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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AAW ATH, 중음형 올라운더 이어폰의 굵직한 보컬과 현악기 소리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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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와 DD를 혼합한 6 드라이버 하이브리드 이어폰인데 중음에 BA 세 개를 배치했다. 그리고 이 세 개의 중음 BA 중 한 개는 특대형이다! 그 결과 근래에 보기 드문 중음형 올라운더 이어폰이 탄생했으며 차원이 다르게 굵은 선의 보컬과 현악기 음을 들려준다."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고급형 이어폰에 들어가는 드라이버의 수가 곧 가격이라면 AAW의 이어폰들은 모두 하이엔드로 분류될 것입니다. 무슨 소리인고 하니, AAW에서 만드는 인이어 모니터는 다들 드라이버가 많고 구조가 복합적이면서도 타 브랜드 제품들보다 가격대가 낮습니다. (그런데 구성품은 더 많이 넣어줌) 물론 드라이버 숫자가 많다고 해서 소리가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은 주파수 응답의 최적화 효과와 더불어 각 음 영역에 더 강한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측정으로 확인할 수 없는 '소리의 굵은 선과 힘'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여러 IEM 회사들의 제품 라인업을 보면 고.중.저음에 배정된 드라이버 숫자에 따라서 캐릭터 분류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높은 해상도와 깊은 저음을 지닌 이어폰들 중에서 특정 모델에 중음 BA를 더 많이 배치하여 스튜디오 모니터용으로 만들거나 보컬 및 기타 연주자의 이어폰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현재까지 AAW의 이어폰들을 거의 다 리뷰하고 사용했는데, 모두들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의 든든하고 밀도 높은 저음이 있으며 BA 드라이버에서도 선이 굵은 소리를 지향하는 일관성이 있습니다. 또한 정전형 트위터를 탑재한 플래그쉽 모델에서도 밝거나 샤프한 고음을 피하며 최대한 편안하고도 굵직한 소리를 내는 점이 AAW의 사운드 시그니처라고 생각 중입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제품은 AAW의 굵은 소리 중에서도 더욱 굵은 소리를 지녔습니다. 요즘 이어폰들은 소리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한 튜닝 방식으로 '중음 낮추기'가 많이 사용되는 편인데, AAW의 'ATH'는 고음의 선명함과 저음의 박력을 모두 유지하면서 중음을 폭넓게 보강합니다.


그렇습니다. AAW ATH는 처음부터 깁슨 레스폴 기타를 골랐던 경음악부 여고생을 위한 이어폰인 것입니다. (*며칠 전부터 10년 만에 '케이온!'을 다시 정주행하는 중이라서 생각났음)



드라이버 하이브리드 이어폰에 담긴 넉넉한 인심



알 수 없는 오덕 멘트로 시작했지만 다시 정상적인 자세로 돌아와서 AAW ATH의 박스를 열어봅시다. 60만원대의 6 드라이버 이어폰인데 박스 속에서 고급진 금속 케이스가 보입니다. 이 케이스 속에는 별도로 구입하면 20만원에 육박하는 기본 케이블이 있으며 세 종류의 이어팁 9쌍이 나옵니다. 늘 그랬듯이 AAW는 구성품 챙겨주기에 진심입니다.



ATH에 포함된 이어팁은 폼팁(Foam Tips), 고음형 팁(Treble Tips), 기본형 팁(Standard Tips)으로 분류됩니다. 각자의 취향과 귀 크기에 맞춰서 고르면 되는데... 이어팁의 종류만 봐도 ATH가 고음형 이어폰은 아니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폼팁은 원래부터 중.저음을 보강하는 편이고 고음형 팁은 고음을 살리기 위한 것이니, 기본형 이어팁을 쓴다면 원래부터 중.저음형 소리가 나오겠지요? 그래서 저도 기본형(스탠다드) 이어팁의 중간 사이즈를 기준점으로 사용했습니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ATH는 스위치를 통한 음색 변경이 가능하므로 이어팁의 변수와 잘 맞춰서 원하는 소리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ATH의 기본 케이블은 '널 오디오 룬 MKVII (Null Audio Lune MKVII)'입니다. 이 제품은 은과 희소 금속의 합금을 선재로 쓰는데 널 오디오의 사운드 도안을 보니 중음 속성이 특히 좋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케이블을 별도 구입하려면 20만원 가까이 지불해야 하지만 AAW는 6 드라이버 하이브리드 이어폰에 기본으로 탑재하는 넉넉한 인심을 보여줍니다. AAW와 널 오디오가 사실상 같은 회사라서 가능한 마법인데요. 재생기에 끼우는 쪽은 3.5mm 커넥터이며 이어폰 쪽 커넥터는 2핀 규격입니다.



AAW는 커스텀 핏과 유니버설 핏 이어폰을 모두 제작하는 회사이고, 유니버설 모델에는 언제나 고유의 페이스 플레이트 디자인을 적용합니다. ATH에서는 검정색 바탕에 금색의 곡선이 촘촘하게 그려진 디자인이 보이는데요. 제품 설명을 보니 Electroless Immersion Gold 공법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미크론 단위의 극히 얇은 금을 입히는 방식으로 전자 제품의 PCB 기판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이제는 인이어 모니터의 페이스 플레이트에서 보게 됐습니다.



짙은 남색의 클리어 쉘 속으로는 이 제품의 복합적인 드라이버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이어폰의 쉘과 이어폰 내부의 어쿠스틱 챔버까지 모두 3D 프린팅으로 제작했는데,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와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의 하이브리드 구성이며 채널 당 여섯 개를 1 BA 고음, 3 BA 중음, 2 DD 저음으로 나눴습니다. 이는 ATH의 상급 모델인 '프로젝트 4+2'와 동일한 구성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두 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마주 보는 모습인데요. ATH의 듀얼 DD 우퍼는 두 개의 진동판이 서로 밀고 당기는 등압(Isobaric) 구조로 저음을 재생합니다. 이 기술은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저음을 더욱 깊고 강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타 브랜드의 인이어 모니터에서도 자주 보이곤 합니다. ATH의 경우는 그래핀 진동판의 8mm 다이내믹 드라이버 두 개를 우퍼로 사용해서 저음의 낮은 왜곡율과 더 높은 압력을 지닙니다. 또한 3D 프린팅 챔버로 저음을 조정해서 고.중음을 가리는 현상이 최소화되도록 설계했답니다.



고음을 재생하는 NOVA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한 개는 튜브 없이 노즐 속에 바로 들어 있으며 듀얼 DD 옆으로 세 개의 중음 BA가 보입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한 개의 거대한 BA 드라이버입니다. BA 드라이버 두 개로 높은 중음(또는 낮은 고음)을 재생하는데 특대형 BA 드라이버 한 개로 중음을 더욱 보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4+2처럼 ATH도 커스텀 아트(Custom Art)의 라이센스를 받은 FIBAE 기술을 탑재했습니다. FIBAE는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이어폰에서도 임피던스 특성을 평탄하게 만들어 여러 가지 재생기와 앰프에 연결해도 음색 변화가 없게 해줍니다.



eBFC 스위치가 만드는 소리 차이


AAW ATH의 2핀 커넥터 뒤쪽에는 아주 작은 스위치가 두 개 있습니다. 이것은 eBFC 스위치라는 것으로 'eBass Flow Control'의 약자입니다. 프로젝트 4+2는 베이스 포트의 마개를 세 가지의 교체식 모듈로 만들어서 물리적으로 소리를 조정하며, ATH는 두 개의 스위치를 켜고 끄는 방식으로 네 가지의 소리를 만듭니다.


eBFC 스위치는 휴대폰 SIM을 탈착할 때 쓰는 핀으로 다루면 됩니다. (기본 포함되어 있음) 스위치가 돌출되어 있는 A3H+ 럭스 에디션과 달리 ATH의 스위치는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적응이 필요합니다. 또한 ON, 1, 2의 글자가 매우 작아서 눈으로 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이어폰 몸뚱이를 뒤집어서 이어훅 반대 방향이 되었을 때' 위쪽에 ON이 있고 아래쪽에 1, 2번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상태에서 스위치를 위로 올리면 켜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래 사진의 ATH는 스위치 두 개가 모두 켜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로 두면 스위치가 둘 다 내려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은 이어폰의 음색을 바꿀 뿐만 아니라 임피던스와 SPL(음압) 수치까지 달라진다고 합니다. (기본 임피던스는 8옴, 기본 드라이버 감도는 105dB) 그래서 스위치를 다루는 것은 연결하는 기기에 따라서 조금 다른 소리를 낼 수도 있겠습니다. ATH에는 재생기의 출력 임피던스와 관계없이 평탄한 임피던스 특성을 유지하는 FIBAE 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나 eBFC 스위치는 별개의 변수가 됩니다.


1) 레퍼런스

스위치 1, 2번을 모두 끈 것이 레퍼런스 사운드인데 이것은 옛날 측정 기준의 플랫 사운드에 가깝습니다. 고.중음이 매우 굵고 강하며 저음은 짧게 끊어서 치는 단단함을 보입니다. 하드코어 사운드의 스튜디오 헤드폰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음악 감상보다는 음악 분석에 적합한 쪽인데, 고.중음 영역이 너무 강한 것도 아니라서 '저음이 깔끔한 음악 감상'을 선호한다면 잘 맞겠습니다.


2) 라이브

스위치 1, 2번을 모두 켜는 것이 사실상 이 제품의 기준점이 되겠습니다. 라이브 모드는 레퍼런스 모드처럼 균형이 좋지만 고.중음과 저음이 모두 강조되어서 음악 감상이 재미있고 소리 분석 능력도 뛰어납니다. AAW의 제품 설명에서도 ATH는 라이브 사운드를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레퍼런스 모드로 두면 스튜디오 사용에도 적합할 것입니다.


3) 베이스

스위치 1번만 켜두면 고.중음의 선이 가늘어지고 저음이 풍만해져서 포근한 음색이 됩니다. 이 제품의 굵고 선명한 고.중음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베이스 모드를 사용해봅시다. 음압이 살짝 낮아지는 느낌이 있으나 볼륨을 더 올려야 할 정도는 아닙니다.


4) 클래식

스위치 2번만 켜두면 고.중음이 조금 더 강해지면서 저음도 살짝 살아납니다. 클래식 모드는 음악의 심리적 공간이 가장 넓은 듯합니다. eBFC의 주파수 응답 형태를 보면 클래식 모드의 고.중음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청취에서는 소리 질감이 더욱 곱고 듣기에 편합니다. 음압이 뚜렷하게 낮아지므로 볼륨을 몇 칸 올려주는 게 좋겠습니다.


아래의 도안은 AAW 웹사이트에서 퍼온 주파수 응답 그래프인데 자세히 보면 A3H+ 럭스 에디션에서 보았던 그래프와 똑같은 것입니다. 즉, 이것은 ATH의 주파수 응답이 아니라 eBFC 스위치의 주파수 응답 조절 특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라이브 모드가 ATH의 주제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소리 감상문도 라이브 모드를 기준으로 작성하겠습니다. 그러나 네 가지 모드의 기본 음색이 유사하므로 중요한 부분은 아닐 듯합니다. 소리가 분명히 달라지지만 ATH의 본성이 뿅 뿅 바뀔 정도는 아니거든요. 스위치를 조작하며 비교 청취를 하는 동안 어느 모드로 듣고 있었는지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SOUND



ATH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10 ~ 40,000Hz, 드라이버 임피던스는 8옴, 드라이버 감도는 105dB라고 합니다. 실제 환경에서는 구동하기 쉬운 이어폰이라서 스마트폰이나 DAP의 헤드폰잭에 바로 끼워도 빵빵하게 울립니다. 그러나 일단은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를 채널당 두 개씩 사용하고 있으니 USB 동글 앰프라도 더해주는 편이 좋겠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헤드폰 앰프를 만나면 특히 중음과 저음의 선이 굵어지며 질감과 힘이 크게 향상됩니다.


*이 감상문은 1, 2번 스위치를 모두 켠 [라이브 모드]와 스탠다드 이어팁 중간 사이즈를 사용해서 작성했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저음이 깊고 강하게 들리는 상태입니다. 1, 2번 스위치를 모두 끄거나(레퍼런스) 2번만 켜두면(클래식) 저음이 보다 평탄하게 되니 참조해둡시다. (-_-)/


*이것은... 굵은 소리의 표본


첫 인상은 일단 '풍부한 저음형 사운드'인데 잠시 후 두 번째 인상이 첫 인상을 압도해버립니다. 제가 듣기에 ATH는 중음이 아주 강력한 이어폰입니다. 그래서 소리 선이 유난히 굵게 들립니다. 분명히 고음도 선명하지만 높은 중음부터 낮은 중음까지 두툼하게 보강된 느낌이 훨씬 강하군요. 혹시 이어폰의 소리가 가늘거나 굵다는 개념이 낯설다면 ATH로 '굵은 소리의 표본'을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는 eBFC 스위치 조작과 관계없이 항상 나오는 속성입니다.


초고음부터 높은 중음까지 'Treble'로 분류할 만한 모든 고.중음 영역이 골고루 강조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고음이 시원하게 들리지만 음색이 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요. 두텁게 강조된 높은 중음이 전체 음색을 잘 조절해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어폰들과 비교하면 조금 어둡거나 중립적인 음색으로 들릴 수 있겠습니다. 또한 중음 전체를 보강했으면서도 높은 중음의 일부분을 조금씩 조정해서 청각 자극이 없도록 해놓았습니다. 혹시 프로젝트 4+2의 소리를 들어봤다면 근본이 흡사하다는 느낌이 있겠으나, ATH는 높은 저음이 더 강하고 중음 전체가 크게 살아난다는 점이 다릅니다. 프로젝트 4+2는 중음이 매우 굵지만 저음의 파워가 강하며 초저음이 더 웅장합니다.



*고밀도의 압력으로 고막을 눌러주는 저음


듀얼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의 깊고 강한 저음이 들리는데 높은 저음이 꽤 강조되어 있어서 펀치가 단단하고 묵직합니다. 타격이... 조금 더 힘을 모아서 올려치는 어퍼컷 펀치에 가깝습니다. 초저음도 깊게 내려가서 안정적인 바탕을 만들어줍니다. 그러나 높은 저음의 펀치가 더 센 편이라서 공간감 측면으로 본다면 머리 속으로 더 가깝게 들어오는 형상입니다. (중음의 보강도 소리를 더 가깝게 만드는 원인)


라이브 모드의 든든한 저음은 ATH에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를 사용한 이유를 보여줍니다. 밸런스드 아머처 우퍼의 저음은 응답이 빠르지만 기체에 가까운 질감이라서 '압력'을 연출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우퍼의 저음은 응답이 조금 느리거나 왜곡율이 높아질 수 있지만 액체나 고체에 가까운 고밀도의 압력으로 청취자의 고막을 꾸욱 눌러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단, 라이브 모드와 베이스 모드는 레퍼런스, 클래식 모드보다 저음의 덩치가 크기 때문에 고.중음이 약간 가려지기도 합니다. 웅장한 초저음의 확장보다는 강력하고 화끈하게 때리는 저음 펀치를 즐기기에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팝, 발라드 장르에서 부드럽고도 단단한 바탕이 되며 락, 재즈에서는 드럼의 탐탐과 베이스 펀치가 풍부해집니다. 힙합 장르에서는 대형 헤드폰 못지 않은 펀치 진동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중음 영역만 8심 케이블로 듣는 기분!


ATH는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꾸밈 없고 굵직한 인상을 남길 듯합니다. 그 원인은 이 제품의 굉장한(!) 중음 보강입니다. 중음 재생에 거대한 BA를 사용했고 기본 케이블도 중음이 굵어지는 것으로 골랐습니다. 높은 중음에 투입된 2 BA까지 더해져서 사람 목소리와 현악기 소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파수 영역을 모두 파워업 했습니다. 이어폰용 커스텀 케이블로 치면 4심 케이블로 소리를 듣고 있는데 중음 파트만 8심 케이블로 듣는 기분입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를 생각하면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가 떠오릅니다. 헤드폰 프리마(Pryma)도 포함되고요. 한편 프로젝트 4+2는 탄노이(Tannoy) 스피커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중음의 보강은 소리의 해상도와 편안한 느낌에서는 불리할 수 있으나 보컬과 현악기에서는 차원이 다른 힘과 밀도를 뿜어낼 수 있습니다. 남성 보컬과 여성 보컬 모두 목소리가 더욱 진해지며 낮은 음에 힘이 실립니다. 바이올린과 첼로에서는 끈끈한 울림이 두 겹으로 덧칠되며 현을 문지를 때마다 피어오르는 가루까지 살아나는 듯합니다. 또한 가야금 산조와 같은 현악기 중심의 국악 감상에서 ATH의 굵은 선과 중음 중심의 소리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중음형 사운드의 습도 유지를 해주는 고음


ATH의 1 BA 트위터는 중음의 벌판에 비를 뿌려주는 듯한 고음을 재생합니다. 높은 중음부터 낮은 중음까지 크게 보강된 '중음형 사운드'는 상당히 어둡고 건조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트위터 한 개의 고음이 촉촉하게 습도 유지를 해준다는 뜻입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특징을 살린 저음의 위쪽으로 폭넓은 중음을 펼쳐둔 후 꼭대기에 약간의 고음과 초고음을 올려둔 모양새입니다. 즉, ATH의 기본 사운드에서는 중음이 주인공입니다. 저음이 조연 A이고 고음은 조연 B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강한 저음은 중음 전체가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고음은 쇳소리와 치찰음이 강해지지 않도록 하면서 듣기 좋은 가루를 뿌리기만 합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으면서 중음 파워는 두 세 배


이 제품은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는 올라운더 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라운더 타입에도 종류가 있기 마련입니다. 아주 비싼 하이엔드 이어폰 헤드폰들은 재생기와 청취자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움으로써 음악 장르 선택의 개념도 함께 지워줍니다. ATH의 경우는 중음의 비중이 높은 저음형 사운드이면서도 고음에 약간의 찰싹거림이 있는 소리라서, 결론적으로는 '중음형 올라운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떤 종류의 음악이든 음색의 큰 변화 없이 저음이 든든해지고 고음도 선명하게 들리는데, 중음 비중이 높은 악기와 사람 목소리만 두 세 배로 두터워지는 것입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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