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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다이내믹 드라이버 IEM 세계의 숨겨진 보물, E사운드 팩토리 G7 Pro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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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이어폰은 일반적인 경로에서는 구입할 수 없습니다. 제품명으로 검색해도 정보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이어폰이 아니라, 이어폰을 제작하는 분이 네이버 카페를 통해서 직접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네이버 카페의 이름은 'atrio sound의 탄생'이니 한 번 가보시길 권합니다. 2000년 초반부터 휴대 음향 취미를 즐겨온 아재 여러분은 아마도 '아트리오(Atrio)'라는 이름에 반가움을 느끼실 겁니다. 바로 그 아트리오를 만든 분이 이제는 'E사운드 팩토리'라는 작은 회사를 열어서 몇 개의 신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가장 진보된 모델인 'G7 Pro'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이어폰을 기억하십니까?"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요 녀석을 주목해주세요!"


G7 Pro는 소량 생산 후 네이버 카페의 직접 주문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격은 17만원이며 현재는 여름 이벤트로 할인 중인데요. 그래도 10만원대의 돈이면 큰 회사들의 괜찮은 이어폰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G7 Pro에 들어 있는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서 10만원대 가격은 사실상 헐값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현재까지 제법 많은 수가 팔려나간 이유도, G7 Pro의 소리가 큰 회사들의 10만원대 이어폰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참고 : E사운드 팩토리는 G7 Pro의 페이스 리프트를 진행하고 구형 디자인의 G7 Pro 하우징을 신형으로 무료 교체해주는 중입니다. 아래의 사진 네 장에서 왼쪽이 구형 디자인, 오른쪽이 신형 디자인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단 제 귀로는 구형 하우징과 신형 하우징의 이어폰 소리가 거의 똑같게 들립니다.



소매상을 통해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고, 굉장히 작은 규모로 생산하기 때문에 패키지와 구성품이 아주 단출합니다. 네이버 카페의 공지글을 통해서 입금 및 메일 주문을 하고 나면 아주 작은 박스 하나가 배송될 것입니다. 제습 처리가 되어 있는 상자 속에 케이블이 분리된 이어폰 본체와 이어팁 3쌍이 있습니다. 케이블은 저렴한 기본 케이블과 2만원이 추가되는 은도금 동선 케이블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케이블 커넥터는 MMCX) 즉, G7 Pro는 큰 회사 이어폰들과 달리 이어팁이 딱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며 케이블도 직접 골라야 합니다. 그래서 유저들이 각자 다른 이어팁을 끼워서 감상하며 서로 다른 소리를 듣게 됩니다.



저는 G7 Pro에 은도금 동선 케이블을 연결하고 아트리오에 들어 있던 검정색 더블팁을 약간 개조해서 장착해두었습니다. 이 상태의 소리가 제 입맛에 맞으며 착용도 단단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의 참조를 위해서 소리 감상문을 작성한다면 더욱 기본적이고 객관적인 상태를 기준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G7 Pro에 '기본 회색 실리콘 이어팁'과 '기본 케이블'을 장착한 상태로 음악을 들으며 작성했습니다.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기본 또는 다운그레이드 상태로 볼 수 있으니 미리 염두에 두시길 권합니다. G7 Pro는 매우 깊고 낮게 울리는 초저음을 갖고 있으므로 이어팁이 잘 맞는다면 제대로 저음을 경험하시게 될 겁니다. 회색 실리콘 이어팁은 슈어 이어폰에 포함되는 것과 거의 동일한 제품으로 보이며, 기본 폼팁보다 고음이 선명해지고 저음 펀치가 단단하게 들립니다. 저렴한 기본 케이블은 소리 해상도의 제한이 있으나 음색이 중립적이어서 기준점으로 쓰기에 좋다는 생각입니다. 제품 주문에서 고를 수 있는 은도금 동선은 제작자분이 직접 검증한 품목이므로, G7 Pro에 고가의 커스텀 케이블을 끼울 예정이 아니라면 은도금 동선 케이블로 주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SOUND



제가 쓰는 감상문마다 반복하는 내용이지만 또 반복하겠습니다. (-_-)a 대부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들은 헤드폰 앰프의 긍정적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BA 이어폰들보다도 앰핑의 효과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인데요. G7 Pro도 거치형이든 휴대용이든 헤드폰 앰프의 출력을 받으면 소리의 질감과 굵기 등이 향상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저들이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사용할 것이라 예상해서, 저는 아스텔앤컨 SR15의 3.5mm 연결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이 경우 SR15의 볼륨을 65~75 정도로 두고 감상하게 됐는데, 드라이버 감도가 매우 높은 인이어 모니터들은 볼륨 40 정도로 감상하므로 G7 Pro의 구동에 약간의 힘이 더 필요한 셈입니다. 요컨대, 이 물건을 스마트폰이나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서 들어도 좋지만 USB 동글 앰프 정도만 추가해줘도 더욱 좋은 소리가 될 것입니다.


*참고 : 기본 케이블 연결에서는 중.저음 중심의 포근하고 조금 어두운 음색이 됩니다. 은도금 동선 케이블 연결에서는 소리 해상도가 올라가고 고음이 더 밝게 되며, 이후 다른 커스텀 케이블로 교체하면 더욱 샤프하고 명료한 고음을 듣게 될 확률이 높겠습니다.



*DD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에 탑재되는 드라이버


제가 생각하기에 E사운드 팩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개발과 튜닝 기술'입니다. 이어폰의 하우징 디자인과 완성도는 아직도 발전될 부분이 있으나, 내부의 드라이버가 대단히 독특한 소리를 지니고 있어서 청취자들이 놀라게 됩니다. 2007년경 한국의 제작자와 미국의 판매자가 협력하여 활동했던 퓨처 소닉스는 FS1과 아트리오라는 이어폰으로 '최고의 저음'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긴 세월이 흐른 후 한국의 제작자분이 네이버 카페를 통해서 FS1, 아트리오의 재고를 매우 저렴하게 판매하자 오래된 휴대 음향 애호가들이 찾아와서 모두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한 편 해외에서는 FS1, 아트리오보다 훨씬 높은 등급의 G10이라는 이어폰이 출시되었습니다. 이는 본격적인 프로 오디오 이어폰으로서, 최고의 저음 뿐만 아니라 확장된 주파수 대역폭과 소리 해상도를 더한 제품입니다.


그리고... 이 G10의 드라이버를 사용해서 만든 신규 모델이 G7 Pro입니다. G10 드라이버의 성능이 하도 뛰어나서 이것 하나로 커스텀 이어폰을 만들어도 뮤지션들이 모든 소리를 감지할 수 있게 될 정도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도 1,000달러대 DD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에 이 풀레인지 드라이버가 탑재되고 있습니다. E사운드 팩토리도 최종적으로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커스텀 이어폰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G7 Pro는 그러한 하이엔드 DD 사운드를 부담없는 가격으로 널리 전파하는 제품이 되겠습니다.


*참고 : FS1, 아트리오의 드라이버를 응용한 신제품이 G5입니다. 예전에 간단히 작성한 후기 링크를 남겨둡니다.


https://blog.naver.com/luric/222256415378


*아트리오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특유의 저음 질감


소리의 밀도가 굉장히 높게 들립니다. 특히 저음과 초저음의 밀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이것이 고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저음 질감'을 만듭니다. 저도 수많은 이어폰들을 리뷰하면서 훌륭한 저음을 체감해왔지만 아트리오의 저음 같은 질감은 아직도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이므로 진동판 소재와 자석 강도, 보이스 코일 소재 등으로 만들어지는 물리적 현상일 터인데 어떻게 이렇게도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풀레인지 DD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한 튜닝


G7 Pro는 DD 이어폰 중에서도 주파수 대역폭과 해상도를 크게 업그레이드한 제품입니다. 그러나 BA 이어폰들에 비하면 아직도 더 높은 해상도를 뽑아낼 여지가 있습니다. 케이블을 업그레이드하면 소리 해상도가 크게 올라가지만 원래부터 고.중.저음이 뚜렷하게 분리되는 소리가 아닙니다. 이는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기본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중.저음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조화를 이루지만, 음 영역을 여러 개로 나눠서 각각의 드라이버로 최적화하는 멀티 BA 설계에 비하면 해상도와 입체감에서 밀리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다이내믹 드라이버에서 체감 해상도를 올리려면 높은 중음 영역을 크게 낮추고 고음을 강조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음색이 밝아지며 소리가 왜곡된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그러나 G7 Pro는 음색 왜곡을 최대한 지양하면서 더욱 선명한 고음과 더욱 낮게 내려가는 저음을 달성합니다. 단, 그만큼 높은 중음 일부를 낮춰서 G5보다는 V 모양의 소리에 가깝게 됐습니다.



*BASS!


저음! 이 저음은 실로 특별한 것입니다. 거대한 북이 울릴 때마다 제 귀 속의 고막이 쿵쿵거리며 울리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 울림이 머리의 아래쪽으로 낮게 깔리며 웅장한 배경을 만듭니다. 낮은 중음, 저음, 초저음 순서로 계속 상승하는 형태입니다. 보컬과 현악기의 낮은 음이 매우 두텁게 들리며 저음 펀치가 강하고 초저음의 진동이 더욱 깊고 길게 울립니다. 그런데 저음의 진동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고 단단하게 튕기는 탄력을 보입니다. 거대한 북의 탱탱한 가죽이 튕기는 느낌을 이어폰의 진동판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뚜렷한 강조 없이 자연스럽게 스며나오는 선명한 고음


제가 G5의 소리를 듣다가 G7 Pro의 시제품을 처음 받아서 소리를 들었을 때 제일 놀란 점은 고음의 선명함이었습니다.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의 하이엔드를 따진다면 아무래도 젠하이저 제품들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G7 Pro의 드라이버는 젠하이저의 드라이버와 크게 다른 방식으로 고음 해상도를 확보합니다. 젠하이저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고음과 저음이 뚜렷하게 솟아오르는 강렬한 V 모양 사운드이며, G7 Pro의 드라이버는 중음과 저음이 뚜렷하게 강조되면서도 고음의 선명도를 적절히 확보하는 느낌입니다. 의도적으로 고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진동판에서 그저 자연스럽게 고음이 스며나오도록 해두었습니다. 유저 여러분은 이어팁과 케이블의 종류에 따라서 많이 다른 느낌을 받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중.저음을 든든하게 들려주면서 고음이 '은은한 선명함'을 내도록 튜닝되어 있습니다.


*충실한 중음에서 풍겨오는 인간적 감성


풀레인지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또 다른 강점은 '충실한 중음'일 것입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의 금속 진동판은 정밀한 소리에 유리하지만, 굵은 선과 풍성한 울림으로 중음을 재생하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맛을 내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다수의 BA와 정전형 트위터를 사용해서 하이엔드 인이어 모니터를 만드는 사람들도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저음이 아닌 중음 재생용으로 쓰곤 합니다. 인이어 모니터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제리 하비도 일렉 기타의 중음을 '실제로' 재생하려면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롤라'에서 중음 DD를 채택함) G7 Pro의 중음은 고음과 저음보다 비중이 조금 낮게 되어 있는데, 음악을 듣노라면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가 유난히 굵고 촉촉하게 들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굵다'는 표현은 중음의 선이 굵게 들린다는 뜻이고, '촉촉하다'는 표현은 중음 영역에 듣기 좋은 잔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 쯤에서 또 한 가지 주의 사항을 언급해야겠습니다. G7 Pro의 소리는 그리 정밀하지는 않습니다. 이 제품의 소리에서 체감되는 가장 정밀한 부분은 저음이며 중음과 고음 영역에서는 진공관 앰프 같은 잔향이 조금씩 배어나옵니다. (이것도 이어팁과 케이블 종류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케이블의 영향이 매우 크네요.) 여기에서 또 젠하이저 제품과 비교하게 되는데... IE900의 소리를 들어봤을 때 저는 엄청나게 낮은 토탈 하모닉 디스토션(THD) 수치를 귀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소리에서 이 정도까지 잔향을 제거할 수 있다니! 엄청나게 빠른 응답 속도와 밀리그램의 잔재조차 남기지 않는 정밀함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그러나 그 정밀함이 소리를 건조하게 만들며 음악의 감정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G7 Pro의 소리는 저음이 포근하고 고.중음이 촉촉하며 약간의 잔향으로 음악 속의 감정을 증폭해줍니다. 바로 이 점이 G7 Pro를 더욱 인간적이고 감성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라우드 스피커 느낌인데 케이블에 따라서 스피커 종류가 바뀐다


이 제품은 라우드 스피커의 소리 형태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스피커 중에서도 네트워크 없이 하나의 드라이버로 모든 대역을 재생하는 풀레인지 스피커에 가깝습니다. 장면을 상상해본다면, LP 음반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방에 놓인 목재의 궤짝 스피커를 연상하게 됩니다. 커다란 덩치의 진동판 하나에서 매우 낮은 저음의 진동과 몹시 굵은 선의 중음이 뿜어져 나오는데 간헐적으로 시원한 고음도 들려옵니다. 소리를 여러 구역으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크고 충실한 덩어리로 표현합니다. 이 점이 청취자의 마음을 안정시키며 더욱 자연스러운 인상을 줍니다.


그런데... 이런 느낌은 가장 저렴한 가격의 기본 케이블 연결 상태에서 나온 것입니다. G7 Pro의 몸 속에는 고가의 커스텀 이어폰에도 탑재되는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이 드라이버의 잠재력이 굉장해서, 귀에 맞는 이어팁을 찾은 후에는 별도의 커스텀 케이블을 통해서 G7 Pro의 진면목을 볼 수도 있습니다. 10~20만원대의 은도금 동선 케이블로만 바꿔도 목재 풀레인지 스피커가 아니라 현대적 디자인의 3-Way 북쉘프 스피커 소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제가 때마침 수백만원대 가격의 하이엔드 이어폰용 케이블을 대여하게 되었기에 G7 Pro에도 연결해봤습니다. 이 제품 속의 드라이버가 얼마나 넓은 주파수 대역을 표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새삼 놀랐습니다. 초고음과 초저음이 더욱 확장되고 소리의 에너지가 훨씬 강해져서, 마치 커다란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한 쌍을 둔 오디오 룸 안에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G7 Pro는 하우징이 작기 때문에 무거운 8심 케이블을 끼우면 이어폰 착용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G7 Pro는 이어폰 수집가들이 보물 찾듯이 발견하여 구입한 후 자신이 보유한 여러 케이블과 이어팁을 조합해보는 아이템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작성한 소리 감상문은 이 제품이 지닌 소리 중 일부에 불과하며, 진정한 잠재력은 유저 여러분이 직접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E사운드 팩토리의 제품 제공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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