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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스튜디오 헤드폰을 가장한 올라운더 밀폐형 헤드폰 삼총사, 울트라손 시그니처 펄스, 내츄럴, 마스터

루릭 루릭
2582 1 1


*제품명

울트라손 시그니처 시리즈 (Ultrasone Signature Series)

펄스, 내츄럴, 마스터 (Pulse, Natural, Master)


*특징

주로 음향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밀폐형 오버이어(Over-ear) 헤드폰 3종

소리 분석과 음악 감상에 모두 잘 맞는 소리

세 모델의 소리 주제와 사용 목적이 크게 다름

독일제 헤드폰


*장점

스튜디오 헤드폰인데 청각이 편하고 소리가 듣기 좋음

스튜디오 헤드폰 중에서는 착용감이 아주 좋은 편

소음 차단과 누음 차단이 모두 잘 됨

금.은.동 플레이트 장식으로 제법 멋지게 보이는 디자인

내구성이 좋은 다용도 유선 헤드폰

셋 다 소리 해상도가 높아서 돈값을 해줌


*단점

내츄럴은 음악 감상에서 소리가 심심할 수도 있음

마스터는 고.저음 강조와 음색 특징이 있어서 취향을 탈 수 있음

저음 쿵쿵이 부담스럽다면 펄스는 고르지 말 것

셋 다 기본은 스튜디오 헤드폰이라서 건조한 느낌이 들 수 있음

스튜디오 헤드폰으로는 많이 비싼 가격


*요약

시그니처 내츄럴은 중음이 충실하고 밸런스가 좋은 소리 분석용 헤드폰이다.

시그니처 마스터는 소리 해상도가 더욱 높고 음색이 화려해서 쉽게 매료되는 헤드폰이다.

시그니처 펄스는 고음 자극이 없으며 포근하고 웅장한 저음을 지닌 음감 겸용 DJ 헤드폰이다.



시작부터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헤드폰 삼총사를 보는 모든 사람이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이라고 외칠 것입니다. 그러나! 음악 감상을 즐기는 우리는 지금 올림픽의 메달 획득보다도 기쁜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울트라손(Ultrasone)에서 '고급 스튜디오 헤드폰'을 핑계로 '음악 듣기에 좋은 밀폐형 오버이어 헤드폰'을 세 개나 새로 출시했기 때문입니다. 금.은.동 플레이트는 각 제품의 구별을 위한 것이며, 이 헤드폰 트리오는 각각 명확한 특징과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울트라손 시그니처 시리즈 3종 - 펄스, 내츄럴, 마스터를 만나봅시다.



"동메달 = 펄스, 은메달 = 내츄럴, 금메달 = 마스터 입니다."



디자인, 소재, 구성품의 미묘한 차이



펄스, 내츄럴, 마스터는 박스 디자인과 구성품에서 모두 유사한 면을 보입니다. 세 제품 모두 큼직한 하드 케이스에 담겨 있으며, 이 케이스 안에 탈착식 케이블 세 개와 여분의 이어패드 한 쌍이 모두 들어갑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어서인지 소재와 수량의 차이가 보입니다.



구릿빛의 시그니처 펄스는 1.2미터 직선 케이블과 3미터의 코일 케이블이 있으며 여분의 이어패드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어패드와 헤드밴드가 인조 가죽 소재입니다.



은빛의 시그니처 내츄럴은 1.2미터 직선 케이블, 3미터 코일 케이블, 1.2미터 휴대용 리모컨 케이블이 있으며 여분의 이어패드가 있습니다. 이어패드, 헤드밴드, 여분의 이어패드가 인조 가죽 소재입니다.



금빛의 시그니처 마스터는 뉴트릭(Neutrik) 커넥터를 탑재한 1.2미터와 3미터의 직선 케이블이 있으며 1.2미터 휴대용 리모컨 케이블과 여분의 이어패드가 포함됩니다. 이어패드, 헤드밴드가 메리노(Merino) 양 가죽 소재이며 여분의 이어패드는 인조 가죽 소재입니다.



그렇습니다. 제일 비싼 녀석이 제일 고급스럽기 마련입니다. (-_-)a 시그니처 마스터는 이어컵의 메탈 플레이트에 순금을 입혔으며, 쫀득하고 부드러운 메리노 가죽을 써서 손에 들어보는 순간부터 감촉과 무게가 다릅니다. 펄스와 내츄럴을 손에 들면 일반적인 스튜디오 헤드폰의 느낌이 오는데 마스터에서만 울트라손 에디션 시리즈의 은은한 기운이 몰려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세 제품 모두가 구형 모델인 시그니처 프로, 시그니처 DJ와 같은 디자인입니다. 금.은.동 플레이트만 빼고 생김새와 구조가 똑같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시그니처 프로나 시그니처 DJ를 써봤다면 동일한 착용감과 헤드밴드 길이를 예상하셔도 됩니다.


"시그니처 내츄럴과 마스터에는 은색의 스마트폰 연결용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나온 시그니처 삼총사가 똑같은 모양새이면서도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는 겁니다. 내츄럴이 블랙 색상에 가장 가까우며, 마스터는 다크 그레이 색상이고, 펄스는 약간 푸른 빛이 들어간 그레이 색상입니다.



하우징 속의 드라이버 종류도 다른데요. 내츄럴과 마스터는 40mm 지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이며 마일러 필름에 티타늄을 코팅한 소재입니다. 펄스는 50mm 지름의 마일러 진동판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셋 다 울트라손 헤드폰이므로 음파 각도를 맞추는 S-Logic 3 기술이 적용됐는데, 펄스는 진동판의 개방 영역이 더 넓습니다. DJ 헤드폰이라서 저음 보강을 위해 이렇게 해둔 듯합니다.


"내츄럴의 S-Logic 3 구조입니다."


"마스터의 S-Logic 3 구조입니다."


"펄스의 S-Logic 3 구조입니다. "


울트라손 에디션 시리즈는 원목, 금속, 천연 가죽으로 만들어진 럭셔리 품목이지만, 시그니처 시리즈는 음향 스튜디오와 실외 환경 모두에서 튼튼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실용적 품목입니다. 제품의 대부분이 플라스틱 소재인데 다른 스튜디오 헤드폰들처럼 짱짱한 내구력이 있어서 오랫동안 파손 걱정 없이 쓸 수 있겠습니다. 모두 300g 초반의 무게로 가벼운 편이고 헤드밴드의 장력이 강해서 이어패드가 피부에 단단히 밀착됩니다. 밀폐형 이어컵을 귀에 꽉 눌러서 착용하니 소음 차단 효과가 좋고, 이어컵에서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으므로 매우 조용한 장소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레코딩 스튜디오 내부에서 사용하므로 당연한 특징일 듯)



*주의 : 헤드폰 쓸 때는 안경을 벗거나 아주 얇은 테의 안경을 쓰세요! 이어패드와 피부 사이에 두꺼운 안경테가 끼면 저음이 약해지고 고.중음이 거칠어지며 소음 차단도 줄어듭니다.



울트라손 시그니처 시리즈는 헤드밴드가 넉넉하게 늘어납니다. 늘어나는 부분에 눈금이 있어서 조절할 때 편리한데, 대부분의 헤드폰에서 최대로 늘리거나 한 칸만 줄여서 사용하는 저이지만 시그니처 시리즈는 세 칸씩 줄여서 착용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저에게는 세 제품이 모두 가볍고 편안한 생활용 헤드폰이었습니다. 음악 듣기 뿐만 아니라 영화 감상과 게임 플레이에서도 자주 사용하게 되더군요. 셋 다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일단 구입하고 나면 마음 편하게 매일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리의 공통점


세 헤드폰의 소리를 각각 살펴보기 전에 몇 가지 공통점을 짚어봅시다. 먼저 귀에 띄이는 점은 모두 빠른 응답 속도를 지니며 깔끔하게 건조한 인상이 있다는 겁니다. 스튜디오 헤드폰들의 전체적 공통점이라고 해도 될 듯한 '잔향이 없는 소리'인데요. 에디션 시리즈보다는 음악의 감성적 측면이 약하거나 거의 없게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모두 저음 펀치의 탄성이 강해서 바람을 빵빵하게 넣은 탱탱볼 수준의 고탄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울트라손 시그니처 3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모두 음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이 있습니다. 어떤 음악이든 일단 듣기에 좋은 청각적 즐거움이 있으며 소리의 감촉이 매끈하고 부드러워서 고막을 자극하지 않습니다. 소름 돋는 소리가 아니라 놀라운 해상도와 음악의 미학을 겸비한 소리입니다. 역시 울트라손은 언제나 고유의 개성을 지킵니다. 스튜디오 헤드폰이라서 에디션 시리즈보다 고.중.저음의 균형을 약간 더했을 뿐, 음악 감상의 즐거움과 감성의 증폭을 놓치지 않습니다. 달리 말하면 울트라손 시그니처 시리즈는 스튜디오 헤드폰이지만 이론적 원음이 아닌 울트라손의 '음악적 원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KG K872와 울트라손 시그니처 마스터는 둘 다 하이엔드 스튜디오 헤드폰이지만 두 제품의 소리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나 두 헤드폰 모두 음악 제작 현장에서 고급 장비로 활용될 것입니다. 사운드 엔지니어가 20~30만원대 스튜디오 헤드폰이 아닌 100만원대 하이엔드 헤드폰을 구입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그렇습니다.



모두 이어컵에 베이스 포트 하나 없는 밀폐형 헤드폰입니다. 그런데 S-Logic 3 구조 때문인지 고음, 중음, 저음이 각각 다른 방향에서 오는 듯한 입체감이 있습니다. 또, 청취자가 넓은 공간을 상상하도록 주파수 응답 형태를 조절해둔 모양입니다. 내츄럴과 마스터는 넓은 수평선의 공간을 형성하며, 펄스는 소리가 머리 안쪽으로 더 가깝게 들어오는 한 편 깊고 거대한 저음으로 별도의 심리적 공간을 더합니다. 즉, 내츄럴과 마스터를 사용한다면 음악 제작자가 의도한 공간의 면적과 울림을 거의 그대로 전달 받을 수 있고, 펄스를 사용하면 클럽 내부의 서브 우퍼 크기를 공간으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보통은 가격대에 따라서 펄스, 내츄럴, 마스터의 순서로 감상문을 쓸 텐데요. 실제 결과는 다르게 나왔습니다. 내츄럴과 마스터는 같은 소재의 진동판을 공유하는 모델이며, 펄스는 진동판 소재는 물론 S-Logic 3의 구조도 다른 '독립적' 모델입니다. 소리 성향을 봐도 내츄럴이 기준점이며 마스터는 확장형이고, 펄스는 DJ용으로 나왔지만 듣는 이에 따라서는 '저음이 보강된 레퍼런스 헤드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츄럴, 마스터, 펄스의 순서로 감상문을 적어봅니다.



울트라손 시그니처 내츄럴

기준점, 소리 분석용, 평탄한 중음형 -



시그니처 내츄럴의 소리는 펄스, 마스터보다 평탄하게 들립니다. 제가 감상해본 울트라손 헤드폰 중에서도 가장 평탄하며 천연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제품입니다. 소리의 높은 해상도와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갖춘 레퍼런스 사운드 - 즉, 기준점이 될 만한 느낌이 듭니다. 단, 소리에서 음악적 양념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즐겁게 듣는 목적에서는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기준점을 지향하는 소리의 헤드폰은 저 같은 양반이 감상문을 쓰기에도 어려운 편입니다.


시그니처 시리즈의 제품 사양표를 보면 내츄럴과 마스터는 드라이버 감도가 98dB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체감으로는 내츄럴의 감도가 조금 낮은 편이라서 그만큼 재생기의 볼륨을 더 올려야 합니다. 그래도 스마트폰과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들어도 좋을 정도의 고능률이라는 점은 좋습니다. 거치형 헤드폰 앰프를 거쳐도 내츄럴의 중.저음이 더 굵어질 뿐 기본 성향이 유지되므로 자유롭게 연결하시면 되겠습니다.


*울트라손 제품 중에서는 플랫 사운드


헤드폰의 소리에서 언제나 딥(Dip, 볼록)과 피크(Peak, 뾰족)를 적극 활용하는 울트라손이지만 시그니처 내츄럴은 예외가 되겠습니다. 고음, 중음, 저음에 각각 강조된 부분이 있어서 완만한 W 모양의 소리로 들리는데 결과적으로는 훌륭한 밸런스형 헤드폰이 됩니다. 그리고 펄스, 마스터와 비교 청취를 해보면 내츄럴이 '플랫 사운드의 스튜디오 헤드폰'이나 다름없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소리 해상도가 높으며 음 분리 능력이 유난히 좋습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는 동안 헤드폰 자체의 뚜렷한 음색이나 개성은 느낄 수가 없는데, 대단히 선명하며 곡의 구성 요소들이 넓게 펼쳐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밸런스형 + 중음형 헤드폰


시그니처 내츄럴은 밸런스형 헤드폰인 동시에 중음형 헤드폰으로 분류해도 될 것입니다. 펄스, 마스터는 물론 다른 회사 헤드폰들과 비교해봐도 중음이 훨씬 충실하게 보강되어 있습니다. 이 물건이 만약 오디오 감상용 헤드폰이라면 중음 강조로 인해 소리 질감이 조금 거칠어지거나 고음과 저음이 덜 살아나서 냉정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텐데요. 스튜디오 헤드폰으로 쓰기 위해서 울트라손 시그니처 시리즈가 갱신되었고, 그 중에서 스튜디오 헤드폰에 제일 가까운 모델이 내츄럴입니다. 고음, 중음 뿐만 아니라 중음의 비중이 높은 소리를 더욱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보컬 파트를 분석하거나 음미하는 용도로 잘 맞겠습니다.



이 헤드폰을 거치면 보컬의 선이 굵고 더욱 가깝게 들립니다. 사람 목소리가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무대 중앙에 위치합니다. 제가 듣기에 이 헤드폰의 소리는 언제나 넓고 평평한 수평선 같습니다. 그 수평선 위에 보컬과 현악기가 똑바로 서있으며 앞으로 나오거나 뒤로 물러나지도 않습니다. 현악기들도 각자 특화된(비중이 높은) 음 영역이 있을 터인데, 시그니처 내츄럴은 높은 중음부터 낮은 중음까지 폭넓게 굵은 선과 생생한 질감을 묘사합니다. 바이올린의 높은 음 기교부터 피아노의 영롱한 건반 울림을 거쳐 첼로의 포근한 낮은 음까지 매우 촘촘하게 들어찬 중음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 이렇게 충실한 중음을 지닌 헤드폰들은 인간의 귀 구조와 심리적 영향 때문에 공간감 확장이 어려운 편입니다. 시그니처 내츄럴이 만드는 소리 공간은 깨끗한 수평선이지만 그리 넓지 않은 면적으로 레코딩 스튜디오의 내부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더 선명하게 듣기 위한 몇 가지 강조


체감으로는 평탄한 소리이지만 실제로는 강조된 부분이 몇 군데 있습니다. 중음 못지 않게 다른 음도 잘 들리도록 조절해둔 것인데요. 약 7~8kHz 영역을 보강해서 시원하고 강한 고음을 재생합니다. 마스터와 비교하면 약간 어두운 고음인데 아주 짜릿하고 뚜렷합니다. 선이 굵고 힘이 강한 고음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100Hz 근처를 약간 강조한 듯합니다. 재즈에서 더블 베이스의 낮은 음과 락에서 베이스 드럼의 둥둥거림이 든든하게 살아납니다. 높은 저음의 빠르고 단단한 펀치도 특징이 됩니다. 시그니처 내츄럴의 소리는 옛날 측정 기준의 '저음이 약한 플랫 사운드'가 아닙니다. 음악 감상용 헤드폰들과 비교하면 저음 강조가 적지만, 저음 악기들의 소리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저음 강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짧게 끊어서 치는 단단한 저음의 깔끔함이 특정 유저에게 큰 장점으로 통하겠습니다.



울트라손 시그니처 마스터

확장형, 음악 감상 겸용, 고음과 저음 강조 -



시그니처 마스터의 소리는 내츄럴보다 고음과 저음이 더 확장되게 들립니다. 가장 높은 해상도와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지녔으며 심리적 공간이 넓은 소리입니다. 이 헤드폰을 만든 사람이 의도적으로 주물러둔 주파수 응답 형태 때문에 스테이지 확장 효과가 나오는 듯합니다. 주파수 대역폭도 넓어서 음악 제작자가 초고음과 초저음 영역까지 모두 선명하게 듣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버 감도는 제품 사양표에서는 98dB로 내츄럴과 같지만 체감으로는 살짝 더 높은 듯합니다. 스마트폰과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연결해서 들어도 됩니다. 그러나 시그니처 마스터는 소리 해상도가 매우 높아서 소스 품질을 더 좋게 갖춰둘 필요가 있습니다. 출력 높은 헤드폰 앰프를 찾기보다는 플레이어 또는 외장 DAC를 업그레이드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특히 초고음의 기운을 제대로 감지하려면 시그니처 마스터에게 좋은 원본을 넣어줘야 합니다.



*스튜디오 헤드폰에서 느끼는 봄빛의 화사함


청음 매장에서 시그니처 3종을 한 데 모아두고 비교 청취해본다면 마스터의 소리를 듣는 순간 '아, 이래서 비싼 게 좋구나'하고 감탄할 것입니다. 자신의 소리 취향을 더 깊게 파고 들면 그 때부터는 선택의 고민이 시작되겠으나, 처음 들어봤을 때 가장 인상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모델은 시그니처 마스터입니다. 특히 내츄럴과 비교 청취를 해보면 뭔가 배경적으로는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 많이 다릅니다. 음악을 듣는 동안 이런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스튜디오 헤드폰이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소리가 달콤하고 예쁘지?'


밝고 화려한 소리에서 봄빛의 화사함을 느끼고 맙니다. 헤드폰의 생김새는 금메달을 붙인 업무용 장비인데 소리는 에디션 시리즈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에디션 시리즈 중에서 저음 균형을 맞춘 모델이라고 할까요? 또한, 사람 귀에 강하게 들리는 낮은 고음(높은 중음) 영역을 줄이고 7~8kHz 근처의 고음과 10kHz 너머의 초고음 영역을 콕 집어서 보강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듣기에 편안하면서도 고음이 섬세하고 화려하게 묘사됩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시그니처 마스터는 대단히 유혹적인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가수 중에서 고음 묘사가 좋은 사람의 노래를 들으면 귀 속으로 꿀이 흘러들어오는 듯한 달콤함에 매료됩니다. 예전에 에디션 15 시리즈의 소리를 들으면서 '울트라손이 누구나 듣기 좋아하는 소리 만들기를 깨우쳤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노하우가 시그니처 시리즈에도 그대로 적용됐나 봅니다.



*질감이 말랑해질 정도의 고밀도, 자극 없이 편안한 감상


소리 밀도가 매우 높습니다. 입자가 매우 세밀해서 부드러운 질감인데 말랑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습니다. 소리 밀도가 높은 것은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들의 중요한 장점인데요. 시그니처 마스터는 의도적인 사운드 튜닝으로 그 장점을 더욱 강하게 드러냅니다. 중음 일부가 조금 축소하고 고음과 저음을 더 강조해서 전체적으로 해상도를 끌어올리고 청각 자극도 줄인 것입니다. 주파수 응답 형태를 상상하면 높은 중음 근처에 뚜렷한 딥(Dip, 움푹)이 있어서 체감되는 소리는 V 또는 U 모양으로 보일 듯합니다. 그리고 시그니처 마스터도 펄스에 못지 않게 저음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펄스의 저음은 높이 솟은 하나의 산이고 마스터의 저음은 더 낮은 높이로 넓게 펼쳐진 산맥 같습니다. 하지만 내츄럴보다는 분명하게 저음이 부스트되어 있습니다.


*편안하고 온화한 음악 감상과 사운드 모니터링


시그니처 마스터는 주제가 명확한 음악 감상용(!) 헤드폰입니다. 몹시 선명한 소리를 아주 온화하게 전달해주는 것입니다. 고음이 화려하고 저음은 포근하고 부드럽게 보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고음은 고막을 조금도 찌르지 않으며, 중음은 비단처럼 매끄러운 질감을 내고, 저음은 펀치가 너무 강하지 않아서 마음이 다 편안해집니다. 소리가 그토록 선명한데 뭔가 짜릿하거나 강렬한 경향을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평온한 고성능 스튜디오 헤드폰'이기도 합니다. 하이엔드 오디오 감상을 위한 밀폐형 헤드폰을 찾고 있는데 생활 속에서도 편하게 쓰고 싶다면 에디션 15 베리타스보다 시그니처 마스터가 더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울트라손 시그니처 펄스

음악 감상과 DJ 모니터링 겸용, 저음형 -



시그니처 펄스의 소리는 저음형입니다. 이렇게 단답형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저음 강조가 확실합니다. 첫 인상도 저음에서 포근한 울림이 나오는 따뜻한 소리입니다. 주파수 응답을 떠올려보면 고.중음은 그리 강하지 않으며 낮은 중음부터 저음을 거쳐 초저음 영역까지 쭈욱~ 상승하는 형태가 될 듯합니다. 특정 지점을 크게 낮춘 것이 아니라 고음, 중음, 저음의 순서로 비중이 올라갑니다. 중요한 점은 이 헤드폰의 소리가 내츄럴, 마스터와 비교할 때에만 저음형이라는 것입니다. 하만 타겟의 모양을 생각한다면 펄스의 소리가 기준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음과 초저음의 풍만한 울림이 오디오 룸에서 재생되는 라우드 스피커의 느낌을 재현해주는데, 저음이 아무리 쿵쿵거려도 그 울림이 고음과 중음을 거의 가리지 않습니다.


드라이버 감도가 115dB나 되어서 구동하기가 쉬운 헤드폰입니다. 스마트폰, DAP의 헤드폰잭 연결에서도 명료한 고.중음과 빵빵한 저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DJ들이 클럽 현장에서 사용하는 헤드폰이므로 큰 소리를 쉽게 낼 수 있도록 드라이버 감도를 높게 맞춰둔 모양입니다. 오디오 장비와 스마트폰 모두에서 편하게 쓰일 수 있겠습니다.


*고음 자극이 없는 고해상도 사운드 + 큼직한 저음


펄스의 소리는 저음형이면서 고음 자극이 없는 고해상도 사운드이기도 합니다. 티타늄 코팅이 없는 진동판이라서 내츄럴, 마스터보다 고음이 부드러운데요. 제가 듣기에는 상당한 강점이 됩니다. 첫 비교 청취부터 내츄럴, 마스터보다 펄스에 호감을 갖는 사람이 꽤 있을 듯합니다. '그래! 이 정도는 저음이 울려줘야 음악을 듣지!'라고 속으로 외치는 것입니다. 또한 소리 전체 영역에서 피크(Peak, 뾰족)가 없어서 청각이 편안한 소리이며 오래 듣기에 좋습니다. 제가 접해본 DJ 헤드폰들은 소리가 매우 단단하고 강렬해서 일렉트로닉 장르를 제외한 음악에는 잘 맞지 않았는데 펄스는 골고루 잘 어울립니다. 소리에서 저음 강조를 기본으로 생각한다면 이 물건은 올라운더 타입의 음악 감상용 헤드폰이나 다름없습니다.


*예전의 울트라손 시그니처 모델과 비교해본다면?


내츄럴, 마스터의 소리에는 시그니처 프로, 시그니처 DJ의 흔적이 남아 있으나 펄스는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소리로 보입니다. 울트라손의 프로(PRO) 시리즈에서 하이엔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을 확률이 높겠군요. 오래 전에 사용해본 시그니처 DJ는 밝은 고음과 부드러운 펀치의 저음을 지닌 음감용 헤드폰에 가까웠으나, 시그니처 펄스는 저음이 제대로 펑펑 터지며 음색 특징이 없고 빠른 응답 속도를 지닌 진짜 DJ 헤드폰입니다. 이런 본성과 더불어 음악 감상용 헤드폰으로도 통하는 것입니다.



*대역폭이 더 좁은 이유가 있다


펄스는 고.중음의 선이 굵고 뚜렷한데 내츄럴, 마스터보다는 좁은 다이내믹 레인지에 최적화된 느낌을 받습니다. 체감되는 주파수 응답 대역폭도 더 좁은 편입니다. 여러 종류의 음악에 골고루 어울리는 소리이지만 음반의 제작 방식에 따라서 특기가 살아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팝이나 댄스 장르의 음반은 사람의 귀에 바로 들리는 기본 주파수 대역폭을 중시하며 좁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지니는 경우가 많아서 펄스 같은 헤드폰이 어울립니다. 그리고 음색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소리의 기준점을 지향한다면 시그니처 내츄럴이 잘 어울리겠으나,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중립적 음색을 찾겠다면 시그니처 펄스가 적합할 것입니다. 밝고 샤프한 느낌이 없는데 고음이 충분히 선명해서 아주 편안하게 소리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낮은 중음과 조화를 이루는 풍부한 저음


이 헤드폰의 풍부한 저음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DJ 모니터링을 위한 저음 강조인데 일반적으로 음악 감상하는 입장에서도 딱 좋은 저음 강조입니다. 앞서 하만 타겟을 언급한 이유도 이것으로, 거대한 저음 덕분에 웅장한 음악의 규모가 더욱 커집니다. 100Hz 아래의 초저음 영역도 든든하게 강조되어서 귀 아래로 깔리는 진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음의 울림 끝부분이 깨끗하여 펑펑 터지는 저음에서 고해상도를 감지하게 됩니다. 중음 영역은 주로 낮은 중음이 강조되어 있는데 이것이 두툼한 높은 저음과 조화를 이룹니다. 남성 보컬과 첼로 연주에서 아주 포근하고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성 보컬과 바이올린 연주의 화사함을 원한다면 시그니처 마스터를 권하겠습니다.


*DJ와 일반 유저를 위한 저음형 레퍼런스 헤드폰


DJ를 위한 헤드폰이라고 하는데 시그니처 펄스는 대부분의 음악에서 오디오 애호가를 즐겁게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서 고속 열차와 같은 응답 속도로 정밀한 고.중음과 강력한 펀치의 저음을 들려주는데, 빅 밴드 재즈 연주에서도 수많은 관악기의 깨끗한 소리와 드럼의 찰랑거리는 심벌즈 소리를 더블 베이스의 포근한 저음과 함께 멋지게 들려줍니다. 콘서트홀의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도 팀파니 소리가 기준치(?)보다 더 강조될 뿐 웅장한 분위기에서 내부 공간의 진동을 느끼며 몰입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아마도 '저음형 레퍼런스 헤드폰'이겠지요? 특정 업무용이 아니라 생활 전반의 소리 감상을 커버해주는 점이 새로운 울트라손 시그니처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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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talgia Mestalgia님 포함 1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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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전작이자 프로와 DJ 모델보다는 뒤에 나온 Studio 모델을 사용 중인데 신제품들과 또 어떻게 다를 지 궁금해지네요.

21:01
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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