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체험단

Aune S8, 순수 DAC로 뽑아내는 맑고 세밀한 원료

루릭 루릭
4511 1 0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에서 DAC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가격도 비싼 편입니다. DAC를 내장한 고가의 CD 플레이어에도 좋은 외장 DAC를 추가하면 분명한 소리 향상을 느낄 수 있는데요. (기기 간 성향의 조화는 별도의 이야기!) 이런 점은 헤드폰 시스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귀에 끼우는 이어폰이나 귀 바로 앞에 두는 헤드폰은 고막과 트랜스듀서가 매우 가깝기 때문에 DAC는 소리 해상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라우드 스피커에서 DAC가 사운드 이미지를 명료하게 만든다면, 헤드폰에서는 소리 자체의 선명도부터 시작하여 대부분의 요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헤드폰 분야는 하이파이 오디오보다 투입 비용이 적고 설치 공간도 협소하기 때문에 DAC를 별도 분리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보통은 대형 헤드폰 한 대에 DAC 내장형 헤드폰 앰프 한 대만 연결하는 구성이 많습니다. 실제로 헤드폰과 DAC 내장형 앰프에만 비용을 투자해도 인상 깊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일부 회사들은 헤드폰과 앰프를 세트로 하여 사운드 튜닝을 해서 팔기도 합니다. 최근 소개했던 T+A의 솔리테어 P 헤드폰과 HA200 DAC 내장형 헤드폰 앰프의 세트가 좋은 예시입니다. 만약 외장 DAC와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로 분리해서 듣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헤드폰 분야에서는 하드코어 유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그러한 하드코어 헤드폰 유저를 타겟으로 한 가성비 DAC입니다. 100만원대 가격이지만 가격대 성능비 품목으로 둘 수 있는 DAC라는 말입니다. 음악 감상을 더욱 감성적으로 만드는 사운드 시그니처의 Aune에서 순수 DAC를 출시했습니다. 생긴 것은 다른 Aune 기기들과 비슷하지만, 이 물건은 오로지 디지털 신호의 아날로그 변환만 담당하는 순도 100%의 외장 DAC입니다. 이름은 Aune S8이라고 합니다.



간결한 디자인과 간결한 사용법



Aune S8은 순수 DAC로서 재생기와 헤드폰 앰프 사이에서 고품질의 소스 시그널을 만들어줍니다. 굳이 분류해본다면, DAC 자체의 음색보다는 재생기와 앰프의 특성에 의해서 헤드폰으로 나오는 소리가 달라질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DAC의 신호 변환 과정에서 더 차갑고 샤프한 소리, 더 느리고 포근한 소리 등의 선택적 효과를 낼 수 있으나, DAC를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음색 특성을 최소화하고 해상도, 응답 속도 등의 성능을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DAC'라고 불리는 기기의 내부에는 다른 회사에서 만든 DAC 칩이 들어갈 수 있으며 DAC 제작자가 직접 설계하는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설계하는 아날로그 파트가 추가되므로 외장 DAC 기기마다 소리가 다르게 됩니다. DAC 칩마다 고유한 소리 특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장 DAC, 휴대용 DAP 등의 실제 소리가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DAC이지만 딱 하나의 역할만 수행하므로 기기 디자인은 단순해지기 마련입니다. Aune S8도 그렇습니다. 박스를 열어보면 S6, S7과 거의 똑같은 모양새와 무게의 알루미늄 덩어리가 나옵니다. 크기는 288 x 211 x 63mm, 무게는 5kg이라고 합니다.



박스의 한 쪽 구석에는 파워 케이블, USB-B 케이블, 그리고 리모컨이 한 개 들어 있습니다. 파워 케이블은 기본 케이블을 그대로 써도 좋지만 PC와 연결하는 USB 케이블은 더 좋은 것으로 바꿔주시기 바랍니다. PC-Fi에서 USB 케이블의 품질은 소리에 매우 중요한 항목입니다. 좋은 USB 케이블로 갈수록 소리에서 막힌 것이 뚫리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선재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적 특징은 둘째치고 해상도부터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S8에 포함되는 리모컨은 아주 기본적인 기능을 할 수 있으며 일부 버튼은 S8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사실상 별로 다룰 일이 없는 리모컨이지만, 책상이 아니라 거실의 테이블에 기기를 설치하고 소파에 앉아서 헤드폰을 듣는다면 쓰임새가 있겠습니다.



Aune S8은 외장 DAC로서는 덩치가 큰 편인데 그만큼 다양한 입출력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 입력은 USB-B, 코엑시얼, 옵티컬, AES, IIS(I2S)가 있고, 아날로그 출력은 XLR, RCA 한 쌍을 갖추었습니다. S8의 후면을 보시면 XLR, RCA 커넥터의 위아래로 글자가 있는데 앰프 위에서도 방향 식별이 되도록 뒤집어놓았습니다. 비좁은 책상 위에 앰프를 설치해보셨다면 이 작은 배려가 꽤 도움이 될 것입니다.



S8의 전면 중앙에는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있으며 왼쪽에 버튼 세 개, 오른쪽에 버튼 한 개가 있습니다. 오른쪽의 버튼은 길게 누르면 대기 모드 진입과 깨우기가 됩니다. (파워 케이블을 연결하고 후면의 스위치를 올리면 전원이 켜짐)



왼쪽 버튼 세 개 중에서 중앙 버튼을 길게 누르면 라인 아웃과 볼륨 조정을 전환할 수 있습니다. S8에 내장된 볼륨의 최대값은 120이며 라인 아웃을 고르면 최대 볼륨으로 고정됩니다. 최대 볼륨일 때와 라인 아웃일 때의 소리를 비교 청취해봤는데 거의 똑같게 들립니다. 혹시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헤드폰 앰프에서 볼륨을 낮춰도 소리가 너무 클 터이니 S8에서도 낮춰줍시다. 좌우의 버튼으로 볼륨 조정을 하는데 한 번씩 꾹꾹 눌러줘야 합니다. 버튼을 길게 눌러서 볼륨을 빠르게 조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왼쪽의 중앙 버튼을 짧게 누르면 DAC 필터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FIR0부터 FIR6까지 총 7개이며 음악 재생 중에도 빠르게 전환 가능합니다.



*Aune S8 디지털 입력의 최대 지원 해상도

USB : PCM 768kHz / 32bit, DSD 512

코엑시얼 : PCM 384kHz / 24bit, DSD 128 (DoP)

옵티컬 : PCM 192kHz / 24bit, DSD 64 (DoP)

AES : PCM 384kHz / 24bit, DSD 128 (DoP)

IIS : PCM 768kHz / 32bit, DSD 512


S8은 ESS9038 Pro DAC를 탑재했는데 그냥 그대로 두지는 않았습니다. 타이탄 오디오 랩(Titans Audio Lab)에서 만든 Low-Phase-Noise PLL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이는 DAC 칩 내부의 ASRC(Asynchronous Sample Rate Converter)를 완전히 꺼서 음악을 더욱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습니다. 또한, USB 연결에서는 USB 데이터 분석을 XMOS가 담당하며 오디오 데이터 분석은 별도의 FPGA 회로가 담당합니다. 두 개의 펨토세컨드 오실리에이터(펨토 초 발진기)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러한 프로세싱 구조 때문일까요? 이 제품은 음악 파일의 해상도가 전환될 때 시간이 더 걸리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44.1kHz 파일을 재생하다가 다음 곡이 96kHz 파일이라면 음악 앞부분 1~2초 정도가 누락됩니다. 같은 해상도로 음악을 듣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여러 해상도의 음악 파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듣는 스타일이라면 거슬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같은 해상도 파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세요.




SOUND



"소리를 굵고 힘차게 만드는 DAC가 아니다. 소리를 맑고 세밀하게 만드는 DAC다. 매끈하게 연마된 대리석처럼 완전히 평평하며 표면에 광채가 도는 소리를 만든다."


스피커 시스템은 스피커를 업그레이드할 때, 헤드폰 시스템은 헤드폰을 업그레이드할 때 가장 큰 소리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그렇다고 봅니다. 그러나 소스 기기는 스피커와 헤드폰의 소리를 만드는 '원천'이므로 한 번만 업그레이드해두면 지속적인 향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헤드폰을 보유한 유저에게는 외장 DAC와 헤드폰 앰프가 무척 중요한 소리 향상 수단이 됩니다. Aune S8은 외장 DAC와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를 분리해서 쓰는 하드코어 헤드폰 유저의 순수 DAC입니다. PC, CDP, 네트워크 플레이어 등과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 사이에 연결되어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만 담당합니다.


*반드시! 다른 DAC와 비교 청취해볼 것!


이러한 DAC 장치의 음질을 파악하는 방법은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 한 대를 기준으로 다른 DAC와 비교 청취해보는 것입니다. 첫 청취부터 많은 변화를 느끼게 하는 헤드폰 앰프들과 달리, 외장 DAC만 업그레이드하면 즉각적 변화를 감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DAC와 대놓고 비교해봐야만 '좋은 소스가 들어오고 있구나~'하는 감이 온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DAC 비교 청취에서는 헤드폰 앰프의 소리 해상도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앰프는 신호 증폭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로 설계와 부품 특성에 따라서 소리 해상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외장 DAC를 별도로 장만할 정도의 매니아라면 헤드폰 앰프도 당연히 좋은 것으로 갖춰두었을 터이니 그리 신경 쓸 점은 아니겠군요. 저의 경우는 Aune S7 Pro, 바쿤 CAP-1003, 젠하이저 HDVD800으로도 S8의 소리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스 게인이 낮으니 헤드폰 앰프 볼륨을 올립시다


Aune S8은 첫 청취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물건이 아닙니다. 이 점 때문에 청음 매장에서 직접 사용해보는 분들도 오해를 하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중인데요. S8은 DAC로서 다양한 소리 향상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DAC와 비교 청취를 해야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출력 게인(Gain)이 낮아서 앰프 볼륨을 올려야 한다는 점이 진입 장벽을 만듭니다. 네, 그렇습니다. S8을 헤드폰 시스템에 추가하면 헤드폰 앰프의 볼륨을 올려줘야 합니다.


제품 사양을 보면 S8의 최대 출력 전압은 RCA 언밸런스에서 2.2 Vrms, XLR 밸런스에서 4.3 Vrms로 충분히 높은 편이지만, 원래부터 아날로그 출력의 게인을 많이 낮춰둔 모양입니다. Aune S7 Pro에 그레이스 디자인 M900을 RCA 연결하고, Aune S8을 XLR 연결한 상태에서 S7 Pro의 입력 선택 버튼으로 비교 청취해봅니다. S8에 연결했을 때의 볼륨에 도달하려면 M900은 85까지만 올리면 됩니다. (보통은 90~95까지 올려서 사용함) 젠하이저 HDVD800과 비교해봐도 S8에서 나오는 소리가 더 작습니다. 대략 20~25% 정도 작게 나오는 것인데, 왜 이렇게 한 것일까요? 제 짐작으로는 소스 단계의 노이즈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제작자가 회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것을 선택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소스 게인을 헤드폰 앰프에서 충분히 채워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DAC에 연결했을 때보다 헤드폰 앰프의 볼륨을 20~25% 더 올려주면 그 때부터 S8의 진짜 성능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DAC 필터의 흥미로운 차이점


S8에는 7개의 DAC 필터가 있는데 현직 음향 엔지니어가 아닌 이상 청각으로 구별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입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필터 변경 버튼을 눌렀는지 조차 모를 듯합니다. 정상적인 청각을 지닌 저도 집중해서 들었을 때 슬로우 롤-오프의 FIR1, FIR3 정도만 살짝 구분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음악을 듣노라면 '기분의 차이'가 생깁니다. 뭔가 거슬리거나, 점점 마음에 들거나 - 둘 중 하나인데요. 문제는 S8의 기본 DAC 필터로 되어 있는 'FIR0'가 가장 건조하고 심심하다는 겁니다. 저의 개인적 취향이 듬뿍 들어간 추천은 'FIR2'로 맞춰서 청취를 시작하고 이후 FIR3, FIR5를 써보는 것입니다.


요컨대 DAC 필터는 음악을 오랫동안 들으면서 천천히 체감될 수 있으므로 일정 시간을 들여서 자신이 원하는 성향을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의 평가는 저의 주관적 판단이므로 나중에 청음할 때 참고만 해두시면 좋겠습니다.


FIR0

Fast Roll-off (Linear)

저의 귀에는 리니어 페이즈가 안 맞는 것일까요... 패스트 롤-오프와 리니어 페이즈를 결합한 FIR0는 S8의 기본 필터로 선택되어 있지만 너무 건조하며 호흡이 짧습니다. 이 필터로 두면 소리가 가늘고 약하거나 너무 심심하게 들립니다. 샤프한 소리를 원한다면 잘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FIR1

Slow Roll-off (Linear)

: FIR0보다 더욱 여유롭고 편안한 소리가 되지만 여전히 건조한 느낌이 있습니다.



FIR2

Fast Roll-off (Minimum)

: S8을 기준으로 한다면, 저의 청각 취향은 확실히 미니멈 페이즈인 듯합니다. 소리에 약간의 쫄깃한 탄성이 더해지며 건조함도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패스트 롤-오프 특성은 그대로라서 정밀하고 깨끗한 느낌도 있습니다. 제가 가장 선호하는 필터입니다.



FIR3

Slow Roll-off (Minimum)

: FIR2의 소리에 약간 느리고 부드러운 느낌이 추가됩니다. Aune 앰프들의 진하고 촉촉한 느낌을 선호한다면 좋은 필터가 되겠습니다. 저의 세 번째 추천 필터입니다.



FIR4

Apodizing, Fast Roll-off (Linear)

왜 리니어 페이즈만 들어가면 건조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FIR0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FIR5

Hybrid, Fast Roll-off (Minimum)

FIR1처럼 살짝 느릿하고 여유로운 느낌인데 FIR2 같은 탄성이 추가됩니다. 저의 두 번째 추천 필터입니다.



FIR6

Brick Wall (Linear)

흐름이 짧고 음이 건조합니다. FIR0 못지 않게 샤프함, 깔끔함을 추구하는 느낌입니다.



*참고 : FIR0, FIR4, FIR6의 그래프 형태가 똑같게 보이지만, 그래픽 툴로 겹쳐서 보면 가로 폭이 미세하게 다릅니다.



*성능 향상을 확인하는 비교 청취의 결과는?


Aune S8은 순수 DAC라서 시스템에 추가했을 때 소리의 '성능 향상'이 있어야 합니다. 이 점은 다른 DAC와 비교 청취해야만 알 수 있는데, 이 때 듣는 음악은 여러 종류가 되겠으나 가장 쉬운 방법은 드럼과 더블 베이스가 포함된 재즈 연주를 권합니다. 하이햇 심벌즈에서 고음과 초고음을 식별할 수 있고 더블 베이스 울림에서 저음과 초저음을 쉽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수많은 악기 소리가 한 번에 혼합되어 재생되어서 소리 식별이 오히려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소편성 현악 연주와 남녀 보컬로 중음의 차이를 살펴봅니다. 비교 청취에 쓰는 이어폰 헤드폰은 고음이 밝아서 해상도가 강조되는 제품일수록 구별에 유리합니다. 저는 스튜디오 용도의 오디지 LCD-X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각 기기들을 연결한 케이블들은 1미터당 7~10만원대의 동선 또는 은 도금 동선 제품으로 맞췄습니다. USB 케이블은 ADL Formula 2를 두 개 사용합니다.


*젠하이저 HDVD800에 Aune S8을 더했을 때

: DAC 내장형 앰프에 S8 DAC를 더하면 효과가 있는가? -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애플 맥 미니의 USB 연결과 블루사운드 노드 2i의 코엑시얼 연결에서 HDVD800과 S8의 차이를 확인해봤습니다.


S8을 거치면 HDVD800의 소리 해상도가 뚜렷하게! 향상됩니다. 매우 투명하고 정교한 소리가 되는데요. S8과 HDVD800을 밸런스 연결했을 때 HDVD800이 내장한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의 놀라운 성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DVD800은 언밸런스 쪽과 밸런스 쪽의 출력 차이가 무척 큰 편이라서, S8을 RCA로 언밸런스 연결하면 소리가 많이 작아져서 볼륨을 더 올려야 했습니다. 요컨대 HDVD800의 헤드폰 앰프 파트가 지닌 건조하면서도 깨끗하고 밀도 높은 소리가 S8의 DAC를 통해서 투명하게 드러납니다. 대충 생각해봐도 HDVD800의 버 브라운 PCM1792A를 S8의 ESS9038 Pro로 업그레이드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바쿤 CAP-1003을 기준으로 그레이스 디자인 M900과 Aune S8을 비교 청취

한 대의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를 기준으로 두 대의 DAC를 비교 청취합니다. 제 기준에서 볼 때 바쿤 CAP-1003은 3.5mm 입력과 RCA 입력 간의 소리 차이가 거의 없으며 소리 해상도가 무척 높은 앰프입니다. 또한 전면 셀렉터로 두 입력의 소리를 즉각 비교 청취할 수 있습니다. 3.5mm에 M900, RCA에 S8을 연결했고, 인터커텍터 케이블의 선재는 M900에 조금 더 비싼 은 도금 동선 제품을 끼우고 S8에는 같은 브랜드의 동선 제품을 썼습니다.


S8의 음량에 맞추기 위해서 M900의 볼륨을 내려야 하지만, S8을 거치는 쪽의 소리가 확실히 깨끗합니다. 고음이 더욱 선명하고 섬세하며, 저음은 더욱 단단하고 깊게 내려갑니다. 소리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질감도 더욱 매끄러워졌습니다. HDVD800은 DAC 칩이 구형이라서 그러려니 했지만, M900의 AKM4490을 이렇게 큰 차이로 앞설 줄은 몰랐습니다. (*참고 : M900에서는 샤프 롤-오프 + 리니어 페이즈인 F1 필터를 사용해왔지만 S8에서 제가 중점적으로 사용한 FIR2 필터가 패스트 롤-오프 + 미니멈 페이즈이므로 M900도 샤프 롤-오프 + 미니멈 페이즈의 F3로 비교 청취했습니다.)



*소리 특성 요약


Aune S8은 순수 DAC이므로 헤드폰의 감상문처럼 여러 가지 특성을 상세히 서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대신, 이미 헤드폰 앰프를 보유한 상태에서 S8을 거친다면 어떤 소리 특성이 추가되는지 요약해보겠습니다.


1) 소리 해상도가 높다. 초고음과 초저음이 뚜렷하게 살아난다. 주파수 대역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낸다.


2) 음악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잘 분리되며 깊이와 거리 표현도 명확해진다.


3) 고음이 더욱 세밀하고 선명해진다. 특히 금속 악기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다.


4) 저음 펀치가 더 짧고 단단하게 치는 성향으로 바뀐다. DAC 필터 선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저음 펀치의 기본 속성은 같다고 본다.


5) 매우 빠른 응답 속도와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한다. 음반의 제작 품질이 훌륭해야 체감되는 점이다.


6) 초저음이 손실 없이 깊고 강하게 울린다. 규모를 웅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초저음의 진동 자체를 강하고 뚜렷하게 만든다.


이렇게 볼 때 Aune S8은 순수 DAC로서 대부분의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에서 고품질의 소스가 되어줄 것입니다. Aune S7 Pro도 그러한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 중 하나이며, S8과 세트를 이루면 Aune가 추구하는 특유의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소리 성향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S7 Pro의 소리가 밀도 높은 중.저음과 더 밝은 고음을 지니고 있는데, S8의 섬세하고 맑은 성향이 좋은 원료로 작용하는군요. S8과 S7 Pro의 세트는 소스의 확장된 주파수 대역폭과 세밀함을 앰프의 진하고 촉촉한 고.중음과 단단하고 웅장한 저음으로 잘 조합한 느낌입니다. 또한 S8은 Aune의 새로운 레퍼런스 DAC로서 DAC 내장형 헤드폰 앰프인 S6 Pro를 앞서게 될 것입니다. S8이 스피커 시스템에서도 맑고 세밀한 소리의 DAC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짐작도 해봅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벤치프레스좋아함님 포함 1명이 추천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