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 후기

 난생처음 영디비 정모 선착순 신청에 합격(?!)하여 부푼 기대와 찬란한 희망을 한아름 가슴에 끌어않고 만인의 친구가 있는 강남역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대한민국의 맨하탄 다운 위용을 자랑하는 하늘 높을 줄 모를 마천루들이 저를 굽어내리보며 압도하더군요. 잠시 화장실에서 속옷을 갈아입고는 다시 영디비 정모 장소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어리석게도 공지를 제대로 안 보고 영디비 사무실이 있는 4층에 가서 잠긴문에 당혹스러워 하다가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싸늘함에 정모 게시물을 다시 확인하고 세미나실이 있는 6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디비님께서 따뜻한 진심을 담아 잠긴 문을 열어주었고 저는 마치 간달프 뒤를 따르는 프로도의 마음으로 모임이 있는 방으로 갔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없으셨기에 저의 조악한 모자이크 처리로 상처받으실 분들께 양해부탁드립니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자리하셨고 가운데 테이블에는 현재 가장 용맹스러운 마케팅으로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는 소니의 각종 음향기기들과 국내에 단 한대만 청음 제품으로 들어와있다는 포컬 엘레지아 등 다양한 제품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엘레지아는 포루투갈어로 비가, 애가라는 뜻이 있다는 군요. 저도 모르게 왠지 슬퍼집니다.> 
 

 엄청난 공임이 들었을 가공할만한 마감처리에 많은 분들이 경악하였고 청음을 하신 분들은 더더욱 커다란 충격과 공포를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차마 이 제품의 음색을 감히 저의 미천한 글로 옮길 염두조차 나지 않는군요. 측정치가 올라올지도 모르니 많은 분들께서는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마치 슈퍼맨과 배트맨이 대결하는 장면을 본 것처럼 많은 분들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 수 있는 소리인 것 같습니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을 미리 시사회에서 접했던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쳤다고 하는데 잠시 머릿속에서 그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추측하신 바로는 시사회 상영관에 의자가 없었다 합니다.
    
 2디비님께서 미리 예고했다싶이 소니에서 많은 물량의 제품을 청음용으로 제공했더군요. 뭐랄까 요즘의 소니는 3단계로 변신한 후리자를 보는 듯 어마어마한 전투력과 내공을 바탕으로 나메크인들을 쓸어버리고 있는 것처럼 일종의 공포심마저 유발시킵니다. 특히 무선 노이즈 캔슬링의 영역에서 가장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소문에 의하면 신제품 WH-1000xm3 뒤에 나올 차기 제품까지 기획되어있나 봅니다. (소문은 강남역에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떠들던 것을 들은 겁니다.)
 

 소니 제품은 아마 대부분 측정치가 공개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겠습니다. 괜시리 떠들다간 측정치가 나왔을때 스스로 부끄러워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리고 다행이 딱 두 제품밖에 청음 못했습니다.) 일단 이번 정모때 제공되었던 제품들이 대부분 고가 제품들이라 구성품이나 마감이 대단히 좋았습니다. 얼마전 측정되었던 인이어 모니터들은 패키지를 눈 앞에서 보니까 정말 탐나더군요. 이어팁이 그렇게나 좋다던데....남자한테 얼마나 좋을지 궁금합니다.  
   
 2019년 여름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될 영디비 반팔 티셔츠!!! 
 가까운 슈퍼 앞 런웨이를 방문하거나 분리수거장 앞에서 런칭쇼가 펼쳐질 때 사용하면 주목받을 아이템입니다. 정모때 입고가면 스탭으로 변장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절로드는 매직템.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어떤 분들은 응급실 단체 워크샵 기념 티셔츠로 여긴다고도 한다는 소문이....>

 
 더군다나 저녁 식사까지 제공해주셔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편안하게 회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좀 부끄럼쟁이이다 보니 많은 분들과 대화를 나누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다음 정모에 참여하게 된다면 미리 화술학원이라도 등록해서 더 많은 분들과 이야기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모임때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이 미천하나 그래도 저를 기억해주시고 먼저 인사해주신 회원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인사 드립니다. 덕분에 요즘 떨어진 제 자존감을 285p만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골든이어스 때의 인연으로 오랜만에 다시 인사할 수 있었던 분들도 정말 반가웠습니다. 또한 퀴즈 대회에서 1등으로 받으신 상품을 선뜻 제게 건내주신 HUE님께 격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정모를 위해 애쓰신 영디비 스탭 분들 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정모를 위해 특별히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소니 코리아측 담당자 분들과 이어폰샵 임직원 일동분들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익명의 전문가들 의견에 따르면 이번 정모로 인하여 소니와 이어폰샵 검색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결과적으로는 상식밖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매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가장 확실한 마케팅!!! 영디비 정모가 책임집니다. 
 
 마지막으로 영디비 회원 분들 모두 즐거운 한해 보내시고 올 한해 이루고자 하셨던 모든 일들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사실은 이 모든 게 아이유 팬클럽 모임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