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OP' HD8XX 헤드폰 후기

이지한 곡에는 제법 촉촉하게 들려줍니다. 듣는 맛이 있습니다.

전례 없는 대 히트로 HD6XX는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의 오디오파일도 한번씩 거쳐가는 헤드폰이 되었습니다. 

드랍은 이 기세를 이어서 야심차게 HD8XX 개발을 발표합니다.

여기서 드랍에서 간과한 것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젠하이저 사운드이지 드랍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렴한 HD800s를 기대했던 전 세계 오디오파일이 크게 실망했습니다.

아마 현재 올라온 HD8XX 후기는 그러한 아쉬움이 대폭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https://www.reddit.com/r/headphones/comments/oor43g/final_fr_of_sennheiser_hd_8xx_by_drop/

초기 버전은 HD800s를 다듬은 것이었는데, 방향을 확 바꿔서 전혀 다른 헤드폰이 발매되었습니다. 

초기품은 2.5k부터 8k까지 거의 직선으로 이어지다보니 실제로 듣기에는 상당히 공격적일 듯 합니니다. 

다만 1.5k딥과 보강된 극저역이 있어서 어떻게 들릴지는 직접 청취해야 알겠습니다.

HD8XX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는 헤드폰입니다.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거의 같기 때문에 오직 모딩을 통해서 소리를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14년간 팔린 hd800시리즈에 비해 소리의 완성도는 당연히 순정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HD8xx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억지로 밀폐된 HD800s입니다.

전방 음상과 두툼한 중저역 반응을 얻기 위해 자연스러운 음의 해소를 희생시켰습니다. 

메탈링 QC가..

더스트캡을 열어보면 내부의 절반을 이렇게  막아버렸습니다. 

저음이 해소되지 못하고 안에서 반바퀴 돌아버려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음상이 전방을 향하는 것 하나를 위해 800의 시그니쳐를 상당 부분 잃었습니다.

https://www.0db.co.kr/REVIEW_0DB/2314406

그러한 부자연스러움을 보상하기 위해서인지 중저역을 부스팅했습니다.

이 경우 고음역대와 매끈하게 이어지지 않아 중저역과 고음역대가 전혀 따로 놀게됩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들어보면 타건할 때 깔끔한 타건음이 나지 않습니다. 

800 대비 과장되고 굼뜹니다. 

https://www.audiosciencereview.com/forum/index.php?threads/looks-like-drop-might-be-dropping-a-hd800.20449/page-13

아마 드라이버 뒤에 있는 5개 구멍을 밀도 높은 재질로 막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건반의 울림과 현을 때릴 때 나는 특유의 금속음 2가지가 분리되어 들립니다. 

경험적으로 금속음이 강조되면 오래 청취하기에 피곤한 편입니다.

볼륨을 올리면 고음은 방사되는데 저음은 텁텀하게 울리니 그 미스매치가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울트라손처럼 고음의 방향과 저음의 방향이 다른 느낌이라 해야할까요. 

드라이버 자체가 초고역이 워낙 잘 나오는 헤드폰이다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어느 정도 볼륨에서는 레이어가 겹쳐서 적당하게 잘 들립니다.

만약 입문을 8xx로 했다면 분리도가 좋다은 것으로 인지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마냥 단점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

사인 웨이브를 돌려보면 7.7Khz, 10kHz가 강조됩니다.

HD800은 7k 이후 리니어하게 이어져있는 반면 HD800s부터 레조네이터로 인해 특정 부분만 튑니다.

저는 그 특정부가 더욱 부각되어 더 신경쓰이던데 민감도는 개인마다 다르니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마치며

저 포함해서 대부분 리뷰의 기준은 hd800(s)이기 때문에 좋은 말이 안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은 저렴한 hd800s이니까요.

그래서 관점을 바꿔서 '입문용' 헤드폰이라면 상당히 괜찮은 선택입니다.

hd8xx가 절대적으로 나쁜 헤드폰이라 말하기에는 기본 체급이 좋습니다. 

게다가 800 특유의 쏘는 음을 거의 잡았고, 중저역이 부풀어서 가볍게 듣기에는 괜찮은 제품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구매한다면 hd800s 중고가와 거의 비슷하니 메리트가 희석됩니다.

입문용 헤드폰을 hd8xx로 한다는 것도 한국에서는 어불성설에 가깝기도 합니다.

결론 : 입문용 $1100(?) ‘드랍’ 헤드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