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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노이즈 캔슬링과 3D 사운드를 갖춘 헤드폰 홈시어터, 야마하 YH-L700A

루릭 루릭
7045 2 4

*경고 : 저음이 크게 강조된 소리를 싫어하신다면 현재 이 리뷰가 떠있는 윈도우 창을 닫아주세요.



*제품명

야마하(Yamaha) YH-L700A


*특징

피드 포워드 마이크와 피드 백 마이크를 갖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헤드폰

외부 소음을 차단하며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 밀폐형 헤드폰

귀 전체를 덮는 오버이어 헤드폰

가벼운 무게와 고급스러움을 모두 챙긴 디자인

수납이 쉬운 폴딩 헤드폰

굉장한 저음형 사운드

블루투스 무선 연결과 3.5mm 유선 연결을 모두 지원

유선 연결에서 Hi-Res 인증

블루투스 5.0 버전, AAC와 apt-X Adaptive 코덱 지원


*장점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강력한 초저음 재생

볼륨 수준과 착용 상태에 따라서 소리를 맞춰주는 자동 보정 기능

3D 사운드 필드 기능으로 영화 감상 최적화

소음 차단이 잘 되며 머리가 쾌적한 노이즈 캔슬링

기본적으로 스튜디오 모니터를 지향하는 정밀한 사운드

프로 오디오 장비 같은 디자인


*단점

경쟁 제품들보다 높은 가격대

수수해보일 수 있는 디자인

취향을 탈 수 있는 매우 강한 저음


*요약

소리의 높은 해상도와 진정한 서브 우퍼 저음을 지녔으며, 실제 극장 내부에 앉은 듯한 기분의 영화 감상용 ANC 무선 헤드폰이다. 음악 감상에서도 깊고 강한 초저음을 기반으로 하여 감동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주 오랜만에 야마하에서 출시한 헤드폰을 써보게 됐습니다. 정확히 2주 사용 후에 이 글을 쓰고 있는데요. 판매처에서 더 오랫동안 제품을 빌려줄 수 있다고 하니, 총 1개월 이상 사용해본 후 몇 줄을 끄적이는 롱텀 리뷰도 해보렵니다. 이렇게 글의 시작은 무덤덤하게 가고 있으나... 저는 지금 몹시 흥분하고 있습니다. 30~40만원 돈을 써서 고급 무선 헤드폰을 사보겠다면 요즘은 누구나 소니 또는 보스의 제품을 고려할 터인데, 야마하에서 그런 등급의 헤드폰을 새로 내놓았습니다. 제품 박스를 열고 헤드폰을 살펴본 후 머리에 쓰기 전까지는 저도 '음... 이게 소니 보스 헤드폰을 이길 수 있으려나...'하는 의심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전원 버튼을 눌러서 제 아이폰과 페어링한 후 음악을 재생한 순간, '두웅!!'하는 저음과 함께 의심이 날아가버렸습니다.


"이건 헤드폰에서 나올 수 있는 저음이 아니야!"


타이달에 만들어둔 오디오 테스트용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데, 블루투스 헤드폰에서 이렇게 거대하고 강력한 초저음은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0-); 헤드폰의 수수하고 단정한 디자인과 차분하기 그지없는 제품 상세 페이지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파괴적인 소리를 지닌 헤드폰일 줄은 조금도 몰랐습니다. 이 물건의 모델 넘버는 'YH-L700A'이지만 저는 이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야마하 홈시어터 헤드폰"


그렇습니다. 이 헤드폰은 머리에 쓰는 극장입니다. (-_-)


지금 이 리뷰에 첨부된 사진들을 보면서 '꽤 단정하고 차분한 모양새의 헤드폰이구나~ 그러면 소리도 차분하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 헤드폰을 머리에 쓰는 순간 대형 스피커가 설치된 극장 내부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제 말이 의심스럽다면 청음 매장에서 꼭 청취해보시길 권합니다. 무선 헤드폰이지만 EQ 옵션이 없고 자동 조정 기능이 있어서 누구나 거의 동일한 소리를 듣게 될 터인데, 음악 한 곡만 들어봐도 선명한 소리에 더해진 엄청난 초저음에 혀를 내두르실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영화 예고편만 재생해보셔도 '뭐, 뭐야... 이거!!' - 이런 반응이 나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음향 스튜디오의 마이크, 스피커 같은 디자인


야마하 홈시어터 헤드폰의 소리에 대해서는 아주 상세하게 서술할 터이니 일단 기본부터 살펴봅시다. YH-L700A는 경쟁 제품들보다 가격이 더 비싼 편인데 그 이유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더불어 피드 백 마이크를 응용한 소리 조정 기능과 다양한 공간 음향의 3D 사운드 필드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헤드 트래킹도 추가됨) 이번에 야마하는 국내에서 세 가지 헤드폰을 출시하며, YH-L700A는 그 중에서 하이엔드 모델입니다. 그래서 패키지 박스도 은근히 큽니다.



박스 안에는 지퍼로 여닫는 하드 케이스 한 개가 들어 있는데요. 이 케이스 속에 고이 접힌 헤드폰 본체와 몇 가지 구성품이 담겨 있습니다. 충전을 위한 USB-C 케이블과 유선 연결에 쓰는 3.5mm 케이블,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쓰는 어댑터입니다.



YH-L700A는 큼직한 밀폐형 + 오버이어 헤드폰이며 무게는 330g으로 상당히 가벼운 편입니다. (단, 가벼운 온이어 헤드폰을 주로 사용해왔다면 크고 묵직한 헤드폰으로 체감될 듯) 튼튼한 구조를 지녔으면서도 이어컵과 주요 부위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경량화가 된 모양입니다. 또한 플라스틱 표면에 무광택 코팅을 해서 감촉이 깔끔하고 지문도 묻지 않습니다. 이어컵이 회전하는 부위는 금속 나사로 되어 있고, 헤드밴드 전체와 이어컵 위쪽 부분은 특이하게도 패브릭 메쉬로 덮여 있습니다. 이 물건을 머리에 쓰고 길을 걷다가 유리창을 보면 마치 블랙진의 일부로 헤드폰을 만든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헤드폰이 아니라 의상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미래의 우주선처럼 생긴 요즘 헤드폰 디자인과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이 제품의 외관을 보면 왠지 프로 오디오 기기들이 떠오릅니다. 특히 네모꼴의 이어컵에 더해진 촘촘한 패브릭 메쉬가 스피커 그릴처럼 보이는데요. 음향 스튜디오에서 쓰는 보컬 마이크나 모니터링 스피커를 보는 듯합니다. 그리고 제품을 손으로 다뤄보면 헤드밴드와 힌지 부분이 굵고 튼튼하며 연결 부위가 무척 단단해서 생활 용품보다는 현장용 장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컵을 평평하게 눕혀둘 수 있으며 완전 폴딩도 가능한 구조인데, 접고 펴는 과정에서도 제품의 튼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YH-L700A의 이어패드는 너무 두텁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쿠션을 지닌 메모리폼의 가죽 패드입니다. 그리고 이어컵의 하단에도 이어패드와 동일한 가죽을 장식해두었는데요. 오른쪽 이어컵의 가죽 부분에는 세 개의 버튼이 있어서 편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가죽의 움푹 패인 부분 세 개를 손가락 끝으로 짚어서 클릭하는 방식입니다. (음악의 재생 및 정지, 음성 통화의 시작과 끊기, 볼륨 조정, 곡 넘기기 등이 가능)



왼쪽 이어컵에는 3.5mm 커넥터가 있어서 헤드폰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유선 연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YH-L700A는 패시브 모드에서도 소리가 빵빵해서 그냥 유선으로 써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어컵 좌우의 측면에는 버튼이 있는데, 왼쪽에 있는 것은 ANC 버튼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켜기, 주변 소리 듣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끄기를 전환하게 됩니다. 오른쪽의 버튼 두 개는 전원 버튼과 3D 버튼입니다. 헤드폰 전원을 켤 때 전원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수동 페어링을 할 수 있으니 참조하시고요. 3D 버튼은 길게 누르면 3D 사운드 필드를 켜고 끄며, 짧게 한 번씩 누르면 다양한 3D 효과를 하나씩 전환하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서 영어로 된 음성 안내가 나옵니다.



YH-L700A의 또 하나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헤드밴드가 아주~ 길게 늘어난다는 겁니다. 헤드폰을 쓸 때마다 헤드밴드를 최대로 늘리거나 딱 한 칸만 줄여서 쓰는 저인데, YH-L700A는 헤드밴드가 늘어나는 전체 길이의 1/3만 늘려서 쓰고 있습니다. 또한 헤드밴드가 일자로 펼쳐지지 않고 머리를 둥글게 감싸는 형태이므로 착용했을 때의 모습도 준수하게 보입니다. 머리 크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노캔 헤드폰을 착용할 수 없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면... 야마하 홈시어터 헤드폰으로 자유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




전용 앱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부터 합시다!


야마하 YH-L700A는 전용 모바일 앱을 갖추고 있습니다. 야마하 헤드폰 컨트롤러(Yamaha Headphones Controller)라는 보라색 바탕 화면의 애플리케이션인데요. YH-L700A를 구입해서 앱 연동 없이 그대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펌웨어 업데이트' 때문에 반드시 설치해서 열어보시길 권하겠습니다. 헤드폰을 스마트폰과 페어링한 후 야마하 헤드폰 컨트롤러 앱을 실행하면 '앱의 페어링'을 거치게 됩니다. 이 때 이전 버전의 펌웨어라면 먼저 펌웨어 업데이트 알림이 뜰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새 제품 상태에서 잠깐 소리를 들어본 후 헤드폰 컨트롤러 앱에서 1.34 버전으로 업데이트했습니다. (주로 사용한 스마트폰은 아이폰 XS)



무선 헤드폰의 펌웨어 업데이트에서 제품 소리가 확 바뀌거나 기능 변경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안심하고 펌업을 권장하기는 어렵지만, YH-L700A의 경우는 1.34 업데이트에서 모든 것이 향상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ANC 성능 향상, 음성 통화의 소리 품질 향상, 3D 사운드 필드와 헤드 트래킹의 향상, 그리고 버그 수정이 이뤄지는데... 헤드폰을 막 개봉해서 들었던 소리와 펌웨어 업데이트 후의 소리 품질이 확연히 다릅니다. 다른 기능은 사용해보기 전이었으니 확신할 수 없으나 펌업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 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전 펌웨어 버전이 '갓 내놓은 덜 익은 음식'이었고, 1.34 버전이 '제대로 조리 완료된 음식'인 듯합니다.



야마하 YH-L700A는 블루투스와 유선 연결을 겸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며, 자체 버튼으로 각종 컨트롤은 물론 ANC 옵션과 3D 사운드 효과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야마하 헤드폰 컨트롤러 앱에서는 이런 기능들을 버튼 클릭이 아닌 스마트폰 화면 터치로 처리해줍니다. 이 앱에서만 다룰 수 있는 항목은 펌웨어 업데이트, 헤드 트래킹 켜고 끄기, 소리 자동 조정 켜고 끄기, 헤드폰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시간의 설정입니다.



넓은 음 영역을 커버하는 쾌적한 노이즈 캔슬링


이 제품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피드 백 마이크(헤드폰 안쪽)와 피드 포워드 마이크(헤드폰 바깥쪽)를 모두 사용하여 유저가 듣는 음악 소리와 외부 소음을 구분하고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보통은 하이브리드 ANC라고 부르며 야마하에서는 Advanced ANC라고 합니다. 일단 YH-L700A의 기본 구조부터 주변 소음을 많이 차단하며 누음이 없는 밀폐형 헤드폰임을 강조해둡니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헤드폰만 써도 소란스러운 느낌이 확 줄어듭니다. ANC는 전원을 켤 때 기본으로 켜지는데 효과가 의외로 강력합니다. 길을 걸을 때 차량의 소음이 대부분 차단되며, 사람이 많고 노래도 틀고 있는 패스트 푸드 매장 안에서는 사람 목소리와 노래 소리까지 모두 줄여주는 효과를 봤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탈 때에도 스마트폰과의 무선 연결이 안정적인 가운데 훌륭한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제가 체감한 바로는, YH-L700A의 노이즈 캔슬링은 저음형 소음을 집중적으로 줄이되 고.중음형 소음도 알맞게 감쇄하는 방식입니다. 야마하에서 추구한 ANC 효과는 유저가 듣는 음악의 소리는 그대로 두고 오로지 주변 소음만 골고루 줄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ANC의 저음형 소음 상쇄가 너무 강하면 버스를 탔을 때 진동으로 머리가 괴롭게 되는데요. YH-L700A는 그러한 진동이 없으면서도 엔진 소음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며 버스에 탄 사람들의 대화 소리도 상당히 줄여주었습니다. 즉, 고.중.저음에 걸쳐서 고르게 소음 감쇠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헤드폰을 실내에서 사용한다면 거의 침묵에 가까운 세계가 만들어집니다. 더운 계절인지라 선풍기와 공기 청정기를 모두 틀어두고 있는데 노캔을 켠 YH-L700A를 머리에 쓰면 팬 소음이 깔끔하게 사라집니다.



이러한 노이즈 캔슬링 효과를 볼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YH-L700A의 하우징(이어컵)에서 패브릭 메쉬와 가죽 부분의 사이에 작은 포트가 있는데, 이 부분을 손으로 가리거나 덮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 있는 피드 포워드 마이크가 외부 소리를 받아들이므로 방해를 받거나 막히면 노이즈 캔슬링이 동작하지 않으며 잡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어컵 바깥쪽을 일부러 손으로 덮는 게 아니라 의도치 않게 가리는 경우에도 그렇게 됩니다. 헤드폰을 착용할 때 이어컵을 손으로 쥐는 경우, 오른쪽 이어컵의 버튼을 클릭할 때 손을 너무 높게 올리는 경우 등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어컵에서 손을 치우면 잡음 없이 쾌적한 노이즈 캔슬링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헤드폰의 통화 품질도 확인해보았습니다. 일단 헤드폰에 탑재된 음성 통화용 마이크가 좋아서 제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매우 뚜렷하게 전달됩니다. 그리고 더욱 인상적인 점은 상대방의 목소리가 마치 같은 방 안에서 대화하는 것처럼 입체감 있게 들린다는 겁니다. YH-L700A의 기본 소리 세팅이 넓은 실내 공간처럼 되어 있어서 음성 통화에서도 공간 재현이 되나 봅니다. 또한, 블루투스 연결 상태에서 소리 지연 현상도 거의 없습니다. 아이폰에서 빠르게 키보드 입력을 해보니 톡톡거리는 타이핑 효과음이 밀려나지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배우 인터뷰 영상을 보니 인물의 입 모양과 목소리가 거의 일치합니다. 이는 3D 사운드 필드 기능을 켜도 동일하게 유지되는데요. 스테레오 사운드를 3D 사운드로 변환하는 이 기능은 배터리를 많이 소모합니다. YH-L700A의 배터리는 노이즈 캔슬링과 소리 조정 기능을 켜고 사용해도 음악 재생 34시간이 되는데, 이 때 3D 사운드 필드를 켜면 11시간으로 줄어듭니다. 물론 11시간도 영화 여러 편을 볼 수 있으니 괜찮지만 3D 효과에 많은 프로세싱 파워가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YH-L700A로 영화를 감상해보면 3D 사운드 필드가 배터리를 불태울 만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SOUND



야마하 YH-L700A로 소리를 듣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씩 검토해봅시다.


1) 유선 패시브 모드 (Wired, Passive)

: 헤드폰의 전원을 끄고 3.5mm 커넥터에 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입니다. 일반적인 유선 헤드폰이 되는 것인데, Hi-Res 인증을 받은 40mm 지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스마트폰이나 DAP의 소리를 들려주게 됩니다. 주파수 응답 범위는 8~40,000Hz이며 드라이버 감도가 꽤 높아서 출력이 약한 기기로도 쉽게 구동할 수 있습니다. ANC 무선 헤드폰을 유선 연결의 패시브 모드로 들으면 소리가 형편없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YH-L700A는 오히려 힘이 넘칩니다. 제품에 포함된 기본 케이블로 애플 아이폰 XS(라이트닝 3.5 어댑터 사용)와 LG V20에 연결했을 때 절반 이하의 볼륨으로 든든한 소리를 듣게 됐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제품은 원래부터 잘 밀폐된 헤드폰입니다.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이 좋음) 이렇게 주변 소음을 줄이는 상태에서 무척 높은 해상도의 소리가 나옵니다. YH-L700A에 탑재된 드라이버가 원래 고성능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낮은 고음을 강조하지 않아서 청각 자극이 없으며, 초고음의 일부를 강조해서 소리 해상도를 높이는 튜닝이 보입니다. 전원을 켠 액티브 모드보다는 초저음의 파워가 적지만 드라이버의 소리가 애초부터 강력한 초저음을 재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리의 밀도가 매우 높으며 굉장히 부드러운 질감으로 중.저음이 귀와 머리 속까지 가득차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즉, 앰프가 꺼진 상태에서는 초저음이 크게 강조된 중.저음형 사운드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YH-L700A를 대부분은 무선으로 사용할 터이니 유선 패시브 모드는 예비용에 속하는데, 이 예비용의 소리가 어지간한 고급형 유선 헤드폰들의 수준에 도달합니다.


2) 유선 액티브 모드 (Wired, Active)

: 헤드폰의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3.5mm 케이블을 연결합니다. 그러면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에서 유선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방법은 비행기에서 주로 쓰게 될 듯하군요. 유선 액티브 모드의 소리는 무선 액티브 모드의 소리와 기본이 거의 동일하지만 힘이 조금 약해집니다. 스마트폰이나 DAP 쪽에서 볼륨을 조금 더 올려줘야 하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기억해둘 점은, 유선 액티브 모드가 되었을 때 헤드폰 케이블을 분리하면 전원이 꺼진다는 겁니다. (기본 설정임) 그리고 오른쪽 이어컵의 버튼 세 개가 비활성화되며 ANC 버튼과 3D 버튼은 동작합니다.


3) 무선 액티브 모드 (Wireless, Active)

: YH-L700A를 무선으로 사용할 때 이 제품의 모든 능력이 발휘된다고 하겠습니다. 먼저 리스닝 케어(Listening Care)와 리스닝 옵티마이저(Listening Optimizer)가 있습니다. 드라이버 진동판과 유저의 귓구멍 사이에 있는 마이크를 사용해서 현재 어떤 소리를 듣고 있는지 알 수 있으므로, 이에 맞춰서 헤드폰의 소리가 자동 조정되는 기능입니다. 리스닝 케어는 볼륨 레벨에 대응하는 기능이며 리스닝 옵티마이저는 헤드폰의 밀착(Fit) 수준에 대응합니다. 둘 다 켜두고 사용하는 게 기본이지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야마하 헤드폰 컨트롤러 앱에서 켜고 끄기를 반복해보았습니다.


리스닝 케어는 낮은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 때에도 초고음과 초저음이 잘 들리도록 해줍니다. 실제 감상에서는 헤드폰의 초고음이 원래 선명해서 초저음의 보강 효과가 더욱 강하게 드러납니다. 또, 고음과 중음 영역의 빈 곳(?)이 채워져서 소리의 질감이 더욱 매끄럽게 됩니다. 볼륨을 낮춰서 조용히 감상해도 여전히 선명하고 든든한 소리가 나온다는 뜻입니다.


리스닝 옵티마이저는 이어패드가 유저의 귀에 얼마나 밀착되는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그에 맞춰 저음의 양을 조절합니다. 유저가 스킨 헤드가 아닌 이상 헤드폰의 이어패드는 머리카락이나 안경 테 등에 의해서 밀착도가 떨어지게 되는데요. 리스닝 옵티마이저를 켜두면 안경을 쓰고 헤드폰을 착용해도 저음이 약해지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는 헤드폰을 쓸 때마다 아주 가느다란 티타늄 테의 안경을 꺼내는데, YH-L700A에서는 더 두꺼운 테의 안경을 착용해도 소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리스닝 케어와 리스닝 옵티마이저는 켰을 때의 소리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초고음과 초저음의 중요한 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앱에서 일부러 꺼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액티브 모드로 사용할 때 YH-L700A의 소리는 하나로 정해져 있으며 유저가 바꿀 수 없습니다. 헤드폰 컨트롤러 앱에 EQ 설정이 없는 것입니다. 이 제품의 소리를 만든 사람이 시그니처 사운드를 한 개로 딱 정했으며, 자동 조정 기능으로 누구나 동일한 시그니처 사운드를 듣도록 해놓았습니다. 저는 이 방식에 찬성합니다. 전용 앱을 제공하는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에서 처음 만들어낸 소리를 지키지 않고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서 다른 소리로 바꿔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적어도 야마하 YH-L700A는 현재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그대로 유지해주기 바랍니다.


※ 이하의 감상문은 '무선 액티브 모드'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YH-L700A의 음악 감상에서는 현재 메인으로 사용 중인 아이폰 XS를 주로 투입했으나 LG V20의 매칭도 대단히 좋습니다. 같은 타이달 앱을 사용하는데 V20의 블루투스 페어링 메뉴에서 '음질 우선'을 선택하면 아이폰 XS보다도 훨씬 힘차고 밀도 높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소리 해상도의 향상 효과도 크기 때문에 LG 스마트폰 유저에게 좋은 소식이 될 듯합니다. V20는 YH-L700A와 볼륨이 따로 동작하므로, 스마트폰 블루투스 볼륨을 70% 정도로 올린 후 헤드폰의 버튼으로 볼륨을 맞춰주면 됩니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볼륨이 너무 낮게 되어 있으면 소스 쪽 게인(Gain)이 낮아져서 소리가 힘없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80~100% 정도까지 올려버리면 게인 초과로 소리가 뭉개지게 되니 주의합시다.


그러면 이제부터 야마하 YH-L700A로 하는 음악 감상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에픽 베이스(Epic Bass)! 이것이 진정한 초저음이다.


첫 감상부터 저음이 폭발합니다. 높은 저음이 강력한 타격과 함께 터지면서 머리를 관통한 후, 초저음이 지진처럼 진동하며 두개골을 뒤흔듭니다. 저의 심장까지 쿵쿵거리게 만드는 저음입니다. 단순히 저음형 헤드폰이라고 정의할 수가 없는, 지금까지의 저음형 헤드폰들과는 크게 다른 경향이 있습니다.


YH-L700A는 초저음 영역만 딱 골라서 아주 크게 강조해둔 헤드폰입니다. 그야말로 진짜 서브 우퍼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줍니다. 울림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는 단단한 고체 속성의 초저음이 귀 아래로 낮게 깔립니다. (이를 위해서 리스닝 케어와 리스닝 옵티마이저를 켜두어야 합니다!) 제가 말하는 초저음은 100Hz 아래의 영역으로, 이를 라우드 스피커로 재생하려면 커다란 우퍼가 필요합니다. 매우 낮은 저음을 재생 중인 스피커를 보면 우퍼의 진동판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장면을 헤드폰에서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야마하 YH-L700A의 초저음은 거대한 서브 우퍼가 움직이는 모습을 눈으로 보는 듯한 '실존하는 초저음'입니다. 이것은 내장된 앰프 보다는 드라이버 자체의 특성으로 보입니다. 패시브 모드에서 들어봐도 저음이 매우 낮게 내려가며 아주 강하게 울리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대여하고 구입해서 사용해본 다른 고급형 ANC 헤드폰들을 떠올려보면, YH-L700A에서 드디어 진짜 초저음을 느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제품에서는 매우 낮은 저음을 내기 위해서 크게 만들어진 악기들의 물리적 덩치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재즈의 더블 베이스가 굵은 현을 튕길 때마다 크고 듬직한 저음이 무대 바닥으로 깔립니다. 락에서 베이스 드럼이 터지는 순간마다 심장을 직접 때리는 펀치를 받으며, 오케스트라의 팀파니는 콘서트홀 전체를 장악하는 듯한 초저음의 공기를 방출합니다.


중음과 높은 저음이 제법 평탄하며 높은 중음의 일부를 낮춰서 청각 자극을 제거한 튜닝입니다. 이 상태에서 초고음을 선명하게 살리며, 거대하고 강력한 초저음으로 유저의 머리를 털어주는 헤드폰이 YH-L700A입니다. 이것은 진정한 에픽 베이스(Epic Bass)...! 웅장한 분위기의 영화 사운드 트랙을 들어보면 음악에서 어떤 '위대함'을 느낄 정도로 압도적인 저음의 파도가 몰려옵니다.



*초저음의 바다에서도 변함없이 선명한 고음과 중음


초저음의 울림이 아주 길게 이어지므로 소리 전체가 흐려지지 않을까 염려할 수도 있겠습니다. (강조된 저음의 타 음역 마스킹 현상) 제가 이 헤드폰의 초저음을 칭송하는 이유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넘쳐흐르는 진동을 내면서도 고.중음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저음이 폭발하는 순간에는 고음이나 중음이 있는지 어떤지 신경 쓸 여유조차 없지만, 기본적으로 소리의 뒤쪽에서 웅장하게 쿵쾅거리는 '배경적 초저음'을 사용합니다. 이는 하만 타겟 기준으로도 과도할 정도의 초저음이지만, 스릴을 원하는 청취자의 간절한 욕망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거대한 초저음이 필요할 것입니다. 박력 넘치는 에픽 뮤직이나 영화 OST 뿐만 아니라, 편안한 발라드나 리듬 앤 블루스 음악에서도 초저음의 잔잔한 물결이 바다처럼 펼쳐집니다. Smooth Jazz를 예로 든다면 케니 지(Kenny G)의 음반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웅~하는 초저음의 배경 속에서 소프라노 색스폰의 음이 예쁘고도 명료하게 울려퍼집니다. 다른 장르의 음악에서도 YH-L700A의 소리는 초고음과 초저음이 잘 들리게 만들어진 밸런스형임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평탄한 소리와는 완전히 담을 쌓았지만, 초고음과 초저음을 뺀 나머지 영역은 균형이 잘 맞춰져 있습니다.



*영화 감상 올인 헤드폰인데 스튜디오 모니터 사운드가 남아 있다


헤드폰에서 저음을 크게 강조하면 전체 소리가 붕괴합니다. 이는 기본적인 현상이며 헤드폰 개발자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하게 됩니다. YH-L700A의 드라이버와 하우징을 만든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해결한 것일까요? 두개골을 울리는 지진 같은 초저음인데 저는 가슴 속 응어리가 싸악 씻겨내려가는 쾌감을 얻습니다. 초저음의 끝부분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으며 언제나 단단하고 치밀한 고체에 가까운 타격을 만듭니다. 즉, 매우 낮은 저음을 내기 위해서 큰 덩치를 갖게 된 악기들이 빠른 템포에도 조금도 뒤쳐지지 않으며 질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바로 이 점이 YH-L700A의 소리를 붕괴시키지 않으면서 상상 초월의 초저음을 터트릴 수 있게 합니다.


이를 조금 더 이론적으로 말한다면, 헤드폰 드라이버의 소리 응답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저음이 크게 강조되어서 평균 THD 수치는 높게 나올 듯하지만 고음과 중음 영역에서 잔향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엄청나게 울리는 저음과 초저음 영역에서도 잔향이 아니라 오로지 저음 자체의 울림만 감지하게 됩니다. 빠른 응답을 지닌 헤드폰은 그만큼 정밀하고 깨끗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들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아무리 저음 폭발을 즐기는 사람이라도 YH-L700A으로 EDM을 듣는다면 새로운 수준의 하드코어 상태가 될 것입니다. 클럽의 대형 우퍼 바로 앞에 귀를 기울여서 듣는 셈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소리의 불필요한 잔재가 없으며 빠르고 정확하게 찍히는 점을 보듯이 소리 전체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저의 기준에서는 '영화 감상 올인'이나 다름없는 헤드폰인데 그 와중에도 야마하는 스튜디오 모니터링 사운드를 남겨둔 것입니다...


이 물건으로 여러 종류의 음악을 들어보면 초저음이 매우 강하고 초고음이 약간 강조된 것을 빼면 음색적 특징이 거의 없습니다. 뭔가 밝고 화려하거나 어둡고 포근하거나 하는 특색이 나오지 않는단 말입니다. 게다가 쉴새없이 둠둠거리며 폭발하는 초저음이... 어느새 저에게는 필수적 자극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 번 맛을 보면 떨쳐낼 수가 없는 쾌락의 저음입니다. 펑펑거리는 저음에 적응해버렸으니 다른 헤드폰으로 옮기면 가슴이 너무나도 허전해집니다. 또한, 중음이 조금도 뒤로 밀려나지 않습니다. 어떨 때는 보컬과 현악기 소리가 오히려 가깝게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낮은 중음의 선이 굵어서 다이애나 크롤(Diana Krall)의 목소리가 더욱 앞쪽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 외에도 무대에 있는 다른 악기들의 소리가 모두 선명하게 들리는데, 잘 살펴보니(?) 고.중.저음이 각각 분리되어 들리도록 주파수 응답 조절을 해둔 것 같습니다.



*머리 둘레를 감싸는 깊은 공간


YH-L700A는 거의 완전히 밀폐된 구조의 헤드폰입니다. 전원을 끄고 머리에 쓰기만 해도 주변 소음이 줄어들 정도로 밀폐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소리의 주파수 응답 형태가 원래부터 '공간감 확장'을 위해서 설계된 모양입니다. 이 헤드폰의 멀티 채널 홈시어터 효과를 만드는 핵심적 기획이라고 하겠습니다. 주파수 응답 측정을 한다면 저음 강조 때문에 가파른 산맥 같은 모습이 나오겠지만, 유저가 체감하는 형태는 아주 넓게 그려진 U 모양의 라인일 것입니다. 초고음부터 초저음의 영역까지 고.중.저음이 훌륭한 균형을 이루며 넓게 펼쳐집니다. 초저음의 거대한 공간이 제 머리의 둘레를 완전히 감싸며, 이 깊은 공간 속에서 수많은 악기들이 여러 방향으로 소리를 뿜어냅니다. 그런데 이 모든 소리들이 머리 중앙으로 정확한 초점을 이루며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겁니다. 밀폐형 헤드폰인데... 듣는 이의 두뇌에서 밑도 끝도 없는 공간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일반적인 스테레오 채널의 음악을 들어도 YH-L700A은 커다란 극장 안에서 초대형 스피커로 감상하는 듯한 경험을 주었습니다.



*음악 감상이 액션 영화처럼 스릴 넘치게 된다


블루투스 기준에서도 매우 높은 해상도

빠른 응답 속도와 정밀한 묘사 능력

초고음과 초저음이 확장되는 U 모양의 소리

초고음과 초저음 사이의 모든 영역은 밸런스 최적화

실존하는 대형 서브 우퍼의 폭발적 초저음

한 번 느끼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중독적 초저음

대형 극장의 실내 같은 웅장한 공간 경험


이런 식으로 목록이 계속 나옵니다. 저도 이 제품의 리뷰 원고를 왜 이리 길게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YH-L700A의 소리를 듣고 생각에 잠기면 할 말이 계속 나옵니다.


자연 악기와 사람 목소리의 현장 녹음을 선호하기에 평탄한 주파수 응답과 온화한 소리를 원한다면 이 헤드폰은 종류가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1인의 스테레오 스피커 감상을 위해 튜닝된 오디오 룸과 여러 관객을 영화 속 공간으로 넣기 위해 만들어진 극장은 본성부터 다릅니다. YH-L700A은 위에서 나열한 목록에서 볼 수 있듯이 '극장의 경험'을 위해서 설계된 헤드폰입니다. 제가 정기적으로 다루는 수백만원대의 하이파이 헤드폰들을 생각한다면 YH-L700A의 소리는 대단히 충격적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ANC 무선 헤드폰들을 떠올려봐도 YH-L700A에 비하면 다른 헤드폰들이 모두 음악 감상 전용이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적어도 제가 접해본 헤드폰들 중에서 실제로 영화 감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YH-L700A이 최초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아니라 음악 감상에서도 짜릿한 고음과 그야말로 펑펑 폭발하는 저음을 들려주니 이 마력에서 더 이상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더 좋은 점은, 제가 이렇게 즐기는 소리를 YH-L700A의 자동 조정 기능으로 인해 여러분도 거의 그대로 듣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3D 사운드 필드의 영화 감상


모델 명칭은 YH-L700A이지만, 저는 야마하 홈시어터 헤드폰이라고 부릅니다. 이 제품은 헤드밴드가 편안하고 이어패드 쿠션이 푹신해서 장시간의 영화 감상에도 멀쩡한 머리 상태를 유지해줍니다. 스피커로 꾸린 홈시어터를 생각한다면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하는 소파를 고급품으로 갖춰둔 셈입니다. 그런데 홈시어터의 형태가 ANC 무선 헤드폰이라서 실내 뿐만 아니라 고속버스, 기차, 비행기 등으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도 주변 소음을 차단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YH-L700A로 영화를 감상하면 제가 음악 감상 파트에서 서술했던 모든 강점이 3D 사운드 필드 기술과 만나면서 최대로 증폭됩니다. 이 사운드 효과는 청취자를 영화 속으로 몰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창 상영 중인 극장 안으로 들어오게 만듭니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소리를 들으면 제가 있는 공간이 사무실이나 방이 아니라 저녁 8시에 막 도착한 극장의 내부로 바뀌는 겁니다. YH-L700A로 음악을 듣다가 이제 영화를 보기로 했다면 오른쪽 이어컵의 3D 버튼을 길게 눌러줍시다. '시네마'라는 안내 음성과 함께 3D 사운드 필드 중에서 시네마 모드가 켜질 것입니다. 이 상태에서 3D 버튼을 짧게 한 번씩 누르면 드라마, 뮤직 비디오, 콘서트 홀, 아웃도어 라이브, 오디오 룸, 백 그라운드 뮤직의 순서로 모드가 변경됩니다. 이들은 각각의 공간 음향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근본은 시네마 모드에서 시작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참고 : 야마하 YH-L700A에는 센서를 사용한 헤드 트래킹 기능도 있습니다. 헤드폰 컨트롤러 앱에서만 켤 수 있으며, 앱을 켜는 순간에 유저가 보고 있던 방향을 센터로 잡게 됩니다. 예를 들면 PC 모니터를 보면서 헤드 트래킹을 켰다면 PC 모니터를 기준으로 좌우에 스피커가 놓인 방이 시뮬레이션됩니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보면 소리의 방향이 달라지는 효과입니다. 헤드폰 컨트롤러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영화를 본다면 스마트폰 화면 기준으로 센터 설정이 되어서 헤드 트래킹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PC에서 영화를 보겠다면 PC 모니터 앞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앱에서 헤드 트래킹을 켠 후 스마트폰의 페어링을 끊고 PC와 새로 페어링해줘야 합니다. 헤드 트래킹을 꺼도 3D 사운드 필드의 공간 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이렇게 일일이 챙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게임 플레이를 위한 보너스 기능이 아닌가...하는 정도로 판단 중입니다.



3D 사운드 필드 중에서 시네마 모드는 좌우 채널의 거리를 멀게 해서 실내 공간을 넓히고, 사람 목소리가 더욱 부각되는 센터 채널의 효과도 냅니다. 그리고 일부 소리를 리어 채널 효과가 나도록 뒤쪽으로 작게 배치합니다. 최소 5.1채널의 홈시어터가 되는 셈입니다. 헤드폰의 소리가 원래 공간감을 내도록 만들어졌으니... 거기에 3D 사운드 필드를 더하면 영락없는 극장 내부의 소리가 됩니다. 저는 분명히 스테레오 헤드폰을 쓰고 있으나, 귀로 듣는 소리는 홈시어터 시스템의 여러 특징을 체험하는 중입니다.


프론트 채널의 트위터에서 나오는 고음이 짜릿해서 소름이 돋습니다. 특히 전쟁 영화에서 총알 스치는 소리가 섬뜩합니다. 금속 식기나 술잔이 닿으면서 나는 소리, 칼끼리 부딪히거나 폭발로 유리가 깨지는 소리처럼 고음 품질이 중요한 효과음에서 생동감이 있습니다. 센터 채널의 중음은 매우 명료하며 앞으로 튀어나오는 편입니다. 사람 목소리의 위치는 영화마다 다르게 되어 있으며, 헤드폰에서 센터 채널을 배정해도 원래 목소리가 멀게 제작된 영화는 멀게 들립니다. 시네마 모드의 YH-L700A는 배경의 저음형 사운드 트랙이 '진동'하고 있어도 배우들의 대사가 선명하게 들려서 좋습니다. 또한 극장 내부의 울림(반사, 리버브)을 묘사하는 리어 채널이 연출됩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이 3D 사운드 필드 효과의 최대 장점입니다.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듯한 현장감의 결정타가 되거든요.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다가 일시 중지를 하면 소리 일부가 잠시 울리다가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별도의 서브 우퍼에서 나오는 듯한 거대하고 강렬한 리얼 초저음이 영화의 규모를 웅장하게 만듭니다.



여기까지 YH-L700A을 겪고(?) 나니... 야마하가 음향 스튜디오와 공연 시설에 제품을 공급하며 쌓은 노하우가 그대로 무선 헤드폰에 적용됐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돌비, THX 등의 사운드 효과를 탑재한 게이밍 헤드폰도 영화 감상에 매우 좋습니다. 그러나 야마하 YH-L700A는 영화 감상을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 해줍니다. 여러 장르의 영화를 포괄하는 홈시어터처럼, 사운드의 품질과 완성도가 높으며 진짜 서브 우퍼를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고가의 하이파이 스피커와 AV 리시버로 구성된 홈시어터 오디오 시스템을 헤드폰 한 개로 집약한 결과... 극장 속의 현장감을 복사 붙여넣기하면서 초저음을 폭발시키는 괴물이 나왔습니다. ■



*이 리뷰는 해당 브랜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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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p-shure님 포함 2명이 추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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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의 저음 ㅋㅋㅋ 너무 잼있네요 집에서 팡팡 터드려가며 듣지 못하는 아쉬움을 해소해줄 헤드폰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강력크한 서브우퍼의 타격감을 블투 무선 헤드폰에서 구현 시킬수 있다면 가치 있어보입니다

14:41
21.07.12.

 정말 여러모로 궁금하게 만드는 녀석이네요~ 정성스런 리뷰 잘 보았습니다.

18:14
21.07.19.
뽐뿌일어나네요
확실히 요런 만능 엔터테인용이 제일 활용가치 높긴한데요
07:13
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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