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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마음을 쉬게 해주는 소리의 무선 이어폰, 모비프렌 피넛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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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 SF 영화에서 도심에 개인용 우주선이 날아다닐 것처럼 묘사되었던 2020년이지만 우리네 생활은 별로 바뀐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디테일을 보면 조금은 미래 기술이 반영된 부분도 있는데요. 거의 누구나 휴대하고 다니는 네트워크 포켓 컴퓨터(스마트폰)가 그렇고, 은근히 국내에서도 많이 보이는 전기 자동차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휴대 음향 분야를 관찰해온 저에게는... '케이블이 없어진 이어폰의 대중화'가 미래의 한 부분처럼 보입니다. 이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귀에 끼우고 다닙니다. 애플 에어팟이 아니더라도 2~3만원대의 무선 이어폰으로도 충분히 스마트폰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다들 하나씩은 장만해두는 모양입니다. 배터리 충전을 챙겨야 하고, 전파 방해가 많은 곳에서는 소리가 끊어지기도 하지만, 무선의 편리함은 유선 이어폰으로 돌아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안락합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꾸만 3.5mm 헤드폰잭을 제거하여 유저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 심히 불쾌하지만! 어쨌든 무선의 편리함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소리 좋은 무선 이어폰을 고르면 돈도 아끼는 결과가 된다."


이렇게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이 생활 필수품처럼 전파된 상황에서, 오늘 소개할 모비프렌의 '피넛(Peanut)'이라는 이어폰은 살짝 특이한 제품입니다. 커널형 이어폰으로써 소음 차단을 잘 해주면서 무선의 편리함을 제공하고, 작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좋은 착용감과 휴대 편의성도 지닌 물건인데요. 2~3만원대의 타 제품들보다도 값이 몇 만원 더 비싼 대신 소리가 좋습니다. 물론 제 주관적 기준에서 소리가 좋다는 뜻이지만,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살리는 고유의 사운드 튜닝이 있다는 점은 모비프렌 피넛의 특기가 되겠습니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은 기본적으로 음악 감상의 중요한 매체이기에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제품을 찾더라도 그 중에서 소리가 듣기 좋은 것을 골라야 합니다. 아무리 자신이 막귀라고 자부(?)하더라도 입맛에 맞지 않는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면 불만이 쌓여서 결국 무선 이어폰 기변을 하게 됩니다. 이어폰의 소리를 들으며 미소를 지을 수 있어야만 돈도 아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어폰과 충전 케이스가 모두 작고 가볍다


모비프렌 피넛의 모델 넘버는 MFB-T2000입니다. 땅콩(...)이라고 부르기가 싫다면 T2000이라고 불러도 되겠습니다. 제가 피넛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낀 점이 있습니다. 패키지 박스의 아트 디자인이 매우 잘 되어 있다는 겁니다. 다른 무선 이어폰들과 비슷한 박스인데 선명한 레드 컬러와 날렵한 서체가 주목 효과를 만듭니다. 모비프렌 내부의 디자인 팀 또는 디자이너 한 분이 새로운 센스를 발휘하고 있나 봅니다. 무선 이어폰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지 않고 전자 제품 매장이나 대형 문구점의 가판대에서 바로 구입하는 분이 있다면 피넛의 박스 디자인에 시선이 갈 것이라 예상합니다.



박스를 열면 이어폰과 충전 케이스가 분리되어서 담겨 있습니다. 제품을 처음 받았을 때에는 이어폰 두 개를 충전 케이스(크래들)에 넣고 USB 케이블을 연결해서 충전부터 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구성품은 짧은 길이의 USB-C 충전 케이블과 이어폰 장착된 중형 이어팁을 포함해서 대.중.소 사이즈의 이어팁 3쌍이 있습니다.



모비프렌 피넷에서 먼저 주목할 부분은 '크기가 작고 가볍다'는 것입니다. 이어폰과 충전 케이스가 모두 작고 가볍습니다. 이어폰 한 개의 무게는 4g에 불과하며 충전 케이스는 32g에 그칩니다. 크기는 이어폰 26 x 23 x 18mm, 충전 케이스 65 x 35 x 28mm인데 아래의 사진에서 아이폰 8 옆에 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습니다.



피넛보다 조금 더 비싼 무선 이어폰 - 모비프렌 T4000 라이트(Lite)와 크기를 비교해봅시다. 아래의 사진에서 케이스 테두리가 동그랗고 몹시 반짝거리는 것이 라이트입니다.



"이어폰이 작으면 착용감 향상이 되고, 충전 케이스가 작으면 휴대가 편리해진다."


모비프렌 라이트의 이어폰 유닛과 충전 케이스는 사이즈가 다른 고급형 무선 이어폰들과 비슷합니다. 이어폰 한 개가 4.9g, 충전 케이스가 33.5g의 무게이므로 가볍기도 합니다. 하지만 피넛의 무게와 크기가 더 작습니다.



이어폰이 작으면 착용감의 향상에 유리하며, 충전 케이스가 작으면 휴대가 매우 편리해집니다. 간단한 예로 모비프렌 라이트의 충전 케이스를 청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허벅지 위쪽이 볼록한 형상이 되지만, 모비프렌 피넛은 그리 많이 튀어나오지 않아서 평범하게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포켓 사이즈의 충전 케이스를 지닌 소수의 무선 이어폰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네모반듯한 모양새의 피넛 크래들은 앞쪽에 크고 밝은 파랑색 LED를 4개 지니고 있습니다. 이어폰을 넣고 뚜껑을 닫으면 이 LED로 배터리 잔량을 바로 알 수 있는데요. 이 뚜껑이 아주 쉽게 닫히므로 이어폰을 빼낼 때에는 한 손가락으로 지지해주는 게 좋습니다. 크래들과 이어폰은 자석으로 고정되며, 이어폰 무게가 하도 가벼워서 뚜껑을 열고 뒤집어서 흔들어도 이어폰이 빠지지 않습니다. 충전 케이스의 후면에는 USB-C 포트가 있어서 PC의 USB 포트에 연결하거나 5V / 1A 규격의 휴대폰 충전기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고속 충전기는 권장하지 않음!)



모비프렌 라이트는 충전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빼내면 페어링이 시작되는데, 모비프렌 피넛은 충전 케이스 뚜껑을 열기만 하면 페어링이 시작됩니다.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은 상태에서 뚜껑이 닫히면 전원이 꺼집니다. 피넛 이어폰의 하우징 외부에 LED가 숨겨져 있어서 빨강색 파랑색으로 페어링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이어폰과 충전 케이스의 작은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긴 편입니다. 음악 재생은 5.5시간이며 충전 케이스를 사용하고 싱글 모드로 쓴다면 최대 60시간이 된다고 합니다. 음성 통화는 3.5시간으로 충전 케이스를 사용하고 싱글 모드로 쓴다면 최대 35시간이 됩니다.



모비프렌 피넛의 이어폰 유닛은 아주 작은 커널형 이어폰에서 케이블만 제거한 느낌을 줍니다. 땅콩이라는 별명 그대로, 피넛은 살짝 큰 땅콩 정도의 크기를 보이며 하우징과 노즐을 매끈하게 연결한 곡선형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귀에 끼워보면 노즐 부분이 부드럽게 귓구멍으로 들어가며 귓바퀴 쪽에는 걸리는 부분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하우징 바깥에 있는 Peanut. 로고가 수평이 되도록 착용하면 좋은데, 사람마다 귓구멍 각도가 다르기 때문에 위아래로 돌려보면서 최적의 위치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는 귓구멍이 아래를 향하고 있어서 피넛의 하우징 뒷부분이 위로 올라오게 착용했습니다.


"이어폰의 곡선형 디자인과 말랑한 실리콘 이어팁으로 편안하게 착용되며, 귓구멍을 단단히 막아서 강력한 소음 차단이 된다."



피넛 이어폰의 하우징 안쪽에는 작은 베이스 포트가 한 개씩 있습니다. 그런데 하우징 전체가 밀폐 구조로 된 모양입니다. 이어폰을 귀에 끼우면 귓구멍이 아주 단단하게 막혀서 고강도의 소음 차단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에 머리 어지러움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피넛의 강력한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에 만족하실 듯합니다. 기본 포함되는 실리콘 이어팁도 마음에 듭니다. 길이가 짧고 넓은 형태이며 매우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제작되어서 귓구멍을 압박하지 않습니다. 피넛의 곡선형 하우징 디자인도 착용감을 좋게 하는데 이어팁의 재질과 형태도 귀를 편안하게 만듭니다.



모비프렌 피넛의 이어폰 유닛은 IPX5 방수를 지원합니다. 그래도 물에 빠트리는 것은 권하지 않으며, 길을 걷다가 비를 맞거나 운동 중에 땀을 흘리는 것 정도는 커버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충전 케이스는 방수가 되지 않으니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제품 사용 방법과 기능 확인


휴대 음향 기기들 중에서도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은 개인의 생활 방식에 매우 밀접한 품목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요즘은 보급형과 고급형 전체에서 평준화가 된 듯합니다. 대부분의 무선 이어폰들이 일반적인 버튼 입력과 음성 통화, 페어링 및 싱글 모드 등의 기능을 골고루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품을 리뷰하는 저는 이러한 기본 기능들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직접 확인해봅니다. 모비프렌 피넛은 대부분의 항목을 잘 통과했는데요. 일단 시작부터 태클을 걸어야겠습니다.



"터치 패드 입력의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볼륨 조정)"


이 제품은 좌우 이어폰 모두 정전식 터치 패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하우징 바깥쪽을 볼 때 Peanut. 로고가 있는 부분의 약간 위쪽을 손 끝으로 터치하면 됩니다. 터치 패드의 감도가 상당히 높아서 로고 위쪽 영역을 잘 짚기만 한다면 아주 쉽게 입력이 됩니다. 그러나 터치 패드의 입력 방식이 의외로 복잡한 편입니다. 타사 무선 이어폰들과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피넛을 처음 사용한다면 박스에 들어있는 설명서를 읽어보면서 터치 패드 입력 연습을 해야 합니다. 터치 패드를 두 번 두드리는 것이 음악 재생이나 음성 통화인데 아마도 실수로 동작하는 경우를 예방하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볼륨 조정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어폰 좌우 어느 쪽이든 한 번 건드리는 것이 볼륨 올리기입니다. 볼륨 낮추기는 좌우 어느 쪽이든 한 번 터치한 상태로 계속 누르고 있으면 단계적으로 줄어듭니다. (*볼륨 조정은 음악 재생 중에만 동작함) 분명히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겠으나, 저에게는 많이 불편하며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어폰을 귀에 끼운 상태에서 바로 잡으려고 할 때마다 터치 패드를 건드려서 소리가 계속 커집니다. 그래서 볼륨을 낮추려고 터치 패드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 제가 원하는 만큼 소리가 작아진 상태에서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스마트폰의 볼륨 버튼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볼륨 조정에 1회 터치를 배정했으니 2회 터치에 이어서 3회 터치, 4회 터치까지 나옵니다. 다음 곡으로 넘기려면 터치 패드를 톡톡톡하고 세 번 두드려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음성 어시스턴트 호출을 지원하지만 무려 4회 터치를 해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그냥 스마트폰을 꺼내는 편이 낫겠습니다.



모비프렌 피넛의 블루투스 버전은 5.0이며, 지원하는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은 별도로 표기되지 않은 것을 보니 SBC인 듯합니다. 하지만 미리 말해두건대, 제가 이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고유의 사운드 튜닝입니다. 어떤 스마트폰에서든 선명한 고음과 듣기 편안한 중.저음을 들려줄 것입니다.



"편리한 싱글 모드와 준수한 통화 품질. 스마트폰에서 소리 지연 현상이 거의 없으며 PC 페어링도 잘 된다."

(*통화 품질은 각자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이 제품은 간편한 싱글 모드를 지원합니다. 이어폰의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크래들에서 한 쪽만 꺼내고 다른 한 쪽을 넣어두면 싱글 모드가 됩니다. 싱글 모드로 한 쪽을 쓰다가 다른 한 쪽을 꺼내면 자동으로 스테레오 모드가 되고요. 시험 삼아 방 안에서 음성 통화를 몇 번 해봤는데, 통화 품질도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이어폰의 소음 차단이 무척 강해서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으니 싱글 모드를 사용합니다. 오른쪽 이어폰만 끼우고 대화를 해보니 상대편이 제 목소리를 잘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선 이어폰의 음성 통화는 주변 여건과 전파 방해 상태에 의해서 많이 달라질 수 있으니 참조만 해두시기 바랍니다. 또한 싱글 모드에서도 터치 패드가 그대로 동작하므로 음악 재생 및 일시 정지나 볼륨 조정이 가능합니다.


완전 무선 이어폰은 스마트폰과 무선 연결하면서 좌우 유닛도 무선 연결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소리 지연 현상을 확인해둘 필요가 있는데요. 저의 경우는 유튜브에서 배우 인터뷰 영상을 보며 인물의 입 모양과 목소리가 일치하는지 봅니다. 아이폰 8의 유튜브 앱으로 재생해보니 잘 맞습니다. 텍스트 입력하는 소리를 확인해보니 토도독하고 바로 바로 입력되는데, 아주 빠르게 타이핑하면 살짝 지연되는 느낌이 있군요. 하지만 일부 무선 이어폰들처럼 입력 음이 한참 후에 투루루룩하고 몰려오는 현상은 없습니다. 아직도 질문이 들어와서 적어두는 내용인데... 완전 무선 이어폰들은 기기 두 대에 동시 연결을 유지하는 멀티 포인트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니 참조 바랍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PC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애플 맥 OS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블루투스 기기들을 쉽게 페어링해주므로 딱히 확인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윈도우 10이 설치된 PC에서는 블루투스 메뉴에서 페어링할 수 있습니다. 모비프렌 피넛을 페어링하고 유튜브 비디오를 보니 소리 지연 현상 없이 편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쓸 때와 마찬가지로 터치 패드도 동작합니다. PC와 첫 페어링한 직후에는 볼륨이 최대가 되므로 40~50 정도까지 낮춘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 모비프렌 피넛은 'Mobifren GT'라는 앱을 지원합니다. 안드로이드만 지원하고 iOS용은 없습니다. Mobifren GT 앱은 피넛의 소리나 다른 세팅과는 관련이 없으며, 문자 또는 메신저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쓸 때 가방에서 폰을 꺼내지 않아도 이어폰에서 문자 내용을 듣는 것입니다.


"길을 걸으며 듣기에 좋다. 그러나 무선 공유기가 밀집된 실내 공간은 피하자."


그 다음은 무선 연결의 안정성 확인입니다. 실내, 길거리, 버스, 지하철 정도의 여건에서 확인해보는데요. 모비프렌 피넛도 다른 무선 이어폰들처럼 일시적으로 좌우 연결이 끊어질 때가 있으나, 연결이 잘 되는 곳과 끊어지는 곳의 장소 구분이 매우 뚜렷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피넛은 '무선 공유기가 밀집된 실내 공간만 피하면' 좌우 끊어짐 없이 쾌적하게 쓸 수 있습니다. 길거리, 버스, 지하철 역에서는 한 번도 끊어지지 않으니 걸어 다니면서 쓰기에 최적인 무선 이어폰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무선 공유기가 많은 실내와 지하철 차량의 내부에서는 몇 번씩 좌우 연결이 끊어졌다가 회복됩니다. 그러므로 되도록 스마트폰과 가까이 두고 주로 실외에서 사용하시기를 권합니다.


*참고 : 무선 연결의 안정성은 제품 사용 지역의 전파 방해, 스마트폰을 두는 위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변에 2.4GHz 주파수를 쓰는 라우터나 통신 장비가 있다면 전파 방해를 받으며, 스마트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인체가 전파를 흡수해서 블루투스 연결이 힘들게 됩니다.



SOUND



*T4000 라이트와 T2000 피넛의 소리 비교


피넛의 소리를 서술하기 전에, 먼저 모비프렌 라이트와 소리를 비교해봅시다. 제가 두 이어폰의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한 형상을 주파수 응답 그래프처럼 그려보았습니다. 실측 데이터가 아니라 제 느낌을 그린 것이며, 각 숫자와 형태는 특징이 뚜렷하게 보이도록 과장되어 있습니다.



모비프렌 라이트의 소리는 저음의 규모가 웅장하며 펀치가 매우 강해서 마치 라우드 스피커 같습니다. 귓구멍에 큰 우퍼를 지닌 스피커를 놓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모비프렌 피넛도 저음이 든든하게 강조되는데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강합니다. 우퍼의 울림이 더 온화한 스피커라고 하겠습니다. 두 제품 모두 소리의 선이 굵게 나와서 더욱 깊고 묵직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라이트와 피넛을 대조한다면 라이트가 더 묵직합니다. (*이어폰 무게가 가벼워서 라이트일 뿐 소리의 무게는 매우 진지함) 피넛도 묵직한 중.저음을 지니고 있지만 고막을 누르는 압력이 적당해서 귀가 편안합니다.


두 이어폰은 볼륨 차이도 있는데요. 아이폰 8을 기준으로 할 때 피넛은 40~50% 볼륨으로, 라이트는 30~35% 볼륨으로 듣게 됐습니다. 그리고 아이폰 8에서 들으면 아무래도 AAC 코덱이 적용되는 라이트가 소리의 질감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드라이버 종류와 사운드 튜닝의 차이로 인해서 고음의 청량감은 피넛이 확실하게 살아납니다.



*똑같지는 않지만 웨스톤 이어폰 느낌이 난다


현재까지 출시된 모비프렌의 완전 무선 이어폰들은 국내 개발품이 아니지만, 중국 제조사에 한국 개발자를 보내어 직접 감수하고 사운드 튜닝을 하는 방식으로 독립적인 모델이 됩니다. 예를 들면 QCY 무선 이어폰들이 큰 변화 없이 여러 회사의 제품으로 판매되는 것과는 많이 다른 개발 방식입니다. 모비프렌 피넛의 이어폰과 충전 케이스 디자인이 새로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모비프렌이라는 회사가 오래 전부터 고품질의 소리를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재생하는데 집중해왔다는 사실입니다. '무선의 소리도 유선처럼 선명하게 재생할 수 있다' - 이 주제를 가지고 70~80만원대의 하이엔드 블루투스 이어폰까지 개발해낸 것입니다. (SM Pro 시리즈) 이들은 처음으로 고급형 블루투스 이어폰을 내놓았을 때부터 미국의 인이어 모니터 회사인 웨스톤(Westone)의 사운드 시그니처를 선호해왔습니다. 이번에 등장한 모비프렌 피넛은 보급형 또는 저렴한 중급형에 속하겠으나 유난히도 웨스톤 이어폰 같은 소리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고음이 선명하고 중.저음이 포근한 소리'를 낸다는 겁니다. 들을 때마다 느낌이 비슷해서, 웨스톤에서 엔트리 모델로 무선 이어폰을 만든다면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입니다.



*고.저음이 강조된 V 사운드에서 낮은 중음을 보강


모비프렌 피넛의 소리는 특징이 뚜렷한 편입니다. 고음이 선명하고 중.저음이 포근한 소리라고 한다면, 플랫 사운드를 벗어나서 낮은 중음과 저음 전체를 강조하며 높은 중음(또는 낮은 고음)을 줄이고 고음 일부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고.저음이 강조된 V 모양의 소리에서 낮은 중음을 보강'한 셈입니다. 이러한 주파수 응답 형태는 청각 자극을 줄이면서 사람 목소리의 낮은 음을 보강하며 고음과 저음의 임팩트가 있어서 듣기에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도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하므로 10~20시간 정도의 사용 기간을 거치고 나면 소리 질감이 더 매끈하게 됩니다. 단, 번인 후의 차이가 많이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AKG N400처럼 나중에 비단결 소리가 되는 정도는 아닙니다. 저는 피넛을 두 개 빌려서 확인해보았는데, 며칠 동안 열심히 감상한 1호 제품과 방금 박스에서 꺼낸 2호 제품의 소리 질감 차이는 '살짝' 나오는 정도였습니다. 중요한 점은 피넛의 낮은 중음과 저음이 많이 강조되었는데 고막을 쾅쾅 때리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중.저음 울림의 끝이 부드러우면서도 약간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이면서도 저음의 밀도가 아주 높지는 않습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초저음의 울림까지 든든하게 들려주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소리이지만 울림이 약하게 흩어지는 편안함이 마치 밸런스드 아머처(BA) 우퍼 같습니다.



*시원하고 밝은 고음인데 중.저음 울림이 어둡고도 편안하다


고음은 주로 7~10kHz 영역을 살린 듯합니다. 중음과 저음 영역의 해상도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고음 영역은 상당히 높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고막으로 시원하게 들어오는 고음에 놀랄 정도인데요.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고음으로 구성된 배경 효과음이나 드럼의 심벌즈 소리가 확 살아나는 느낌을 받는 겁니다. 이렇게 고음 파트가 많이 나올 때는 음색이 약간 밝은 듯하지만 중.저음이 하도 따뜻해서 전체적으로 어둡게 느끼는 분도 있을 듯합니다. 이 점에서는 미묘하게 젠하이저 IE40 Pro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IE40 Pro는 드라이버 에이징이 되고 나면 뾰족하게 찌르던 고음이 부드러워지고 중.저음 울림이 깊어지는데요. 이 단계의 소리는 마치 동굴 속에서 저음 악기가 울리는 것처럼 어둡고도 깊은 맛을 냅니다. 피넛의 중.저음이 딱 그런 느낌을 줍니다. 분명히 밝은 고음을 가지고 있지만 중.저음 특징이 하도 뚜렷해서 어둡고도 편안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높은 중음의 조절로 귀를 편안하게


청각에 자극을 주기 쉬운 높은 중음을 낮춰서 소리가 더욱 편안해졌습니다. 이 점이 웨스톤의 커널형 이어폰들과 흡사합니다. 대략 3~5kHz 영역의 높은 중음은 사람의 귀가 더욱 잘 듣기 때문에 주파수 응답 측정에서도 보정을 하지만 이어폰 헤드폰의 사운드 튜닝에서도 일부러 낮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음이 무척 선명하게 살아나는데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 이런 느낌을 주는 대부분의 원인은 높은 중음을 많이 낮춰서 실제로 귀에 자극을 주는 영역을 제어했기 때문입니다. 음향 스튜디오에서 소리 분석용으로 사용하는 이어폰 헤드폰과 모니터 스피커들이 음악 감상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도 이와 비슷합니다. 청각에 자극이 될 수 있는 영역까지 손실없이 들려주도록 튜닝되거든요. 하지만 음악 감상용이라면 마음껏 소리를 주물러서 사람이 듣기 좋은 소리로 만들어도 됩니다. 모비프렌 피넛의 주파수 응답 곡선을 다듬은 사람도 이런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꼭 정밀한 소리만 추구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모비프렌 피넛의 소리는 고.중.저음 모두에서 은은한 잔향이 발생합니다. 드라이버의 응답 속도는 빠른 편이지만 토탈 하모닉 디스토션(THD) 수치가 조금 높게 나올 듯합니다. 이는 성능 측면에서는 마이너스가 되겠으나 음악 감상의 감성적 측면에는 큰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클래스 A 트랜지스터 앰프와 진공관 앰프를 두고 생각한다면, 모비프렌 피넛의 소리 성향은 뚜렷하게 진공관 앰프 같은 인상을 줍니다. 어떤 소리가 울리면 그 소리의 아주 약한 메아리 같은 잔재가 남아서 귀 속을 가득 채웁니다. 이어폰 헤드폰을 다수 사용하다 보면... 매우 비싼 제품의 정밀하고 단단한 소리에 지쳐서 저렴한 제품의 편안히 풀어진 소리를 찾을 때도 있습니다. 피넛의 소리가 그리 풀어진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쉬게 해주는 소리임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이 점은 음악 장르 선택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피넛은 듣기 좋게 주물러진 소리를 내는데 클래식 악곡부터 일렉트로니카 장르까지 골고루 선명하고 포근하며 편안한 감상이 됩니다. 에픽 뮤직의 시원하게 휘몰아치는 고.중음과 웅장한 저음이 잘 살아나며 재즈의 드럼과 베이스 소리도 더욱 강조됩니다. 특히 포근한 사람 목소리가 포함된 발라드, R&B, 소울 장르는 피넛과 무척 잘 맞을 것입니다. 굳이 안 어울리는 장르를 찾아본다면 긴장감과 단단함이 필요한 메탈, 하드코어 쪽이 되겠습니다. ■



*이 리뷰는 모비프렌의 제품 제공과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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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프레스좋아함님 포함 1명이 추천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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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성이 부족하군요..무선신호 많은곳은 피하라는 부분에서 빵 터졌네요..집에만 있어야겠네요..ㅎㅎ 자가격리
15:54
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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