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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Fiio FF3, 스테인리스 스틸 오픈 타입 이어폰의 거대한 공간 만들기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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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저음, 크게 확장되는 공간, 자연스러운 음색으로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오픈 타입 이어폰이다. 316L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와 베릴륨 코팅 드라이버, 4.4mm로 교체 가능한 커넥터 등의 강점을 지녔는데 가격도 좋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제 책상을 보면 모니터 밑에 두 개의 Fiio 제품이 앉아있습니다. PC의 외장 DAC 헤드폰 앰프로는 New K3를 사용하며, 덤으로 무선 이어폰도 쓰고 싶어서 BTA30 Pro도 연결해뒀습니다. 둘 다 가격이 10만원대라서 구입할 때 부담이 없었고, 둘 다 소리가 선명하고 깔끔해서 청각으로도 만족 중입니다. 무엇보다 Fiio 제품들은 음색이 자연스러워서 어떤 이어폰 헤드폰을 연결하든 꾸밈없는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그만큼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음악 듣는 용도로 두겠다면 자연스러운 음색이 최고라고 봅니다.



쉽게 말해서, Fiio 제품들은 소리에 질리는 일이 없습니다. 오늘 들어도, 내일 들어도, 10년 후에 또 들어도 귀가 그냥 편안하게 받아들입니다. 여기에서 10년이라는 기간은 실제 경험에 근거한 것입니다. 2010년에 국내 출시됐던 휴대용 헤드폰 앰프 Fiio E7을 지금도 가끔씩 충전해서 듣고 있으니까요. (-_-)a



그런데, 제가 Fiio의 '이어폰'을 사용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고급형 이어폰 모델 다수를 출시했으며 고급형 DAP와 함께 쓰는 하이엔드 이어폰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정식 리뷰를 통해서 Fiio의 신규 이어폰을 다뤄보는 게 처음이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커널 타입이 아닌 오픈 타입으로 접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얼마 전에 강력한 가성비로 입이 쩍 벌어지게 했던 시브가 M200에 이어서, 이번에는 소리가 아주 자연스럽고 저음이 풍부한 올라운더 타입의 음악 감상용 오픈 타입 이어폰이 등장했습니다. 이름은 Fiio FF3라고 합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뭔가 평범하지 않은 낌새를 보이는데요... 완전히 모니터링 사운드를 내는 시브가 M200과 달리 Fiio FF3는 소리가 선명하면서도 귀를 편안하게 만들어서 아주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습니다. Fiio 특유의 '10년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음색'이 FF3에도 그대로 반영된 듯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웅장하게 펼쳐지는 저음으로 '드라마'를 연출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가격이 15만원대라서 오픈 타입 이어폰을 찾는 분들에게는 그야말로 경사가 난 셈입니다. 이 소리 품질은 절대 15만원으로 그칠 수준이 아닙니다.



금속과 유리로 된 이어폰 + 스펀지 이어팁 3종




그러면~ FF3의 박스를 열어봅시다. 약간 작은 패키지 속에는 펠리컨 케이스를 축소시킨 듯한 하드 케이스가 있습니다. 투명한 뚜껑을 활짝 열어젖히면 FF3 이어폰 본체와 함께 스펀지 이어팁 세 봉지와 4.4mm 커넥터가 나옵니다.



미리 설명을 드리면, 이 제품에는 세 종류의 스펀지 이어팁이 총 18쌍이나 들어있으며, 케이블의 커넥터는 3.5mm가 기본이지만 4.4mm로 직접 교체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오픈 타입 이어폰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스펀지 이어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Fiio FF3는 유저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출 수 있도록 이어폰솜으로 사운드 튜닝을 합니다. 이어팁 봉투에 이름이 적혀 있는데, 외관으로는 구분하기가 어려우니 서로 섞이지 않도록 잘 나눠서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FF3의 스펀지 이어팁은 Crisp, Bass, Balanced로 나뉩니다. Crisp은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으며, Bass는 솜이 더 두텁고, Balanced는 솜이 더 얇습니다. 그래서 Crisp 이어팁은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되며 Bass 이어팁은 저음이 더욱 강해집니다. Balanced 이어팁은 Bass 이어팁과 Crisp 이어팁의 중간이라고 하겠습니다.



오픈 타입 이어폰들은 드라이버 하우징을 귀 안쪽에 바로 넣어서 소리를 재생하며, 하우징 지름이 귓바퀴 안쪽에 딱 맞아야만 고.중.저음이 골고루 전달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귀 모양과 크기가 모두 다르니 하우징을 딱 맞추기가 참 어렵습니다. 저의 경우는 귓바퀴 안쪽이 약간 작은 편이라서 대부분의 오픈 타입 이어폰들이 단단히 끼워집니다. 이 상태에서 솜을 씌워 들으면 저음이 강해져서 선택이 필요한데요. 오픈 타입 이어폰마다 하우징 지름이 달라서 어떨 때는 그냥 끼워서 듣고 또 어떨 때는 구멍 뚫린 솜을 씌워서 듣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시브가 M200은 구멍 뚫린 솜을 씌워서 들으면 시원한 고.중음과 든든한 저음을 모두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Fiio FF3의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저음이 보강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귀 모양과 소리 취향에 따라서 자유롭게 선택하면 되겠으나, 세 가지 이어팁 중 어느 것을 씌우든 간에 저음이 훨씬 크게 강조되므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저음만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라우드 스피커의 베이스 부밍처럼 저음이 부풀어서 고.중음이 가려질 정도입니다. 또한 FF3는 하우징 지름이 큰 편이라서 귓바퀴 안쪽이 어지간히 큰 사람이 아니라면 스펀지 이어팁을 쓰지 않아도 잘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혹시 FF3를 사서 귀에 끼웠는데 저음이 그리 강하지 않다면 즉시 스펀지 이어팁을 씌워줍시다. Fiio의 측정에 의하면 이어팁 없이 들을 때는 저음이 90Hz까지, 이어팁을 더하면 42.5Hz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실효 영역 기준이며 제품 사양표에서는 20Hz까지로 표기됨) 또한, 선명한 고음과 매우 웅장한 저음을 모두 원한다면 가운데 구멍이 뚫린 Crisp 스펀지 이어팁을 권하겠습니다.



FF3는 이어폰 전체가 금속과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뭔가 나팔처럼 생긴 오픈형 이어폰인데, 직접 손에 들어보면 단단한 금속의 무게와 차가운 온도를 느끼게 됩니다. 모든 부분이 곡선으로 되어 있으며 연결 부위가 깔끔해서 귀에 끼웠을 때의 감촉도 매끄럽습니다. 대부분의 오픈 타입 이어폰들은 귓바퀴 안쪽의 압박이 있어서 오래 착용하기가 어렵지만 FF3는 훨씬 더 오래 끼우고 있어도 편안합니다.



하우징 파트와 막대 부분은 모두 316L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이며, 하우징 후면의 데코레이션은 멋진 패턴을 고광택 유리로 덮어두었습니다. 그래서 이어폰 좌우 유닛이 닿으면 실제로 유리 세공품이 짤랑거리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흠집을 방지하고 싶다면 이어폰 좌우 유닛을 분리 수납하는 파우치를 별도 구입하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소개하는 FF3는 광택이 좔좔 흐르는 블랙 색상이며, 스틸의 은빛 색감을 그대로 드러낸 실버 색상도 있습니다. 이어폰의 총 무게는 케이블 포함 31g으로 플라스틱 이어폰들보다는 훨씬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케이블은 이어폰 하우징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데, 선재는 은 도금 동선이며 부드러운 TPU 피복으로 감싸두어서 꼬임 없이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피복 표면이 매끈해서 옷에 스칠 때의 잡음도 거의 없군요. (겨울철에 밖에서 쓰면 조금 단단해질 듯) TPU 피복 덕분에 케이블이 잘 꼬이지 않아서 좋지만, 둥글게 말아놓아도 다시 풀리므로 제대로 정리하려면 벨크로 스트랩으로 묶어두시기 바랍니다.




소리를 좋게 만들기 위한 설계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쓰는 이어폰에서 하우징의 구조, 형태, 소재 등은 소리에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결국 물리적인 방식으로 소리를 만들어야 하니 이어폰 제작자는 수많은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원하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테스트를 반복합니다. 예를 들어 베이스 포트의 숫자와 크기를 결정하려면 똑같은 형태의 하우징을 그 숫자와 크기 만큼 여러 개 만들어야 합니다. FF3를 만든 사람도 이러한 노동의 과정을 거쳤을 텐데요. 그 결과는 세 가지 항목으로 요약됩니다. 저음 울림통 설계, 드라이버 성능 향상, 하우징 소재 개선입니다.



FF3는 저음 울림을 확장하는 드럼 타입의 하우징 구조를 보입니다. 전통적인 북의 구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후면에 공기 울림 공간을 만들되 입구 부분을 좁게 하고 후면을 넓게 해서 소리의 공간감 효과를 살립니다. 이게 Fiio의 최초 기술은 아니고 커널형 이어폰에서도 가끔씩 볼 수 있는 형태인데요. (예: 몬스터 마일스 데이비스 트럼펫) 여기에 더해서 하우징 후면의 내부에서 공기가 맴돌도록 통로를 만들어놓았습니다. 이것으로 저음을 더욱 웅장하게 증폭합니다.


14.2mm 지름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진동판이 조금 다릅니다. 기본은 폴리우레탄(PU) 필름인데 중앙의 돔 부분에 베릴륨을 코팅했습니다. 이 구조는 저음의 질감을 향상시키며 중음을 충실하게 만드는 한 편 고음의 '실효 영역'을 17kHz까지 올려줍니다. (FF3 제품 사양표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20Hz ~ 20kHz) 진동판을 흔들어주는 보이스 코일은 구리 코팅된 알루미늄 소재이며 일본의 다이코쿠(Daikoku)사 제품입니다. 코일의 두께가 0.033mm에 불과해서 매우 가볍기 때문에 그만큼 진동판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서 고음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폰의 하우징 전체를 316L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었습니다. 지금껏 경험해본 바로 볼 때,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스테인리스 스틸 하우징의 조합은 대개 풍부한 잔향의 저음과 섬세하고 밝은 고음을 만들기 쉽습니다. FF3는 이 속성과 더불어 저음 증폭 및 순환 구조, 베릴륨 코팅 돔의 진동판을 사용해서 더욱 현란한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Fiio는 음향 기기에서 유난히 자연스러운 소리를 추구하므로 FF3도 웅장한 저음의 편안하고 포근한 소리를 지니게 됐습니다.



3.5mm와 4.4mm 플러그 교체 방법


Fiio FF3는 패브릴러스(Fabrilous)라는 회사의 라이센스를 통해서 탈착식 커넥터의 플러그를 탑재했습니다. 플러그 파트는 모두 알루미늄으로 제작됐으며, 플러그 안쪽의 4핀에 커넥터 모듈을 끼우는 방식입니다. FF3의 기본 커넥터는 3.5mm이며 4.4mm 커넥터가 포함되어 있으니 한 번 교체해봅시다.


1) 플러그를 돌려서 커넥터 파트의 나사를 풀어줍니다.



2) 커넥터 파트는 이게 사람의 힘으로 당길 수 있는 것인지 의심할 정도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헝겊을 쥐거나 얇은 고무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커넥터를 붙잡고 강하게 당겨서 분리합시다. 파손을 피하기 위해서 원래부터 아주 단단하게 고정되도록 만든 모양입니다.



3) 새로운 커넥터를 끼울 때에는 플러그 안쪽에 있는 돌기를 확인하고 커넥터의 검정색 부분에 있는 한 줄의 홈을 맞춰서 끼웁니다. 그러면 4핀이 정렬되면서 제대로 결합됩니다.



4) 다시 플러그를 돌려서 커넥터 파트를 고정해주면 교체 완료입니다.



FF3는 케이블이 고정되어 있지만 이렇게 커넥터를 교체해서 3.5mm 언밸런스 연결과 4.4mm 밸런스 연결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SOUND



드라이버 임피던스는 45옴, 드라이버 감도는 105dB로 DAP 헤드폰잭에서도 쉽게 구동할 수 있으며 헤드폰 앰프 연결도 쾌적합니다. (앰프에 연결해도 배경 노이즈가 강조되지 않으며 소리가 너무 크지도 않은 상태) 그런데 꼭 헤드폰 앰프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FF3는 소출력 기기에서 볼륨을 더 올리면 헤드폰 앰프 연결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소리를 냅니다. 소리의 밀도와 질감이 여러 기기에서 균일하게 나온다는 뜻입니다. 물론, 앰프 연결에서는 다른 다이내믹 드라이버 이어폰들이 그러하듯 소리의 선이 더욱 굵어지며 중.저음이 든든해집니다. 이 감상문의 정리 단계에서도 Fiio New K3, 그레이스 디자인 M900, 바쿤 CAP-1003 등의 소형 헤드폰 앰프를 사용했습니다.


감상문을 쓰기 전에 스펀지 이어팁의 사용을 꽤 고민했는데요... 제 귀에는 솜을 씌우지 않은 상태에서도 귓바퀴 안쪽에 꽉 끼는 정도라서 솜 없이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Balanced 이어팁을 씌워도 저음이 너무 강해져서 소리 전체를 흐리게 만드는 탓에 내린 결정입니다. 적어도 제 귀에서는 스펀지 이어팁이 없어도 저음이 든든하며 초저음의 웅장한 진동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은 소리의 첫 감상부터 '고급 오디오'라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청음 매장에서도 많은 분들이 처음부터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을 듯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음이 유난히! 웅장하다. 그리고 공간 확장 효과가 크다.


오픈 타입 이어폰의 개방감은 기본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후면의 나팔처럼 생긴 울림통이 저음과 초저음을 넓게 확산시켜서 심리적 공간을 크게 만듭니다. 솜을 씌워서 들으면 공간 효과가 더욱 강렬해져서 대형 헤드폰 같은 거대한 규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 자체에서 나오는 저음도 큼직하지만 하우징 내부의 공기 통로 설계와 확산형 울림통이 초저음까지 더욱 크게 만듭니다. 오픈 타입 이어폰들의 저음이 약하다는 편견은 깨끗하게 버립시다. (-_-)b 저는 FF3의 웅장한 저음과 넓은 공간감이 하도 좋아서 '블레이드 러너 2049(Blade Runner 2049, 2017)', '덩케르크(Dunkirk, 2017)' 등의 영화 사운드 트랙을 더 많이 듣게 됐습니다. 쿵~ 쿠웅~하고 저음이 터지면서 아래로 낮게 깔리는 느낌이 굉장히 잘 살아납니다.


*고.중.저음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냥 소리가 자연스럽다고 정리해도 되겠지만 이 제품의 조건은 다릅니다. 진동판 필름의 중앙에 베릴륨을 코팅했으니 고음과 중.저음의 색깔 차이가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FF3의 베릴륨 코팅은 오로지 고음의 확장만 가져올 뿐 특정 음색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음, 중음, 저음이 모두 하나의 선에서 한 가지 속성으로 들리는 느낌을 줍니다. Fiio의 헤드폰 앰프 New K3와 블루투스 트랜시버 BTA30 Pro도 그렇듯이, 이 회사는 소리의 자연스러움을 중시합니다. 맑은 공기나 물 같은 음색(?)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비싸지 않은 대중적 앰프와 이어폰에서도 하이엔드 제품처럼 자신의 음색을 지우고 천연의 소리만 남기는 Fiio의 특기를 FF3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중.저음의 비중도 잘 맞는다. (초저음이 보강된 플랫 사운드)


오픈 타입 이어폰이라서 하우징 테두리가 유저의 귓바퀴 안쪽에 얼마나 끼워지는지에 따라 저음이 달라지지만, 솜 없이 귀에 딱 맞는 상태라면 저음만 크게 보강된 플랫 사운드에 가깝게 들릴 것입니다. 이 물건의 주파수 응답 측정을 할 때 더미 헤드의 귓바퀴가 잘 맞는다면 고.중음이 평탄하며 모양이 볼록하지 않고 직선형으로 상승하는 저음이 나올 듯합니다. 고음도 청각 자극이 생기지 않도록 주로 초고음 영역만 보강해놓았습니다.


즉, 이 제품의 소리는 레퍼런스(기준점)가 될 수 있는 고해상도와 자연스러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음악 장르의 구분도 없습니다. 어떤 음악이든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들려준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저음이 웅장하고 공간감이 좋아서 오케스트라 중심으로 음악을 편식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처럼 레퍼런스 성격을 보이는 이어폰은 어떤 음악을 듣든 그저 편안하고 심심하게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짜릿한 고음과 강력한 펀치의 이어폰을 원한다면 다른 제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부드러운 질감, 저음의 포근함, 중음과 스펀지 이어팁의 관계


질감이 무척 곱고 부드러워서 '말랑하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소리 밀도가 아주 높은 편이며 특히 중음과 저음 영역의 감촉이 매끈합니다. 소리가 촉촉하거나 건조하다는 개념도 없습니다. 단단한 소리도 아니고 잔향이 풍부한 소리도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원음에 근접하면서 그저 곱고 매끈한 감촉만 주는 것입니다. 단, 스펀지 이어팁의 사용 여부에 따라서 저음의 포근함이 특징으로 될 수도 있겠습니다.


중음의 비중이 높은 보컬과 현악기는 스펀지 이어팁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제품이 귀에 잘 맞는다고 해도, 오로지 보컬과 현악기 소리를 가깝게 듣기 위해서 솜을 씌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크게 부풀어오른 저음 때문에 고.중음 마스킹이 생겨도 그 흐릿함을 감수할 정도로 중음의 크고 두툼한 느낌이 좋습니다. 솜 없이 들으면 무대의 가운데에 정확히 위치한 중음이 되지만, 솜을 씌우고 들으면 가수가 내 바로 앞까지 와서 노래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고성능인데 여유롭고 섬세하다. 아주 오래 감상할 수 있다.


응답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인데 체감으로는 살짝 느릿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있습니다. 풀어진 소리는 절대 아니라고 보지만, 고음과 중음에서 청각을 건드리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그래서 여유로운 기분이 드는 모양입니다. 음악을 듣노라면 시원하고 깨끗하게 터지는 고음이 있는데 이것이 귀를 간지럽히는 것처럼 기분이 좋을 뿐 조금도 거슬리지 않습니다. '섬세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가늘고 고운 성향의 고음입니다. 저음도 돌처럼 단단하게 때리는 것이 아니라 얇은 막의 고무공이 탱탱하게 튀는 것처럼 부드러운 탄력을 보입니다. 이렇게 깨끗한 고.중음과 든든한 울림의 저음을 계속 듣고 있는데 청각이 지치지 않습니다. 음악을 쉽고 편하게 듣기에 아주 좋은 이어폰이며, 웅장한 초저음으로 오랫동안 영화나 TV 시리즈를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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