVD800, 아스텔앤컨 SR15와 함께 Fiio New K3가 등장하게 되겠다. (완전 실화)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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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sangman님 포함 2명이 추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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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가 제품 만듬새나 성능이나 그나마 신뢰가 가는 몇안되는 중국회사인것 같습니다. 

13:12
22.01.22.
profile image
루릭 작성자
Peanut352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리뷰 제품 반납 후에 새 제품을 사서 맥 미니 위에 올려두었네요. (-_-)/
15:04
22.01.22.
profile image
루릭 작성자

*본문 내용에서 USB DDC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여 한 줄을 추가했습니다. 회로에 ES9038QCM DAC가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며, DDC 동작에서는 XMOS XUF208이 USB 입력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게 됩니다.

15:06
22.01.22.

정말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제품 골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7:40
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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