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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시브가 SV023, 재즈 클래식의 감동을 주는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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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임피던스에 최적화된 헤드폰 앰프에서 굵고 선명하며 잔향이 풍부한 소리를 들려준다. 고전적 세팅의 헤드파이 시스템을 운용하는 여러분에게 재즈와 클래식 악곡 감상용으로 강력 추천한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제가 주로 사용 중인 거치형 헤드폰 앰프는 두 개이며, 두 개 모두 아주 오래된 물건입니다. 진공관 헤드폰 앰프인 아나로그 디자인 스베트라나는 2009년 9월에 리뷰한 제품을 구입해서 지금까지 유지 중이고요. 젠하이저 HDVD800은 2015년 6월에 구입해서 지금도 멀쩡하게 동작 중입니다. 둘 다 아날로그 볼륨의 청소가 필요한데... 서비스 요청을 할 수도 없고 직접 분해하자니 너무 어렵고 불편해서 그냥 씁니다. 스베트라나 1세대는 원래 띠이~하는 노이즈가 있고, HDVD800은 내장된 USB DAC의 해상도 지원에 제한이 있습니다. 그래도 각각 소리의 특징이 뚜렷하며 대형 헤드폰들을 잘 울려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쓸 생각입니다.


"저의 오래된 생필품 2종 되겠습니다."


스베트라나와 HDVD800에는 오래됐다는 기본 사항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300옴 정도의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에서 좋은 소리를 내며 출력 임피던스 수치도 높다는 것입니다. 요즘 헤드폰 앰프들은 32옴 정도의 로우 임피던스에 최적화되며 출력 임피던스 수치가 0에 근접할 정도로 매우 낮게 설계됩니다. 그 이유는 물론... 현대의 많은 헤드폰들이 낮은 임피던스와 높은 감도를 지니고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소수의 헤드파이 매니아들을 위한 고출력 헤드폰 앰프에서나 하이 임피던스 최적화가 된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브가(Sivga)에서 고전적 헤드폰 앰프를 쓰는 사람들을 위하여 말도 안 되는 가격대 성능비의 대형 헤드폰을 만들어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전설급 가성비의 오픈 타입 이어폰 M200과 더불어 근래 최상급의 감동이라고 해도 될 만큼 소리가 좋은 헤드폰입니다. 그러니까... 하이 임피던스에 맞춰진 헤드폰 앰프에 연결했을 때 그렇다는 뜻입니다. 작은 헤드폰 앰프에서도 구동이 가능하고 소리도 좋지만, 스베트라나와 HDVD800에서 이렇게 굵고 선명한 소리를 들려주는 헤드폰은 정말 오랜만에 접해봅니다. 드라이버 임피던스 300옴의 우드 헤드폰, 'SV023'의 등장입니다.



목재, 금속, 가죽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브가 SV023은 정가 70만원 미만이며 출시 할인 가격은 50만원대라서 소리에 진지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하고 싶은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지금 리뷰를 하는 본인을 포함해서) 하지만 제품의 완성도와 구성품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시브가의 고급형 브랜드가 센디 오디오(Sendy Audio)인데, SV023의 소재가 센디 오디오 수준입니다. 일단 패키지 박스에서 나오는 가죽 케이스부터 보십시다. 센디 오디오의 고급 헤드폰에서 보았던 밝은 갈색의 그 지퍼 케이스입니다.



케이스 속에는 헤드폰 본체와 함께 기본 케이블, 4.4mm to 3.5mm 변환 케이블, 3.5mm to 6.3mm 변환 젠더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케이블 액세서리를 모두 담을 수 있는 헴프(삼) 소재의 파우치도 있습니다.



기본 포함되는 헤드폰 케이블은 2미터 길이로 6N OCC 고순도 동선 소재입니다. 예전에 시브가 아폴로 헤드폰을 리뷰하면서 봤던 8심 구조의 4.4 to 3.5 변환 케이블도 유용한 품목입니다. 케이블의 피복도 고급스럽고 알루미늄으로 만든 Y-스플릿과 커넥터 플러그도 세련된 인상을 줍니다.



헤드폰 하우징에 끼우는 커넥터는 2.5mm 모노 한 쌍입니다. 기본 케이블의 품질이 좋아서 딱히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겠지만 커스텀 케이블을 주문하겠다면 참조해두시기 바랍니다. 2.5mm 커넥터가 튼튼해서 케이블을 매일 빼고 끼워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SV023의 디자인 자체는 평이한 느낌을 줍니다. 어딘가에서 많이 봤다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단단한 월넛 우드 덩어리를 통채로 절삭하고 코팅하고 연마해서 만든 타원형의 하우징에 금속 그릴의 구멍을 뚫어 놓았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헤드폰이며 무게는 케이블 제외 318g으로 무척 가벼운 편입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헤드밴드 프레임 안쪽에 천연 양 가죽으로 만든 해먹을 더해서 머리에 편안하게 올려집니다.



이어패드는 센디 오디오 에이바에서 사용해봤던 벨벳과 가죽 혼합 소재입니다. 벨벳 부분이 귀에 닿는데 그 감촉이 굉장히 부드러우며 쿠션이 푹신해서 안경 테까지 완전히 감싸줄 정도입니다. 이어패드가 귓바퀴 둘레를 감싸는 오버이어(Over-ear) 헤드폰들은 안경으로 인해 이어패드가 뜨면서 소리가 손실되기 쉬운데요. SV023은 조금 두꺼운 테의 안경을 쓰고 감상해도 거의 그대로의 소리를 들려줄 것입니다. 이어패드 테두리의 가죽에 타공 처리를 해서 통기성을 높이고 소리를 더 개방해준 점도 마음에 듭니다.



다시 봐도 시브가와 센디 오디오는 우드 하우징의 품질이 매우 훌륭합니다. 회사의 목재 가공 기술이 원래 좋으니 이렇게 가격대가 낮은 헤드폰에서도 하이엔드 같은 우드 이어컵이 나오는군요. SV023의 월넛 우드는 흠집이나 찍힘 하나도 없이 깨끗하며, 손으로 똑 똑 두드려보면 목탁 같은 소리가 납니다. 또한 모두 천연 목재의 수공 제작품이므로 SV023은 각자 다른 패턴을 지니게 됩니다.




SOUND



"쉽게 말해서 SV023은 덩치 큰 거치형 헤드폰 앰프에 연결할 때 소리가 훨씬 좋아질 확률이 높다. DAP 헤드폰잭 직결이나 휴대용 헤드폰 앰프에서도 듬직하게 구동할 수 있지만,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용 앰프에서는 질적으로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뛰어난 균형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적 즐거움을 준다."


*LCP 필름과 베릴륨 코팅의 조합


시브가 SV023은 5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진동판의 소재로, 기본은 LCP 필름인데 중앙의 돔 영역에 베릴륨를 코팅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들어본 베릴륨 코팅 필름 또는 순수 베릴륨 진동판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들은 상당히 평탄하고 응답이 빠르며 깨끗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일부 제품에서는 아주 화려한 고음을 접하기도!)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가운데 돔은 주로 고음 영역을 담당하므로 이러한 베릴륨 향기가 SV023에 적용되었을 터입니다. 그래서 제가 접한 첫 인상은 고음의 일부 영역이 강조되어 있으며 저음 울림은 크게 강조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든든하게 퍼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진동판의 가운데에서 은빛처럼 보이는 것이 베릴륨 코팅입니다."


주파수 응답 범위는 20 ~ 40,000Hz, 드라이버 감도는 105dB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는 높은 감도라서 휴대용 헤드폰 앰프나 스마트폰용 USB 꼬다리 앰프로도 구동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이나 DAP의 헤드폰잭에 끼웠을 때는 볼륨을 거의 최대까지 올려줘야 하지만 분명히 제대로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리가 뭔가 가늘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운데요. SV023의 감도가 아주 높지는 않으며 드라이버 임피던스가 300옴이기 때문입니다. 헤드폰 앰프들은 각 임피던스 수치에 맞춰서 다른 출력이 나오게 됩니다. 어떤 앰프는 16옴에서 최대 출력이고 또 어떤 앰프는 32옴이나 60옴대에서 최대를 찍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헤드폰 앰프들이 150~600옴의 하이 임피던스에서는 거의 최소 출력을 냅니다. 여기에서 참고해둘 점은, 앰프 설정과는 별개로 헤드폰의 드라이버 임피던스가 매우 높은데 드라이버 감도까지 매우 높다면 구동하기 쉬워집니다. 젠하이저 HD800이나 베이어 다이내믹 T1 같은 제품이 좋은 예시입니다. SV023의 경우는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인데 드라이버 감도가 적당할 정도까지만 높게 잡힌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SV023은 옛날 헤드폰 앰프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자체적으로 임피던스 매칭 기능이 있는 요즘 헤드폰 앰프도 포함 가능) 방금 언급한 대로 헤드폰 앰프들은 낮은 임피던스부터 높은 임피던스까지 매칭 조절을 해서 완성됩니다. 요즘 나오는 앰프들은 낮은 임피던스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지만 옛날 앰프들은 높은 임피던스에서 더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피던스 매칭이 되는 순간 소리 선이 훨씬 굵어지며 해상도 향상의 효과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하이 임피던스에 맞춰진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자


SV023은 임피던스 매칭에 따른 소리 변화가 매우 큰 헤드폰입니다. 감상문을 쓰는 저로서는 이게 참 난감한데요... 그레이스 디자인 M900, 바쿤 CAP-1003, Fiio New K3처럼 낮은 임피던스에 최적화된 헤드폰 앰프에서는 중.저음이 비교적 평탄하고 고음이 밝은 소리를 내는데, 높은 임피던스에 맞춰진 헤드폰 앰프에서는 고.중.저음이 골고루 굵고 선명하며 저음이 더욱 강력한 소리가 됩니다. 언밸런스 연결과 밸런스 연결의 차이라고 해도 될 만큼 힘이 다른 느낌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유한 앰프들과 골고루 연결해서 소리 감상의 평균을 내되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는 HDVD800을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조언한다면 하이 임피던스에 최적화된 헤드폰 앰프는 구형 모델이 많으며 앰프의 덩치가 클수록 적중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앰프들은 처음부터 대형 헤드폰을 타겟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출력 임피던스 수치도 높은 편입니다. HDVD800은 드라이버 임피던스 300옴의 HD800을 위해서 태어났으니 SV023과 잘 어울리는 것도 당연해보입니다. 낮은 볼륨에서도 SV023의 진동판 전체를 완전히 털어주는 고출력의 만족감이 좋습니다.


*고음, 중음, 저음의 질감이 다르다


제가 헤드폰과 헤드폰 앰프를 리뷰할 때 컨트롤 센터 개념으로 사용 중인 오디지 LCD-X와도 비교 청취해봅니다. HDVD800의 6.3mm 언밸런스 헤드폰 출력 두 개에 LCD-X와 함께 연결해두고 짧게 번갈아서 듣는 것입니다. 두 헤드폰 모두 기본적으로는 플랫 사운드에 가까운데 고음이 조금 강조되고 저음이 든든합니다. 중요한 차이점은, SV023의 높은 중음이 약간 낮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SV023의 소리는 고.중.저음의 선이 모두 굵고 선명하게 들리지만 청각 부담이 없어서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LCD-X의 평판형 드라이버는 진동판 두께가 훨씬 얇기 때문에 소리 해상도에서는 SV023이 약간 밀려납니다. LCD-X의 가격이 SV023의 두 배를 넘는다는 사실을 기억해둡시다. 평판형과 다이내믹의 소리 질감 차이도 흥미롭습니다. LCD-X는 고.중.저음의 밀도가 균일하게 높지만, SV023은 저음의 밀도가 매우 높고 중음이 그 다음이며 고음의 밀도는 꽤 낮게 들립니다. 그래서 고음, 중음, 저음의 질감이 조금씩 다릅니다. 단단하고 탄력이 강한 고체 같은 저음의 바탕에서, 점성이 높아 끈끈하게 흐르는 액체 같은 중음, 실내 공간에서 가루처럼 흩어지는 기체 같은 고음이 솟아납니다. 하나의 진동판에 두 가지 소재를 썼기 때문에 그런 모양입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고음이 선명한 소리


자연스럽고 매끄러우며 소리 해상도가 높습니다. 진동판 돔 부분의 베릴륨 코팅이 고음에서 해상도 증강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고음이 시원합니다. (-_-)b 고음이 강조된 소리가 밝은 음색이라고 정의한다면 밝은 음색이라고 하겠으나, 헤드폰의 고.중.저음이 조합되어 만들어지는 최종 음색을 생각한다면 SV023은 '고음이 시원하면서도 약간 어두운 음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하이 임피던스에 맞춰진 앰프를 통해서 좋은 임피던스 매칭을 이룬다면 아주 굵고 시원하게 뻗어가는 고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높은 정밀도를 유지하면서 뿜어내는 풍부한 잔향


소리의 잔향이 풍부합니다. 드라이버에서 나오는 소리는 정밀하고 선명한데 월넛 우드 하우징이 아주 듣기 좋은 잔향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공관 헤드폰 앰프인 스베트라나에서 재즈와 클래식 악곡을 들으면, 매우 깊고 강한 저음과 호흡이 바람을 일으키는 듯한 중음이 금 가루처럼 흩날리는 고음의 잔향과 함께 들려옵니다. 스베트라나에서 이렇게 감동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헤드폰이라니... 참 오랜만입니다. 본래 샤프하고 건조한 소리를 지닌 HDVD800에서도 SV023은 고유의 감성적 특징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다만 스베트라나보다 소리의 정밀도가 높아지며 음색이 약간 건조해질 뿐입니다.


*사람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중음


고.중.저음의 균형이 좋지만 체감으로는 각 음 영역이 조금씩 강조된 W 모양의 소리가 떠오릅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이 헤드폰은 앰프와의 임피던스 매칭에 따라서 소리가 많이 달라져서 작은 앰프에서는 평탄한 소리가 되고 큰 앰프에서는 고.중.저음이 모두 굵어진 W 사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감상문은 하이 임피던스에 맞춰진 앰프에서 W 사운드를 들으며 작성 중입니다. 그리고 이 W 모양의 가운데 부분, 중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SV023의 중음은 높은 부분이 조금 낮춰져서 앞으로 툭 튀어나오는 증상이 없고 청각에 자극을 주지도 않습니다. 이 제품의 몹시 선명한 소리를 생각하면 센디 오디오 에이바도 함께 떠오르는데, 평판형 자석 드라이버 헤드폰인 에이바는 소리 해상도가 너무나도 높아서 청각 자극을 줄이기 위해 높은 중음을 많이 낮춰야 했던 것 같습니다. 필름 진동판 중앙에 베릴륨을 더한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SV023은 그렇게 높은 중음을 조절할 필요가 없었고, 청취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만 조금 낮추는 것으로 끝난 모양입니다. 또한 중음의 낮은 영역이 주로 보강되어 있어서 사람 현악기 소리의 낮은 음이 풍만한 울림을 지닙니다. 가수의 숨결을 귓바퀴에서 바로 느낄 정도로 온화한 기운과 고운 질감을 지닌 중음입니다.



*크게 강조되지 않으면서도 단단하고 웅장한 저음


SV023의 저음 특징은 여러 종류의 헤드폰 앰프는 물론 DAP 헤드폰잭 연결에서도 상당히 균일하게 유지됩니다. 로우 임피던스에 맞춰진 앰프에서 저음 울림이 조금 약해지는 것을 빼면, 어떤 환경에서든 높은 저음부터 초저음 영역까지 손실 없이 이어지는 리니어 베이스(Linear Bass)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음의 양은 그리 강조되지 않았으나 높은 저음의 단단한 펀치를 내면서 초저음이 웅장하고 넓게 확장되는 느낌이 좋습니다. 즉, 분명한 타격과 큰 규모를 지녔으면서도 과하게 강조되지 않은 저음을 원한다면 최고 등급의 저음이 될 것입니다.


*소리의 개방 효과를 증폭하는 구조


이 제품은 개방형 헤드폰 중에서도 '울림통의 개방 효과'가 더욱 큰 헤드폰입니다. 모양새와 구조는 다르지만 그라도 헤드폰이 떠오르는 개방감인데요. 음악을 재생하지 않고 개방형 헤드폰만 착용했을 때 주변의 소리가 어떻게 들어오는지 확인해봅시다. 그러면 짧고 넓은 파이프에 귀를 대고 듣는 것처럼 주변 소리가 스으~하고 집중되는데, 개인적 경험으로 볼 때 이런 현상이 유난히 강한 헤드폰도 몇 대 있습니다. SV023도 하우징 내부에서 소리를 귀로 강하게 집중해주는 편입니다. (*시브가, 센디 오디오의 다른 우드 하우징 헤드폰들도 비슷한 경향이 있습니다. 주변의 팬 소음도 증폭되어서 들어오므로 감상 중에는 선풍기나 공기청정기를 멀리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울림통을 지닌 헤드폰은 소리가 더욱 시원하게 개방되는 느낌을 주며, 그만큼 누음도 강해서 옆자리의 사람이 큰 소리를 듣게 만듭니다. SV023은 소리가 좌우로 펼쳐지는 효과가 매우 좋으며 심리적 공간도 크게 넓어집니다. 콘서트홀에서 녹음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을 때 수많은 악기들이 광활하게 펼쳐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재즈, 클래식 감상에 매우 좋은 헤드폰


시브가 SV023은 고.중.저음 균형이 좋은 헤드폰이라서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올라운더라고 하겠으나, 고음의 잔향과 저음의 울림 효과가 유난히 잘 살아나기 때문에 재즈, 클래식 감상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느릿하게 풀어지는 갈색빛의 감성적 소리가 아니라, 정밀도를 높게 유지하면서 음악 속 요소를 촘촘히 분리하는 도중에 가수와 연주자들의 짙은 감정까지 챙겨주는 무색상의 순수한 소리입니다. (앰프 종류에 따라서 약간 어두운 색상이 될 수도 있음) 재즈 연주에서는 드러머의 현란한 심벌즈 기술이 금속의 곱고 시원한 가루를 풍기며 더블 베이스의 둥둥거림이 깊고도 단단하게 진동합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는 금속 관악기들의 소리가 길고 경쾌하게 뻗어나가면서, 현악기들의 두텁고 풍성한 덩어리가 고막을 부드럽게 누르며, 가끔씩 찌링~하고 울리는 튜블러 벨이나 트라이앵글의 소리가 아주 맑고 넓게 울려퍼집니다. 시브가의 이어폰 M200도 그랬듯이 헤드폰 SV023도 가격을 터무니 없을 정도로 낮게 책정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헤드파이 유저 입장에서는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이번에도 앗싸 가오리를 외치며 턴을 마치겠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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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BAM KIMBBAM님 포함 2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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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브가가 케이블 인심이 좋네요
13:08
2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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