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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이펙트 오디오 가이아, 아트 갤러리의 작품 같은 매혹적 이어폰

루릭 루릭
1703 2 2

이펙트 오디오 가이아
아트 갤러리의 작품 같은 매혹적 이어폰



"4 BA + 1 DD 하이브리드 설계로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소리를 만든다. 생동감 넘치는 파랑색의 페이스 플레이트와 케이블, 여성 보컬을 점점 듣기 좋게 만드는 세밀한 고음 튜닝, 재생 타이밍을 딱 맞춘 DD 우퍼가 특징."


글.사진 : 루릭 (blog.naver.com/luric)


참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처음에는 케이블이 없다는 편의성으로 선택 받던 것이 무선 이어폰인데, 몇 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니 무선 이어폰들도 고음질을 위해서 더 좋은 드라이버와 사운드 튜닝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점점 줄어들 줄 알았던 유선 이어폰은 음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계속 구입하고 있으며, 고급형 유선 이어폰은 고부가가치의 애호가 품목으로써 컬렉션과 바꿈질(-_-)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음향 기기는 소리가 좋아야만 사람들이 만족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소리의 취미는 자동차와 카메라처럼 만족의 끝이 없으므로 적금 통장과 신용 카드 관리에 주의합시다.



이펙트 오디오(Effect Audio)에서 새로 내놓은 이어폰, '가이아(Gaea)'도 휴대 음향 애호가 여러분을 위한 컬렉션 품목이 되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고급 이어폰들은 외적 디자인에도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마치 아트 갤러리에서 새로운 작품을 관람하는 것처럼... 이펙트 오디오 가이아도 좋은 소리 못지 않게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가이아는 이펙트 오디오와 엘리시안 어쿠스틱 랩(Elysican Acoustic Labs)의 협력 작품입니다. 이어폰 자체는 엘리시안 어쿠스틱 랩의 제품인데 이펙트 오디오와 함께 사운드 튜닝을 하고 이어폰 내부의 선재와 기본 케이블을 이펙트 오디오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이아의 소리는 엘리시안 어쿠스틱 랩의 사운드 시그니처를 유지하지만 이펙트 오디오의 감성적 성향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입니다.



이 제품의 국내 정가는 218만원으로, 직접 구입하려면 큰 마음 먹고 질러야 하는 하이엔드 모델이 되겠습니다. 내부 구성은 네 개의 소니온(Sonion)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와 한 개의 포스터(Foster)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4-Way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로 엮은 하이브리드 이어폰입니다. (1 DD 저음, 1 BA 낮은 중음, 1 BA 낮은 고음, 2 BA 고음으로 배치)


이펙트 오디오는 가이아를 기획하면서 뚜렷한 주제를 잡았는데, 여성 보컬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더 나아가 인간의 목소리를 황홀하게 들려주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좋은... 목표다...) 이어폰의 소리도 일종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소리를 충실하게 전달하는 성능으로는 요즘 인이어 모니터들이 다들 상급을 찍고 있으니, 이제는 이어폰 자체가 한 곡의 음악인 것처럼 '다양한 작곡을 하는 시기'가 왔음을 보여줍니다.



이어폰을 보니, 우주에서 찍은 지구 사진이 떠오른다



제품의 이름 그대로, 이펙트 오디오 가이아의 패키지 박스에는 가이아 여신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습니다. 박스를 열면 화려한 이어폰 본체와 케이블이 유저의 눈을 놀라게 하고, 박스 안쪽에는 검정색 스웨이드 소재의 캐링 케이스와 스핀핏 W1 이어팁 대.중.소 세 쌍이 있습니다. 저의 귀에는 기둥 부분이 주황색인 소형 이어팁이 잘 맞아서 소리 감상의 기준으로 사용했습니다.



가이아의 외모는 요즘 나오는 고급형 인이어 모니터들 중에서도 특히 색다른 인상입니다. 이어폰의 페이스 플레이트, 케이블의 Y-스플릿, 4.4mm 플러그까지 모두 고유의 컬러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이 색상 조합을 생각해보니... 우주에서 지구 사진을 찍으면 보이는 하늘과 바다의 색깔, 그리고 토양의 색을 묘사한 듯합니다. 우측 페이스 플레이트에는 이펙트 오디오, 좌측에는 엘리시안 어쿠스틱 랩의 로고가 배치되어서 가이아가 두 회사의 협력 작품임을 암시합니다. 또한 기본 케이블도 피복의 절반이 파랑색이라서 가이아의 디자인 주제가 더욱 부각됩니다.



이 제품의 외형 특징에서 짚어둘 점은 두 개입니다. 첫 번째는 벤트 설계인데요. 이어폰의 쉘에 금속 나팔처럼 생긴 벤트가 두 개씩 뚫려 있습니다. 가이아는 소음 차단 효과가 강력하므로, 이 벤트는 외부 소음을 들이지 않고 쉘 내부의 공기만 방출해줄 것입니다.



제품 설명에 따르면 이 구조는 드라이버 뒤쪽의 챔버에서 반향을 제거하며 앞쪽 챔버에서는 내부 압력을 최적화해줍니다. 그리하여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겪는 진동판 눌림 현상이 제거되므로 DD 우퍼의 소리가 더욱 깨끗해질 수 있습니다.



이펙트 오디오에서 만든 가이아의 기본 케이블은 UP-OCC 동선과 UP-OCC 은 도금 동선의 혼합 선재로 되어 있습니다. 로듐 도금된 4.4mm 커넥터를 탑재했으니 4.4mm 헤드폰잭을 지닌 재생기와 앰프를 쓰거나 별도의 변환 젠더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여기에서 두 번째 특징이 나옵니다. 케이블의 이어폰 쪽 커넥터가 '펜타콘 이어(Pentaconn Ear)'로 되어 있는 겁니다.


"펜타콘 이어 커넥터는 안쪽 핀이 굵은 송곳처럼 생겨서 왠지 튼튼하게 보입니다."


엘리시안 어쿠스틱 랩의 이어폰들이 펜타콘 이어 규격을 쓰고 있어서 그대로 적용한 모양인데요. 간단히 잡아당겨서 분리할 수 있으며 회전해도 접촉 불량이 발생할 확률이 낮은 커넥터입니다. 또한 가이아의 기본 케이블에는 이펙트 오디오의 ConX가 적용되어 있으니 다른 ConX 커넥터로 교체해서 타 브랜드의 이어폰에 끼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해봤습니다. (-_-)/



가이아의 기본 케이블을 다른 커스텀 이어폰 몇 개에 연결해서 들어보니 저음 울림이 더욱 깊고 명확해지며 고음이 살짝 샤프해집니다. 소리 해상도의 향상, 저음의 탄력 강화가 특징이군요. 지금껏 경험해본 '동선 + 은 도금 동선'의 조합은 대체로 이런 효과를 내었던 듯합니다. 가이아의 경우는 은 도금 동선이 BA 드라이버의 해상도를 올려주고, 동선은 DD 우퍼의 저음 파워 보강에 사용되나 봅니다.




SOUND



이 제품의 주파수 응답 범위는 일반적인 20 ~ 20,000Hz로 표기됐으나 실제 청취에서는 더욱 넓게 들리는 느낌입니다. 드라이버 임피던스가 10옴으로 휴대용 기기 연결에 알맞으며 드라이버 감도는 102dB라고 합니다. THD 수치가 1% 미만이라서 조금 높은 편인데 이것도 실제로 들어보면 소리의 잔향이 거의 없어서 정밀한 인상을 줍니다. 이후 설명하겠지만, 보컬의 맛을 살리는 사운드 튜닝 때문에 1kHz 기준으로 측정되는 THD 수치가 높게 나온 것 같습니다.


가이아를 재생기와 앰프에 연결해보면 드라이버 감도가 꽤 높은 편인데, 기기의 화이트 노이즈가 확 살아날 정도로 매우 높은 것은 아닙니다. 기본 케이블이 4.4mm 밸런스 연결이라서 비교적 고출력 상태가 될 터인데 음악의 배경이 고요해서 좋습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헤드폰 앰프를 만나면 중.저음이 더욱 굵어지는 효과가 있으며 가이아의 우퍼 드라이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DAP들의 4.4mm 헤드폰잭 출력이 강한 편이라서 가이아에게 꼭 헤드폰 앰프를 더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올라운더 타입 + 정확한 넓이의 공간


살짝 밝은 고음과 은근하게 보강된 저음 영역을 빼면 대체로 플랫 사운드에 가까운 밸런스형 이어폰입니다. 고음, 중음, 저음의 균형을 아주 꼼꼼하게 맞춰둔 바탕에서 고음 일부가 강조되고 초저음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형태로 보입니다. 이러한 소리는 기본적으로 올라운더 타입이 될 확률이 높으며, 의도적으로 확장되지 않은 '정확한 넓이의 공간'을 만들기에 유리합니다. 또한 고음이 매우 섬세하게 조절되어 있어서 체감되는 소리 해상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여성 보컬에 살짝 볼 터치 더하기


가이아에는 명확히 드러나는 '소리의 연출'이 있습니다. 높은 중음과 고음의 일부를 뚜렷하게 강조해서 여성 보컬의 선명도를 높이고 선을 굵게 만듭니다. 그래서 전체 음색은 밝지 않으나 목소리의 비음을 약간 예쁘게 꾸미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성의 화장으로 보면 투명 메이크업인데 살짝 볼 터치를 한 정도입니다. 중요한 점은, 가이아가 첫 감상부터 뚜렷하게 예쁘거나 밝은 느낌을 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스핀핏 이어팁을 파이널 E 이어팁으로 교체하면 고음이 더 어두워질 수 있으며, 은 도금 동선 케이블이나 순은선 케이블로 교체한다면 훨씬 짜릿한 고음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기본 포함되는 스핀핏 이어팁과 동선 + 은 도금 동선 조합의 케이블에서, 가이아는 음악 감상 도중에 시원함, 달콤함, 화사함 등을 은은하게 느끼도록 유도합니다.



*처음에는 평온하지만 나중에는 유혹된다


몹시 세밀하고 화사한 인상을 주는 고해상도 사운드입니다. 샤프한 고음과 더불어 높은 중음의 튜닝이 아주 잘 된 이어폰이군요. 높은 중음을 보강하면 사람의 청각이 그 쪽으로 쏠려서 고음을 감지하게 어렵게 되는데, 가이아의 높은 중음은 대략 10단계 이상으로 세분화해서 일부는 낮추고 일부는 강조하는 방식으로 소리의 세밀함과 청량감을 모두 챙겼습니다. 고막을 찌르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살아나는 고음으로, 극히 가느다란 섬유로 구성된 실처럼 촘촘한 결합 구조를 보입니다. 바로 이 점이 가이아의 소리를 자연스럽고도 아름답게 여기도록 만드는 요인입니다. 대놓고 뚜렷한 임팩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처음 들을 때는 평온한 소리 같은데 청취를 할수록 부드럽게 이끌리는 '미모의 매력'을 지녔습니다. 쉽게 말하면 '오래 들을수록 예쁘게 들리는 소리'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깨끗한 고해상도 저음'이다!


가이아의 소리에서 오래 들을수록 배어나오는 또 하나의 특징이 '저음의 펀치와 규모'입니다. 저음이 강하고 단단한 펀치를 지녔으며 초저음이 웅장하게 펼쳐집니다. 외부 소음을 들이지 않으면서 내부 공기만 방출해주는 벤트가 각 채널마다 두 개씩 있는데, 이 벤트들이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저음을 아주 깨끗하고도 힘이 좋게 다듬어줍니다. 고막과 머리가 모두 진동할 정도로 울림이 깊은 저음인데 끝부분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습니다. 저음이 고.중음을 가리는 마스킹 현상도 없습니다. 꽤 강조된 저음이라서 저음 영역의 THD 수치가 조금 높게 나오겠으나 DD 우퍼의 응답 속도가 원래 빠르며 공기 에너지의 조정을 매우 잘 해두었습니다. 저음에도 해상도의 개념이 있음을 다시 일깨워주는 사운드 튜닝입니다.


즉, 가이아의 저음은 선명하고 명료하며 탄력이 강합니다. 그리고 힘찬 타격과 깊은 무게를 전할 수 있습니다.


*BA + DD 하이브리드 설계의 완성본


저는 인이어 모니터 제작자들의 인터뷰 영상을 챙겨 보는 편인데 BA + DD 하이브리드 구성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타이밍 맞추기'라고 합니다. 속성이 다른 두 가지 드라이버의 소리가 엇갈리지 않으려면 고난도의 물리적 튜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가이아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웅장한 느낌을 위해서 초저음을 강조했는데 이 초저음 영역이 BA의 고.중.저음에서 그대로 파생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이내믹 우퍼의 높은 밀도와 깊은 울림은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와 분명히 다른데 그 정도로 일체감이 있다는 뜻입니다. 고.중.저음과 초저음이 별도로 나오는 게 아니라 마치 피라미드처럼 하나로 이뤄져 있습니다. 가이아는 여성 보컬에 좋은 이어폰인 동시에 BA와 DD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설계의 완성본입니다. ■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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