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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웅장한 규모 속에서 보컬과 현악기를 뿜어내는 황금빛 대형 헤드폰, 센디 오디오 피콕 (feat. 에이바)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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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센디 오디오(Sendy Audio) 에이바(Aiva) & 피콕(Peacock)


*특징

둘 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탑재한 풀 사이즈 오픈형 헤드폰

에이바는 매우 정밀한 하이파이 사운드를 좋은 가격으로 제시함

피콕은 거대한 크기 만큼 웅장하고 힘찬 소리를 들려주는 하이엔드 모델

피콕은 채널당 4개의 보이스 코일을 탑재한 쿼드 포머(Quad-Former) 기술이 적용됨


*장점

둘 다 소리가 좋음

둘 다 가격이 좋음

둘 다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음

둘 다 보컬과 현악기 소리를 아주 가깝게 들려줌

에이바는 소리의 선명함으로 청취자를 압도할 정도

피콕의 소리는 훨씬 비싼 하이엔드 헤드폰들과 견주어도 될 듯

유용한 하드 케이스와 각종 케이블 액세서리


*단점

에이바는 고성능 스튜디오 헤드폰의 소리라서 감성적 효과는 약한 편

피콕은 중.저음 중심의 소리라서 샤프하고 밝은 음색을 원한다면 맞지 않을 듯

피콕은 꽤 무거워서 목 단련이 필요함


*요약

서로 다른 목적과 주제를 지닌 두 개의 고해상도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 두 제품 모두 고유의 동양적 디자인과 꾸밈없는 음색을 지향한다. 에이바는 놀라운 고음 선명도와 평탄하게 들리는 중.저음이 특징이며, 피콕은 자극없는 음색과 웅장한 규모의 소리를 내는 오디오 애호가용 플래그쉽 헤드폰이다.


"왼쪽이 에이바, 오른쪽이 피콕입니다."


센디 오디오! (-0-)


음... '시브가!!'처럼 발음이 입에 착 붙지는 않는군요. 일반적인 오디오 브랜드 명칭입니다. (??) 전에 시브가 헤드폰 3종 리뷰에서 언급한대로, 중국 회사 한 군데에서 운영하는 두 개의 음향 브랜드 중에서 오늘은 해외 수출용 고급 브랜드인 센디 오디오(Sendy Audio)의 헤드폰 두 개를 살펴보겠습니다. 예전에 상세히 리뷰했던 '에이바(Aiva)'와 완전히 새롭게 접하는 '피콕(Peacock)'입니다.


"다시 봐도 시원한 소리가 떠오르는 에이바입니다."


"황금이 번쩍거리는 대형 헤드폰, 피콕입니다."



센디 오디오 에이바



에이바는 2020년 12월초에 정식 리뷰로 다루었는데 이번에 시브가(Sivga) 헤드폰 3종도 리뷰하게 됐으니 다시 한 번 빌려보았습니다. 시브가 P-II 리뷰에서 에이바와 다른 점과 비슷한 점을 언급하기 위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두 헤드폰은 우드 하우징의 구조만 공유할 뿐 뼛속부터 완전히 다른 물건입니다. 디자인과 소리 모두를 볼 때, P-II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광물이나 싱싱함을 그대로 지닌 야채 같고, 에이바는 아름답게 연마된 보석이나 정밀하게 완성된 도면과도 같습니다. 젠하이저 헤드폰에 비유한다면 P-II는 HD600이며 에이바는 HD800인 셈입니다.



에이바의 외관과 소리에 대해 자세히 써놓은 리뷰는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리뷰어로서 가장 신선한 경험을 하는 순간은 ´완전히 모르는 회사의 신제품´을 만날 때입니다. 그리고 그 신제품이 완전히 새로운 소리를 들려준다면 신선도가 200%쯤 증폭됩니다...
루릭 | 2020.12.09


그래도... 여러분이 일일이 링크 타고 나가서 장문을 읽어보실 필요가 없도록 에이바의 요약본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_-)a



에이바의 이어컵은 P-II와 거의 같은 크기이지만, 헤드밴드 구조와 크기가 다릅니다. 더욱 슬림하고 머리에 착 붙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품을 구입하면 의외로 작은 박스가 배송되며 적은 부피의 하드 케이스가 나옵니다. 시브가 P-II는 헤드밴드가 크고 이어컵이 눕혀지는 구조라서 하드 케이스가 얇고 넓은 모양인데요. 에이바는 이어컵을 세운 그대로 수납하므로 하드 케이스가 작고 뚠뚠한(?) 모습입니다. 케이스 안에는 헤드폰 본체와 함께 4.4mm 기본 케이블과 3.5mm 변환 케이블이 담겨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에이바의 기본 케이블이 밸런스 연결을 위한 4.4mm 커넥터를 사용하며 다른 기기의 언밸런스 연결에 3.5mm 변환 케이블을 쓴다는 겁니다. 시브가와 센디 오디오는 4.4mm를 선호하니 선택에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에이바는 크기가 작은 편이지만 헤드밴드가 머리에 여유롭게 씌워집니다. 얇은 가죽 해먹이 알루미늄 프레임을 따라서 늘어나며 머리 정수리를 편안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머리가 큰 사람도 쉽게 착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어패드는 측면이 가죽이고 피부에 닿는 부분이 벨벳 소재라서 감촉이 부드럽습니다. 소리의 조율을 위해 이어패드 가죽에 타공 처리가 된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금속으로 된 스피커 그릴은 용의 비늘을 상징하는 형상이며, 목재의 이어컵은 제브라 우드 덩어리를 깎아서 만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국 제품에 대한 품질 신뢰도가 낮을 수는 있겠으나 적어도 시브가, 센디 오디오는 외장 마감 수준이 높습니다. 회사의 시작이 '훌륭한 목재 가공'이라고 해도 될 정도라서 단단하고 깔끔한 우드 이어컵을 볼 수 있습니다.



*요약 : 선명하고 단단한 고해상도 플랫 사운드!


제품의 소리에 대해서는 정식 리뷰에서 영혼까지 뽑아내어 설명해두었으니 지금은 간단히 요약만 하겠습니다. 시브가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정립하고 센디 오디오를 매니아들에게 알리는 역할에서, 에이바는 아주 중요한 스테디 셀러입니다. 시브가 P-II는 많은 유저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헤드파이 시스템을 만들게 해주며, 센디 오디오 에이바는 더 높은 비용을 투입하는 매니아들에게 초고해상도 사운드의 가격대 성능비를 제시합니다. 국내 가격 80만원대의 평판형 자석 헤드폰인데 깜짝 놀랄 정도로 높은 해상도의 투명한 소리를 들려주는 겁니다. 실제로 측정해본다면 평탄하게 나오지 않겠으나 듣는 유저의 심리에서는 고해상도의 플랫 사운드를 경험하게 됩니다. 시원하고 깨끗한 고.중음과 짧게 끊어서 치는 단단한 저음이 훌륭한 균형을 이룹니다. 사실상 스튜디오 모니터 헤드폰의 소리이며, 그 중에서도 음악성을 더 많이 제거한 하드코어 모니터링 용도가 되겠습니다.



에이바는 연결된 재생기, DAC, 앰프 등의 음색을 그대로 드러내며, 응답 속도가 하도 빨라서 거의 광속에 이를 지경입니다. 3 미크론 두께의 극히 얇은 진동판이 빈티지 정전형 헤드폰처럼 투명한 소리와 최대의 디테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저음 영역은 주로 높은 저음이 강조되는데 펀치가 가히 돌덩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단단합니다. 초저음 영역은 별다른 강조 없이 평탄하게 유지해서 에이바의 소리를 더욱 깨끗하게 다듬어줍니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바깥에 설치된 스피커로부터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공간감이 있습니다. 사운드 이미지의 초점이 귀 근처 바깥쪽으로 넓게 펼쳐지는 오픈형 헤드폰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에이바는 극히 투명한 소리와 충실한 중음 재생으로 남녀 보컬을 '그대로' 들려줍니다. 저로서는 '최고의 보컬 헤드폰'이라고 할 만큼 맑고 시원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센디 오디오 피콕



에이바를 통해서 이미 실력을 보여준 센디 오디오인데, 피콕(Peacock)은 다른 차원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실력 과시'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우리가 마음 먹고 하이엔드 헤드폰을 개발하면 이 정도의 물건이 나온다!'라며 자부하는 것 같습니다. 피콕의 국내 가격은 200만원대 초반이라서 결코 싼 값이 아니지만 이 헤드폰의 완성도와 소리를 접해보면 300만원대 이상의 하이퍼급 헤드폰이 떠오릅니다. 즉, 아주 비싼 헤드폰의 세계에서 가성비 제품인 것입니다. 이미 출중한 헤드파이 시스템을 갖춘 애호가에게 새로운 소리의 평판형 자석 헤드폰으로 권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개인적 기준에서는, 피콕이 센디 오디오의 진정한 실력이자 자부심 표출이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이 헤드폰을 처음 손에 들어볼 때부터 이미 압도된 상태였거든요.



피콕은 밝은 갈색의 하드 케이스 안에 담겨 있습니다. 이 케이스는 에이바의 케이스와 비슷한 모양새이지만 표면 질감이 훨씬 고급스러운 천연 가죽이며 아래쪽의 황동 받침까지 고급진 인상을 줍니다. 케이블도 확실히 다릅니다. 파우치 안에 담긴 기본 케이블을 꺼내면 묵직한 8심 케이블이 나오는데요. 기본 커넥터가 4.4mm 규격이며 헤드폰 쪽은 4핀 미니 XLR 커넥터로 되어 있습니다. 별다른 동작 없이 커넥터 플러그를 조금씩 돌리면서 밀면 '딱'하고 끼워집니다. 빼낼 때는 플러그 외부를 잡아당기면 쉽게 분리됩니다.



여기에 더하여 4.4mm 커넥터를 변환할 수 있도록 6.3mm 변환 케이블과 4핀 XLR 변환 케이블이 기본 포함됩니다. 그러므로 헤드폰 앰프가 지원한다면 4.4mm와 4핀 XLR의 밸런스 연결이 가능하며 6.3mm 언밸런스 연결도 됩니다. 드라이버의 소리 잠재력이 막대한지라 커스텀 케이블로 업그레이드하는 분도 있겠지만, 피콕의 기본 8심 케이블은 음색을 꾸미지 않고 높은 소리 해상도를 보장하는 제품으로 보입니다.



피콕을 처음 손에 들어보면 소재와 무게에서 놀라게 될 것입니다. 비싼 고급품들이 그러하듯 피콕에도 플라스틱이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어패드와 헤드밴드는 염소 가죽으로 제작됐으며 굵고 튼튼한 금속 파트는 절삭 가공된 알루미늄 소재입니다. 우드 하우징은 매우 단단하고 마감이 깨끗하며 스피커 그릴에는 24K 금 도금으로 한껏 멋을 냈습니다. 더블 사이드 마그넷 구조이며 진동판과 자석을 하나의 알루미늄 하우징으로 감싸놓았습니다. 여기에 가죽과 금속의 무게가 더해지니 피콕의 기본 무게는 578g이 되었습니다. 분명히 무거운 헤드폰인데, 두툼한 가죽 헤드밴드와 이어패드 덕분인지 착용감은 좋습니다. 혹시 오디지 헤드폰들로 목 단련을 해오셨다면 피콕도 오랫동안 편하게 쓸 수 있을 겁니다.


"피콕의 헤드밴드 안쪽에는 네모진 패드 쿠션들이 있으나 시브가 헤드폰들처럼 두피 지압을 하지는 않습니다."


제품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피콕의 스피커 그릴 디자인은 수컷 공작새가 화려하게 날개를 펼친 모습을 상징합니다. 여기에 24K 금 도금까지 되어 있으니 정면에서 보면 태양이 빛나는 듯합니다. 우드 하우징을 고정하는 핀도 금 도금되어 있으며 기본 케이블의 좌우 구별을 위한 빨강색 파랑색 수축 튜브가 눈에 띕니다. 그리고... 우드 하우징 테두리에는 음각으로 '센디 오디오 디자인 작품!', '쿼드 포머 기술이라능!'이라는 영어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번역이 조금 오버하고 있으니 양해 바람)



고급 소재만 사용해서 묵직하고 단단하게 만들어낸 헤드폰이거늘, 전체적인 디자인 조화가 없어서 천연 자연 날것(...)의 느낌이 듭니다. 개인의 공동 제작 헤드폰 같은 인상도 있고요. 하지만 우드 하우징 테두리에 큰 글자로 새겨둔 '쿼드 포머(Quad-Former) 기술'에 대해서는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극히 얇은 두께와 넓은 면적의 진동판 한 장을 두 개의 자석 패널 사이에 둡니다. 그리고 보이스 코일을 진동판의 앞 뒤, 진동판의 양쪽 측면에 넣었다고 합니다. 즉, 각 채널마다 네 개의 보이스 코일이 배치된 것입니다. 이 설계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한 번 들어보십시다. (-_-)/


*평판형 중에서도 중음과 저음이 더욱 강조된 소리


아주 큰 헤드폰이며 더블 사이드 마그넷의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탑재했지만 드라이버 감도가 그렇게 낮지는 않습니다. 피콕에게는 헤드폰 앰프가 필수이지만 작은 헤드폰 앰프로도 감상이 가능한 정도로 효율이 좋은 편입니다. 예를 들면 최대 볼륨 99의 그레이스 디자인 M900에서는 60 정도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바쿤 CAP-1003에서도 볼륨 노브를 11시 방향으로 두면 충분했고요. (아날로그 연결된 M900의 볼륨을 95로 맞춘 상태) 그러나 피콕의 사운드를 제대로 즐기려면 출력이 보강되는 밸런스 연결을 권하겠습니다. 밸런스 연결에서는 소리 선이 굵어지고 중.저음이 강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이것도 피콕의 소리 성향과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저는 4핀 XLR 연결로 밸런스 구동이 되는 젠하이저 HDVD800에서 피콕을 주로 감상했습니다. 이 때 볼륨을 9시 방향으로 두어도 충분할 정도였으니 피콕은 덩치 큰 평판형 자석 헤드폰 중에서도 구동하기 쉬운 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소리의 첫 인상은...


거대합니다. (-0-)! 웅장합니다. (ㅇ0ㅇ)!


근본적으로 크게 확장된 저음과 초저음이 처음부터 몰려옵니다. 일단은 새 제품 상태를 면하기 위해서 5시간 정도 음악 재생을 해두었는데, 근본적으로 소리의 '덩치'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초저음이 머리 둘레로 공 모양의 커다란 공간을 만드는 느낌이라서 웅장함이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초저음이 든든하게 울리지만 귀 아래쪽에서 낮은 진동이 올라오는 경험은 아니군요. 그보다는 음악의 드넓은 배경을 만들어주는 초저음이라고 하겠습니다.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들은 매우 얇고 넓은 진동판을 자석 패널로 골고루 울리기 때문에 원래부터 빠른 응답과 평탄한 주파수 응답을 보이는 편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처럼 다양한 음색 차이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하드웨어인데요. 피콕은 그러한 평판형 헤드폰 중에서도 중음과 저음이 더욱 강조된 소리를 냅니다. 이 소리를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들과 비교한다면 '플랫 사운드에 저음만 보강한 느낌'이겠으나, 다른 평판형 헤드폰들과 비교한다면 중.저음형 헤드폰으로 딱 분류해도 될 정도입니다. 짐작해보건대 쿼드 포머 기술로 인해 중.저음의 파워가 강력해진 듯합니다.



*보컬과 현악기를 노리고 만든 게 분명하다!


거대하고도 웅장한 저음 속에서 중음이 매우 굵고 가깝게 들립니다. 낮은 중음도 아주 강합니다. 저음이 크고 강력하지만 중음 영역을 조금도 가리지 않는 게 신기합니다. 베이스 드럼이나 콘트라베이스가 둥둥거리는 바탕에서도 보컬리스트의 목소리가 고막에 체온을 뿜을 정도로 가깝게 들려옵니다. (이 느낌을 보강하기 위해서도 밸런스 연결을 권합니다!) 현악기에서도 피아노의 음량이 더욱 커지며 첼로의 현이 힘찬 보잉을 만나서 터질 듯한 기분입니다. 쉽게 말하면, 피콕을 거치면 노래하는 사람은 입이 더 크고 뱃심이 좋아집니다. 현악기들은 울림이 강한 현을 장착하고 라이브 공간에서 연주하는 느낌이 됩니다. 아무리 들어봐도 이건 확실히 노리고 만든 중음 같습니다. 피콕은 보컬과 현악기에 유난히 좋은 헤드폰입니다.



*부드럽게 다듬어진 고음, 명확한 성능의 보상


피콕은 가격과 소재 측면에서 에이바의 상위 모델이지만 소리의 개성을 본다면 '서로 다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에이바는 고음이 시원 명료한 소리를 지녔으며 스튜디오 모니터 성향을 보이지만, 피콕은 중.저음이 크게 보강됐을 뿐만 아니라 고음도 담백하고 부드럽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초고음까지 넓게 확장되는 고음인데 피크(뾰족)가 거의 없어서 청각 자극도 없습니다. 즉, 피콕은 밝은 음색이나 샤프한 인상이 없으며 약간 따뜻한 음색으로 편안한 장기간의 음악 감상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소리를 전달하는 능력에서 본다면 피콕은 에이바와는 다른 세계에 속합니다. 트랜스듀서 역할로서 헤드폰을 분류할 때, 피콕은 주파수 대역폭과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서 가격 차이가 큰 타사 하이엔드 평판형 헤드폰들과도 경쟁할 수 있겠습니다. 유난히 깨끗한 사운드 이미지와 고해상도는 고급 헤드폰을 샀을 때 즉각 받게 되는 보상입니다. 피콕은 그 보상을 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공해주는 겁니다.



*3D 시뮬레이션 같은 공간감과 입체감


이 헤드폰의 공간감도 독특합니다. 고음과 중음은 머리 안쪽으로, 저음과 초저음은 머리 바깥쪽으로 넓게 펼쳐지는 형태입니다. 에이바처럼 외부의 스피커로부터 들려오는 기분이 아니라, 소리의 커다란 덩어리가 언제나 머리 속에 가깝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공연 현장이라면 맨 앞줄에서 듣는 셈입니다. 고.중.저음이 각자 다른 방향에서 들려오는 듯한 입체감도 피콕의 즐거운 특징입니다. 고.중.저음에 각각의 비중을 더하여 각 음 영역이 더 잘 들리도록 해둔 듯합니다. 음악 속의 요소를 뚜렷이 분리하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분명히 2채널 스테레오 감상인데 3D 시뮬레이션이라도 돌리는 듯한 소리가 나옵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콘서트홀에서 직접 감상해보면 소리가 하나로 섞여서 들리지만, 그 연주를 녹음한 음반을 이 헤드폰으로 들으면 각 악기 파트가 다른 위치에서 연주되는 느낌을 명확히 받게 됩니다. 수많은 악기들에게 둘러싸이는 경험입니다.



*높은 점성을 지닌 액체의 감촉


피콕은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를 쓰지만 그 소리는 초대형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앞서 언급한 중.저음의 파워가 그렇고, 소리의 밀도가 매우 높다는 점도 포함하겠습니다. 특히 중음 영역 근처에서 끈끈하고 쫀득한 감촉의 고밀도를 감지하게 됩니다. 고.중.저음을 종합해서 본다면 기체, 액체, 고체 중에서 '액체'를 연상하게 만드는 밀도입니다. 점성이 아주 높아서 고체에 가까운 단단함을 내지만 적당한 유연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피콕을 연결해본 헤드폰 앰프 3대에서 똑같이 발생하는 특징이니 이 헤드폰의 고유 개성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바이올린 연주의 평가에서 '끈적하다'고 표현하는 그 느낌이 헤드폰에서 나오는 겁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끈적한 바이올린 연주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므로 취향에 맞춰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자연스러운 배음을 지닌 올라운더 헤드폰


건조한 음색이 되지 않도록 응답 속도를 조절해둔 느낌이 있습니다. 또는 우드 하우징을 통해서 잔향을 조금 더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고.중.저음 모두에서 자연스러운 배음이 느껴져서 심적으로 여유로운 상태가 됩니다. 파워풀한 저음의 박력 속에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라서 정밀하고 섬세한 소리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굵고 강하며 아주 진한 맛을 내는 헤드폰'이라고 요약해도 될 것입니다. 또한, 피콕은 다양한 음악에서 자신의 특성을 내세우지 않으며 중음과 저음만 두텁게 보강해주는 올라운더(All-rounder) 헤드폰이기도 합니다. 인공적인 음색 변화 없이 균형 잡힌 소리로 음악을 듣되, 저음의 규모가 훨씬 커지며 소리가 머리를 에워싸는 경험이 즐겁습니다. 이 상태에서 보컬과 현악기가 더욱 앞으로 나와서 큰 소리를 내어주니, 이 물건은 그냥 좋은 헤드폰이 아니라 센디 오디오의 실력 과시와 자부심이 맞는 것 같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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