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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리,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

루릭 루릭
3092 2 0


6월 15일에 구입한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 (이하 '모멘텀 TW2')를 열흘 정도 사용해보면서 저는 아주 간단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현재 보유 중인 애플 에어팟, 에어팟 프로, AKG N400, 삼성 갤럭시 버즈 플러스, 그리고 얼마 전에 중고 판매로 떠나 보낸 소니 WF-1000XM3, 파워비츠 프로 등의 무선 이어폰들과 비교해봐도... 모멘텀 TW2의 진정한 가치는 결국 '소리'에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소리가 오디오 애호가의 하이파이 요구치에 맞느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이 제품은 다른 무선 이어폰들보다 비싸지만 잘 팔립니다. 그 이유의 대부분은 '소리의 즐거움'으로 보입니다. '누구나 즐겁게 들을 수 있게 한다'를 목표로 해서 소리를 그야말로 마음껏 주물러놓았습니다. 혹시 젠하이저의 높은 브랜드 가치에 이끌려서 구입했더라도, 직접 들어보니 소리가 듣기 좋아서 만족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높은 만족도가 소문으로 이어지고 제품 판매량 증가를 이끌어냅니다. 게다가 모멘텀 TW2는 1탄에서 부족했던 점을 대부분 보완했으니 만족도는 더욱 높아지리라 예상합니다. 제품을 업무용으로 구입한 저도 결국 이렇게 자발적인 후기를 쓰게 됐으니... 히트작에는 역시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품 분석 업무를 하는 유료 리뷰어이므로 이번 감상평은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는 패브릭 소재로 덮인 플라스틱 충전 케이스에 담겨 있습니다. 충분히 작은 크기라서 휴대하기 쉬우며,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뽈록 튀어 나오는 점은 다른 무선 이어폰들과 동일합니다. 캐러비너나 링을 끼워서 허리에 매달고 싶은데 케이스 액세서리를 아직도 못 찾았네요. 기본적인 제품 사용법은 무선 이어폰을 써보셨다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써도 되지만, 몇 가지 추가 기능과 EQ 조정을 위해서 젠하이저의 스마트 컨트롤(Smart Control) 앱을 스마트폰에 꼭 설치하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모멘텀 TW2는 이어폰 좌우의 터치 패드 역할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왼쪽은 음악 재생 관련, 오른쪽은 노이즈 캔슬링과 음성 통화 관련입니다. 터치 패드는 감도가 높고 다루기에 편합니다.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를 켜고 끄려면 오른쪽을 세 번을 탭해야 하는데 손가락 위치만 잘 잡으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불편한 점을 찾는다면, 터치 패드 기능이 많아서 좌우로 나뉘어 있으니 두 손을 자주 쓰게 된다는 겁니다. 음악을 일시 정지하려면 왼손을 써야 하고, 대화를 위해서 마이크를 켜려면 오른손을 써야 합니다. 왼손으로 오른쪽 터치 패드 눌러보세요.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 `Д' )!!



윙팁을 쓰지 않는 무선 이어폰인데, 노즐과 하우징의 형태가 귀 속에 단단히 끼워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귀에 끼운 후 이어폰을 앞뒤로 돌려주면 쑥 들어갑니다. 귀 모양에 따라서는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겠으나 이어팁 사이즈만 맞는다면 문제 없겠습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끈 상태의 소음 차단 효과는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 수준입니다. 귓구멍은 잘 막히지만 이어폰 하우징 속으로 주변 소음이 들어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는 싱글 마이크 노이즈 캔슬링을 제공합니다. ANC를 켜는 순간 주변의 웅웅거리는 소음이 확 사라지는데요. 이것의 장점이자 단점은 ANC가 오로지 저음형 소음만 차단한다는 것입니다. (*ANC 수준은 조절할 수 없으며 켜고 끄는 것만 가능함) 노캔을 켜두어도 길을 걷노라면 주변 차량과 모터사이클의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고, 버스 안에서 사람들의 대화도 매우 깨끗하게 들립니다. (...) 조용한 방 안에서는 ANC가 켜졌는지 꺼졌는지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로 미세한 느낌인데, 선풍기의 팬 소음은 확실히 줄여줍니다. 모멘텀 TW2에 비하면 AKG N400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범위가 더 넓어서 차단 효과가 큰 편입니다. 저음형 소음도 차단하고 낮은 중음형 소음도 어느 정도 줄여주니 ANC가 동작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습니다.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는 스마트폰 앱으로 EQ 조정을 하고 그대로 이어폰에 저장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 경우 EQ는 스마트폰 제어판에서 동작하는 EQ와는 개념이 다릅니다. 블루투스 이어폰은 전자 기기이며 자체적으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블루투스 이어폰 제작자는 주파수 응답 형태를 조정하여 자신이 원하는 소리로 만들 수 있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간혹 블루투스 이어폰의 소리가 확 바뀌는 이유인데요. 만약 블루투스 이어폰의 전용 앱에서 저장 가능한 EQ를 제공한다면, 이는 제작자가 만드는 소리를 유저가 직접 바꿀 수 있도록 핵심 권한을 넘겨주는 셈입니다. 기본 사운드로 들어도 좋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의 자체 EQ를 유저가 조정하는 것은 음질 열화가 아니므로 적극 권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소리로 만들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말이죠... ()


"모멘텀 TW2의 드라이버가 지닌 고해상도 사운드를 제대로 누리려면 EQ를 고음 쪽으로 맞춰서 듣기를 권합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서는 저음이 크게 강조되는 중립 EQ를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이 물건의 기본 사운드(중립 EQ)는 크게 부풀어오른 저음으로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고음의 높은 영역은 밝고 깨끗합니다. 이 점이 많은 유저들에게 어필했을 것입니다. 중립 EQ에서는 저음 울림이 무척 강해서 다른 음이 가려지는 현상이 많지만 고음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또한 소리의 선의 가늘고 입자가 곱게 흩어지는 느낌이라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높은 중음을 크게 낮춰서 청각 자극이 없도록 했는데 낮은 중음은 충분히 살아납니다. 그래서 사람 목소리의 낮은 음이 두터워지는데, 덕분에 보컬이 뒤쪽으로 밀려나는 느낌이 없습니다. 단, 이어폰에 내장된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원래부터 소리 해상도가 높은 부품이라서 EQ를 고음 쪽으로 맞추면 IE800 등의 젠하이저 고급 유선 이어폰에서 느꼈던 시원함이 거의 그대로 나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는 더 높은 가격에서도 소리로 만족을 주는 무선 이어폰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인공적으로 설계된 소리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으나, 제품의 인기가 높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리는 사운드 엔지니어가 추구하는 소리와 크게 다를 수도 있다. - 이런 점을 알려주는 제품이 모멘텀 TW2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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