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의 형태를 지닌 '머리 속 하이파이 오디오'

(*영디비 유저 리뷰 게시판의 분류 정책이 바뀌었음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 글은 제가 스스로 작성한 것이지만 제품이 제공품이므로 체험단 게시판으로 다시 올립니다.)

이 제품의 장편 리뷰를 완료한 후 저는 일정 기간에 걸쳐서 다수의 무선 이어폰들을 중고 판매로 내보냈습니다. 제 취향과 사용 목적에 맞는 몇 개만 남겨둔 것인데요. 전에 글을 썼던 대로 애플 에어팟 프로는 보컬과 피아노 소리 중심의 음악에 사용하며, 에어팟은 음성 통화를 길게 해야 할 때 바로 꺼내는 품목입니다. JBL CLUB PRO+는 일렉트로닉 뮤직이 중심이고 재즈 감상에도 일부 투입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저의 음악 감상 대부분은 뉴히어라 아이큐 버즈 2 맥스가 커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돌아다닐 때, 그리고 방 안에서 조용히 음악을 들을 때에도 다수의 고급 유선 이어폰들을 놔두고 버즈 2 맥스를 꺼내는 겁니다. 벌써 3개월 넘게 사용 중인 이 무선 이어폰을 보면서 저는 늘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 머리 속의 하이파이 오디오'라고 말이죠.

현재 무선 이어폰 시장은 연결 규격이 블루투스이며, 블루투스는 음질에서 밀려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이 apt-X, LDAC 등으로 되면 소리 밀도가 높아져서 음질 열화를 극복할 수 있으나 기본적인 SBC 코덱에서는 조금 더 낮은 밀도의 거친 질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물론, 재생하는 음악 파일부터 CD 해상도 이상으로 챙겨야 합니다. 예를 들면 스포티파이의 320kbps와 타이달의 1411kbps가 보여주는 음질 차이는 아주 큽니다.) 이 점을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 개발사에서는 더욱 고급화된 드라이버(트랜스듀서)와 양질의 앰프(통합된 칩 형태) 및 사운드 튜닝 등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무선 이어폰 분야에서도 더 비싼 제품이 더 좋은 소리를 내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정착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무선 이어폰의 선택에서 음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가격, 디자인, ANC, 배터리, 전화, 터치패드... 이런 것들을 쭈욱 따진 후 마지막 옵션으로 음질을 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선 이어폰이 생활 필수품인 경우이므로 지극히 정상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이 블로그의 주요 독자 여러분처럼 애초부터 소리를 중시해서 유선 이어폰을 구입해온 분들이나 무선 이어폰의 소리를 둘째나 셋째 옵션으로 두실 겁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살아가는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이므로 사용 편의성이 언제나 첫째가 되겠고요. 그러나 무선 이어폰을 음성 통화 전용으로 구입한 게 아닌 이상, 결국은... 결국은! 소리가 첫째로 오게 됩니다. 음악 감상을 매일 하는데 음질에서 뭔가 자꾸 걸리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심한 갈증이 생깁니다. 소리가 별로여도 편하니까 그냥 쓴다 - 이런 생각을 해보지만 갈증은 점점 커질 뿐입니다.

제가 아이큐 버즈 2 맥스를 쭉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바로 그 갈증을 해결해주는 최종 아이템이라는 겁니다. 대부분 중고 판매로 내보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무선 이어폰이 있는데, 저에게 이들은 모두 아이큐 버즈 2 맥스의 서브 아이템 개념입니다. 또한 여러 개 장만해둔 커스텀 이어폰들을 놔두고 버즈 2 맥스와 아이폰(타이달 재생)으로만 음악을 듣는 시간도 많습니다. 유선 이어폰이 불편해서가 아니라 버즈 2 맥스와 아이폰 세트의 소리가 듣기 좋고 즐거워서 그렇습니다.

사실, 뉴히어라(Nuheara)는 아직 보청기를 쓰지는 않으나 청력 보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무선 이어폰을 개발했습니다. 개인의 청력에 맞춰서 이어폰의 사운드와 마이크의 외부 소리를 튜닝하는 이어 아이디(Ear ID) 기능으로 많이 비싼 제품을 만들었지요. (게다가 호주 제품들은 국내 가격이 더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아이큐 버즈 1세대부터 유저들은 '웬 블루투스 이어폰 소리가 이렇게 좋은 것이여?!' 하면서 놀랐습니다. 진짜 궁금합니다. 뉴히어라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있어서 사운드 튜닝을 이렇게 잘 하는지 궁금하단 말입니다. 대놓고 말하건대, 만약 아이큐 버즈 2 맥스가 젠하이저 브랜드를 달고 나왔다면 60만원대 가격이 아주 당연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대충 '모멘텀 2 맥스' 같은 이름으로 나왔다고 생각해보세요. 하지만 저도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를 구입했으며 아이큐 버즈 2의 소리 품질이 너무나 크게 앞섰기에 MTW2를 중고 판매하게 됐습니다. 둘 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한 개의 이어폰이지만 아이큐 버즈 2의 소리가 훨씬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지녔으며 해상도, 밀도, 분리도, 깊이, 공간감 등에서 다른 단계를 보여줍니다. 깊고 넓으며 웅장하게 울리는 초저음의 완성도가 기본으로 적용됩니다. 거기에 이어 아이디 생성 후부터 적용되는 초고음의 선명함을 더하면 '깨끗하고 정밀한 현대적 오디오'의 경험이 시작되는 겁니다. (*이어 아이디를 끈 소리부터 초저음이 강조된 밸런스형 사운드!)

무선 이어폰이 대략 20만원 가격대를 넘어서면 프리미엄 모델로 분류할 수 있을 텐데요. 다들 고유의 사운드 시그니처를 지니고 있으며 유저의 귀를 즐겁게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음질이 최우선 선택이 아닌 무선 이어폰 세계에서... 블루투스 사운드의 소리 한계를 돌파한 제품은 아이큐 버즈 2 맥스 뿐인 듯합니다. (*모비프렌의 스테인리스 스틸 블루투스 이어폰 S870, S880도 있지만 케이블 한 줄이 있어서 완전 무선이 아니므로 예외로 둡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사람들이 무선 이어폰을 사용 편의 중심으로 선택할 것이며 매우 높은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을 터이니, 버즈 2 맥스처럼 소리가 뛰어난 고가의 무선 이어폰은 나오기 어려울 겁니다. 예를 들어 소니에서 100만원대 유선 이어폰의 기술을 무선 이어폰에 적용한다면 시장성 측면에서 큰 도박이 됩니다. 몇 개 팔리지도 않을 제품 분류를 위해서 연구원과 자금을 투자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카메라용 프로 스마트폰을 200만원 넘는 값으로 내놓았으니 미세한 가능성은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 호주의 어느 회사가 청각 관련 무선 이어폰을 개발하다가 알 수 없는 인물의 훌륭한 사운드 튜닝으로 하이파이 오디오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버린 모양입니다. 그게 국내에서 아주 비싼 아이큐 버즈 2 맥스로서 판매되고 있고요.

이 물건에서 또 하나 좋은 점은 사용 편의성입니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답게 기본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귀 막아주기)이 잘 되는 디자인으로, 매우 편안하고 소음 차단이 잘 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도 제공합니다. 제품 선택에서 높은 비중은 되지 않겠으나 뉴히어라에서 공을 들여 만들어둔 '외부 소리 튜닝' 기능도 있습니다. 청력이 멀쩡한 저의 경우는, 카페 점원분과 대화할 때 이어폰이 없어진 것처럼 투명하게 외부 소리를 들으며 대화하는 경험이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터치패드 사용이 어려운 점은 아직도 불만입니다. 더블 탭이 너무 어려워서 싱글 탭과 롱 탭 기능만 지정해서 쓰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무선 안정성도 좋고(밖에서는 가끔 튀지만) 음성 통화도 깨끗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아이큐 버즈 2 맥스의 소리가 하도 좋다보니 고해상도 DAP의 블루투스를 켜서 연동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 경우는 실내에 앉아서 들을 때만 쓰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음악 감상 전용의 DAP는 블루투스를 지원하더라도 프로세싱 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대용량 음악 파일을 스트리밍하면 버벅거리게 됩니다. 또한 두꺼운 금속 케이스의 DAP에서 무선 전파 송수신이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음악 감상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CD 해상도 이상의 음악 파일을 담거나 타이달 하이파이 구독으로 감상해도 비싼 DAP 못지 않게 고품질의 무선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추천하는 음악 감상용 스마트폰 앱 (기본 음악 앱을 써도 무방함)

아이폰 : Korg iAudioGate (음질이 좋아서 유료 지불할 가치가 있음!)

안드로이드 : USB Audio Player Pro (소리 선이 굵어짐! 인 입 결제로 타이달 하이파이 스트리밍도 가능)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폰이든 음악 감상용 앱을 무료 체험하고 싶다면 Onkyo HF Player (유료 버전 구입 또는 인 앱 결제로 고해상도 재생 가능)

*이 후기는 자발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제품은 해당 브랜드로부터 제공 받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