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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이어스 엘코닉, 이어폰 속에 거대한 콘서트홀이 있다

루릭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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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이어스 엘코닉

이어폰 속에 거대한 콘서트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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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VE 시리즈 소개에서 언급했듯이, 독일의 '비전 이어스(Vision Ears)'는 독일을 포함한 유럽 전역의 뮤지션들 사이에서 가치를 인정 받으며 급성장한 인이어 모니터 회사입니다. 서양(?)에서는 개인의 귓본을 떠서 만드는 커스텀 인이어 모니터(커스텀 이어폰)가 음악을 연주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직업용 장비로 쓰이며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판매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대는 변화하고,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하이엔드 휴대 음향 분야가 커지면서 무대 공연용이 아니라 개인의 음악 감상을 위해서 커스텀 이어폰을 구입하는 유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본, 싱가폴, 중국, 대만 등 여러 국가의 인이어 모니터 회사 제품을 소수이지만 접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러한 일반 유저들의 격렬한 열정과 돈 낭비(...)로 인해 유럽 저편의 비전 이어스도 개인의 음악 감상을 위한 하이엔드 이어폰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소리의 상향 평준화를 달성했으며 'VE8'이라는 놀라운 물건까지 포함되는 VE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뮤지션을 위한 품목입니다. 비전 이어스가 만드는 일반 유저 타겟의 하이엔드 이어폰이라면... VE 시리즈를 넘어서되 분명히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 결과물이 '엘코닉(Erlkonig)'과 '엘리시움(Elysiu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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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제품의 가격대는 넉넉한 경제력으로 커스텀 이어폰을 '수집'하는 분이라면 어느 정도 구입을 고려해볼 수 있을 법한 수준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엘코닉과 엘리시움 모두 기백만원을 지불한 것이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음악을 멋지게 들려준다는 겁니다. 저도 참 많은 이어폰들의 감상문을 쓰면서 100만원 넘는 제품들도 되도록 무덤덤한 기분으로 접근해왔으나, 엘코닉과 엘리시움은 오랜만에 제 두뇌와 심장을 후끈거리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면 마왕(엘코닉)과 천국(엘리시움) 중에서 마왕부터 살펴보십시다.

 

*형편 없는 스포일러

 

1) 엘코닉이 마왕인 이유는 겁나게 신선하며 웅장하기 때문입니다.

 

2) 엘리시움이 천국인 이유는 구름 위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초고가 이어폰을 샀더니 레어 아이템 박스가 배달되었다

 

엘코닉은 비전 이어스에서 작정하고 최고의 오디오 애호가용 이어폰을 만들어보겠다며 모든 물량과 노하우를 투입한 사례입니다. 현재 이 회사의 유일한 유니버설 핏(Universal Fit) 이어폰이며 주문 제작만 가능한 수공예품이 되겠습니다. 가격은 상당히 비싼 비전 이어스 이어폰들 중에서도 최고가를 찍습니다. 이러한 사치품(?)이라면 그만큼 소장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겠지요? 그래서 엘코닉은 묵직하고 튼튼한 우드 박스에 담겨서 배송됩니다. 게임에서 레어 아이템 나오는 박스가 바로 엘코닉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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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 박스의 앞쪽에 있는 금속 다이얼을 한 쪽으로 돌려서 뚜껑을 열어봅시다. 자물쇠가 채워져서 열쇠로 열어야 하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뚜껑을 열면 가지런히 진열된 이어폰 본체와 더불어 좌우로 뭔가 있어야 할 것이 빠진 듯한 수납 공간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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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엘코닉은 하우징 바깥쪽의 페이스 플레이트를 자석 고정 방식으로 간단히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 장착된 페이스 플레이트 외에도 다른 페이스 플레이트를 준비해두었다가 바로 교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페이스 플레이트들은 기본 포함되지 않는 별도 판매 품목입니다. (-_-); 우드 박스 내부의 수납 공간은 '혹시나 페이스 플레이트 따로 구입하면 여기 넣어둬~'라며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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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경우 엘코닉의 옵션 페이스 플레이트는 블랙, 실버, 골드, 로즈 골드 4종을 한 세트로만 판매합니다. 페이스 플레이트는 강한 자석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일자 드라이버 끝으로 살짝 밀어서 분리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하우징 흠집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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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플레이트 수납 공간이 있는 부분을 들어 올리면 이번에는 별도의 작은 캐링 케이스와 수많은 이어팁이 나옵니다. 유저의 귓구멍에 무조건 맞는 사이즈를 찾게 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스핀핏(SpinFit)의 이어팁이 길이와 두께별로 잔뜩 들어있습니다. 작은 캐링 케이스는 진짜로 크기가 작은데, 엘코닉의 하우징이 큰 편이지만 케이블이 슬림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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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코닉의 하우징은 순은을 주조해서 만든 것이며 표면이 무광택의 매트한 감촉을 냅니다. 또한 하우징 형태가 둥글게 되어 있어서 귀에 끼웠을 때의 감촉도 편안합니다. 분명히 무거운 이어폰이지만 사람들의 일반적 귀 모양에 맞춰서 귓바퀴 안쪽에 안착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커스텀 이어폰처럼 귀를 단단히 막아주므로 소음 차단 효과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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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의 가격 상승 요인이 있습니다. 이 제품에는 이펙트 오디오(Effect Audio)에서 특별 제작한 순은선의 커스텀 케이블이 기본 포함됩니다. 이 케이블은 소리도 좋지만 얇고 가벼운 타입이라서 사용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단, 비싼 선재라서 그런지 케이블 길이가 조금 짧습니다. 휴대용으로는 충분한 길이인데 어쨌든 다른 이어폰들보다는 짧게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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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코닉의 기본 케이블은 2.5mm 밸런스 커넥터를 사용합니다. 저는 주로 3.5mm 연결을 사용하므로 이펙트 오디오의 고급 3.5mm 변환 어댑터(변환 젠더)를 준비했습니다. 이 제품은 일본 오야이데의 협력으로 만드는 팔라듐과 백금 소재의 'PSquared Straight' 모델이며 15만원대 가격입니다. 저는 예전에도 이펙트 오디오의 고급 변환 어댑터를 사용해봤는데 소리를 방해하기는 커녕 오히려 시원하게 뚫어줄 정도로 품질이 좋습니다.

 

*참고 : 재생기나 앰프의 2.5mm 밸런스 연결은 3.5mm 언밸런스 연결보다 출력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아날로그 회로 쪽의 화이트 노이즈가 강해지기 쉽습니다. 화이트 노이즈가 잘 억제된 아스텔앤컨 DAP들도 2.5mm 헤드폰잭에 연결하면 화이트 노이즈가 들립니다. 이어폰의 힘찬 소리를 위해서 밸런스 연결을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으나 그만큼 화이트 노이즈를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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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코닉의 페이스 플레이트가 교체 가능하게 된 '기능적 이유'가 있습니다. 페이스 플레이트로 가려진 하우징 표면에 '소리 조절 장치'가 숨겨져 있거든요. 작은 일자 드라이버로 돌리는 방식이며, 패키지에 기본 포함되는 일자 드라이버를 분실했다면 안경 수리할 때 쓰는 정밀 드라이버 세트를 사용해도 됩니다. 4개의 사운드 모드가 있는데 4, 3, 2, 1의 순서로 저음이 크게 늘어납니다. (1번이 가장 큰 저음) 저의 느낌으로는 저음이 거의 두 배씩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0-);; 아마도 4번 사운드가 기준점이겠고, 저음이 늘어날수록 중음이 가려지는 현상이 심해집니다. 그리고 1번 사운드까지 올리면 펑펑 터지는 서브 우퍼 저음을 듣게 됩니다. 그러므로 저의 추천은 평소에 4번으로 듣다가 저음 울림을 더 원할 때 3번이나 2번으로 바꿔보는 것입니다. 1번은 익스트림 베이스 헤드를 위한 특별 모드라고 생각해둡시다. 4번 사운드도 초저음까지 내려가는 깊은 울림이 강하게 드러나므로 마왕의 웅장한 특징은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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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할 차례인데요. 앞서 정리를 조금 해봅시다.

 

순은을 주조해서 만든 하우징, 이펙트 오디오에서 엘코닉 전용으로 제작한 순은 케이블, 채널당 13개의 밸런스드 아머처 드라이버, 이어폰 디자인의 개인화를 위한 다수의 페이스 플레이트, 소장 가치를 증폭하는 우드 박스 패키지에 사운드 튜닝도 음악을 듣기 좋게 만드는 성향입니다. VE8도 초고음과 초저음을 강조해서 음악 감상을 즐겁게 하지만 엘코닉은 그보다 더욱 화려한 소리를 추구합니다.

 

실버 케이블과 실버 하우징의 멀티 BA 드라이버 이어폰이라면 어떤 소리가 들릴까요? 이어폰의 커스텀 케이블에 100~200만원씩 써본 분이라면 이미 짐작하실 것이라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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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굉장히 많은데 그저... 좋다

 

엘코닉의 드라이버 구성은 채널당 저음 4개 + 중음 4개 + 고음 4개 + 초고음 1개(슈퍼 트위터)입니다. 제가 참 많은 이어폰들의 소리를 들어봤지만 엘코닉처럼 소리를 듣고 할 말이 많아지는 물건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대형 헤드폰을 제외하고 이어폰만 카테고리로 둔다면 현재까지는 엘코닉이 할 말 많아지는 이어폰 1위가 되겠습니다. 소리의 좋은 점이 너무나 많아서 도대체 무엇부터 정리해야 할지 당혹스러운 것입니다. (그만큼 음악성을 위해 더해진 특색도 많다는 뜻) 수백만원대 이어폰의 소리를 많이 들어왔거나 컬렉션을 하는 유저라면 엘코닉의 음색이야 어떻든 간에 뭔가 굉장한 소리를 낸다는 생각은 들 것입니다. 음악을 틀면 일단 청각으로 들어오는 정보의 양부터 엄청납니다. 콸콸콸하고 소리의 디테일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그것이... 좋습니다. 거부감이 들지 않습니다. 엘코닉의 사운드는 학습이나 적응이 필요한 하이엔드가 아니라 누구나 곧바로 끌리게 되는 본능적 하이엔드라고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어폰 감상문을 쓸 때에는 주파수 응답 형태, 음색, 공간감, 응답 속도 등의 항목을 가지고 작성하지만 엘코닉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듣는 사람마다 각자 온갖 생각을 하면서 이 제품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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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드라이버 감도, 앰프 효과도 좋음

 

채널당 13개의 드라이버를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감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아이패드 헤드폰잭에 끼워도 볼륨 3~4칸으로 듣게 됩니다. 그레이스 디자인 M900에서는 볼륨 35~40, 코드 모조에서는 볼륨 구슬 색상이 노랑 주황색 또는 녹색이 되는 정도만 올려도 충분합니다. 이어폰의 소리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자꾸만 볼륨을 올리게 되니 주의합시다. 진짜로 소리가 큰 이어폰입니다. 게다가 기본이 2.5mm 밸런스 연결이므로 DAP의 밸런스 출력단에 끼운다면 소리가 더 커질 것입니다. 이처럼 드라이버 감도가 매우 높은 BA 이어폰인데 헤드폰 앰프를 더하면 그 소리의 맛이 또 남다릅니다. 인이어 모니터를 고출력 앰프에 연결하면 저음 울림이 과다해져서 균형이 무너지기 쉬운데 엘코닉은 그런 현상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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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화려함

 

첫 인상부터 지금까지 들어온 소리와는 다른 화려함을 느낍니다. 초고음부터 초저음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서 특유의 잔향과 울림 효과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BA 이어폰답게 매우 높은 해상도의 투명한 소리를 냅니다. VE 시리즈 6개에서 느꼈던 밝은 음색과 포근함이 엘코닉에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단, 감동적인 음악 감상을 위해서 제작자가 주파수 응답 형태를 그야말로 자유롭게 주물러놓은 듯 합니다. 일반적인 스테레오 이어폰을 기준으로 하여 소리의 정확도와 균형을 상상하고 있다면, 엘코닉은 커다란 라우드 스피커를 기준으로 하여 오디오 룸의 울림과 저음 강화를 추구하므로 상당히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낯설음조차도 형용할 수 없는 화려함에 뒤덮여서 금방 잊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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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고음 처리로 생기가 넘치는 소리

 

소리에 생기가 넘칩니다. 엘코닉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활력이 솟는 느낌입니다. 각 음 영역에 존재하는 강력한 에너지, 모든 악기들의 시원하고 뚜렷한 인상, 이어폰 속에서 신선한 공기가 계속 방출되어 머리 속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듯 합니다. 분명히 중.저음이 크게 부풀어오른 소리라서 시원하거나 깨끗할 수 없다고 두뇌에서 생각을 하는데, 저의 감각은 온갖 생기와 상쾌함으로 가득 차버립니다. 이것은 아마도 엘코닉 특유의 고음 처리가 원인으로 보입니다. 분명히 밸런스드 아머처 트위터의 밝은 고음인데 초고음부터 낮은 고음까지 선이 뚜렷하며 청각의 자극을 만들지 않는 수준에서 매우 섬세하고 달콤한 느낌을 주도록 튜닝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음부터 중음 영역까지의 해상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저음 쪽에서 아무리 풍성한 연기를 뿜어내어도 고음이 극히 선명하게 고막 속으로 들어옵니다. 특히 이 물건으로 듣는 드럼의 심벌즈 소리는 실로 일품입니다. 고요한 배경 속에서 금속 음이 차르르하고 떨리는 순간이 쾌감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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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하게 분리되는 소리, 굵게 울리는 낮은 중음

 

세밀한 음 분리 효과가 있습니다. 포근하게 울리는 저음 때문에 고.중음의 마스킹이 될 법도 한데 모든 음이 깨끗하게 나눠집니다. 이 점은 4번 사운드에서 잘 드러나는 점이며 3번 이상으로 올라가면 점점 중음 마스킹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현상도 소리가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저음과 초저음의 영역이 넓어지고 음악이 연주되는 공간의 부피를 크게 만드는 긍정적 효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라우드 스피커에서 우퍼의 덩치를 키우거나 숫자를 늘리는 것과도 같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화려한 고음과 풍만하고 웅장한 저음 사이에 있는 중음 영역인데, 다른 영역이 너무나 현란해서 주목 받지 않을 뿐 무대에서 적당한 거리를 지키고 있으며 높은 중음은 살짝 낮춰졌으나 낮은 중음의 선이 굵어서 보컬과 현악기 음을 뚜렷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음보다 고음과 저음이 더 많이 강조됐다고 느끼기 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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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확장되는 공간, 놀라운 현장감

 

상하좌우로 확장되는 넓은 공간을 묘사합니다. 달리 말하면 엘코닉은 음악 속의 심도를 크게 늘려줍니다. 이것은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설정과 주파수 응답 형태의 조율로 만들어낸 효과일 것입니다. 네트워크로 엮은 멀티 드라이버 이어폰의 소리가 산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공간 확장, 심도 향상, 입체감 형성은 멀티 드라이버 구성의 큰 장점이 됩니다. 엘코닉은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여 라이브 공연 음반 감상에서 놀라운 현장감을 형성합니다. 오디오 감상 뿐만 아니라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통한 공연 비디오 감상에도 권하고 싶습니다. 스피커도 헤드폰도 쓸 수 없을 때, 엘코닉으로 스피커와 헤드폰을 모두 대체하면서 세상 소음을 차단하고 공연의 사운드를 생생하게 누릴 수 있습니다.

 

*이 때 엘리시움이 출동하면 어떻게 될까?

 

제가 엘코닉을 사용해보는 동안 엘리시움의 데모 샘플 제품이 날아왔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엘코닉과 엘리시움을 비교 청취하게 됐는데요. 정전형 트위터를 사용하는 엘리시움은 고.중.저음의 균형을 추구하며 상쾌하고 깨끗한 초고음의 공기를 전달합니다. 엘코닉에도 깨끗한 초고음의 공기가 있지만 엘리시움보다 확연히 중.저음이 두터우며 초저음의 규모가 훨씬 큽니다. 엘리시움은 소리를 분석하는 인이어 모니터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으나, 엘코닉은 여지없이 퍼스널 오디오를 위한 라우드 스피커 시뮬레이션을 추구합니다. 그것도 북쉘프 스피커가 아니라 거대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의 느낌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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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악기의 소리와 현장의 울림이 반영된 녹음에 어울린다

 

엘코닉의 속에는 실제로 콘서트홀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첫 인상에서 언급한 잔향울림 효과 때문입니다. 또한 엘리시움의 정전형 트위터가 만드는 초고음보다는 살짝 약하지만 BA 슈퍼 트위터가 만드는 공기 느낌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아날로그, 어쿠스틱이라는 단어와 매우 잘 맞는데요. 분류가 다른 비교이기는 하지만 소니의 DAP인 NW-WM1A와 WM1Z의 차이를 생각해봅시다. WM1A(흑덩이)는 더 빠르고 탄탄한 느낌의 소리를 내는 반면 WM1Z(금덩이)는 음악 연주 공간의 공기와 울림을 반영하되 살짝 느리고 풀어진 인상도 줍니다. 그래서 두 DAP는 음악의 종류를 가리게 되며 아날로그, 어쿠스틱에 어울리는 쪽은 WM1Z가 됩니다. 엘코닉(은덩이)도 WM1Z처럼 자연 악기의 소리와 현장의 울림이 반영된 녹음에 최적화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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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이어스의 사운드 시그니처와 말랑한 느낌이 취향 적중의 관건

 

VE 시리즈와 엘리시움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밝은 고음 + 부드럽고 포근한 저음'은 비전 이어스의 뚜렷한 사운드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 케이블 상태에서) 이 비싼 엘코닉에서도 개인 취향 차이가 나올 만한데, 그것은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저음 뿐만 아니라 모든 음 영역으로 퍼져 있다'는 것입니다. 단단하고 강력한 펀치, 빠른 템포의 건조하고 명료한 느낌 - 이런 묘사는 엘코닉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봅니다. 쉽게 말해서 엘코닉의 소리는 너무~ 부드럽습니다. 다른 비전 이어스 이어폰들도 기본 케이블에서 몹시 부드럽고 말랑한 인상을 주는데, 엘코닉은 그 중에서도 제일 말랑한 최고급 찹쌀떡 수준입니다. 타 브랜드와 비교한다면 AAW, JH Audio, Ultimate Ears의 소리를 선호할 경우 엘코닉보다는 엘리시움을 권하겠습니다. 반대로 Lime Ears, 64 Audio, Westone의 소리를 선호한다면 엘코닉에 완전히 반해버릴 수도 있겠습니다. 극도의 부드러움과 편안함이 초고해상도 사운드와 조합된 결과물이 어떤 것인지 청음 매장에서 직접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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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요약 : 엘코닉은 초고음과 초저음을 확장하는 고해상도 이어폰이며 4번 세팅에서도 포근한 울림과 웅장한 규모의 저음을 지니고 있다. 정밀하고 가까운 소리의 인이어 모니터가 아니라 유저의 머리에서 라우드 스피커를 시뮬레이션하는 잔향과 울림 효과가 특징이다. 음악의 감동적인 감상을 위해서 제작자가 마음껏 튜닝한 소리를 들려준다. 그런데 매니악하기는 커녕 누구나 바로 반해버릴 만큼 매력적이며 자꾸 듣고 싶어지는 중독성도 강하다. 소리가 대단히 부드러워서 말랑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단단하고 강한 성향의 이어폰을 원한다면 다른 제품을 찾으시라.
 

 

*이 리뷰는 셰에라자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좋은 제품을 찾아서 직접 검증, 분석한 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제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점은 글 속에서 직접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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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악을울려라! 풍악을울려라!님 포함 4명이 추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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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넘사벽일듯 하네요. 로또나 터진다면 모를까 어휴~

03:24
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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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줄이면 듀만콘댐~~
03:40
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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