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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널 오디오 엡실론, 내 소중한 이어폰을 위한 올라운더 IEM 케이블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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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동선의 이어폰 케이블에서 뚜렷한 고음 선명도 향상을 느낀다. 비싸지 않은 가격이면서도 소리의 막힌 부분을 시원하게 뚫어주며, 케이블이 자체적 음색을 지니지 않아서 이어폰의 고유 특성을 유지해준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한 줄의 전선이 짊어지는 막중한 역할


요즘 나오는 고급형 무선 이어폰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오호~'하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선 이어폰의 음질이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요즘은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 감상을 시작한 후에 유선 이어폰의 세계로 발을 들여서 새로운 청각 경험에 눈 뜨는 분들도 자주 보입니다.


여기에서 잠깐! 유선 이어폰이 기기와 유선 연결되어서 음질이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배경적 요인이 더 많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충전하는 게 불편해서 유선 이어폰을 쓰는 게 아니라면, 유선 이어폰을 고르는 사람들은 재생기와 앰프 쪽에 신경을 써서 음질의 기반을 좋게 만들어둡니다. 고해상도 DAP를 한 대 사거나 스마트폰에 USB DAC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네트워크 스트리머, 외장 DAC, 아날로그 헤드폰 앰프를 전부 거치형으로 장만하는 매니악한(-_-) 사례도 있고요.


이 때 헤드폰 앰프는 유선 이어폰이 무선 이어폰보다 훨씬 좋은 소리를 내는 핵심적 이유가 됩니다. 무선 이어폰은 그 작은 본체 속에 담긴 초소형 칩으로 앰핑을 하지만 유선 이어폰은 커다란 배터리나 든든한 외부 전원을 받는 별도의 헤드폰 앰프로 구동할 수 있습니다. 현재 판매 중인 DAP들의 내부에도 크기는 작지만 준수한 성능의 헤드폰 앰프가 담겨 있으니 유선 이어폰은 기본적인 '힘'을 보유한 상태로 음악 재생을 시작합니다.


*참고 : 이 점이 반대로 통할 때도 있는데요. 스마트폰과 페어링된 무선 이어폰의 소리가 헤드폰잭에 바로 끼운 유선 이어폰보다 더욱 힘차게 들리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헤드폰 출력의 힘이 매우 약한 경우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면, 애플의 유선 이어폰 '이어팟'과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한 대의 아이폰에서 사용해보면 에어팟의 소리가 더 굵고 선명하게 들립니다. 물론 이어팟이든 에어팟이든 귀 모양에 맞을 때에만 그렇습니다.



유선 이어폰의 또 다른 장점은 사실상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무선 이어폰처럼 각종 부품을 내장할 필요가 없으므로 유선 이어폰은 본격적으로 '소리 내는 부품의 고급화'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드라이버, 하우징의 소재와 구조, 각종 에어 벤트와 포트의 설계 등등... 재생기와 앰프로부터 전달되는 사운드 시그널을 가장 깨끗하고도 음악적으로 들려줄 수 있도록 온갖 노하우가 투입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선 이어폰을 재생기 및 앰프와 연결하는 매체는 단 하나 뿐입니다.


이어폰 케이블입니다. (-_-)a


재생기와 앰프의 모든 강점, 이어폰의 드라이버 및 하우징 등에 담긴 온갖 노력이 딱 한 줄의 전선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급형 이어폰은 몸뚱이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단가 절감을 위해서 기본 케이블을 싼 것으로 장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비자 가격으로 대략 5만원 정도의 케이블을 수십 만원대에서 100~200만원대의 이어폰에 넣어주는 것입니다. 그 5만원짜리 케이블도 이어폰의 소리를 전달하는 목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비싼 이어폰의 잠재력을 케이블에서 제한하는 현상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이제는 여러 회사들이 이어폰의 기본 케이블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것에도 이어폰 가격과 케이블 가격의 비율이 존재합니다. 기본 케이블이 10~20만원대 제품이라면 이어폰 가격은 최소 100만원대를 넘기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 수십 만원대 이어폰을 샀다면 아직도 5만원대 이하의 기본 케이블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AAW와 널 오디오(Null Audio)는 기본 바탕이 좋다고 하겠습니다. 사실상 둘이 같은 회사인데 AAW는 인이어 모니터를 만들며 널 오디오는 그 인이어 모니터를 위한 케이블을 만듭니다. AAW의 이어폰들은 널 오디오 케이블을 통해서 사운드 튜닝을 거치고, 널 오디오의 케이블들은 AAW의 이어폰 튜닝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갖습니다. 그리고 두 회사 모두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좋으며 엔트리 모델부터 하이엔드 모델까지 넓은 폭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엡실론(Epsilon)'이라는 이어폰 케이블도 그 중 하나입니다.



널 오디오 엡실론의 정가는 19.2만원이며 할인 받으면 17만원대가 될 것입니다. 선재는 순수 구리인데, 뭔가 색다른 소리의 케이블이 아니라 이어폰의 소리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목적에 맞겠습니다. 즉, 고가의 이어폰에서 또 다른 고가의 케이블로 새로운 경험을 얻는 목적이 아니라, 큰 마음 먹고 구입한 이어폰의 소리를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 투입되는 케이블입니다. 엡실론은 이어폰의 음색을 바꾸지 않으면서 소리 해상도를 올려주고 고.중.저음의 힘을 골고루 보강해줍니다. 이 정도 성능이라면 DAP와 이어폰을 연결하는 단 하나의 전선으로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어폰 디자인의 배경이 되어주는 단정함


먼저 언급해둘 점이 있는데요. 널 오디오 엡실론은 AAW의 이어폰 'A3H+ 럭스 에디션'에 기본으로 포함됩니다. 같은 회사 둘이서 이어폰과 케이블을 묶어서 판매하니 가격의 염려가 줄어들고, 그만큼 기본 케이블의 수준이 더욱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다른 AAW 이어폰 모델에서도 널 오디오의 중고급형 케이블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지금은, 여러분이 각자 보유한 이어폰들과 엡실론이 잘 어울리는지 짐작해보도록 합시다. 저도 다수의 커스텀 이어폰을 갖고 있는데 다들 기본 케이블이 저렴한 편이라서 한 명의 예비 구매자로서 엡실론을 살펴보는 중입니다.



패키지 박스는 제법 고급스러운 인상을 줍니다. 흰색의 얇은 상자를 열면 검정색의 보증 카드와 함께 케이블 본체가 나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엡실론은 2핀과 MMCX 버전이 있으며 커넥터는 2.5 / 3.5 / 4.4mm 버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빌린 엡실론 두 개는 모두 2.5mm 커넥터이며 2핀과 MMCX로 여러 이어폰과 연결해볼 수 있었습니다.



별도로 구입하는 이어폰용 커스텀 케이블은 가닥 수가 더 많은 선을 쓰며 차폐 관련 처리도 더 많기 때문에 두껍고 묵직한 편입니다. 이어폰 케이블을 두고 이게 진짜 비싼 것인지 판단하는 방법 중 하나는, 손에 들어서 무게와 두께를 느껴보는 것입니다. 엡실론은 23AWG 규격의 UPOCC 순수 동선 케이블이며, 선재의 가장 기본적 가닥 수로 볼 때 한 줄에 126 가닥, 케이블 전체로 보면 504 가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길이가 1.2미터인데 무게는 24g이라서 일반적인 기본 케이블보다 확실히 묵직한 제품입니다. 또한, 내부 납땜에는 10% 은납을 썼다고 합니다.



고급형 케이블을 판단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커넥터 품질을 보는 것입니다. 엡실론의 2핀, MMCX 커넥터는 이어폰에 처음 끼울 때부터 튼튼한 인상을 줍니다. 2핀 커넥터는 핀 자체가 원래 단단한 느낌이 들고, MMCX 커넥터는 접촉 부위가 적당한 장력을 지녀서 흔들리거나 쉽게 회전하지 않습니다.



이어폰 쪽에 끼우는 커넥터 플러그와 케이블 중간의 Y-스플릿, 재생기에 연결하는 커넥터 플러그 모두가 금속 소재입니다. (십중팔구 알루미늄일 듯) 검은색 선에 맞춰서 금속 파츠도 모두 블랙, 실버 색상으로 되어 있는데요. 시각적으로 단정한 느낌을 주며 이어폰의 디자인을 배경에서 뒷받침해주는 역할이 됩니다. Y-스플릿이 육각형 디자인이고 NA 로고가 있어서 널 오디오 케이블임을 쉽게 알 수 있겠습니다.




SOUND



*기본 케이블의 업그레이드 케이블


널 오디오 엡실론은 케이블을 통해서 소리의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리의 근본 속성만 골고루 업그레이드해주는 쪽에 속합니다. 게다가 원래부터 음색 특징이 없기로 잘 알려진 동선 케이블이니 많은 항목을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제법 큰 돈을 들여서 구입한 고급형 이어폰인데 가느다란 5만원대 기본 케이블이 들어있다면, 엡실론으로 교체하여 거의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겠습니다. 이어폰 케이블 중에서도 엡실론은 더욱 올라운더(All-rounder)의 성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엡실론은 소리를 개인화하지 않으며 더욱 깨끗하고 선이 굵게 만들어주는 '기본 케이블의 업그레이드 케이블'입니다. 이어폰과 케이블의 매칭 고민으로 많은 돈을 쓸 생각은 없고, 이어폰의 기본 케이블을 더 좋은 기본 케이블로 교체하고 싶을 때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순수 동선인데 고음이 선명하다


첫 인상부터 신기했던 점인데요. 엡실론을 장착하면 고음이 선명해집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은 도금 동선과 비교 청취해봐도 '이게 동선 맞나' 싶을 정도로 고음이 아주 시원합니다. 동선 케이블인 이펙트 오디오 마에스트로와 비교해봐도 대략 10~20% 더 선명한 고음이 들립니다. 그러나 고음의 색채는 변하지 않습니다. 다른 동선 케이블보다 고음이 깨끗해서 살짝 밝은 음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은 음색의 변화가 아닌 듯합니다. 이어폰의 소리를 꾸미지 않으며 이어폰의 소리 잠재력만 더 개방해주는 것입니다. 저 같은 리뷰어의 입장에서 보면, 한 개의 이어폰에 여러 케이블을 연결하면서 비교 청취할 때 엡실론을 기준점으로 써도 되겠습니다. 엡실론과 비교하면 다른 케이블의 음색 특징이 나오거든요.



*막혀 있던 부분을 뚫어주는 효과


고음 뿐만 아니라 중.저음에서도 소리의 해상도 향상 효과가 뚜렷합니다. 이 점은 구리 선을 쓰면서 매우 비싼 값을 받는 하이엔드 케이블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엡실론은 선재의 저항을 낮춰서 소리를 선명하게 만드는 기초적 원리를 훌륭히 구현한 케이블입니다. 고가의 케이블처럼 극적인 효과는 아니지만 소리의 막혀 있던 부분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느낌이 좋군요. 이것은 특히 고음 해상도가 높은 이어폰들에게 중요한 장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분명히 여성 보컬이 예쁘게 나오는 이어폰이라고 해서 샀는데 고음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면, 엡실론은 음색을 밝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여성 보컬을 더 예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기교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틔워준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더 세고 굵은 소리, 저음의 펀치를 보강한다


순수 동선 케이블의 또 다른 특징은 중.저음 보강일 것입니다. 물론 모든 동선 케이블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지만, 제가 지금껏 사용해본 동선 커스텀 케이블의 대부분이 그러했습니다. 엡실론은 널 오디오의 사운드 시그니처 그래프에서도 저음과 헤드룸(공간감)의 수치가 높은 케이블입니다. 이 케이블로 교체하면 즉시 소리 선이 굵어집니다. 고음, 중음, 저음이 모두 더 센 힘을 지닌 듯한 느낌이 듭니다. 더 강하고 굵직하게 고막을 파고드는 소리라고 하겠습니다. 엡실론이 의도적으로 중.저음을 강조하지는 않는데 저음의 펀치가 묵직하고 단단해집니다. 이것이 드라이버 종류에 따라서도 효과를 내는데,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이어폰에서는 각 드라이버의 소리 에너지가 더 강해지는 느낌이고,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에서는 소리가 더 가깝고 두텁게 들리는 느낌이 됩니다.



*뭉친 부분을 풀어서 자연스럽다


제가 서술하는 특징은 귀로 분명히 느끼지만 차이가 매우 큰 것은 아닙니다. 여러 번 강조한 대로, 널 오디오 엡실론은 이어폰의 음색에 영향을 주지 않고 소리의 해상도와 힘을 보강하는 올라운더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와중에 유난히 미세하게 느끼는 특징이 있는데요. 소리의 밀도 차이입니다. 엡실론은 소리의 밀도를 살짝 낮추면서 듣기 좋은 잔향을 조금씩 만들어냅니다. 이는 응답을 늦춰서 소리를 풀어지게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먼 특징입니다. 연결하는 이어폰의 소리가 원래 밀도가 높고 단단한 느낌이라면 엡실론을 거쳐도 그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그보다는 엡실론의 선재가 소리의 뭉친 부분을 풀어줘서 더욱 편하고 자연스럽게 만드는 현상입니다. 이로 인해 청각의 부담이 줄어들어서 음악을 더 오랫동안 듣게 됩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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