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20, 비전 이어스가 말하는 하이엔드 이지 리스닝

 

독일의 인이어 모니터 회사 '비전 이어스(Vision Ears)'는 하이엔드 이어폰 업계에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저의 개인적 목표물이기도 합니다. 70~100만원 정도의 커스텀 이어폰 몇 개를 구입하는 정도가 전부인 저로서는 이 회사의 이어폰 한 개라도 장만해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제가 이렇게 비전 이어스 이어폰을 원하는 것은 VE 시리즈 여섯 개와 엘코닉, 엘리시움을 모두 사용해보면서 발견한 '음악성'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퍼 오디오(Fir Audio)의 이어폰 리뷰를 하면서 언급했던 것이 '소리의 해상도와 음악성'인데요. 비전 이어스와 퍼 오디오 모두 극히 높은 소리 해상도를 제공하지만 음악의 분석(分析)에는 퍼 오디오, 음악의 음미(吟味)에는 비전 이어스가 어울릴 것입니다. 그만큼 비전 이어스의 음색 특징은 매우 뚜렷해서, 모든 이어폰 모델에서 밝고 화려한 고음과 포근한 중저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비전 이어스 EVE20는 이 회사에서 1년에 한 번씩 개발하는 한정판 이어폰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Exclusive Vision Ears' 컨셉이라는 것인데, 이는 비전 이어스의 음색 특징을 보유하되 뭔가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는 라인업이 되겠습니다. EVE 시리즈는 뮤지션을 위한 인이어 모니터를 기반으로 제작되지만 음악을 즐기는 소비자 - 오디오 애호가를 타겟으로 합니다. 커스텀 이어폰과 동일한 공정으로 제작하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핏(Universal Fit)을 지니며 한정 수량 생산이라서 IEM 수집가들의 소장 목록이 될 것입니다.

 

 

혹시 비전 이어스 엘코닉과 엘리시움을 청취해보셨다면 EVE20의 소리는 의외로 평이하게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제작자의 설명에 의하면 이 제품은 6 BA 이어폰이지만 VE6가 아닌 VE8과 견줄 수 있다고 하며, 제가 듣기에도 엘코닉, 엘리시움이 아니라 VE 시리즈의 음색을 따르고 있습니다. 단, EVE20의 소리는 높은 중음을 낮춘 V 모양으로 VE 시리즈보다 고음과 저음이 더 강조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품 소개문에서도 '역동적(Dynamic)', '음악적(Musical)'이라는 키워드를 쓰고 있습니다. 인이어 모니터 제작자 중에는 자신이 어떤 소리를 만들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요. 비전 이어스 대표 두 명도 그렇습니다.

 

EVE20의 경우는 비전 이어스의 선임 사운드 디자이너인 올리버(Oliver)씨가 여러 종류의 드라이버를 매치해보다가 색다른 소리를 발견하여 대표들에게 제시했다고 합니다. 두 대표는 그 소리를 듣고 즉시 완벽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요. 그렇게 탄생한 '빨강색 데모 이어폰'이 EVE20입니다.

 

 

 

이어폰을 핥으면 딸기 사과맛이 날 것이다

 

비전 이어스 EVE20는 육중한 무게의 엘코닉, 특이한 페이스 디자인의 엘리시움과 달리 생활 속에서 가볍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설계된 이어폰입니다. 채널당 6개의 BA 드라이버를 담고 있지만 쉘의 두께가 얇으며 기본 케이블도 튼튼하고 가볍습니다. 별도의 캐링 케이스 없이 케이블만 둘둘 말아서 셔츠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될 정도로 사용이 편합니다. 비싼 이어폰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이 봐도 '음, 저 친구가 왠지 예쁜 이어폰을 끼우고 다니기는 하네?' 정도의 생각으로 그칠 것입니다. 그 후 이어폰 가격을 알려주면 곧바로 까무러치겠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리뷰용 샘플 제품의 케이스에는 VE 각인이 있는데, 실제 판매 제품의 케이스는 EVE 각인이 들어갑니다."

 

 

제가 빌린 것은 리뷰 샘플 제품이라서 패키지 박스가 없습니다. 단단한 메탈 케이스를 열어 보면 비전 이어스 기본 케이블이 장착된 EVE20 본체와 세 쌍의 스핀핏(SpinFit) 이어팁이 나옵니다.

 

 

 

VE 시리즈에서 그러했듯이 이 제품도 아크릴 쉘과 페이스 플레이트의 마감이 유난히 좋습니다. EVE20는 커스텀 이어폰과 동일한 수작업 공정으로 제작되는 유니버설 핏의 이어폰입니다. 제가 사용해봤거나 보유 중인 커스텀 이어폰들은 손으로 만져보면 쉘과 페이스 플레이트의 경계선이 감지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커스텀 이어폰의 제작 과정에서는 유저의 귓본을 떠서 복제한 부분이 쉘이고, 쉘 속에 드라이버와 부품을 넣은 후 덮어주는 뚜껑이 페이스 플레이트가 됩니다. 페이스 플레이트를 접착제로 붙인 다음에는 여러 번 연마해서 경계선을 깔끔히 지워야 하는데 이 때 제작자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접착제를 덜 바르면 페이스 플레이트가 떨어지기도 하고, 연마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겉보기에는 말끔하지만 손으로 만질 때마다 경계선이 걸립니다. 이 점에서 비전 이어스의 IEM 제작자들은 실력이 좋음을 알 수 있습니다. 래커(Lacquer) 마감된 표면이 하도 매끈해서 손에서 잘 미끄러지기 때문에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정도입니다.

 

 

 

 

EVE20는 프로토타입 이어폰이 빨강색이었기에 페이스 플레이트가 투명 빨강색입니다. 그리고 쉘은 은은한 연녹색을 보입니다. 색상에 따른 취향 차이가 있겠으나... 저는 아무리 봐도 딸기맛과 사과맛을 조합한 사탕처럼 보입니다. 정말로 어린 아이 근처에 이 물건을 둔다면 사탕인 줄 알고 입에 넣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분명히 딸기 사과맛 이어폰입니다. 핥으면 상큼한 딸기 사과맛을 느낄 것이 분명합니다. (쓸데없는 진지함 발산 중)

 

 

 

비전 이어스의 2핀 기본 케이블은 튼튼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품목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기본 케이블이 비전 이어스 특유의 포근한 중저음과 자극 없이 밝은 고음을 만들어줍니다. 비싼 이어폰에 커스텀 케이블을 더하는 것은 유저의 자유이지만, 케이블 변경 후 들리는 소리가 마음에 든다는 보장은 없으니 청음 매장에서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스핀핏 이어팁은 거의 대부분의 커널형 이어폰에서 긍정적 효과를 냅니다. 적어도 제 경험에서는 그렇습니다. EVE20에는 대.중.소 사이즈가 포함되는데 중심부 기둥의 색상이 달라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비전 이어스의 유니버설 핏 이어폰들은 노즐이 긴 편이라서 이어팁을 작게 하면 귀 속에 아주 깊이 들어갑니다. 대부분 중형 이어팁을 사용하겠으나 소형 이어팁도 반드시 끼워봅시다. 또한 소음 차단 효과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주변 소리가 들려온다면 이어팁이 안 맞은 것이니 다른 크기로 교체해봐야 합니다.

 

 

 

SOUND

 

 

*소출력 기기에서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비전 이어스 이어폰들은 드라이버 감도가 무척 높은 편입니다. (대부분 120dB 근처) EVE20도 재생기와 앰프의 화이트 노이즈를 강조해주므로, 고출력 헤드폰 앰프보다는 고해상도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우는 사용법에 어울리겠습니다. 또한 사운드 튜닝의 방향이 '엄청나게 맑지만 듣기 편한 소리'에 가까워서 소스 품질을 크게 가리지도 않습니다. 아이패드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우고 들어도 어느 정도 만족할 정도라서, 스마트폰에 USB 동글 앰프를 끼워서 쓰는 유저에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줄 것입니다. 헤드파이 시스템에서도 재생기, 앰프, 케이블의 고급화를 해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그냥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들으면서 이어폰에 자금을 집중하겠다면 비전 이어스 제품들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전 이어스 이어폰들은 LG 스마트폰과 잘 어울립니다. 안드로이드 9으로 업데이트한 V20의 헤드폰잭 연결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볼륨 12~15 정도에서 아주 든든하고 선명한 소리가 나옵니다. V20의 소리가 원래 밀도가 높고 중.저음이 포근한 성향이라서 비전 이어스 음색과 어울리는 모양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아스텔앤컨 DAP처럼 냉철한 성향의 소리를 더 듣기 좋게 보완하는 역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블루사운드 노드 2i와 그레이스 디자인 M900을 코엑시얼 연결하고 타이달 마스터 스트리밍과 USB 저장소의 고해상도 음반을 사용했습니다. 이 때 M900의 볼륨은 33~37 정도입니다.

 

 

*음악 감상의 편안한 즐거움

 

EVE20의 소리 첫 인상은 비전 이어스 특유의 밝은 고음과 포근한 중저음입니다. 체감으로는 V 모양 소리가 연상될 것입니다. 높은 중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고음과 저음이 강조된 형태를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VE6 또는 VE8처럼 고.중.저음의 조화가 잘 이뤄진 소리를 냅니다. 제작자 쪽에서는 VE8과 견줄 만한 수준의 소리라고 하는데 각 음 영역의 조화에서는 VE8이 떠오를 정도입니다. 단, VE8보다는 음악 감상의 편안한 즐거움을 위해서 어떤 의도(?)를 넣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 케이블에서도 장막이 걷힌 소리

 

소리 해상도가 매우 높습니다. 제가 사용 중인 70~100만원대 커스텀 이어폰, 40~90만원대 일반 이어폰들과 비교해도 차이가 분명합니다. 기본 케이블 상태에서도 장막이 걷힌 깨끗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비싼 이어폰으로 올라갈수록 소리에서 뭔가 뭉치거나 흐린 느낌이 없어지는데 EVE20는 그 중에서도 상급에 속합니다. 하지만 초고해상도 사운드는 VE 시리즈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E2부터 VE8까지 상향 평준화됨) 그보다는 음악성의 측면에서 EVE20의 특징이 나타납니다.

 

 

*고가 인이어 모니터 세계의 ASMR 회사

 

고음이 굉장히 맑으면서도 자극이 없습니다. 밝은 음색이지만 선이 몹시 가늘고 입자가 가벼워서 청각에 조금도 불편함을 주지 않는군요. 낮은 고음 또는 높은 중음을 약간 낮춘 것도 귀가 편안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소리가 귀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는 느낌마저 듭니다. 저는 VE 시리즈를 모두 사용해보면서, 참으로 화려하고 예쁜 고음을 들려주는데 귀가 편안한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즉, 비전 이어스는 '고가 인이어 모니터 세계의 ASMR 회사'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EVE20는 고음이 10kHz 근처의 초고음 중심으로 강조되어 샤프한 느낌이 드는데 비전 이어스 이어폰 중에서도 꽤 밝은 음색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저음 쪽이 무척 두텁고 포근해서 전체적으로는 온돌방처럼 따끈따끈한 온도를 느끼게 됩니다.

 

 

*귀에 부담을 주지 않는 기체의 느낌

 

비전 이어스 이어폰들은 청취자의 귀를 편안하게 만들어서 음악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 EVE20도 소리의 고막 압력이 강하게 들어가지 않도록 튜닝되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와 필터의 튜닝보다는 애초부터 부드러운 소리의 드라이버를 선택한 점이 크게 작용하는 듯합니다. EVE20 속에 있는 모든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들의 소리가 강한 압력의 고체나 액체가 아닌 '기체'의 느낌을 줍니다. 아무리 집중해서 들어봐도 소리에서 뭔가 부담이 될 만한 부분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귀 속에서 은은히 퍼지는 연기 같은 느낌은 특히 저음에서 두드러집니다. 깊은 펀치를 지녔는데 고막을 강하게 때리는 타입은 아닙니다. (강력한 저음을 위해서 조절 스위치까지 지닌 엘코닉은 예외로 둡니다.) 구름 같은 기체를 얇고 투명한 막에 담아둔 형상입니다. 몹시 부드러운 저음 펀치인데 울림의 끝이 짧고 명확합니다.

 

 

*높은 중음과 낮은 중음의 차이

 

EVE20에서 중음 영역은 고음과 저음에 비해 조금 뒤로 물러난 느낌입니다. 이 조절 덕분에 입체감이 더 살아나는 면도 있습니다. 단, 이것은 높은 중음 또는 낮은 고음에서만 그렇습니다. 낮은 중음은 꽤 강조되어 있어서 사람 목소리의 낮은 영역은 더욱 가깝게 다가옵니다. 또한 중음의 밀도가 높고 질감이 고와서 보컬과 현악기 소리의 품질이 크게 향상됩니다. 포근한 높은 저음이 온기를 더해주는 점도 큽니다. 덕분에 EVE20에서 남성 보컬과 첼로 소리는 선이 두텁고 더욱 뜨끈한 열을 지니게 되며, 여성 보컬과 바이올린 소리는 선이 가늘면서도 훨씬 온화하고 화사한 인상을 줍니다.

 

*모든 음 영역에서 마스킹 현상이 없음

 

저음의 비중이 상당히 높고 풍성하게 울리도록 튜닝됐는데 고.중음을 조금도 가리지 않습니다. 소리의 해상도를 살리기 위해서 고음을 밝게 만들었는데 이 또한 중음의 방해를 받지 않고 투명하게 살아납니다. 비전 이어스는 엔트리 모델인 VE2부터 이런 투명도를 쉽게 확보해왔습니다. (엔트리 모델 가격이 121만원!) 유저에 따라서 찬성과 반대가 있겠지만 이 회사의 이어폰 가격이 더 비싼 이유는 결국 '소리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많은 IEM 회사들을 접해왔지만 소리 분석이 아닌 음악 감상이 목적에서 비전 이어스 제품을 탐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EVE20를 구입하는 여러분이 부럽단 말입니다. 저도 딸기 사과맛 이어폰을 낼름낼름 핥고 싶단 말입니다.

 

 

*더 먼 곳에서 들려오는 공간감

 

심리적 공간이 유난히 넓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물론 음반에 적용된 공간 묘사법에 따라서 다르게 되지만, EVE20는 주파수 응답 형태부터 소리가 조금 더 먼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제작된 듯합니다. 사운드 이미지의 초점은 머리 중앙에 깨끗하게 형성되는데 저음이 귀 바깥쪽에서 들리는 느낌입니다. 중음 영역도 머리 속이 아니라 조금 더 바깥에 위치합니다. 이 물건을 만든 사람은 깔끔한 울림의 저음, 풍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질감의 중음, 맑게 반짝이는 고음을 조합했다고 하는데, 바로 이러한 속성들이 심리적 공간감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물리적 개방 구조가 없는 밀폐형 이어폰에서도 주파수 응답 형태에 의한 청취자의 공간 인지 변경이 생깁니다.

 

*즐거운 소리를 원하는 이들의 올라운더 이어폰

 

앞서 언급한 EVE20의 '어떤 의도'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비전 이어스에서는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EVE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EVE20의 소리는 튀는 개성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뮤지션을 위한 VE 시리즈도 애초부터 특유의 음색을 지니고 있으며 EVE20는 그 음색에서 약간의 응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용 인이어 모니터의 기술을 사용해서 오디오 애호가들이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이어폰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강력하고 웅장한 저음을 내면서 고.중음의 이미지를 흐리거나, 몹시 선명한 소리를 내면서 자극을 주거나 하는 극단적 시도가 아닙니다. 소리 품질에 예민하면서 음악 감상의 즐거움을 원하는 이들에게 진정 올라운더(All-rounder)가 될 수 있는 이어폰으로서 EVE20를 만들었다고 짐작합니다.

 

지불한 금액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놀라운 고해상도와 귀를 즐겁게 하되 절대로 부담을 주지 않는 하이엔드의 이지 리스닝 사운드를 만든 것입니다. 엘코닉을 듣자마자 그 웅장함에 '헉!'했던 경험과 엘리시움을 들으면서 맑은 공기 느낌에 장악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에 비하면 EVE20의 청취 경험은 예상보다 잔잔하면서도 친숙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투명하고 화려하며 포근하고 든든한 소리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자금이 여유로워서 앞으로 등장할 EVE 시리즈를 수집하시는 경우도 있겠으나, EVE20는 일반 커널형 이어폰으로서 딱 하나만 사서 음악 감상을 고급스럽게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어울리겠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EVE20와 비슷한 성향의 이어폰으로 웨스톤 W80를 자주 떠올리곤 했습니다. 두텁고 포근하게 울리는 중.저음에서 밝은 고음이 솟아 나오는 소리 형상도 그렇지만, 처음부터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여러 음악 장르에 골고루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다만, 소리 해상도와 투명도에서 EVE20가 크게 앞서니 훨씬 큰 돈을 들일 만합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